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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은조각상
작가 : writer
작품등록일 : 2019.9.3

예술의 세상속에 남기를 바라지만
인정받지 못하는 한 예술가에게
검은조각상이 나타난다.

 
05
작성일 : 19-09-07 20:56     조회 : 248     추천 : 0     분량 : 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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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혹적인 조각상에게 시간을 얼마나 빼앗겼을까, 뷔르탱의 정신이 돌아왔다. 정신을 차리고 나서야, 뷔르탱의 손길은 조각상의 얼굴을 내려가 그의 단단한 상체를 파내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가 대리석을 깨뜨려서 조각을 하는 것이었으나, 조각상이 너무나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것같이 보였기에 마치 이미 살아서 대리석 안에 갇혀버린 생명체를 조심스럽게 분리해 내는 작업처럼 보였다. 그렇게 뷔르탱은 대리석 안에 누군가가 가둬버린 생명을 조심스럽게 꺼내는 작업을 하듯이 그토록 조심스러운 손길로 생명을 조각해 냈다.

 

 뷔르탱은 검기만 한 조각상의 어깨를 매끈하게도 다듬었다. 뷔르탱의 조심스러운 손길이 닿아서 조각상은 둥근 사람의 어깨와도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어깨에 매끈하게도 드러난 건장한 남자의 근육과도 같은 것이 그렇게 뷔르탱이 조각하는 조각상에서 드러나 있었다. 뷔르탱은 어깨에서부터 조각상의 손목까지 길게도 긁어대었다. 그렇게 건강한 근육을 가진 남성의 팔이 뷔르탱의 손에 의해서 완성되어져 갔다. 팔에 이어서는 손이었다. 뷔르탱이 예술을 하는 데에 있어서 눈에 이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손을 조각할 차례였다. 손의 세밀함은 미술이라는 학문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것이었다. 뷔르탱, 그 자신의 작품에 담겼던 다른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조각상에게 또한 현실적으로 묘사된 손을 선사해 줄 차례였다. 뷔르탱은 캔버스에 물감으로 사람의 손을 묘사할 때도 매우 현실적으로 손등의 핏줄과 손바닥의 손금까지 세세하게 묘사할 정도로 세밀한 표현력을 가지고 있었다. 조각이라는 것은 밋밋한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그림과는 다르게 입체적인 공간에 그 세밀함을 담아내야만 하는 어려운 작업이었다. 그러나 뷔르탱은 이미 조각상의 매력에 매혹되어 있었기에, 손을 가장 현실적으로 묘사하기 위한 방법에 온 정신이 팔려있었다. 그렇게 뷔르탱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조각상의 손을 조각해내었다. 움직임을 취하고 있는 손의 손등에 나타난 힘줄과 뼈의 세세한 움직임을 포착하여 조각상의 손등에 담아내었다. 그리고 또한 손의 움직임에 따라 짙어지는 손바닥의 손금 또한 매우 세밀하게 긁어내었다. 그렇게 뷔르탱의 날카로운 관찰력과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천재적인 능력이 발휘되어서는 굉장히 사실적인 사람의 손을 닮은 손이 완성되었다. 그렇게 조각상에게 팔에 이어서 손이 생겼다. 매우 사실적이라서. 실제로 살아있는 사람과 다를 것이 없는. 그러한 손이 생겼다.

 

 뷔르탱은 이미 수북하게 쌓여버린 떼어내진 대리석을 피해 조심히 걸어 나가면서 조각상의 가슴을 조각해냈다. 가슴근육과 그 아래로 이어지는 옅게 드러난 잔근육들을 조심스럽게 긁어내었다. 움직임을 취하고 있을 때의 근육들의 모습을 기억해내서는 제 손으로 표현해냈다. 그렇게 조각상에게 상반신이 생겨나게 되었다.

 

