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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은조각상
작가 : writer
작품등록일 : 2019.9.3

예술의 세상속에 남기를 바라지만
인정받지 못하는 한 예술가에게
검은조각상이 나타난다.

 
07
작성일 : 19-09-07 20:57     조회 : 253     추천 : 0     분량 : 4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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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뷔르탱의 작업실은 지하에 위치하고 있었기에 낮이 밝아도 햇살이 들어오지 못했지만, 생각보다 오래되지 않아서 뷔르탱은 잠에서 깨어났다. 뷔르탱이 깨어나자, 검은 조각상은 기대하던 마음을 감추기 위해서 제 눈을 감았다. 너무나도 가슴이 떨려 와서 차마 기뻐하는 뷔르탱의 표정을 마주하지 못할 것만 같아서는 그렇게 두 눈을 꼬옥 하고 감아버렸다. 마치 선물을 기대하는 어린 아이의 마음과도 같이 기대감에 차있었다.

 

 

 

 그러나 사람인 뷔르탱에게 있어서 자신이 조각한 조각상이 자신이 만들어냈던 자세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은 기쁜 일이 아니라 충격을 받을 만한 일이었다. 그렇게 잠에서 깨어난 뷔르탱은 자신 앞에 커다란 캔버스를 들고 있는 조각상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조각했던 모습과는 달랐기에 처음에는 자신이 아직 잠에서 덜 깨었나하며 의아해했다. 그리고 작업실이 어둑했기 때문에 조각상의 자세한 형체는 잘 보이지 않았기에 자신이 잘못 본 거라고 단정을 했다. 뷔르탱은 그렇게 몽롱한 정신으로 잠들었던 자리에서 일어서서는 작업실의 조명을 밝혔다.

 

 그러자 순간, 뷔르탱의 눈앞에 너무나도 선명하게 드러난 조각상의 모습. 그 조각상의 손에는 어두웠을 때보다 명확하게 커다란 캔버스가 들려져 있었다. 뷔르탱은 순간, 자신이 쓰러지듯 잠에 들기 전에 캔버스를 조각상 앞에 두었나를 생각하였으나, 그런 적이 없었음을 기억해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조각상이 들고 있는 캔버스에 그려진 그림은 뷔르탱 또한 처음 보는 그림이었다. 뷔르탱은 그 그림을 마주하자마자, 그림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이 뜨거운 사랑을 느꼈다. 조각상이 들고 있는 그림은 사람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한 작품이었다. 그렇게 뷔르탱은 조각상이 캔버스를 쥐고 있다는 사실보다 그 캔버스 안에 그려진 그림에 더 크게 놀라고 말았다. 선명하게 작품을 비추는 조명아래에서 그림 속의 사람들은 마치 생생하게 살아있는 듯이 피부에서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들의 생동감은 현실적인 묘사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눈빛. 그 눈빛은 사랑이었다. 다른 어떠한 사랑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순수하며 서로를 뜨겁게 끌어당기는 그러한 사랑. 다른 단어는 떠오르지도 않았다. 그 작품이 담고 있는 감정은 ‘사랑’. 사랑이었다. 뷔르탱은 마치 작품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 같은 강렬한 끌림을 느꼈다. 조각상이 들고 있는 작품은 마치 뷔르탱이 가지고 있었던 모든 ‘사랑’에 대한 기억을 지울 것만 같이 강렬한 것이었다. 지금까지 사랑이라고 믿고 살아왔던 모든 감정들이 그 그림 앞에서는 한낱 가치 없는 감정인 것만 같이 느껴졌다. 순간 뷔르탱은 작품 앞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의 상실을 느꼈다. 작품이 그려내고 있는 사랑이라는 단어의 정의가 너무나도 정확한 것이었기에. 마치 그 그림과 같은 눈빛과 분위기를 풍기지 않는 것은 사랑이라고 일컬을 수 없을 것만 같이 느껴졌다. 뷔르탱은 그렇게 사랑의 상실을 느끼면서 조각상이 들고 있는 작품에 자신의 감정을 빼앗기는 것만 같은 감정을 느꼈다. 그렇게 서서히 뷔르탱은 조각상의 작품에 감정을 빼앗기고 있었다.

