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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내 부인입니다
작가 : MyLord
작품등록일 : 2019.9.5

금수의 땅에 부인을 찾으러 온 비륜
지키려는 아름다운 이리 은린
한번의 기회를 더 얻은 그들은 사랑하는 수화를 얻을수 있을까?

 
2-5 세자 저하를 뵙습니다
작성일 : 19-09-06 20:58     조회 : 199     추천 : 0     분량 : 7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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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가씨. 괜찮으세요? "

 부용은 밤새 자지 못했는지 초췌한 모습으로 서서 수화를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괜찮지 그럼~ 걱정했어?"

 

 장난스럽게 웃으며 침대에 앉는 수화를 째리듯 부용이 쳐다봤다.

 

 "아가씨덕에 제 명에 못죽지 싶습니다."

 

 "미안. 미안~"

 

 "어제 늦은 시간 은린수장이 다녀갔어요."

 

 '그럼 그 의복과 검은 비단은 은린이 두고 간건가?'

 

 "그래? 별말은 없었고?"

 

 "왜요? 진짜 무슨 사고라도 치신겁니까?"

 

 "아니라니까. 왜자꾸 사고 친 애로 몰아가~ "

 

 치긴쳤지. 사고.

 

 새벽녁에 홀딱 벗은 사내를 꼭 껴안고 있었지…

 

 그생각이 떠오르자 귀까지 발갛게 익어갔다.

 

 *

 

 "내 의복을 찾아 올테니 여기 숨어서 절대 나오지 마라."

 

 나가려는 수화의 손목을 잡아 챈 비륜이 고개를 살며시 끄덕거리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동굴에서 나와 가옥들이 있는곳으로 내달리려는데 발에 푸른색 사내의 의복과 검은 비단이 가지런히 놓여있는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 옆에 핏방울 같은것이 앞쪽으로 점점히 희미해져 있는것이 보였다.

 

 "자~ 입어."

 

 "빨리 갔다 왔네. 축지법 같은거라도 사용하는건가?"

 

 "흠… 그건 인간들이나 쓰는거고 .."

 

 "아….맞다. 넌 하늘을 가르고 다니지."

 

 수화를 향해 씩웃어주고는 내어준 의복을 차려입은 비륜은 꽤 수려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모습도 아름다웠지만….

 

 비륜이 동굴 앞 바위에 걸터 앉으며 주위를 천천히 둘러 보았다.

 눈덮인 설산은 얼음알갱이가 햇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꼭 진주를 보는것 같이 아름다웠다. 그리고 자신의 맞은편에 붉은 꽃이 피어있는듯한 수화는 이 설산에 오롯이 피어 오른 한송이 꽃같았다.

 

 "어!"

 자신을 따라 설산 꼭대기를 바라보고 있던 수화를 비륜 자신의 품으로 끌어 당겨 무릎위에 앉혀 놓고는 가만히 그 얼굴을 바라 보았다.

 

 "뭐야….?"

 수줍은지 귀까지 발개진 수화는 참 사랑스럽다. 왜인지 모르지만 처음 보았던 그 우물에서부터 수화를 자신의 눈을 통해 가슴에 뇌리속에 각인시켰다. 그후부터 눈을 감아도 떠도 수화가 온통 차있는듯했다.

 

 "수화야…"

 자신의 얼굴을 지그시 바라보며 낮게깔린 심장을 울리는듯한 비륜의 음성이 귓속을 파고 들어 왔다.

 

 "수화야."

 

 "응?"

 

 연거푸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비륜을 동그란 눈으로 쳐다 보는 수화를 가슴에 꼭 품고는 검은머리칼의 아름다운 사내가 또 불렀다.

 

 "금수화."

 

 "왜 그래?"

 

 "내가 너꺼라고 했지?"

 

 "내가 언제?"

 

 "그 범은 내껀데. 그리고 표식까지 해놨는데…"

 

 "아… 그건 진짜 범인지 알고 그랬지.그리고 난 너가 암컷인지 알고 있었다구."

 

 비륜은 씩 웃더니 품에서 수화를 떼어 놓고는 지그시 바라봤다.

 

 "표식까지 해놓고 발뺌하겠다는건가?"

 

 "아니.. 그건…."

 

 수화의 심장이 쿵쿵 대는 소리가 귓속까지 울리는듯했다.

 

 발개진 수화의 얼굴을 두손으로 고이 잡고는 비륜은 수화에게 달콤하고 뜨거운 입술을 포개 놓았다.

