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은조각상
작가 : writer
작품등록일 : 2019.9.3

예술의 세상속에 남기를 바라지만
인정받지 못하는 한 예술가에게
검은조각상이 나타난다.

 
11
작성일 : 19-09-07 20:58     조회 : 254     추천 : 0     분량 : 500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사람들은 뷔르탱의 그림을 너무나도 아름답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은 현실과는 너무나도 다른 수준의 고귀함이었다. 그랬기에 사람들은 더욱 뷔르탱의 그림에 빠져들고 말았다. 뷔르탱의 작품에 담겨진 작품의 내용은 그저 현실을 그대로 그린 듯 해 보였으나, 그 속에 담긴 감정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명확하게도 정의 내려져서는 또렷하게 존재했기에....

 

 그러나 그 그림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충격적이게도 괴로운 처참한 현실이 묻어있었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현실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현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빛나는 것을 담고 있으면서도 그저 현실과 다른 점이 하나도 없다는 것. 그것이 뷔르탱의 작품을 다른 작품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기도 했으나, 그것을 바라본 사람들의 현실을 무너져 내리게도 만드는 것이었다.

 

 뷔르탱의 그림을 바라본 사람들은 정의 내려진 사랑이라는 감정에 홀려서는 자신의 사랑을 지워나갔다. 마치 빗물에 지워져버린 뷔르탱의 감정과도 같이. 그들은 그렇게 자신의 사랑을 지워나갔다. 뷔르탱의 그림을 바라보기만 해도 자신들의 사랑은 잊혀지는 것이었다. 그렇게 사람들은 자신의 사랑을 잊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불렀다. 자신들의 사랑은 뷔르탱의 그림 앞에서는 너무나도 보잘 것 없이 느껴졌기에. 그렇게 사람들은 자신들의 사랑을 포기했다. 너무나도 빛나는 감정 앞에서 자신들이 하는 사랑은 너무나도 초라하게 느껴졌기에. 그렇게 뷔르탱의 그림은 사람들의 감정의 상실을 불어왔다. 사람들은 뷔르탱의 작품 앞에서는 매우 행복한 감정을 느꼈으나, 그것을 지나쳐 자신의 현실로 돌아올 때면 모두들 깊은 암울함을 느꼈다. 너무나도 빛이 났기에 자신의 현실을 너무 초라하게 만들었기에. 그렇게 사람들의 사랑이라는 감정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사이에서 진실된 사랑이라는 감정이 지워지기 시작하자, 뷔르탱의 작업실에서도 놀라운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빗물에 지워져서는 다 번져버렸던 뷔르탱이 사랑하는 그녀의 그림이 마치 누군가가 손톱으로 긁어낸 듯이 제 색을 잃어버리고 있던 것이었다.

 

 검은 조각상이 새로이 그린 그림을 통해서 자신의 사랑이라는 감정을 지워나간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뷔르탱이 진심을 다해 그렸던 사랑이라는 작품이 색을 잃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 사람의 마음이 긁혀나갈수록 뷔르탱의 그림 또한 제 자신이 생겨나기 전에 존재했던 그저 흰 캔버스와 같은 색으로 지워지고 있었다.

 

 자신의 의지가 아닌 내리는 빗물에 의해서 제 색이 제 밖으로 끄집어내져서는 뒤섞인 것과는 사뭇 다르게 누군가가 자신의 의지를 다해서 제 힘으로 캔버스 위에 묻어난 물감을 긁어내려고 한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를 그 누구도 알아채지 못했다. 뷔르탱 또한 검은 조각상의 그림에 정신이 팔려서는 자신의 그림을 잊어버렸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진심을 다해서 그렸던 온전한 자신의 그림을 뷔르탱조차 잊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뷔르탱의 그림은 그 누구도 알지 못하는 지하 작업실에서 홀로 쓸쓸하게 제 색을 지워나가고 있었다.

 

 색이 아름답게 칠해졌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 누구도 자신을 보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뷔르탱 조차도. 사랑을 떠났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사랑의 상실을 말하지 않았다. 아니, 말하지 못했다. 살롱전에서 대상을 받을 만큼 작품성이 있는 작품을 부정적으로 말한다면 그 사람은 매우 교양이 부족한 사람으로 여겨지는 분위기 때문이었다. 그랬기에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다 털어놓을 수가 없었다. 감정을 숨기는 것보다 교양 있는 사람으로 여겨지는 것이 더 가치 있는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사람들은 다들 자신의 감정을 숨겼다.

