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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이스트 포인트
작가 : 필스너
작품등록일 : 2019.9.3

* 美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 포인트(West Point)'와 비교해도 생도들의 자질이나 국가에 대한 충성심에서 절대 뒤지지 않을 것이라는 자부심으로, 대한민국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은 자신의 학교를 '이스트 포인트'라고 부르기도 하였음. 


<집필 의도>

 1653년, 무역선을 타고 네덜란드를 떠나 태평양을 거쳐 일본의 나가사키로 향하던 젊은 선원 하멜은, 뜻하지 않게 제주도 근처에서 거센 풍랑을 만나 배가 난파하여, 간신히 살아남은 선원들과 함께 강제로 조선에 억류됩니다.
이후 하멜은 조선에서 보낸 13년 동안의 행적을 꼼꼼하게 기록하였고, 극적으로 조선을 탈출하여 고국 네덜란드로 돌아간 뒤, 그 기록을 토대로 소위 ‘하멜 표류기’라는 책을 출간하는데, 마르코 폴로의 '동방 견문록' 이후 미지의 세계에 대한 유럽인의 호기심을 반영하듯, 당시 '하멜 표류기'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필자는 이 ‘하멜 표류기’를 모티브로, 동서양의 실제 인물과 역사를 소재로 삼아, ‘이스트 포인트’라는 사관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경쟁과 우정, 사랑과 배신의 이야기를 판타지 세상 안에서 그려 보았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케치와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발명품이 포함된 '르네상스 시대'의 눈부신 발전과, 동방을 정복하겠다는 '대항해 시대'의 거친 야망이 서양의 소재라면, 명나라의 멸망과 청나라의 흥기, 병자호란의 발발과 이후 전개된 효종의 북벌준비가 동양의 소재입니다.
 인간 중심의 시각에서 자연을 정복하고 다스리겠다는 이기적인 생각보다는, 자연 그 자체를 존중하고 이에 동화되어 살았던 우리 조상들의 겸손한 자세도 중요한 주제로 잡았습니다. 조국을 위해 헌신하다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소현 세자와 세자빈의 높은 뜻도 기리고 싶었습니다.
 또한 조선 왕실의 정통성과 권위를 상징하는 그림인 ‘일월오봉도’에, 소설 ‘다빈치 코드’에서 나오는 ‘최후의 만찬’과 같은 어떤 수수께끼를 담아 독자들의 관심과 흥미를 이끌어내고자 했으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케치에 나오는 비행기나 낙하산도 판타지 안에 넣었습니다.
 고구려의 웅대한 기상이 서려있는 만주 벌판까지 이야기의 무대를 넓혔으며,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를 넘보려는 일본의 탐욕에도 일침을 가하고 싶었습니다.
소설의 마지막은 네덜란드의 왕자 하멜과 조선의 공주 하이란이 결혼을 하는 로맨스로 결말을 맺습니다.
 아무쪼록 대한민국과 네덜란드, 양국의 우정이 영원하기를 기원합니다.


 
<8화>계속...
작성일 : 19-09-06 10:45     조회 : 201     추천 : 0     분량 : 13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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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왕이 에반에게는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다. 내관들은 종종 걸음으로 왕을 따라가기는 했지만, 당장 무슨 큰일이라도 벌어지는 건 아닐지 걱정하며 불안에 떨었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반대편에서는 하이란이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왕에게 감사의 예를 드리고 또 드렸다. 파르코도 같이 무릎을 꿇었다. 파르코는 완저와의 약속을 지켰다는 기쁨에 고개를 땅바닥까지 숙이며 감사를 드렸다. 

  하멜과 얀스는 하이란의 소원을 들어준 왕의 현명함에 또한 감사를 드렸다.

 

  

  * 본 소설에서는 고려와 조선의 구분을 두지 않고 하나의 왕국으로 시간을 계산했으며, 고려의 태조인 왕건이 유훈으로 남긴 '훈요십조'에는, 국가의 인재를 선발할 때 왕건에게 반발했던 일부 지역에 대해서는 차별을 두도록 하는 내용이 실제로 나옴.

 

  *           *           *

 

  디퍼슨(Deeperson)의 얼음산에 위치한 카론(Karon)성.

  황제의 침실이 있는 성의 꼭대기에는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문을 열고 테라스로 나온 황제는 고개를 돌려 남쪽을 바라보았다.