 

 그런데 순간, 조각상의 눈이 번뜩하며 뜨여졌다. 검은 조각상은 자신을 탄생시켜준 뷔르탱의 반응이 궁금해서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검은 조각상의 굳어있던 눈이 뜨여진 것이다. 그제서야 뷔르탱의 시선이 작품에서 떼여져서는 그림을 들고 있던 조각상으로 향했다. 허공에서 뷔르탱과 조각상의 시선이 닿았다. 둘은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으나, 그 둘의 감정은 철저하게 다른 것이었다. 뷔르탱을 바라보는 검은 조각상의 감정은 칭찬을 받고 싶어서 애가 탄 듯한 어린 아이의 감정과도 같았고, 조각상을 바라보는 뷔르탱의 시선은 큰 충격과 동시에 자신이 대단한 것을 창조해냈다는 자신에 대한 자만함이었다. 뷔르탱은 살아있지 말아야 하는 것이 움직인 다는 것에 굉장한 충격을 받았으나 그와 동시에 조각상이 들고 있는 작품에 대한 열망이 그를 흥분시켰다.

 

 검은 조각상이 놀란 듯 한 뷔르탱을 바라보며 순수한 어린 아이의 웃음을 지어 보이려는 순간, 뷔르탱이 재빠르게 조각상의 그림을 두 손으로 콱. 하고 쥐어버렸다. 그 바람에 강한 뷔르탱의 힘에 놀라버린 검은 조각상의 얼굴에서 옅게 지어졌던 미소가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그렇게 지어지려고 했던 검은 조각상의 환한 미소는 뷔르탱의 제지에 의해서 다시 굳어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검은 조각상은 놀란 눈을 띄었다.

 

 뷔르탱은 조각상의 손에서 그림을 빼앗아 들었다. 검은 조각상은 힘없이 자신이 그린 그림을 뷔르탱에게 넘겨주었다. 검은 조각상은 속으로 뷔르탱을 위한 그림이었으니 뷔르탱이 가져가도 좋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희열에 찬 뷔르탱의 입 꼬리를 바라보는 검은 조각상의 눈빛은 어쩐지 슬픈 눈을 띄었다. 검은 조각상의 입은 슬퍼하는 제 눈과 같이 서글픔을 담고는 아래로 처져 있었다. 실망감이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상처였다. 검은 조각상을 찾은 감정이라는 것은. 검은 조각상은 뷔르탱이 자신의 그림을 본다면 그 속에 담긴 사랑을 보고는 자신 또한 사랑하는 눈빛으로 돌보아 주지 않을까 하였다. 그러나 뷔르탱은 조각상을 향해서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리고는 오직 자신의 지워진 그림에 덧데여져 그려진 작품만을 바라보았다. 뷔르탱의 시선은 오로지 대상을 받을 만한 작품으로만 향하는 것이었다. 뷔르탱 자신이 조각상을 조각할 때 느꼈던 성공에 대한 확신이 이제는 조각상이 들고 있던 그림에서 느껴졌기에 뷔르탱의 관심은 조각상이 아닌 그림을 향했다. 그랬기에 검은 조각상은 씁쓸하고도 실망적인 감정으로 오직 자신이 그린 그림만을 바라보는 뷔르탱의 뒷모습을 애처로이도 바라보았다. 검은 조각상이 뷔르탱을 향해서는 입을 열었다. 그러나 검은 조각상의 입 속은 그저 굳어있는 검은 대리석으로 채워져 있을 뿐이었다. 그랬기에 검은 조각상의 속마음은 소리가 되어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그렇게 검은 조각상의 서글픈 감정이라는 것은 오직 제 속에서만 머물 뿐이었다. 전하지 못하는 진심에 검은 조각상은 어두운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그가 흘리는 눈물 또한 새로 생겨나지는 못했다. 오직 검은 조각상 내면에서만 흐를 뿐.

 

 

 