 그리고는 아랫입술을 살짝 물어 잡아 당기고는 부드럽고 촉촉한 혀로 수화의 입술을 헤집어 놓았다.

 짧고도 강렬한 입맞춤은 비륜과 수화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었다.

 

 "하…. 뭐야 갑..자기."

 

 "너가 내꺼라는 표식."

 

 "어?"

 

 "금수화는 이제 나 천비륜꺼다."

 

 수화는 약간 붉어진듯한 비륜을 바라보며 설레이는 마음을 주체할수가 없다.

 

 

 그리고 비륜은 수화와 그곳에 계속해서 같이 있을수 없기에 훗날을 약속하고 가장자리에 금박이 둘린 검은색 비단 망토를 입고 수화의 눈에서 사라졌다.

 흑수들이 밝은 대낮에 몸을 숨기기위해 검은 망토를 두른다더니 비륜이 덮어쓴 그 망토가 흑수의 것인 모양이였다.

 

 

 **

 

  "대군마마. 어딜다녀오십니까?

  한참을 찾아 다녔습니다. 산에는 오시면 안되는거 모르십니까?"

 

 충진은 잠도 못잔건지 눈알이 시뻘게져 있었다.

 

 "무슨 일이라도 있어? 장성한 사내가 이곳저곳 다닐수도 있지 뭘그렇게 어린 아이 다루듯해!"

 

 가끔은 숨쉴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어딜가도 답답하고 지루하기만 했는데 붉은 머리칼의 그 아이를 본 순간부터 숨통이 터지는듯했다.

 그 아일 옆에 두면 숨 쉴수 있을까?

 방금 헤어지고 왔는데 아주 오랜시간 만나지 못한냥 그리워졌다.

 

 "궁에서 사람이 와있습니다."

 

 "궁?"

 

 "네. 무슨 사연인지는 대군마마가 오셔야 말하겠다고 합니다. "

 

 "그래?…"

 

 "네. 흑화마마가 밤새 기다리고 계십니다. 불안하신거 같아 보였습니다. "

 

 어머니의 얘기가 나오자 마음이 급한지 비륜은 산을 내달려갔다.

 

 *

 

 "비륜 대군마마를 뵙습니다. "

 

 음침하게 생긴 연록색 장의를 걸친 사내가 비릿한 눈을 뜨며 비륜을 보며 예를 갖췄다.

 

 "내시부 미수장께서 어찌 이리 누추한 곳까지 행차해주셨을까?"

 

 이런 비아냥엔 익숙한듯 미 내시는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웃었다.

 

 "당연지사 대군마마를 뫼셔야 하는데 궐에 묶인 자이기에 자주 찾아 뵙지 못한것을 용서하소서."

 

 "개념치 마시게. 어미와 함께 궐에서 내쳐진 비루한 왕자에게 누가 신경을 쓴단 말인가…

  미수장이 얼굴이라도 비춰주니 내가 영광이지."

 

 비륜의 한마디 한마디에 원망과 조소가 섞여있었다.

 

 몇일 전 충진이 궐에 풀어놓은 첩자가 비오세자가 독살당한거 같다는 소식을 전해왔었다.

 

 얼굴 한번 보지 못한 형님의 죽음은 비륜에게 아무 감흥도 일어 나지 않았었다. 그런데 지금 내시부 수장을 보고 있자니 속이 뒤틀리는거 같았다. 자신을 그 사지로 몰아 넣을것ㅈ같아서…..

 

 "왕궁으로 돌아오셔야 할거 같습니다."

 

 내시부 수장은 말을 마치고는 허리까지 굽히며 비륜에게 예를 갖췄다.

 

 "내가? 왜 그래야 하지?"

 

 자신이 아니더라도 왕이 되고자 하는 후궁들의 자식은 넘쳐났다.

 하필 왜 핏덩이일 때부터 버려진 자신을 다음 왕의 자리에 구겨넣으려는 건지 알수가 없었다.

 왕이라는 자가 자신을 선택했을리 없다. 그리고 그 옆에 붙어있는 진가 집안에 줄을 대고 있는 자들은 더욱 그럴테였다.

 

 "폐하께서 결정하신 일입니다. "

 

  자신의 아비라는 자가 결정한 일이라면 거역할수 없는 일이였다. 쫓아 낼때도 다시 불러 들일 때도 자신 맘대로인 왕이 구역질이 났다.

 

 "어머니는…?"

 

 "흑화님은 함께 가실수 없습니다. "

 

 "하……. 내가 응할거라고 생각하나?"

 

 "결정은 왕이 하십니다. 대군마마께서는 그 결정을 따르시는것뿐."