 

  "후~~~ 우~~~"

  호크런(Hawkrunn)은 숨을 천천히 깊게 들이마셨다가 다시 같은 속도로 내뱉었다. 밖으로 뿜어져 나온 공기는 이내 서리가 되어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그는 이런 호흡을 몇 번 더 하였다. 그러면서 그의 미간은 더욱 찌그러지기 시작했다.

  '온풍... 분노... 저항... 전쟁... 독립...'

  코르로 내려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바람, 보라(Bora)의 냄새를 맡으며 호크런은 이런 단어들을 떠올렸다. 자신의 마법으로 북극에서부터 보라를 몰고 내려와 호렌 대륙 전역에 이 칼바람을 뿌린 호크런이었지만, 코르로만 가면 그 힘이 계속 약해지고 있었다. 코르의 어딘가에서 불고 있는 온풍의 기운이 보라에 섞여있었다. 

  

  호크런도 도무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여러 번 군사 고문단을 내려보내 코르의 전역을 감시하고 조사해봐도, 왜 온풍이 생겨나는지 그 원인을 찾지 못했다.

  온풍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 다른 마법도 사용하여 보라를 날려보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19년 전에 자신이 직접 매머드 군단을 이끌고 코르의 본토를 정복하였을 때는 이런 온풍이 존재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보라에 섞인 온기를 호크런은 느낄 수가 있었다.

  자꾸 반역과 독립을 꿈꾸고 있을 코르를 완전히 제압하기 위해서는, 이 온풍을 잠재워야만 했다. 그래야 매머드를 이끌고 자신이 다시 한 번 코르의 본토를 유린할 수가 있을 것이었다.

  냉혈을 가진 동족은 아니지만 맨츠(Mantz) 벌판의 지리와 사정에 밝은 도르반을 대장군에 앉혀, 자기를 대신해서 코르를 핍박하도록 만든 호크런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도르반만 믿고 있을 수는 없었다.

  자신의 손으로 코르를 처절히 도륙해야만 모든 호렌(Horen) 세계를 완전히 제압했다고 안심할 수 있는 것이었다.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처럼 보이는 황제였지만, 오늘 밤도 호크런의 근심은 줄어들지 않고 있었다.

 ​ 

 

  *           *           *

 

 

  부우 부우~~~

  깊은 밤, 적막한 숲 속에서는 부엉이 소리만이 나직이 흘러 야영지는 차분함을 넘어 아주 음산했다. 

  대부분은 일찍 잠자리에 들어서 천막 주변은 쥐 죽은 듯 고요했다. 그러나 에반(Evan)의 천막 안에는 아직 등이 꺼지지 않았다. 에반과 수하들은 잠도 잊은 채 술을 들이키며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한 울분을 토해내고 있었다.

 

  "폐하가 우리에게 이럴 수는 없소이다. 에반 대장군이 극구 반대를 하는데도 폐하는 들은 척도 안하더군요. 어디 예전에 이런 적이 있었소이까?"

  "변했어요. 폐하는 변해도 아주 많이 변했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지금의 폐하가 왕좌에 오른 게 다 누구 때문입니까? 바로 에반 대장군 때문 아닙니까? 그런데 어떻게 폐하가 우리에게 이럴 수가 있냐 말입니다!!"

  에반을 위로한답시고 장군들은 저마다 한 마디씩 불만을 쏟아냈다.

  

  "아버지!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폐하의 이런 태도가 계속 된다면 우리 가문에 한 번 도전해보려는 자들이 생겨날 지도 모릅니다. 그런 일이 생기기 전에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에보크(Evoke)도 분에 겨워 어른들의 말에 끼어들었다.

 

  한참을 듣고 있던 에반은 꽤 고상한 표정을 지으며 점잖게 말을 꺼냈다.

  "너무 흥분하지들 마시오. 어차피 나의 적은 이 나라 안에는 없소. 저기 북쪽에 있는 호크런이 바로 우리의 적인 것을 잊었소? 오늘 일이 뭐 대수라고... 우리에겐 퓨그(Fuug)를 몰아내고 맨츠를 되찾아야 할 역사적 사명이 있소. 나는 그 사명을 다하는 날까지 쉼없이 전진할 것이오... ... ... 음... 그런데 말이오... 요즘 들어 그 일에 방해가 되는 것이 딱 하나 있단 말이야... 아주 눈에 거슬려... 대장부가 말이오... 역사적인 대업을 이루려면... 거기에 방해가 되는 것은... 미리 제거하는 게 순리가 아니겠나... 하는 생각이 자꾸 드는구려..."