 뷔르탱은 여전히 그림에 정신이 팔려서는 그림 속의 모든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이 그렇게 작품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세세한 붓터치를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뷔르탱의 시선에 들어온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그림 뒤에서 희미하게 제 색을 지우지 않고 남아있는 한 여인의 뒷모습이었다. 그 여인의 뒷 모습은 너무나도 익숙한 것이었다. 몇 날 몇 밤을 새워가며 머릿속에 있던 사랑을 꺼내어 표현한 그림. 그녀였다. 뷔르탱이 홀로 사랑하는 그녀. 뷔르탱이 그린 그림이 새로 그려진 그림 뒤에서 옅게도 제 색을 잃지 않으려고 발악하는 모습이 뷔르탱의 눈에 들어왔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물에 의해서 색이 바래버린 그녀가 애절하게도 자신의 존재를 놓지 못하고는 캔버스 위에 옅게도 새겨져 있었다. 조각상이 들고 있던 그림은 누군가가 그린 것이 아니라 자신이 그렸던 작품 위에 다시 그려진 것이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그저 빗물에 젖어버린 그림이었는데 이제는 그 위에 살롱전에서 대상을 타고도 남을 작품이 그 위에 그려져 있었기에 뷔르탱은 놀라 뒤를 바라보았다. 그제서야 뷔르탱이 그림에서 눈을 떼고는 조각상을 바라보았다. 뷔르탱이 뒤돌아 본 곳에서는 검은 조각상이 매우 슬픈 눈을 하고는 뷔르탱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뷔르탱은 조각상이 표정을 짓고 움직인다는 사실에 또다시 놀랐으나, 그에게 있어서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림을 어떻게 그려냈나에 대한 것이었다. 작품을 쥐고 있는 뷔르탱의 손이 흥분에 의해 덜덜거리며 떨려왔다. 어떻게 하면 그토록 사실적인 감정을 담아낼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과 약간의 질투심이 그렇게 뷔르탱의 손을 떨리게 했다. 뷔르탱은 그림을 조각상 앞으로 내밀고는 조각상에게 물었다. 네가.... 네가 그림을 그린 것이냐고.... 그러자 검은 조각상이 입을 열었다. 그러나 벌려진 입안은 어두운 대리석으로 꽉 들어차 있었기에 어떠한 소리도 제 밖으로 새어나올 줄을 몰랐다. 그랬기에 검은 조각상은 말하는 것을 포기하고는 그저 제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그렇게 검은 조각상은 그 그림을 자신이 그렸다고 명확하게 표현을 했다. 그러자 뷔르탱의 눈이 번뜩하고 빛을 내었다. 알 수 없는 욕심과 강한 소유욕과도 같은 감정이 뷔르탱의 속에 들어찼다. 그렇게 마치 무언가가 뷔르탱 안으로 스며 들어오듯이 뷔르탱의 마음은 어두운 생각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그 작품만 있다면 살롱전에서 대상을 받을 것이 분명했다. 대상을 받기만 한다면 모든 예술가들이 자신의 예술성을 인정해 줄 것이었다. 그리고 또한 명예 뒤를 따르는 부. 그것이 뷔르탱을 뛰게 했다. 다시금 조각상을 향했던 시선을 그림을 향해 옮기는 뷔르탱의 눈이 번뜩하고 빛을 내었다. 그림을 바라보는 뷔르탱의 머릿속으로 자신이 살롱전에서 대상을 받는 모습이 펼쳐졌다. 그리고는 쏟아지는 찬사, 미술 애호가들의 호의, 그리고 지금껏 받아보지 못했던 심사위원들의 축하인사. 그 모든 것들이 뷔르탱의 눈 앞에 새겨져서는 뷔르탱의 시선을 지웠다. 그렇게 뷔르탱은 조각상이 그린 그림으로 인해 자신에게 주어질 빛나는 미래를 상상했다. 그렇게 뷔르탱은 황홀한 상상에 자신을 내던져 버렸다. 뷔르탱은 탐나는 미래를 빼앗기고 싶지 않은 듯이 그렇게 강한 마음으로 그림을 세게 붙잡았다. 놓치고 싶지 않았다. 자신에게 주어질 빛나는 성공을.... 예술계에 길이 남을 인정과 자신을 띄어주는 수 많은 찬사들과 미술 제품들을 걱정없이 구매할 수 있게 해줄 엄청난 부가 그렇게 뷔르탱을 녹였다. 뷔르탱은 그렇게 서서히 자신에게 주어질 아니, 주어져야만 하는 성공 속으로 잠식되어져 갔다. 상상 속에 빠진 뷔르탱의 눈이 검게도.... 검게도.. 물들었다. 검은 조각상은 그저 그러한 뷔르탱의 표정을 애처롭게 바라볼 뿐이었다. 검은 조각상이 원하는 것은 단 한가지였다. 뷔르탱이 자신을 알아봐 주는 것. 오직 그 것 뿐이었다. 세상의 전부인 부모가 자신을 안아주기만을 기대하는 어린 아이의 순진한 마음과도 같이. 그렇게 뷔르탱을 바라보는 검은 조각상의 마음은 그토록 어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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