 

 현실에서 검은 조각상의 작품이 사람들의 삶에 끼친 영향력은 끝이 없었다. 마치 자신이 말하는 사랑만이 진정한 사랑이라는 듯이 그러게 검은 조각상의 작품은 본래 제 자신이 되어 사람들에게 감정을 강요하는 듯 했다.

 

 사람들은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으나, 사람들이 미쳐 알아채기도 전에 검은 조각상의 작품은 그렇게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속에 침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감정에 있어서의 독재자가 되고 있었다.

 

 사람들은 검은 조각상의 그림에 자신의 사랑을 넘겨주었다. 너무나도 순순하게. 검은 조각상의 작품은 마치 그러한 사람들이 갖다 바친 사랑을 물감으로 삼고 점점 진해지는 듯 하였다.

 

 뷔르탱의 작품이 입소문을 타고 살롱 전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사람들의 상실감은 그 힘을 더해갔다. 그럴수록 검은 조각상의 그림은 제 색을 더욱 진하게 칠해갔고, 그 진함이 그림에 생명력을 주었다. 검은 조각상의 그림이 현실과 같아질수록 사람들은 그 속에서 더욱 우울감을 느꼈다. 그 그림은 현실과 똑같은 것을 그리고 있었지만, 그 속에 담긴 감정이라는 것은 절대로 현실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뷔르탱의 작품에 빠졌던 사람들은 자신의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뷔르탱의 작품 속에서 쉽게 벗어나지를 못했다. 마치 자신의 뇌 속에 뷔르탱의 작품이 박혀버린 듯이 그렇게 자신 앞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뷔르탱의 작품을 끊임없이 비교했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을 뷔르탱의 그림 속에 있던 남자의 눈빛과 비교했다. 그러나 뷔르탱의 작품에 있는 남자의 눈빛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사랑에 빠진 남성의 눈빛보다 짙고도 깊은 것이었다. 그 또한 살아있는 사람이었으나, 검은 조각상이 자신의 눈에 담고 다시 자신의 손으로 표현해낸 그 사람은 실제로 살아있는 사람과는 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그랬기에 그 그림은 현실을 매우 닮아있으면서도 현실에서는 절대로 찾을 수 없는 눈빛을 담고 있었다. 그랬기에 잡힐 것 같지만 절대로 잡을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랬기에 그 그림에 사람들은 더욱 그 그림에 빠져들고 말았던 것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비교로부터 시작되었다. 자신의 현실과 그저 네모난 그림에 담긴 환상과도 같은 현실을 비교하면서부터 사람들의 삶에 문제가 생겨버렸다. 그가 그린 사랑이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그 그림을 본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사랑을 사랑이라 부르지 않게 되었다. 아름다운 그림을 바라본 사람은 사랑을 느낀 것이 아니라 처참함을 느꼈다. 마치 사랑이라는 감정을 빼앗겨 버린 것만 같은 슬픔을 느꼈다. 그러나 사람들이 그 그림을 바라보며 사랑이라고 하며 감탄하며 칭찬을 했기에 사람들은 각자의 암울함을 제 속에만 품을 뿐, 사람들 앞에서는 어두운 감정을 숨길 뿐이었다. 그렇게 고상하지 못하다는 말을 들을 바에는 자신의 감정을 속여서라도 고귀한 사람이 되고 싶어 했다.

 

 

 