  에반의 말이 무슨 의미인 줄 장군들은 이미 다 알고 있었다. 다만 먼저 어떻게 하자는 얘기를 꺼내는 사람은 아직 없었다.

 

  "아버지, 아까 계곡으로 깊이 들어갔을 때 폭포 근처에서 호랑이굴을 보았습니다. 가까이 가기 전에는 못 알아보겠더라고요. 열 마리는 족히 넘어 보였는데 먹이를 가지고 서로 다투는 양상이 그동안 많이 굶주린 것 같았습니다. 물론 제가 잡은 건 그 무리를 잠시 이탈한 놈이었고요. 그 놈을 죽이려고 화살을 쏘았는데 다른 놈들은 방금 잡은 사슴 고기를 먹느라 정신이 없더군요. 크란산에 호랑이떼가 출몰한다는 게 거짓이 아닌 걸 알았습니다." 에보크가 음흉하게 말했다.

  "그 호랑이들이 지금의 주제와 무슨 관련이 있다는 거냐?" 나리프(Nariff)가 의아한 표정으로 에보크에게 물었다.

  "아, 아닙니다, 장군님. 그냥 내일 폐하나 베니안 왕세자가 혹시 그쪽으로 사냥을 가지는 않을까 해서요. 하도 속이 상하다보니 제가 별 쓸데 없는 얘기를 했나보군요." 에보크가 대충 둘러대자 장군들은 무릎을 탁 치며 크게 웃었다. 에반도 눈썹을 실룩거리며 깊은 미소를 지었다.

  "역시 너는 대장군님의 아들이다. 이거 내일 사냥이 무척 기대되는데?" 취기가 오른 토리크(Torik)는 남은 잔을 비우며 즐겁게 말했다.

 

  이미 에반과 측근들은 다음 단계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방향이 정해지자 다들 호탕하게 웃으면서 다시 술잔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다음 날...

  아침 안개는 벌써부터 자욱하게 숲 전체를 덮고 있었고, 국왕이 잠을 잤던 천막 앞에는 이미 많은 장군이 왕을 기다리며 도열해 있었다.

 

  평소와 다르게 에반(Evan)은 주위의 측근들에게 아무 말도 하질 않았다. 곁에 있는 아들 에보크(Evoke)도 말이 없었다. 젊은 혈기를 마음껏 발산하며 어제 보여줬던 그 도도하고 거만했던 태도와 비교하면, 어쩐지 무척 침착해진 모습이었다. 

  겨울 아침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한파가 몰아친 것도 아닌데, 갑옷도 두툼하게 입어 언뜻 보면 왠지 겁쟁이가 전쟁터에 처음 출격하는 분위기였다. 에반의 어깨나 근처에 늘 붙어있던 송골매 빌로(Veelo)도 이상하게 오늘은 보이질 않았다.

 

  얀스(Jans)는 이런 미세한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급히 파르코(Parco)에게 다가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라는 경고의 메세지를 주었다. 그런데 파르코는 얀스에게 알았다고 하면서도, 지금 당장 특별한 증거도 없는데 무엇을 할 수 있겠냐는 말만 했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자, 왕과 왕세자가 천막에서 나왔고 에반이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어제의 일로 에반의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을 염려해서인지, 왕도 평소보다 더 반갑게 그의 인사를 받았다.

  사냥에 나설 준비가 다 된 걸 확인한 왕은, 행선지를 어디로 정할 것인지 잠시 머뭇거렸다.

  그런데 아들인 베니안은 마냥 신난다는 표정만을 지었다. 자신의 마음 속에는 이미 정해놓은 곳이 있어보였다.

  늘 병치레를 하느라 그동안 고생을 많이 했던 아들을 걱정해서인지, 왕은 베니안에게 사슴 사냥을 가자고 슬쩍 권했다. 그런데, 에보크가 갑자기 나서 사슴보다는 호랑이를 잡는 것이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왕세자에게 권했다.

