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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전염병 (Psy-rus)
작가 : 시기1
작품등록일 : 2019.9.6

전염병이 퍼졌다.
정신병이 생겼다.
아무도 믿을 수 없다.

 
살인 사건 - 1
작성일 : 19-09-06 18:45     조회 : 373     추천 : 0     분량 : 5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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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헉... 헉..."

 

 난 뛰고 있다.

 이미 너무나 몰두해서 그런지, 내가 무슨 이유 때문에 이렇게 달리고 있는지도 잊어버렸다.

 

 ***

 

 사실 다를 것 없는 하루였다.

 뭐, 406호와 내 집 사이에 놓인 택배 때문에 고민하던 것 빼고는.

 운송장 스티커가 없어서 위화감이 들었지만, 누구에게서 온 것인지 확인할 필요는 있었으니까.

 

 생전 인사도 안한 406호의 문을 두드렸다. 406호도 나를 407호 정도로만 알고 있겠지.

 

 "안녕하세요, 407호입니다."

 "... ..."

 "없나?"

 "... ..."

 

 차라리 없는 것이 다행이다. 뭐, 자기가 시켰으면 알아서 가져가겠지.

 그래, 애초에 오지랖이었어.

 

 오랜만에 들어오는 집은 삭막했다.

 먼지 냄새가 나는 것도 기분 탓이 아니겠지.

 돈이 아까워서 한 달에 한 번씩 오시는 청소 아주머니와도 작별했으니까 당연한건가?

 

 "일단... 눕자..."

 

 푹-

 

 역시 돈 벌어서 뭐해? 매트리스라도 큰 맘먹고 사야지.

 어차피 집에 오면 잠만 잘거니까.

 

 나의 직업은 형사다. 2주 째 집에도 못 들어간 채, 잠복 수사만 했다.

 동료 형사들은 내가 꽤나 능력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건 아니야.

 나도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거니까. 아마 조금이라도 월급이 적었다면 진작에 이렇게 힘든 고역을 그만뒀을지도.

 

 퉁- 퉁- 퉁-

 

 "응?"

 

 그 때, 만약 동일한 공백을 두고 울리는 노크를 무시했다면?

 아니, 그 공백이 너무나 일정해서, 조금이라도 수상함을 느꼈더라면.

 

 "누구세요?"

 "아, 406호입니다!"

 "아, 네 잠시만요."

 

 "읏차."

 

 피곤했던 몸을 겨우 일으키고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문을 열었다.

 

 !?

 

 집에서나 입을 듯한 붉은 란제리. 지금 내가 헛것을 보고있는 건가?

 몇 년 째, 연애를 못한 것 때문인지, 지금 어디까지 상상하고 있는 거냐.

 그녀의 옷차림에 정신이 없어졌는지, 원래라면 집에 누군가 들어오는게 싫었지만 그녀를 집에 들이고 말았다.

 

 "안녕하세요!"

 "아, 네. 그런데 무슨 일로?"

 "그냥... 심심해서요!"

 "아, 맞다. 혹시 택배..."

 "그거, 제 거에요!"

 

 아주 검디 검은 긴 생머리를 뒤로 넘기며 여유롭게 말을 이어갔다.

 일단 정신차리자. 너는 대한민국 형사다. 음란마귀가 씌어서, 심심하다는 의미마저 멋대로 해석하지 말라고.

 

 

 "아, 뭐 마실 거라도 드릴까요?"

 "네, 감사합니다!"

 

 부엌으로 갔다. 마트에서 대충 산 플라스틱 컵이 쪽팔려서 고민 좀 했지만, 예의는 차려야지.

 그녀의 뒷 모습이 조금 신경쓰였다. 이거 설마.

 

 "여기요."

 "오, 형사이신가봐요?"

 "네?"

 "아, 저기 사진에 경찰제복!"

 "맞아요, 오늘 2주만에 집에 오는거라... 더럽죠?"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 마치 내가 신경쓰고 있는 것 같잖아.

 뭐, 상관없나.

 

 얼굴도 반반하고, 무엇보다 이런 차림이면 분명 무슨 의도가 있는 게 분명하다.