 그러나 뷔르탱의 그림을 보고난 사람들의 감정을 채운 것은 사랑이 아니었다. 아름다운 미술품을 감상한 후에 감상자의 마음을 채워야 하는 것은 그 고귀한 작품에 대한 탄식과 행복감이어야만 했으나, 뷔르탱의 작품을 보고난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은 허무함과 허탈감이었다. 그렇게 뷔르탱의 작품에 한 번씩 빠져들었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온 사람들은 현실에서 처절한 허탈감을 느꼈다. 마치 뷔르탱의 작품에 자신의 사랑이라는 감정을 빼앗겨 버린 듯이. 그렇게 텅 비어버린 사람들의 감정만이 애처롭게도 사람들의 속에 남아있었다. 대상을 받은 작품이 너무나도 아름다웠기에, 그리고 너무나도 완벽하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담아내었기에. 사람들은 ‘사랑’이라는 단어를 정의내리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사람들은 그 그림과 같지 않은 감정은 더 이상 사랑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그렇게 사람들은 그림에게 사랑을 빼앗기고 말았다. 그가 그린 그림을 본 뒤로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사랑을 더 이상 사랑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사람들은 뷔르탱의 그림을 본 순간, 정의할 수 없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정의내리면서 그것에 부합하지 않고 글한 표정을 짓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라고 했다. 그렇게 사람들은 스스로의 감정을 작품에 빼앗기고 말았다. 본디 정의내릴 수 없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그렇게 한 단어로 정의 내려진 작품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을 보며 자신이 보았던 작품과는 다른 눈빛이라며 자신을 사랑스럽게 바라봐주는 사람의 사랑을 폄하했다. 그것은 사랑을 하는 사람의 눈빛이 아니라고 확신을 했다. 그렇게 사람들은 사랑을 쟀다. 감정에 수치라도 있다는 듯이 그렇게 감정을 뷔르탱의 그림을 기준으로 판단내렸다. 그러나 대상을 받은 그림에 나온 두 연인의 눈빛만큼 뜨거운 사랑을 가진 자들이 없었기에 모든 사람들의 사랑은 더 이상 사랑이 아닌 것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사람들은 자신이 지금까지 해왔으며 하고 있는 감정을 더 이상 사랑이라고 일컫지 않게 되었다. 그렇다면 다른 대체할 단어라도 찾아야 하는데, 사람들은 너무나도 큰 허망함에 그조차 하지 못했다. 마치 자신이 지금껏 느껴온 감정이 원래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감정이라고 판단 내려진 것처럼 사람들은 그렇게도 큰 상실감을 느꼈다. 그렇게 사람들이 빼앗긴 감정은 사랑뿐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모든 기억과 추억과 사람을 잃었다. 빼앗겨버린 사랑과 함께. 그렇게 사람들은 뷔르탱의 작품만을 자신의 머릿속에 담고 가슴속에 새겼다. 그리고는 매 순간 순간 그 그림과 자신의 현실을 비교했다. 그러나 현실에서 그 그림과 같이 뜨거운 사랑을 느낀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모든 사람들은 그 괴리감에서 크나큰 허탈감을 느꼈다. 그렇게 사람들은 커다란 박탈감으로 인해서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한 열망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더 이상 예술로 인해 사랑이 넘쳐야 하는 곳에는 그저 자신의 감정은 사랑이 아니라며 너무나도 낮은 감정이라며 자신의 감정을 하찮게 여기는 이들로 가득 들어서게 되었다.

 

 그러게 사람들은 제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정의되어진 감정 속에 제 자신의 감정을 지워나갔다. 정의 내릴 수도, 같은 감정을 느낄 수도 없는 것을 정의내리고 시각화하면서 그렇게 제 자신의 감정들을 지워나갔다.

 

 그러나 그 누구도 그것이 잘못된 일이라는 사실을 인지조차 하지 못했다. 그저 사람들이 무언가를 칭송하고 동경하는 눈빛으로 바라본다면 그것이 진리고 따라야 하는 것으로 바라보았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우울하게 만들어버린 것이 검은 조각상의 작품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그런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듯 하였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2019 / 9 / 7 479 0 -
31 31 2019 / 9 / 7 289 0 3346   
30 30 2019 / 9 / 7 265 0 4912   
29 29 2019 / 9 / 7 258 0 4478   
28 28 2019 / 9 / 7 264 0 4155   
27 27 2019 / 9 / 7 250 0 5082   
26 26 2019 / 9 / 7 244 0 4140   
25 25 2019 / 9 / 7 287 0 5369   
24 24 2019 / 9 / 7 251 0 5195   
23 23 2019 / 9 / 7 259 0 4570   
22 22 2019 / 9 / 7 255 0 4311   
21 21 2019 / 9 / 7 249 0 5076   
20 20 2019 / 9 / 7 241 0 5125   
19 19 2019 / 9 / 7 246 0 4912   
18 18 2019 / 9 / 7 268 0 5177   
17 17 2019 / 9 / 7 249 0 5386   
16 16 2019 / 9 / 7 266 0 4972   
15 15 2019 / 9 / 7 252 0 4903   
14 14 2019 / 9 / 7 249 0 4452   
13 13 2019 / 9 / 7 250 0 4424   
12 12 2019 / 9 / 7 271 0 5533   
11 11 2019 / 9 / 7 255 0 5008   
10 10 2019 / 9 / 7 254 0 4529   
9 09 2019 / 9 / 7 254 0 4564   
8 08 2019 / 9 / 7 246 0 5027   
7 07 2019 / 9 / 7 253 0 4995   
6 06 2019 / 9 / 7 252 0 5265   
5 05 2019 / 9 / 7 249 0 5453   
4 04 2019 / 9 / 7 248 0 5835   
3 03 2019 / 9 / 7 234 0 5567   
2 02 2019 / 9 / 7 256 0 4403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미로
writer
흔들려도 괜찮아
writer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