  베니안은 어린애로 취급받는 게 싫었는지 당연히 호랑이가 훨씬 더 좋겠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아들의 눈치를 확인한 왕은 더 이상 말리지 못했다. 

  요즘은 그래도 병세가 많이 호전되었기에, 어차피 한 번 남자답게 즐겁게 놀아보라는 뜻으로 아들의 청을 들어줄 수밖에는 없었다.

  분위기에 떠밀리듯 왕은, 어제 들어갔던 계곡 안의 분위기에 대하여 에보크에게 물었다.

  

  에보크는 계곡 거의 끝의 폭포수 근처에 호랑이가 있어 사냥을 한 것인데 조금만 더 깊이 들어갔으면 호랑이의 소굴을 발견하여 여러 마리를 다 잡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시합에 주어진 시간이 촉박해서 많이 아쉬웠다는 얘기를 했다.

  호랑이의 소굴이라는 말에 걱정이 된 왕은, 이번에는 하이란에게 어제 본 크란(Krann)산의 언덕과 벌판에 대해서 물었다. 

  하이란은 호랑이는 보지 못했고 많은 초식동물이 즐겁게 뛰어 놀았다고만 말했다.

  잠시 갈등에 젖은 왕은, 이번은 첫 사냥이니 그냥 편안하게 사슴을 잡아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다시 아들에게 권했지만, 베니안은 막무가내로 고개를 저으며 살아서 숲을 뛰어다니는 호랑이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

  할 수 없이 왕은 아들의 소원도 들어주고 에보크의 기분도 좀 풀어줄 겸, 오늘의 사냥은 계곡으로 가자고 최종적인 지시를 내렸다.

  에반과 에보크는 탁월한 선택이라며 왕을 칭송했지만, 파르코는 호랑이의 소굴로 들어가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니 근위병을 많이 대동하시라고 건의를 드렸다.

  그런데 에보크는, 근위병이 너무 많으면 호랑이에게 쉽게 들키고 위치도 곧바로 노출이 될 수 있으니, 꼭 필요한 인력만 데려가시는 것이 좋을 거라고 말했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의 굴에 들어가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일인데, 파르코 장군은 그런 배짱도 없냐는 말로 장군 토리크(Torik)도 은근히 비꼬았다.

 

  오늘은 왕이 주로 에반 측의 건의를 받아들였다.

  다른 장군은 뒤에 남으라 명령하고는 몇 명의 근위병만을 데리고 사냥을 떠나기로 결정하였다. 에반과 에보크가 같이 가기로 했고, 파르코와 하이란도 왕의 뒤를 따르겠다고 자청했다.

 

  그때 이런 왕의 말을 귀담아 듣던 얀스는 갑자기 발을 동동 구르며 하멜을 찾았다.

  "왕자님, 이건 음모입니다. 왕과 왕자를 그냥 저렇게 계곡으로 가게 해서는 안됩니다!" 얀스가 목소리를 낮춰 하멜에게 말했다.

  "나도 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긴 하는데... 그런데 저번에는 에반이 전쟁을 서두르니까 그에게 힘이 집중되는 것이 우리에게 더 유리하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또 에반을 경계하고 오히려 왕을 감싸자고 하니..." 하멜은 혼란스럽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왕이 없으면 에반이 바로 전쟁을 시작하겠지만... 지금은 때가 아닙니다. 만약 에반의 반역이 성공하면 그는 퓨그(Fuug)와의 전면전을 치르기 전에 파르코와 우리를 모두 죽일 겁니다. 지금은 일단 왕의 신변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할 때입니다. 에반의 측근들은 왕자님을 아직 어린 아이로 보기 때문에 야영지 주변을 혼자 돌아다녀도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안개에 갇힌 저쪽으로 가셨다가 슬쩍 사라져 곧장 왕의 뒤를 따라가십시오. 한시가 급합니다. 빨리 서두르세요!!" 얀스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초조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하멜은 이런 얀스의 재촉이 무척 어색했다. 그렇다고 지금은 얀스의 뜻대로 움직이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은 없어 보였다. 

  그래서 하멜은 그저 답답했다.