 오가다가 입구 앞에서 담배필 때, 가끔 본 게 다였지만, 나에게 호감이라도 생긴건가?

 

 "심심하세요?"

 "네!"

 "영화라도 보실래요?"

 

 마침, tv로 결제하고 못 본 영화가 있었다. 배급사만 알아내고 현장투입 때문에 1분도 못 봤던 거.

 허겁지겁 리모컨을 찾아, 검색을 해대는 내가 아주 조금 한심하게 느껴지는 건 가볍게 무시.

 

 "오, 이거 저도 못 본건데!"

 "잘 됐네요."

 

 잠시 그녀에게서 눈을 떼고 열중하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그녀가 권하는 커피를 아무런 생각없이 한 번에 원샷했다.

 평소에 의심이 많고, 아니 직업병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쓸데없는 것에 조심하는 버릇이 생겼지만.

 

 ***

 

 

 ... ...

 

 ... ...

 

 

 그 이후로 아무런 기억이 없다.

 분명 영화를 틀고 있었는데.

 

 

 

 "으윽..."

 

 두통 때문에 골이 울렸다.

 눈에 힘은 조금 풀렸고, 이내 나는 눈을 떴다.

 이윽고 검은 실루엣 하나가 내 앞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달그락- 달그락-

 

 내가 만약 형사가 아니라 일반인이었다면 이 상황을 이해하는데 꽤나 오랜 시간을 소모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건.

 

 "어? 벌써 깼어?"

 "이봐... 뭐하는거야..."

 "역시 남자들은 다루기 쉬워. 형사면 뭐해. 이렇게 허술한 걸."

 "큭..."

 

 자, 내 상태를 살펴보자.

 손은 뒤로 묶여 있고, 안전로프를 대체 얼마나 감아놓은 거야. 피도 안통하고 움직일 엄두도 나지 않아.

 그나마 발은 자유로운데, 어깨부터 허리까지 의자에 단단히 묶여있다.

 어디서 본 건 있어서.

 

 "너 뭐냐?"

 "당신 이제 곧 죽을거야."

 "... 그래?"

 

 이 여자는 분주했다. 나를 묶어놓고 하던 행동은 바로, 살인도구를 정비하는 것.

 애초에 나한테 접근한 이유도 살인을 위해서겠지.

 

 "자, 뭘로 죽을래? 공무원이니까 특별히 선택권을 줄게!"

 "...미친년."

 "아, 좋아... 더 욕해줘."

 

 분하기도 하지만, 지금은 이 상황을 타개해야만 한다.

 이상한 취향의 이 여자를 제압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지금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

 그 것보다 더욱 큰 문제는, 이 구속을 풀 방법이 있다해도 이 년이 그걸 눈치챌 빈틈도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

 이 여자가 나에게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먼저다.

 

 "어이, 나 정말 죽일거냐?"

 "당연하지! 형사라는 걸 알고 더 죽이고 싶어졌어."

 "그래? 근데 어쩌냐. 아마 경찰이 이리로 올텐데."

 "뭐?"

 "내 핸드폰 껐지? 그럼 안 됐는데."

 

 그럴싸한 거짓말을 하면 쫄려나. 아니, 적어도 이게 거짓인지 진실인지 생각 정도는 하겠지.

 뭐, 지금은 그 정도로 충분하다.

 덕분에 이 매듭이 무슨 형식인지 파악했으니.

 운이 좋은건지, 나쁜건지.

 

 "킥...킥킥!"

 "뭐냐, 왜 웃어?"

 "푸하하하, 난 사람 놀리는게 왜 이렇게 재미있지?"

 "뭐?"

 "너 핸드폰은 건드리지도 않았거든. 당황하는 척하니까 좀 살만하다 싶었어!?"

 

 내가 이런 여자 때문에 온갖 착각을 넘어서 설렘을 느낄 뻔 하다니.

 사람 보는 눈이 이리도 부족했었나?

 뭐, 하지만 지금은 상황에 집중하자.

 

 "착각했네."

 "그래! 어서 고르라니까!? 뭘로 죽을래? 톱? 칼? 사시미?"

