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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은조각상
작가 : writer
작품등록일 : 2019.9.3

예술의 세상속에 남기를 바라지만
인정받지 못하는 한 예술가에게
검은조각상이 나타난다.

 
08
작성일 : 19-09-07 20:57     조회 : 245     추천 : 0     분량 : 5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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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뷔르탱은 조각상의 그림을 자신이 그렸다고 해서 살롱전에 내려고 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그 누구에게도 조각상의 존재를 들켜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조각상의 존재를 철저하게 숨겨야만 했다. 뷔르탱은 작업실을 뒤져서 모자가 달린 허름한 검은 망토를 찾아내었다. 어두운 옷을 뒤집어씌운다면 사람들의 눈에 들키지 않을 수 있을 것이었다. 그렇게 뷔르탱은 조각상에게 검은 망토를 입혀주었다. 검은 조각상은 그저 자신을 만들어 준 고마운 존재가 자신에게 관심을 주는 것이 좋아서 헤헤거리며 웃을 뿐이었다. 검은 조각상, 자신의 작품을 빼앗아서 부와 명예를 얻으려는 뷔르탱의 검은 속마음은 들여다보지 못한 채, 그저 자신에게 옷을 입혀주는 뷔르탱의 손길을 가슴 깊이 간직할 뿐이었다. 조각상에게 검은 망토를 입힌 뷔르탱은 마지막으로 망토에 달린 모자를 검은 조각상의 머리에 깊게 씌웠다. 들켜서는 안 되기에. 뷔르탱의 얼굴이 모자에 가려지도록 그렇게 깊게도 눌러 씌웠다. 검은 조각상은 뷔르탱이 자신의 머리를 메만지고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는 것이 좋았다. 그랬기에 뷔르탱의 마음이 어떤지는 생각지도 않고는 그저 뷔르탱의 모든 행동들이 다 자신을 사랑해서 해주는 것이라고 짐작을 했다. 그렇게 뷔르탱은 검은 조각상의 모습을 가렸다. 그 누구도 검은 조각상의 존재를 알지 못하도록 그렇게 자신의 어둡고 낡은 망토로 검은 조각상의 존재를 지웠다. 뷔르탱은 검은 조각상에게 당부를 했다. 그림을 그리는 것은 좋으나, 절대로 검은 망토를 벗지 말라고. 검은 조각상은 자신의 눈을 바라봐주는 뷔르탱이 그저 좋아서는 그러한 뷔르탱의 당부에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뷔르탱은 검은 조각상이 그린 그림을 다시 제 두 손에 쥐었다. 그리고는 그림을 높이 들어서는 전보다 더 세세하게 그림을 하나하나 뜯어보았다. 천장에 달린 조명에서부터 빛이 내려와서는 검은 조각상의 그림에 닿았다. 그러자 캔버스에 그려진 그림이 더욱 자세하게 보였다. 검은 조각상이 그린 그림 뒤편에 옅게도 뷔르탱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뷔르탱이 순수한 마음으로 희기만 한 캔버스에 그려냈었던 한 순간의 감정이 빗물에 다 지워져서는 옅게도 옅게도 검은 조각상의 그림 뒤에 남아있었다. 뷔르탱은 순간 다 지워져버린 자신의 작품을 보며 팔을 아래로 내렸다. 그러자 조명을 받아서는 빛나고 있던 검은 조각상의 그림이 살짝 어두워져버렸다. 그러자 옅게 남아있던 뷔르탱 자신의 그림이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뷔르탱은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는 자신의 그림을 다시 보기 위해서 그림을 다시 위로 올렸다. 그러자 빛을 받은 캔버스에 다시 자신의 그림이 나타났다. 자신의 그림을 바라보는 뷔르탱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캔버스가 빛을 받을수록 뷔르탱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렇게 뷔르탱의 마음이 요동을 쳤다. 