 ​

  

  새소리만이 맑게 들리는 고요한 계곡은 아침 안개에 뒤덮혀 더욱 적막이 흘렀다. 계곡을 내려다보는 저 멀리 절벽 근처에서 맹수의 눈이 하나둘 반짝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이란은 왠지 소름이 돋는다며 더 가는 건 위험하다고 파르코에게 건의를 했지만, 파르코는 왕과 왕자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는지 너무 걱정 말라고 하이란을 달랜 뒤 계속 일행을 따라갔다.

  

  안개가 오히려 더 심해져 주위를 정탐할 시야도 많이 흐려진 상황이 되었다. 

  왕은 더 이상 나아가는 게 무리라고 판단했는지 잠시 멈추라고 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에보크는 어제 자기도 여기쯤에서 멈추었는데 조금 더 들어가면 호랑이떼를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듣고 있던 베니안도 조금만 더 들어가자고 왕에게 졸랐다.

  왕은 할 수 없이 에보크의 뜻대로 천천히 전진했다. 이번에는 파르코도 왕을 말렸으나, 에반은 든든한 근위병까지 있는데 호랑이 몇 마리가 무슨 대수냐고 말하며 피식 웃었다.

 

  안개가 더 짙어지면서 한 치 앞도 보이질 않자 에반은 베니안의 말을 슬쩍 다른 방향으로 돌렸다. 일부의 근위병도 파르코와 하이란을 베니안과 같은 방향으로 안내했다.

  

  얼마쯤 갔을까... 

  이상한 느낌이 든 파르코가 나지막이 왕을 불렀지만, 왕은 이미 에보크와 함께 사라진 뒤였다. 파르코가 왕의 행방을 걱정하는 사이에, 이제는 왕자의 행방도 묘연해지고 말았다. 하이란이 왕을 신경쓰느라 왕자에게 잠시 관심을 두지 못한 결과였다. 그제서야 긴장한 하이란은 모래밭에서 바늘을 찾는 심정으로 주위를 샅샅이 살피고 다녔지만 베니안은 응답이 없었다.

 

 

  서서히 안개가 걷히면서 수풀의 형상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그럴수록 에보크는 왕을 조금씩 폭포 쪽으로 유인해 갔고 에반은 왕자를 더욱더 고립시켰다. 

  파르코와 하이란은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따라 왕과 왕자를 찾아 헤맸으나, 막상 가보면 길을 잃은 근위병들 뿐이었다.

  

  갑자기 계곡에 바람이 불어 안개들을 모두 흩뜨려놓았다. 동시에 사람 냄새를 계곡 안에 온통 진동시켜 놓은 것이었다.

  그러자 왕과 에보크가 있는 곳이 훤하게 노출되기 시작했다. 

  왕도 이제는 저 멀리에서 호랑이떼가 우글거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파르코와 하이란이 있는 곳에서는 이런 광경을 볼 수 없었다.

  파르코가 근처에서 겨우 왕자를 찾았을 때, 에반은 반쯤 꺼내든 칼을 집어넣으며 태연하게 낮은 목소리로, 왕과 같이 있지 않고 지금 뭐하는 것이냐고 오히려 핀잔을 주었다.

  

  왕의 위치는 완전히 노출되었다. 

  놀란 왕과 에보크는 칼과 활을 움켜잡았고, 호랑이 몇 마리는 서서히 이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하늘에서는 큼지막한 송골매들이 주위를 빙빙 맴돌았다. 분명 그 중에는 빌로도 있을 것이었다.

  왕은 에보크에게 호랑이들이 오고 있다며 신호를 했고, 에보크는 자신의 활로 저 몇 마리를 잡아 돌아가면 멀리 폭포에 있는 나머지 호랑이들이 눈치채지 못할 테니 절대 소리 내지 마시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옆으로 숨어 화살을 조준하겠다고 말하고는 차츰 왕과의 거리를 벌려갔다.

 

  호랑이들은 왕쪽으로만 더 빨리 다가오고 있었다. 왕은 자신의 말이 다른 호랑이들에게까지 노출된 것을 느끼고는 공포에 휩싸여 어쩔 줄을 몰라하자, 일이 크게 잘못되고 있다는 걸 깨달았으나 이미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드디어 호랑이들은 속도를 높여서 몰려들기 시작했다. 왕은 고삐를 당겨 말을 돌리려 하였으나, 넋이 나간 말은 어디로 갈지 방향을 잡지 못하고 그저 제자리에서만 맴돌 뿐이었다.

  이제는 왕의 목숨이 위태로운 긴박한 순간!!