 "너 같은 년, 잡아넣기만 하다가, 당해보니까 황당하네 이거."

 

 그래, 좋아 죽겠지? 날 죽일 생각에 몰두하고 있군.

 죽일 대상에게 죽을 도구를 고르라는 것 보면, 변태적 성향의 싸이코패스일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그런 녀석들이 당황해하거나 곤란해할 이야기를 꺼내면 시간을 벌 수 있을 수도.

 위험을 감수하긴 해야 겠지만.

 

 "근데 너, 남자랑 자본 적 한 번도 없지?"

 "...뭐?"

 "그거 있잖아. 해본 적 없지?"

 "개소리하지마... 아니거든!?"

 "아... 그럼 불임이냐? 하긴 너 같은 년이 결혼이나 했겠냐?"

 

 "개소리하지마!!!!!!"

 

 콰앙-

 

 "큭..."

 "죽여버릴거야...!"

 

 역시 위험했어.

 톱을 들고 달려오네.

 뭐, 이렇게 죽어야 되나.

 

 "야."

 "뭐야, 안 죽여?"

 "... 왜 그렇게 생각했어."

 "뭐?"

 "왜 내가 불임일거라 생각했냐고!!!"

 

 !?

 

 걸려들었다.

 

 목숨이 오가는 상황에서 걸어본 도박치고는 확률이 높았나보군.

 그리고 너는 싸이코패스 확정이다.

 

 끼익- 끼익-

 

 꽤나 단단하게도 묶어놨군. 만약 손목의 회전만으로 푸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면 그대로 송장 행이었겠어.

 하지만 이걸로 다행이다. 일부로 소리까지 내봤건만, 눈치채지 못할 만큼 당황했어.

 

 "뭘 어떻게 알아, 나 형사라니까?"

 "형사 그게 뭐..."

 "싸이코패스는 보통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지."

 "그래서... 내가 불임에 컴플렉스가 있다고?"

 "아니야? 대부분은 성적 컴플렉스니까."

 

 관심을 가지고 있어.

 느낌이지만 톱을 들고 있는 손의 악력마저 약해졌다.

 자, 이제 조금만, 아주 조금만 지나면 풀 수 있다.

 

 "너 참 재수가 없구나..? 얼굴은 반반해서 가지고 살려달라했으면 놀아주려 했는데..."

 "애원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차라리 평범한 사람들처럼 애원이라도 했다면 시간을 더 벌었을 수도 있었겠다.

 하지만 이미 내 방식대로 시간은 흘렀다.

 자, 이제 마지막 대미를 장식할 차례.

 

 "어차피 살기도 싫은데 그냥 저 사시미로 깔끔하게 경동맥을 그어줘."

 "그.. 그래줄까?"

 "토막낼꺼면 안 보이게 잘 처리해라. 가족이 보면 안 되잖아?"

 "너도 미쳤어! 하하!"

 

 드디어 여자가 사시미를 찾아서 나에게 다가왔다.

 아주 가까이 올 때까지 절대 들키면 안돼.

 약 때문에 몸도 정상이 아니고, 확실한 게 좋으니까.

 

 매듭은 풀었다.

 역시 일반인이라 허술하네. 하나를 푸니까, 어깨부터 허리까지 헐렁해지잖아? 안 들키게 움켜쥐길 잘했어.

 

 "자, 여기로 하자..."

 "그래. 잘 그어봐."

 "죽어도 억울해하진마."

 "병신."

 "응?"

 

 쾅-

 

 !?

 

 머리통을 휘두를 거라 생각 못했겠지.

 내 목덜미를 보고 희열을 느낀 탓인지 너무 가까이 왔어. 딱 치기 좋게 턱을 들이댔잖아?

 

 털썩-

 

 "후... 정말 다행이다."

 

 소리도 못 내고 바닥에 곤두박질쳤다.

 애초에 예상치 못한 공격이라 작은 위력에도 기절하기 충분했다.

 발작까지 하는 것을 보니, 당분간은 못 일어나겠지.

 

 "어지러워..."

 

 그러고보니 여긴 어딜까?