 

 비륜은 날카롭고 독기 어린 눈으로 내시부 수장을 쳐다 봤다.

 

 "나흘의 말미를 드리겠습니다.

  나흘후에 세자 전하가 되실 분을 모시러 오겠습니다. "

 

 내시부 수장이 나간 문 밖에는 멍하니 서있는 흑화의 모습이 있었다.

 

 "어머니…."

 

 흑화는 괜찮은듯 아들에게 다가 오다 말고 고개를 떨구고는 소리 없이 눈물을 떨궜다.

 

 "어머니….. 제가 꼭 모시러 올겁니다. "

 

 비륜은 연약하게 흔들리는 흑화의 어깨를 감싸 안고는 조용히 훗날을 약속했다.

 

 "무리 .. 하지 마라. 그리고 …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해.

  아버지… 폐하를 잘 모셔드려라."

 

 "어머니는 그 인간이 뭐가 좋다고 이렇게까지 감싸십니까?

  제 앞에서는 욕하셔도 됩니다. 그렇게 참다가 병난다구요."

 

 비륜의 성난 얼굴을 흑화가 부드럽게 쓰담으며 자신에게로 시선을 고정 시켰다.

 

 "아가… 난 너의 아버지를 미워하지 않는단다. 욕할일은 더더욱 없어…"

 

 어머니를 보면 사랑 따위가 뭔데 라고 화가 났다. 한쪽만 철저히 뭉개지고 찢어지고 썩어가는 이런 사랑 따위는 없어져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수화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입술이 생각났다. 고요하게 요동쳐 오는 심장 소리에 이질감을 느끼고 비륜은 밖으로 나가버렸다.

 

 "세자빈까지 물색중인 모양입니다."

 

 몰래 뒤따르던 충진이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세자빈이라? 자신의 부인까지 자신의 선택이 아닌 왕 마음대로라는건가?

 구역질이 나서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이를 악물었다.

 

 

 *

 

 나흘이 지난 닷새째 내시부 수장은 관복을 차려입고 내시부 수하들을 줄줄이 달고는 비륜을 모시러 왔다.

 

 "내시부 수장 미륭 , 비륜 세자저하를 뵙습니다. "

 

 검은색 비단에 금박으로 부엉이가 수놓아진 흑락포를 입고 황금색 바탕에 갖가지 보석이 박힌 의대를 한 비륜이 문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비륜의 모습을 보고 내시부 수하들이 허리를 숙이며 예를 갖췄다.

 

 "비륜 세자 저하를 뵙습니다. "

 

 비륜은 부엉이를 중심으로 여러 인간의 모습을 정교하게 깍아 놓은 사각으로 짜여진 통나무에 황금색 비단으로 사방이 가려진 웅장한 가마위에 올라가 앉았다.

 

 화려하기 그지 없는 비륜의 행렬이 흑화의 가옥에서 떠나고 왕성으로 향해 갈 때 남겨진 흑화는 조용히 땅에 쓰러져 흐느껴 울었다.

 

 왕성으로 이어지는 길에 많은 이들이 중심을 열어 두고 길가로 줄을 이어 새로 새워진 세자저하의 길을 축복해주었다.

 

 제발 이 젊고 아름다운 세자가 자신들의 선군이 되어 주길 원하면서…

 

 화려한 왕성으로 오는 길과는 다르게 왕성 안은 한기가 들 정도로 썰렁하고 차가웠다.

 대낮인데도 어둠의 기운이 가득 찬듯한 왕성 길 끝에 화려한 비륜의 가마가 멈춰섰다.

 

 그리고 검은색 의복을 입은 자들이 허리 굽혀 인사하고는 고즉하니 앉아 있는 내전으로 인도했다.

 

 "폐하! 비륜 세자가 도착하셨습니다."

 

 온통 검은색의 내전 방문 앞에서 검은색 의복을 입고 허리를 굽히고 있는 내시가 안을 향해 고했다.

 

 "들어오라고해."

 

 안에서는 다 갈라져 신경질적인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윽..."

 

 내전 안을 가득 채운 뿌연 연기와 매쾌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비…륜…

  이리 가까이 오너라."

 

 연기를 따라 안으로 들어 가니 자신과 비슷한 검은 비단에 부엉이가 금박으로 수놓아진 장포를 슬쩍 걸쳐 벗은 몸이 그대로 드러난 중후한 매력의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내가 비스듬히 앉아 웃고 있었다. 아니 울고 있는걸까?