  

  삐익~~~!!!

  카랑카랑한 외마디 피리 소리가 계곡 안에 강하게 울려 퍼졌다. 이 소리에 놀란 새들이 하늘로 동시에 날아올랐으며, 이제는 멀리 있던 호랑이떼 모두도 왕쪽으로 달려가는 동료들을 확인하고는 다 같이 몰려들었다. 파르코와 근위병들은 피리 소리가 난 곳으로 즉시 말을 달렸다.

  그럼에도 에보크는 어디 있는지 도무지 반응이 없었다. 왕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해 낼 수 없는 호랑이떼가 무서운 속도로 달려들었고, 두 발을 쭈욱 내밀고 왕을 덮치려 하고 있었다.

  그 순간!!!

  슉! 슉! 슉! 슉! 슉!!!

  허공을 가르는 무언가가 휙휙 지나가면서 거칠게 다가오던 호랑이들은 갑자기 비틀거리며 하나둘씩 땅바닥에 고꾸라졌다.

  쿵~ 쿵~ 

  풀썩~ 풀썩~

 

  잠시 후, 모두가 왕에게 당도했다.

  왕은 말에서 떨어졌지만 가벼운 상처만 입은 상태였고, 그제서야 나타난 에보크는 과도하게 숨을 헐떡이며 왕에게 다가와 괜찮은지를 물었다. 

  파르코도 왕에게 달려갔고, 하이란과 함께 온 베니안은 눈물을 글썽이며 어린 아이처럼 아버지를 꼭 껴안았다. 왕도 아들을 쓰다듬자 긴장이 다 풀려버렸다. 자신은 괜찮으니 걱정말라고 말하며, 어찌된 일인지 확인부터 하라고 근위병들에게 명령했다.

 

  주변에는 십여 마리의 호랑이가 목덜미에 화살을 맞고 쓰러져 있었다. 하지만 일반 화살촉이 아닌 뾰족한 침이 박힌 작은 화살이었다. 살펴보니 호랑이들은 죽지 않고 잠시 기절만 한 상태였다.

  

  “어? 하멜!” 갑자기 하멜을 발견한 하이란이 소리쳤다.

  모두가 그쪽을 바라보니 정말 하멜이 큰 나무의 가지 위에 올라가 있었다. 거기서 무엇을 하는 것이냐고 파르코가 묻자, 하멜은 서둘러 나무에서 내려와 왕에게 고개를 숙이며 안부를 물었다.

  

 

  “네가 이 화살을 쏜 것이냐?” 정황을 넘겨짚은 왕이 먼저 물었다.

  “네, 그렇습니다, 폐하.”

  “저 나무에는 언제 왜 올라간 것이냐?” 대충 짐작을 한 파르코도 냉정하게 물었다.

  “안개가 너무 짙게 끼었는데 폐하께서 그래도 호랑이 사냥을 가신다기에 솔직히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얀스 선장도 폐하의 안위가 걱정된다며, 저보고 몰래 따라가라고 지시를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말없이 일행을 따라왔었고, 폐하께서 말을 멈추실 때 왠지 음산한 기운이 느껴져 주위를 살피려 근처에 있는 나무에 올라갔는데, 호랑이떼가 바로 보여서 일단 활을 꺼내 들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호랑이들이 빨리 달려들기에 우선은 급해서 피리를 분 것입니다.” 하멜이 침착하게 말했다.

 

  “호랑이를 쏜 화살이 보통 화살은 아닌 것 같은데 어찌된 일이냐?” 왕이 차분하게 물었다.

  “코르에서 호랑이는 짐승의 제왕이라고 들었기에, 콕센(Coxen)에서 온 소인이 함부로 죽이면 안 될 영물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강력한 마취제를 발라 급소만 쏜 것이옵니다, 폐하.” 하멜이 공손하게 대답했다. 그리고 조그만 병을 살짝 들어 보여주었다. 