 우리집은 아닌데, 일단 불을 켜보자.

 

 탁-

 

 "참나..."

 

 역시 이 여자는 미쳤다.

 이 곳은 406호, 원룸 전체가 살인을 위한 고문도구로 가득했다.

 부엌쪽에는 피가 흥건한 사시미가 종류별로 전시가 되있었고, 바닥은 수상한 캐리어가 즐비했다.

 일단은 신고를 해야한다. 살다 살다 내가 112에 전화를 다 걸다니.

 

 "처훈시 강력계 형사, 이용혁입니다."

 

 ***

 

 406호 여자는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되었다.

 이야기로는 호송될 때까지 깨어나지 못했다지.

 내가 그렇게 세게 때렸었나?

 뭐, 암튼 이 여자 집에서 나온 증거를 가지고 살인 혐의를 조사할 예정이란다.

 

 

 삐- 삐-

 

 "괜찮겠어? 입원 안해도?"

 "입원은 무슨, 얼마만에 받은 휴가인데."

 "이 새끼, 계장한테 반말은."

 "밖에선 삼촌이라 합시다? 계장님 소리 지겹지도 않아요?"

 

 내 삼촌. 아니, 사실 요근래는 서종만 강력계장이란 타이틀이 더 익숙했다.

 친히, 이 사건에 출두하셔서 나를 직접 병원까지 데려다 주었고, 걱정어린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사실 나를 지금까지 뒷바라지 해준 건 이 아저씨니까.

 

 "약은 뭘 쓴거요?"

 "졸피뎀이지 뭐. 아주 다량으로 섭취하셨어?"

 "놀리는 겁니까? 조카가 그런 꼴을 당했는데."

 "뭐, 네가 죽을 거란 생각은 안 했지만, 그 여자가 상대를 잘 못 고른거지."

 "흥."

 

 어지러움이 가시고 나서, 곧 바로 퇴원수속을 밟았다.

 이틀 간의 휴가를 이대로 보낼 수야 없지.

 비록 흉악범죄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서 참고인 조사를 받아야하지만, 휴가 연장을 강력히 건의할거야.

 

 바로 처훈지방경찰청으로 이동했다.

 뭔가, 출근하는 기분이었다.

 하나 다른 점이라면 오늘은 형사로서가 아니라는 것.

 

 착-착-착-

 

 "뭐 이름은 다 알고 있고. 나이도, 직업도."

 "그럼 왜 부른거야? 나 간다?"

 "선배님, 근데..."

 "왜."

 "그 여자, 선배님 사건말고 모든 사건을 부인하고 있어요."

 "그게 뭐? 형량 깎을려 하는거지. 뻔하잖아?"

 

 무슨 헛소리를 하는거냐.

 혈흔이 난자한 집 안을 조사하면 뭐든 나올만한데.

 내 후배인 김소운, 이 자식은 여전히 수동적이란 말이야.

 

 "뭐, 혈흔으로 DNA 조사 전부 마쳤죠."

 "그럼 된 거 아냐? 처훈시에 등록된 실종자랑 대조해보면 뭐가 나올수도 있겠지."

 "제가 바보에요? 근데 그게, 전부 그 여자의 혈흔이에요."

 "뭐?"

 

 싸이코 패스 성향을 가진 그 여자.

 헌데, 그렇게 잔인하게 자해를 한다고?

 무언가 이상하긴 하군. 후배녀석의 반응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수상한 캐리어와 흉기들, 그 것은 분명 살인을 위한 것들이었다.

 내가 첫 타깃이라도 된다는 소린가?

 

 "이번 사건은 우리 쪽으로 넘어왔어요."

 "뭐, 내가 한 번 취조해볼게."

 "선배가 맡는다면 조만간 해결되겠죠."

 "그 놈의 과대평가는..."

 

 아까 말했지만, 동료 형사들은 내가 꽤나 능력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야.

 나도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거니까. 아마 조금이라도 월급이 적었다면 진작에 이렇게 힘든 고역을 그만뒀을지도.

 

 

 뭐, 그래도 맡겨주니 한 번 해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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