 이제는 오직 하반신만이 어두운 대리석 안에 갇혀서는 뷔르탱이 어서 자신들을 대리석에서 꺼내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빨리 자신들을 조각해서 온전한 사람의 모습으로 단단히 땅 위에 서 있을 수 있게 해주기만을 기다리는 것으로 보였다. 뷔르탱은 열성적인 작업으로 인해서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는 계속해서 작업을 이어나갔다. 열정이 그를 집어 삼켰다. 작품이 뷔르탱을 불렀으며 뷔르탱은 그러한 작품에게 응답을 했기에, 뷔르탱과 작품은 마치 물아일체라도 된 듯이 그렇게 서로 소통을 하는 것만 같이 보였다. 뷔르탱은 그렇게 황홀함에 매료되어서는 계속해서 끌로 조각상을 조각해나갔다. 엉덩이. 뷔르탱은 건강한 엉덩이를 둥글게도 조각해 나갔다. 걷기에 불편함이 없는 듯한 모습으로. 그렇게 묘사해 나갔다. 엉덩이에 이어서는 건강한 허벅지. 그렇게 뷔르탱은 매우 세밀하게도 허벅지의 근육들을 조각해나갔다. 튀어나온 근육들과 금방이라도 뛰쳐나갈 것만 같이 생명력 넘치는 허벅지를 그렇게 만들어 내었다. 뷔르탱은 조각을 하면서 풍겨나간 먼지가 수북이 쌓인 허벅지를 손으로 쓸어내렸다. 그러자 검은 대리석 조각들이 쓸려나가면서 매끈한 피부만이 조각상을 구성하고 있었다. 너무나도 매끈했다. 조각상의 몸은. 마치 실제 사람이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그토록 부드러운 것이었다. 조각상의 피부는. 뷔르탱은 조각상의 허벅지에 이어서 조각상의 무릎을 세상으로 튀어나게 하였다. 그렇게 조각상의 무릎이 세상으로 제 모습을 드러냈다. 둥근 뼈를 제 속에 품고 있는 듯이 그렇게 둥그런 무릎이 제 밖으로 튀어나와 있었다. 뷔르탱은 단단한 조각상의 무릎을 손바닥으로 쥐어보았다. 둥근 무릎은 마치 당장이라도 앞으로 달려 나갈 수 있을 정도의 힘을 품고 있는 듯이 보였다. 무릎에 이어서는 다리. 그렇게 뷔르탱은 조각상의 다리를 조각했다. 당장이라도 걸음을 걸을 수 있을 것만 같이 튼튼한 다리가 뷔르탱의 손끝에서 탄생하였다. 다리에 이어서 마지막 남은 발. 뷔르탱은 조각상을 지탱할 수 있는 발을 온 힘을 다해서 가장 예민하게 작업해 냈다. 조각상 하체의 비중을 조금이라도 잘못 계산한다면 지금까지 작업한 작품이 무너져 버릴 수도 있었기에 뷔르탱은 최대한 집중을 해서 조각상의 발 부분을 조각해냈다. 끌의 뒷부분을 조심스럽게 쳐서는 적당량의 대리석을 바닥으로 떨어뜨려냈다. 그렇게 뷔르탱의 손끝에서 조각상이 완성되었다.

 

 뷔르탱은 조각상의 마지막 발가락을 조각한 뒤에 그제 서야 고개를 들어서는 자신이 만들어낸 조각상을 바라보았다. 너무나도 놀라웠다. 온전한 사람의 모습을 하고는 그렇게 조각상이 뷔르탱의 앞에 서 있었다. 마치 실제로 살아있는 사람의 모습을 한 듯이. 생생하게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놀라운 모습으로 뷔르탱의 작업실 한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었다. 뷔르탱이 수레에 싣고 온 검은 대리석조각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오직 그 속에 갇혀서 자신을 꺼내어 달라고 외치던 조각상만이 그 속에서 꺼내어져서는 뷔르탱 앞에 서 있었다. 매우 건장한 모습을 한 사람이 되어서는.

 

 뷔르탱은 자신이 조각해 낸 아름다운 피조물을 바라보았다. 건장한 몸은 매우 세세하게 조각되었기에 당장이라도 움직일 것만 같이 보였다. 그리고 피부결 또한 매끈했기에 손으로 스다듬는 다면 마치 살아있는 사람의 피부결과 같이 부드러울 것만 같았다. 그렇게 잘 다듬어진 조각상의 피부가 작업실 불빛 아래에서 영롱하게도 빛을 발하고 있었다. 뷔르탱은 그러한 조각상의 매력에 매료되어 넋을 잃고는 조각상 이곳 저곳을 뜯어보듯이 살폈다. 온 몸 구석구석 어느 하나 못난 곳이 없이 완벽했다. 그러한 몸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완벽한 사람이라고 불러도 될 듯 싶었다. 단어 그대로 완벽했다. 뷔르탱은 그렇게 온 힘을 다해서 새로운 생명을 창조해냈다.

 

 온 힘을 다 부어버린 탓일까, 조각상을 완성하고 나자 온 몸에서 힘이 다 빠져버리고 말았다. 뷔르탱은 힘이 없어서는 차마 뜯겨져 나간 대리석 조각들을 치우지도 못하고는 그저 먼지가 나는 자신의 침대에 힘없이 자신의 몸을 뉘였다. 뷔르탱은 자신의 침대에 엎드려서도 자신이 조각해 낸 조각상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지금까지 자신이 그리고 만들었던 모든 작품을 통틀어서 가장 멋진 작품이 자신의 눈 앞에 있었다. 그토록 멋진 것이었다. 뷔르탱 자신이 만들어 낸 것은. 그렇게 뷔르탱은 침대에 누워서도 자신이 만든 작품을 황홀감에 젖어 바라보았다. 자신이 어둡기만 한 대리석에서 조각해 낸 것은 그저 사람의 모양을 한 것이 아니었다. 마치 정말로 살아서 움직일 것만 같은 생명력을 가진 그러한 작품을 두 손으로 만들어낸 것이었다.