뷔르탱 자신은 자신의 작품을 사랑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무엇보다도 자신의 작품을 아꼈으며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지워져버린 자신의 작품 위에 그려진 사랑이라는 감정은 자신의 것보다 더욱 위대하고 그 감정을 더 잘 담고 있었다. 뷔르탱은 순간 검은 조각상의 그림을 질투했다. 검은 조각상이 그린 그림을 자신이 그렸다고 속여서 살롱전에서 대상을 받는다면 그 무엇보다도 많은 인정과 명예와 부를 쌓을 수 있을 것이었으나, 사실은 뷔르탱 그 자신이 그린 것이 아니었음으로 뷔르탱 마음 안에서는 자신이 그려내지 못하는 작품을 그려낸 검은 조각상에 대한 질투심이 일어났다. 그 질투심이라는 것이 처음 뷔르탱의 마음에 생겨났을 때, 뷔르탱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 누구의 작품을 보고도 질투라는 감정을 느낀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수 많은 사람들이 명작이라고 칭하는 작품들도, 살롱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들도. 뷔르탱은 질투하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시기하고 헐뜯었던 그 감정들을 질투라고 불러야 할지도 몰랐다. 그러나 그러한 감정들과 검은 조각상의 그림을 보았을 때 느끼는 감정은 다른 것이었다. 어찌 보면 같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그 둘은 철저하게 다른 것이 분명했다. 다른 예술가들이 그린 그림은 뷔르탱과 아예 생각 자체가 달랐기에 뷔르탱 마음에 들지도 않았으며, 도대체 왜 사람들이 그런 그림을 좋아하고 드높이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검은 조각상이 그린 그림은 단숨에 뷔르탱의 마음을 빼앗았다. 가지고 싶었다. 그림을 그려낸 검은 조각상의 능력을. 빼앗을 수 있다면 빼앗고 싶을 정도로 매혹적인 것이었다. 사람들 사이에 보이지 않게 존재하는 감정이라는 것을 끄집어내어서는 텅 빈 캔버스에 그려내는 검은 조각상의 예술성을. 검은 조각상이 그려낸 작품이라는 것은 다른 인간들이 담아낸 그림과는 차원이 다른 것들이었다. 정의내릴 수 없는 것을 담아낸 검은 조각상의 능력이 부러웠으며 자신은 그렇게 그릴 수 없다는 상실감이 뷔르탱이 더욱 검은 조각상을 질투하게끔 만들었다. 그러나 작품을 표현해내는 능력이라는 것은 가지고 싶다고 해서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랬기에 작품이라도. 작품이라도 자신의 것이라고 우기고 싶게 만들었다. 어쩌면 검은 조각상 자체를 뷔르탱 자신이 탄생시켰기에, 검은 조각상이 그린 그림 또한 뷔르탱이 그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질투에 눈이 먼 뷔르탱을 잠식시켰다. 검은 조각상의 그림을 본 뷔르탱의 마음에는 더 이상 사랑하는 여인을 그렸던 순수한 뷔르탱은 남아있지 않았다. 그저 빛나는 성공과 살롱전에서의 대상. 그리고 다른 예술가들의 찬사만이 뷔르탱의 머릿속을 가득 채워나갔다. 그보다 소중한 것은 없는 듯이 느껴졌다. 자신이 생각하고 느끼는 대로 표출해나가는 예술은 뷔르탱에게 아무 것도 가져다주지 못했다. 그러나 검은 조각상이 그려낸 것은 틀림없이 뷔르탱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 줄 것이 분명했다. 부와 명예와 수많은 예술가들의 질투. 그 모든 상상이 뷔르탱을 흥분시켰다. 그렇게만 된다면 지긋지긋한 허름한 작업실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값비싼 캔버스를 망설임 없이 살 수도 있을 것이며, 수많은 예술가들의 부러움을 받을 것이 분명했다. 그 모든 상상이 뷔르탱을 미소 짓게 했다. 그렇게 뷔르탱은 검은 조각상이 가져다 준 찬란한 자신의 미래 속에 점점 빠져들었다. 뷔르탱은 확신했다. 검은 조각상의 그림이 자신에게 휘황찬란한 미래를 선사해 줄 것을.... 검은 조각상의 그림에서 시선을 돌려 조각상을 바라보는 뷔르탱의 눈이 검게도 빛났다.

