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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일단, 뛰어!
작가 : 김기현입니다
작품등록일 : 2019.9.3

뱀파이어 여인 일단.

그리고 두 명의 사내, 효령과 영실.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나는 오늘...빌어먹을! 그딴게 어딨냐고!

아직 하고 싶은 게 많다고!

지구 멸망을 막아줘 일단! 어서 뛰어!

 
4. 아무 것도 모르는 것처럼(6)
작성일 : 19-09-07 12:12     조회 : 375     추천 : 0     분량 : 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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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아무 것도 모르는 것처럼(6)

 

 

 기록에 따르면, 차원의 문을 열려던 건축가는 죽임을 당했다.

 

 그러므로 기록대로 되려면, 파투는 건축가를 죽여야 했다.

 

 어떻게?

 

 그것은 효령이 알 바 아니다.

 

 효령의 미션 목표는 파투와 건축가를 서로 만나게 하는 것.

 

 거기까지다.

 

 그 뒤는 빙의한 효령이 아닌, 진짜 파투가 알아서 할 일이다.

 

 어차피 만들어진 세상의 만들어진 가짜 이야기.

 

 하지만 효령은, 파투의 진짜 속마음을 알고 있다.

 

 파투에게 빙의하면서 파투의 지식과 마음을 모두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건축가를 죽이려 한다’고 탑 앞에서 말한 것은 효령이지 파투가 아니었다.

 

 파투는 건죽가를 죽이고 싶지 않았다.

 

 가능하면 건축가를 말리고 싶었다.

 

 죽이지 않고, 어떻게든 설득해서.

 

 건축가에 의해 탑에서 추방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파투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파투는 여전히 건축가를 경외했고,

 

 여전히 건축가를 존중했고,

 

 건축가는 이제 더 이상 그렇게 여기지 않겠지만,

 

 파투는 여전히 건축가를 자신의 약혼녀로서 사랑하였다.

 

 파투는 권세 있는 가문의 촉망 받는 후계이자, 뛰어난 전사였고,

 

 건축가와 평생을 함께 하기로 약속한 사이였다.

 

 그러나 차원 게이트에 대한 신념이 서로 어긋나며 여기까지 온 것이다.

 

 파투에게 빙의한 효령도 그런 사실을 자연히 알게 되었다.

 

 그래서 효령은, 이미 기록을 다 읽어서 정해진 결과 – 건축가의 죽음과 저주 - 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확신할 수 없었다.

 

 이 뒤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나의 미션이 끝나고, 내가 아닌 진짜 파투가 자신이 사랑하는 건축가와 마주쳤을 때,

 

 파투는 과연 건축가를 죽이게 될 것인가,

 

 아니면 건축가를 말리려 애를 쓸 것인가?

 

 이번 미션의 시작부터 건축가의 방 문을 여는 바로 이 순간까지, 효령은 그것이 궁금했다.

 

 그런데, 둘 중 어느 것도 아니었다.

 

 파투가 건축가를 죽이는 전개도,

 

 파투가 건축가를 말리는 데 성공한 전개도 아니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달려 들어간 효령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거대한 검은 구멍이었다.

 

 그것은 또한, 현재 이 방 안에 의미 있게 존재하는 유일한 것이기도 했다.

 

 마치 블랙홀처럼 보는 이의 시야 자체를 빨아들이는 구멍.

 

 자신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게 만드는 거대한 텅 빈 공간.

 

 그것이 방의 한 면 전체를 거의 차지하고 있었다.

 

 효령은 본능적으로 급히 그 구멍으로부터 시선을 돌렸다.

 

 수호자의 문을 사용하는 그는, 저 구멍이 무엇인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27차원으로 가는 게이트.

 

 건축가가 이미 차원 게이트를 열어 버린 것이다.

 

 파투는 결국, 건축가가 게이트를 열기 전에 그녀를 죽이지도, 말리지도 못한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이미 게이트가 열려 버렸는데, 어떻게 21세기 현재의 수호자들은 바벨탑을 드나들며 탑을 오염시키는 암적색 구와 싸우고 있는가?

 

 그리고 이 방에 있다고 한 그녀, 건축가는 왜 없는 것인가?

 

 기록에는 왜 이런 내용이 없는 것인가?

 

 효령은 빠르게 생각했다.

 

 이것은 실제 역사 속 사실과 다른, 허구의 이야기인가?