 

 "비륜. 지족 왕 천비우 폐하를 뵙습니다. "

 

 "아니… 오랜만에 만난 아비에게 .. 그렇게 까지 .… 크크크크"

 

 비륜의 눈이 이상한건지 아니면 이 궁에 있는 자들이 이상한건지… 이 왕이란 자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였다.

 왜 저지경이 될때까지 방치해두었단 말인가…

 자신의 눈을 한번이라도 마주치며 내새끼라고 해준 아비는 아닐지라도 피가 땡기는지 비륜은 반 미친 모습의 아비가 마음에 아려왔다.

 

 "폐하…..?"

 

 "왜? 내가 이상하냐? 크크크크

 그래.. 이상해 보여야 정상이지…크크크"

 

 왕이란 자는 누군가가 자꾸 귀에다 대고 이야기를 하는듯 한쪽 손으로 자꾸 누군가를 쫓으며 인상을 써댔다.

 그리고 이내 귀찮고 피곤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비륜에게 나가 보라는 손짓을 해댔다.

 

 "아버지….?"

 

 아버지라는 말을 듣고는 왕이란 자는 비륜을 날카로운 눈빛으로 똑바로 직시했다.

 

 "아버지라…. 크크크크

  아버지라고 하는군. 들었는가? 크크크크"

 

 비륜은 미친듯 헛소리를 해대는 왕을 가만히 보고 있었다.

 그때 안개같은 연기 속에서 제 어머니와 비슷한 외모의 여인이 슬쩍 다가와 "이제 그만 세자의 처소로 가보세요."라고 하는것을 듣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내전 밖으로 나왔다.

 

 '이곳에 있는자들은 다 이상하다. 첩자를 통해 전해 듣긴 했지만 더 심각해진 모양이군….'

 

 비륜은 심각한 표정으로 자신의 처소를 향해 가마를 돌렸다.

 

 다행히도 세자궁은 울긋불긋 아름 다운 빛깔로 물들어 있었다.

 시커멓고 음침한 왕의 처소와는 달랐다.

 방안으로 들어 서자 방 한면이 통으로 황금색 벽으로 이루어져있었다. 그리고 반짝이는 조개로 부엉이를 새겨 놓았다.

 황금색 두툼한 보료는 왠지 앉아서 누워서 쉬기에는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비륜은 그 부담스러운 보료에 앉는걸 포기하고 아무것도 깔리지 않은 방바닥에 대자로 누워 좀 전에 왕이라는 자를 생각해보았다.

 

 

 

 "세자 저하 해가 중천이옵니다. "

 

 밤새 결론이 나지 않는 생각을 하다 새벽 미명이 밝을 때쯤 잠이 든거 같은데 벌써 해가 중천이라니….

 

 "세자가 아직 일어 나지 않았느냐?"

 

 밖에서 앙칼진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세자 저하…."

 

 "누군지 모르겠지만 들어 오라고 해!"

 

 옷을 입을채로 잠들었던 지라 자신의 모양새를 살필 필요 없이 여인을 불러 들였다.

 

 화려한 황금색 의복을 걸친 여인은 풍성한 치맛단을 손으로 살포시 집고는 비륜의 방으로 천천히 미끄러져 들어왔다.

 흑단 같이 검은 머릿결은 가슴께로 흘러 내렸고 머리위에는 금을 녹여 아름다운 갖가지 보석을 박은 왕관을 쓰고 있었다.

 외모는 단아하고 아름다웠다.

 비륜은 그 여인이 누군지 대충은 짐작이 갔지만 방 한켠에 대충 비켜서서 멀뚱히 여인을 바라 봤다.

 

 "흑화가 아들 교육을 엉망으로 한모양이군."

 

 비륜의 비뚫어진 입고리가 어미의 이름에 파르르 떨렸다.

 

 "왕후 마마?"

 

 "그래.. 이제 어마 마마라고 불러야 겠지?"

 

 "하…제 어미는 한분 뿐이십니다. "

 

 "그래도 이 왕궁에 법도라는게 있어. 천방지축 망나니처럼 굴 생각은 행여 말아라."

 

 얼굴색 하나 바뀌지 않고 얼굴에 만개한 미소를 걸치고 여인은 협박아닌 협박을 해왔다.

 

 "그렇습니까? 그 법도라는게 뭔지는 모르겠으나 십팔년동안 망나니처럼 살았으니 하루 아침에 고쳐 지겠습니까?"

 

 "그래. 너무 걱정 말거라 . 이 너그러운 어미가 다 이해하고 너에게 스승을 준비해두었으니. 오늘부터 비호가 너의 스승으로 왕실의 법도는 잘 가르쳐 줄테니 잘 배우도록 해라. "

 

 "스승….그런거 필요 없는데..?"