 

 뷔르탱은 그렇게 자신이 만들어낸 작품을 보며 잠에 빠져들었다.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조각을 했기에 몸이 몹시 피곤했기에 침대에 눕자 금세 잠에 들었다. 그렇게 뷔르탱의 눈이 감겼다.

 

 

 

 고요하고 어둑해진 뷔르탱의 지하 작업실이 밤이 되자 더욱 어둠으로 들어찼다. 뷔르탱의 지하 작업실을 밝히고 있던 불도 밤이 되어 도시의 전기가 끊기자 제 빛을 잃고는 꺼져갔다.

 

 그렇게 서서히 빛이 사라져 갔다. 그러자 완벽한 어둠이 뷔르탱의 작업실을 물들였다.

 

 그런데 순간,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어둠속에서 들려왔다. 누군가가 깨어진 대리석 조각들 위를 걸어가는 소리가 어둠을 깨고 들려왔다. 그러나 뷔르탱은 너무나도 피곤했기에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를 듣지 못하고는 깊은 잠에 빠져있었다.

 

 저벅. 저벅. 어둠속에서 발걸음이 계속해서 걸어지는 소리가 났다. 쨍하는 소리와 함께. 어딘가가 짖이겨지는 소리가 났다. 무게를 가진 존재에 의해서 조각난 대리석이 깨어지는 소리였다. 그렇게 바스락 또 쨍. 조심스러운 몸짓이 뷔르탱의 그림쪽으로 향하는 소리가 났다.

 

 

 

 그렇게 어둠속에서 뷔르탱의 그림을 바라보는 어떠한 존재의 깊은 눈빛. 그렇게 무언가를 꿰뚫어 보는 듯 한 눈빛이 내리는 비에 의해서 다 지워져 버린 뷔르탱의 그림에 가 닿았다. 그 눈빛은 이미 지워져 버린 그림을 바라보았다. 그 존재가 뷔르탱의 그림을 바라보는 눈빛은 살롱전에서 뷔르탱의 그림을 바라보았던 심사위원들의 눈빛과는 다른 것이었다. 심사위원들은 뷔르탱 그림 속에 있는 감정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했으나, 어둠 속에서 홀로 정적에 휩싸인 채로 뷔르탱의 그림을 바라보고 있는 존재의 시선에서는 뷔르탱의 그림 속에 담긴 그 모든 감정이 세세하게 다 느껴지는 것이었다. 어두운 존재는 손을 뻗어서는 내리는 비에 젖어서는 다 씻겨나가고만 뷔르탱의 그림을 어루만졌다. 마치 수 많은 탈락으로 인해 눈물로 얼룩져 버린 뷔르탱의 마음을 달래듯이. 그렇게 조심스러운 손길로 뷔르탱의 그림을 어루만졌다. 뷔르탱의 서글픈 마음과 상처가 그림을 지나 손에 닿는 듯 했다. 그 어두운 존재는 뷔르탱의 안 좋은 마음들을 머금었다. 뷔르탱의 탈락에 대한 상처와 사람들의 무시와 자기 자신에 대한 실망감 들이 그렇게 어두운 존재 안으로 흘러들어갔다. 그러자 어둡기만 했던 존재는 그 어두움을 먹고는 더욱 더 짙은 색을 띄었다. 자신 안으로 흘러들어오는 감정을 감당하기에 벅찼는지 그 존재는 강한 힘으로 뷔르탱의 그림을 움켜쥐었다. 그리고는 그림 옆에 나뒹굴고 있는 물감과 붓을 집어들었다. 그 어두운 존재가 뷔르탱의 낡아빠진 붓을 쥐자, 그 붓에 깃들었던 뷔르탱의 어두운 마음들이 더욱 처절하게 그 존재 안으로 끄집어져 들어왔다. 그 붓을 손에 쥐고 얼마나 많은 순간을 갈등하고 고민하고 좌절했을지 그 모든 시간들과 고민들과 상처들이 붓을 잡은 그 존재의 손에 너무나도 세세하게 다가왔다. 붓이 그 존재의 손에 쥐어진 것은 찰나의 순간이었으나 그 존재가 뷔르탱의 감정을 담아내는 것은 마치 뷔르탱이 화가로 살아온 모든 시간과 맞먹었다. 그렇게 그림을 놓지 못했던 그 모든 시간들과 탈락의 시련들 그리고 포기해버리고 싶었던 순간들과 놓아줘야만 하는 처절한 포기의 감정들이 붓을 쥔 존재 안으로 흘러 들어왔다. 어두운 존재는 그 어두운 마음을 감당하지 못하고는 그만 붓을 놓쳐버리고 말았다. 너무나도 절망적인 감정들이었다. 그 붓을 쥐고 예술을 하던 뷔르탱의 감정이라는 것은.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곳을 멀어버린 눈으로 걸어가기라도 하듯이 그토록 불확실한 길이었음을. 붓을 놓쳐버린 존재는 그러한 길을 걸어왔을 뷔르탱의 메마른 감정이 느껴져서는 서글퍼했다. 그리고는 어둠속에서 뷔르탱이 누워있을 침대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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