 

 

 

 시간이 흐르고 또다시 살롱전이 시작되었다. 뷔르탱은 조각상이 그린 그림이 분명히 대상을 탈 것이라고 확신을 했다. 그렇게 뷔르탱은 살롱전을 맞이하여 그림을 정성스럽게 포장했다. 그 어떠한 이물질도 묻지 않도록 자신의 작품들 보다 더욱 정성을 들여서는 작품을 포장했다. 그림의 테두리를 스다 듬는 뷔르탱의 손길이 순간적으로 멈춰버렸다. 그림이 들어갈 액자.... 살롱전에서 상을 탄다면 그녀가 만든 액자 속으로 자신의 그림이 들어갈 것이 분명했다. 그 사실이 다시금 뷔르탱의 마음을 떨리게 했다. 뷔르탱은 그림의 테두리를 손가락으로 천천히 스다듬으며 그녀가 자신의 그림을 위해서 액자를 제작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너무나도 매혹적인 그녀가 대상을 탄 자신의 그림을 본다면 자신 또한 사랑하게 될 것이라며 달콤한 상상에 빠졌다. 그녀 또한 그림 속에서 사랑을 볼 것이었다. 뷔르탱은 그녀가 그림 뒤에 숨겨진 자신의 모습을 알아본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속에 담긴 자신의 사랑을 그녀가 알아보고는 자신 또한 사랑이 담긴 눈으로 바라봐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아름답고도 세세한 그녀가 자신의 그림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 준 뒤에 자신 또한 사랑해 주기를.... 뷔르탱은 조각상이 그린 그림이 자신에게 명예와 사랑과 부를 가져다 줄 것을 확신했다. 뷔르탱 자신의 모든 인생이 그 그림에 달려 있었다. 조각상이 그린 그림으로 인해서 뷔르탱의 인생은 전과 달라질 것이 분명했다. 그림 속에 담긴 사랑만큼이나 아름다운 인생이 뷔르탱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이 분명했기에. 뷔르탱은 흥분에 차서 그림을 정성스럽게 포장했다. 살롱전에 그림을 제출하기 위해서. 뷔르탱은 이미 그림을 자신이 그린 것이라고 여겼다. 자신이 온 힘을 다해 조각해낸 조각상이 그린 그림이었으므로, 조각상이 그린 그림 또한 자신이 그린 그림임이 분명했다. 뷔르탱을 움직이는 생각은 그러한 것이었다. 오직 자신의 것. 조각상도, 조각상이 그린 그림도, 살롱전의 대상도, 여인의 사랑도, 대상이 가져다 줄 부와 명예도. 모두 자신의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렇게 살롱전이 시작되었다. 예술을 한다는 모든 사람들이 파리에서 가장 빛나는 궁전에 모였다. 권위있는 심사위원들은 한 껏 폼을 잡고는 자신들의 입에서 불려질 사람이 앞으로의 예술계를 평정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너무나도 당당하고 자신감에 찬 얼굴들이었다. 그 누구도 그들의 판단에 이의를 제기한다면 어떠한 반박도 하지 않고 그저 무시해 버릴 것만 같은 표정들을 하고 있었다. 그러한 거만에 가득 차 있었다. 자신들의 판단이 마치 올바르고 하나의 정답인 듯이 그렇게 권력에 차서는 거만하게 자신들의 평가를 퍼뜨려냈다. 여러 수상자들이 심사위원들의 입에서 오르내렸다. 그러나 뷔르탱의 귀에는 그들의 이름이 들리지 않았다. 다른 상은 필요 없는 것이었다. 오직.... 오직 대상만이 존귀한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의 작품을 짓누르고 가장 꼭대기에 오르는 것. 그것만이 뷔르탱을 떨리게 하는 것이었기에..... 그렇게 뷔르탱은 수많은 예술가들 사이에 서서는 자신의 이름이 권위 있는 심사위원들의 입에서 불려 지기만을 고대했다. 심사위원들의 입에서 이름이 불러진다면 뷔르탱 그 자신은 지금 함께 서있는 수 많은 예술가들과는 다른 존재가 될 것이었다. 아니 어쩌면 다른 예술가들과는 다른 명칭으로 불려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였다. 대상을 받은 자는 다르게 불리고 다른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그렇게 생각하였다. 뷔르탱은 자신의 그림이 대상을 받을 것을 확신하였기에 수상을 하게 된다면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를 속으로 생각하였다. 속은 매우 거만하고 이미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분리하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겉으로 그것을 표현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표정을 관리해야 하나를 생각하였다. 쉽지는 않을 것이 분명했으나, 거만하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는 표정을 관리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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