 

 비륜의 말은 들리지 않는지 고고하게 방안을 훑어 보던 여인은 조용히 말했다.

 

 "이방은 볼때마다 참 아름답구나.

  흠…. 세자.

  세자빈이 선택 되었으니 다가 오는 보름에 가례를 치루도록 해라."

 

 "뭐라구요? 세자빈?"

 

 여인은 가만히 눈을 치켜뜨고 비륜을 쏘아 봤다.

 

 "세자도 장성하였으니 후사를 봐야지."

 

 "하… 어제 세자 자리에 앉혀놓고 후사를 보라?"

 

 어의가 없었다. 비륜은 여인이 앉아 있는 방에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왕이 있는 내전을 향해 내달렸다.

 

 "헉헉.. 후… 왕께 아뢰라."

 

 내시는 비륜의 눈치를 보더니 당황한듯 했다.

 

 "어서!"

 

 으르렁 거리듯 말하는 비륜에게 고개를 돌리고 내시는 문안을 향해 "세자저하가 오셨습니다."라고 말했다.

 

 "폐하….

  폐하…."

 

 들어 오라는 말도 없는데 비륜은 왕의 침소가 있는 문을 벌컥 열고는 안으로 들어 갔다.

 

 "이놈에 연기는…."

 

 방안 가득 피어 오른 연기를 헤치고 비륜은 왕이 있을 법한 곳에 화를 억누르며 꿇어 앉았다.

 

 "흠…. 왜 그렇게 화가 났느냐?"

 

 얼핏 보이는 실루엣은 하나가 아니였다. 하나인듯 뒤엉켜 있는 둘이였다.

 비륜은 왠지 음탕할거 같은 정면을 응시하지 못하고 고개를 아래로 떨어 뜨렸다.

 

 "세자빈은 필요 없습니다. "

 

 "흠.. 그건…왕후가 하는 일이라 나는 간섭할수 없다."

 

 "그럼 제가 원하는 아이를 세자빈으로 맞을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크크크크. 정인이 있는게냐?"

 

 "…."

 

 "그래 어디 데려와 보거라.

  데려오는건 허락하지만 그 아이가 이 궁에서 발붙이고 사는건 알아서 해야겠지… 난 왕후가 무섭거든 . 크크크

  그렇지 않니? 사화야?"

 

 왕의 옆에 얽혀있는 여인이 조용히 웃으며 "그렇사옵니다. 사화도 왕후마마가 무서워서 폐하옆에 붙어 있는것이 아니옵니까?"

 

 "크크크크크 그래그래. 내옆에 있으면 왕후가 못찾을게야. 크크크

  아 그 세자의 정인도 왕후가 무섭다고 하면 내 옆에 오라고 해. 크크"

 

 완전 미친 왕이다. 그런건 상관없다 . 일단 저 미친 왕이 자신에게 정인을 데리고 와도 된다고 했으니 그거면 됐다.

 

 "아… 그리고 내가 그냥 데리고 와도 된다고 했다면 왕후가 난리가 날것이니 ... 내 너에게 선물 하나 하지. "

 

 "뭡니까?"

 

 "섭정권을 주마. "

 

 "….?"

 

 세자가 된건 어제 일이다. 그런데 하루만에 왕을 대신해 일을 하라고? 비륜은 머리가 아파왔다. 허나 섭정권만 있으면 이 나라를 마음대로 주무를수 있으니 좋은 기회가 아닌가?

 

 "진정이십니까?"

 

 "난 이제 실증이나. 그 섞어 빠진 지족 대신들 보는것도. 나만 보면 잡아 먹으려고 하는 왕후도… 그러니 그거 너가 해라. 너한테 주겠다.

 왕의 자리. 크크크. 사화야. 인장을 가지고 오너라. "

 

 "네"

 

 "자 이제 이 왕의 인장도 너의 것이다. "

 

 부엉이와 지혜지가 정교하게 새겨진 왕의 인장을 던지며 왕은 사화라는 여인을 품에 품고 방금 전까지 있었던듯 뒤엉켜 음흉한 소리들을 쏟아 냈다.

 

 비륜은 그 음탕한 연기를 헤치고 내전 밖으로 눈을 반짝이고 왕후가 있는 처소로 발길을 옮겨갔다.

 

 '수화야 ….'

 

 이 미쳐가는 왕궁에서 숨쉴수 있게 해줄 너의 도움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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