 

 그럴 가능성은 낮다.

 

 비록 만들어진 세상이라 하더라도, 역사 속 사실과 다르게 구성되었을 가능성은 낮다.

 

 지난 600년 동안 효령은 몇십 번이나 글자에 담긴 이야기들에 들어갔다 나왔다.

 

 글자에 담긴 미션들은 모두, 시간대도 장소도 제각각이었다.

 

 그 중에는, 수호자의 역사서 또는 일반 상식으로 알고 있는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내용들이라 검증하지 못한 이야기도 많긴 했다.

 

 하지만, 적어도 기록이 남아 있거나 널리 알려져 있어서 대조, 검증할 수 있는 이야기의 경우는, 기록된 역사와 다른 진행을 보인 미션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번 미션만 예외적으로 사실과 다르게 구성되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렇다면 가장 유력한 답이 나온다.

 

 이것이 사실의 반영이고, 글로 적힌 기록이 틀리게, 혹은 의도적으로 왜곡되어 적혔다는 것.

 

 틀렸다면 왜 틀렸는가?

 

 왜곡했다면, 누가, 왜?

 

 사람의 생각의 속도는 빛의 속도에 가깝다 한다.

 

 여기까지 효령이 생각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1초 미만.

 

 그러나 그 짧은 시간은, 효령을 뒤쫓아 들어온 두 명의 근위대원이 그에게 뛰어들기에 충분한 시간이기도 했다.

 

 아무리 분신이 통증이 없다 하나, 잘려나간 팔 부위의 출혈이 과다했다.

 

 몸을 가누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것까지는 피할 수 없었다.

 

 거기에 시야까지 페널티를 받은 상태였다.

 

 최정예 근위대원 두 명이 달려들며 검을 휘두르는 것을 한꺼번에 피하기는 어려웠다.

 

 결국 건축가와 파투를 만나게 하지 못한 채 파투가 죽음을 맞는군.

 

 이번 미션은 실패.

 

 ‘꼬맹이한테 욕 좀 먹겠는데.’

 

 효령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 때 앞쪽에서 무언가 번쩍하는 동시에 효령과 두 근위대원을 향하여 순식간에 검붉은 빛살이 세 갈래로 쏘아져 나왔다.

 

 세 갈래로 갈라진 빛살 하나하나가 사람보다 훨씬 큰 길이와 너비였다.

 

 정체 모를 빛이었지만, 각 빛살 하나당 한 명씩을 정확하게 조준한 것처럼 보였다.

 

 ‘뭐지?!’

 

 효령은 거의 반사적으로 팔을 들어 막는 방어자세를 취하려 하였다.

 

 그러나 그가 미처 오른팔을 들어올리기도 전에 이미 검붉은 빛살이 그가 빙의한 파투의 몸을 덮쳤다.

 

 검붉은 빛은 파투의 몸에 닿자마자 파앗 하고 소멸해 버렸다.

 

 그리고 파투의 몸에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효령과 동시에 검붉은 빛살에 직격당한 근위대원 두 명은 상황이 달랐다.

 

 효령에게 부딪히며 소멸해버린 빛살과 달리, 두 명을 덮친 빛살은 순식간에 두 명을 소멸시켜 버렸다.

 

 마치 강력하고 거대한 파도가 조그만 모래성 따위를 순식간에 휩쓸고 지나가 버리는 느낌이었다.

 

 21세기 기술에 비유하자면 거대한 레이저포로 근위대원 두 명을 순식간에 뼈째 태워 없애 버린 형국.

 

 근위대원 두 명은 존재했었다는 흔적조차 남지 않고 사라져 버렸다.

 

 쿵.

 

 천하의 효령도 그 광경에는 심장이 내려앉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려 애쓰며 재빨리 방 안을 살폈다.

 

 근위대원 두 명이 소멸해 버린 지금, 방 안은 여전히 효령과 검은 구멍만이 마주하고 있다.

 

 침입자를 공격하는 장치인가?

 

 근위대원들은 침입자가 아닌데, 허가 받지 않은 상태에서 들어오면 피아를 구별하지 않고 무조건 공격하는 것인가?

 

 효령이 그렇게 생각할 때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그것은 귀로 듣는 ‘소리’가 아니라, 효령의 뇌에 직접 전달, 입력되는 느낌이었다.

 

 [너는 누구냐]

 

 누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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