  근위병이 병을 받아 왕에게 전달하는 사이에, 하멜은 하이란을 슬쩍 쳐다보며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네가 피리를 불지 않았으면 에보크가 가까이 있는 호랑이 몇 마리를 문제없이 잡아, 즐겁게 사냥을 하고 폐하께서도 이처럼 다치지 않았을 텐데, 그 피리 소리 때문에 상황이 더 악화된 것 아니냐?!” 에반은 오히려 하멜을 질책하며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근위병들조차 에반의 주장에 동조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아니다. 네가 짐의 목숨을 구해주었구나. 그 활솜씨 또한 대단하다. 너를 이리로 보낸 얀스 선장도 불러다가 크게 상을 내려야겠다." 왕이 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오히려 하멜을 칭찬하자 에반과 에보크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졌다.

  "그저 폐하가 걱정이 되어 행한 것이옵니다. 그리 칭찬을 해주시니 소인은 몸 둘 바를 모르겠사옵니다." 하멜도 무척 표정이 밝아졌다.

  "그래, 이 코르를 떠나는 것 말고 소원이 있으면 한 번 말해 보거라. 너의 그 활약을 칭찬하는 의미로 이 자리에서 짐이 당장 허락을 하리라.”

  왕의 뜻밖의 제안에 놀란 하멜은 서둘러 무릎을 꿇었다.

  "저, 정말이시옵니까, 폐하?" 하멜이 떠듬거리며 말했다.

 

  "한 번 말해봐요, 하멜. 아바마마께서 약속을 하지 않으셨습니까?" 베니안 왕자도 즐겁게 말했다.

  “네, 그럼... 폐, 폐하, 소, 소인도... 이스트 포인트에 들어가고 싶습니다. 사관생도가 되어 훌륭한 장교가 되고 싶사옵니다. 부디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이 말에 에반과 에보크는 물론이거니와 파르코와 하이란도 입을 다물지 못했다.

 

  “폐하, 불가하옵니다. 계집의 입학을 허락했더니 이제는 이방인까지 나서서 이스트 포인트를 입에 담고 있습니다. 이 나라의 보배이자 미래인 이스트 포인트의 명예가 이토록 엉망이 되도 괜찮은 것이옵니까?”   에반이 격하게 흥분하며 왕에게 말했다. 하지만 왕은 그 말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태도였다.

  

  “이스트 포인트의 과정은 매우 힘들고 험난하다. 너의 조국은 코르가 아닌데 그런 곳에 들어가서 사서 고생을 하고자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어린 아이를 달래는 표정으로 왕이 물었다.

  “물론 폐하의 말씀대로 소인의 조국은 코르가 아니옵니다. 하지만 소인이 고향으로 돌아가려면 코르가 퓨그로부터 독립을 쟁취하는 길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사옵니다. 그래서 코르에 있는 동안 소인의 조국은... 바로 코르이옵니다. 소인도 하루 빨리 코르의 독립을 보고 싶사옵니다. 소인도 코르의 독립을 위해 힘껏 싸우고 싶사옵니다. 그리고 훗날 폐하께서 그 큰 대업을 이루시고 나면, 소인과 얀스 선장을 꼭 고향으로 돌려 보내주시옵소서. 그게 소인의 간절한 소원이옵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하멜이 겨우 말을 마쳤다. 이를 듣던 하이란의 눈에서는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왕은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에반과 에보크는 설마 왕이 허락을 한다는 결정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며... 일단은 왕의 입만 바라보고 있었다.

 

  천천히 왕이 다시 눈을 떴다. 그리고는 말없이 말에 올랐다. 그러자 근위병들은 베니안 왕자도 억지로 말에 태웠다.

  하멜은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설움에 겨운 하이란은 두 손을 얼굴에 묻고는 계속 흐느꼈다. 에반과 에보크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자신들의 말에 오르려 했다.

 

  그때 왕이 뒤를 돌아보며 모두에게 한 마디를 하고는 야영지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하멜에게 이스트 포인트의 입학을 허락하노라.”

  에반과 에보크는 거의 까무라칠 정도로 비틀거렸다. 그들의 얼굴에는 이제 왕에 대한 저주와 복수심만이 이글거렸다.

 

                                       

                                1부 끝

 

 

  1부 줄거리

 

  콕센(Coxen) 대륙을 제패하기 위해 네론(Nehron) 왕국의 국왕 마크(Mark)1세는 영토확장과 식민지정복에 열을 올렸지만, 가장 강력한 경쟁국인 앵글(Angle) 왕국을 꺾을 수는 없었다.

 

  마크 1세의 손자 하멜이 태어나던 날, 아주 밝은 유성이 콕센의 하늘을 지나쳐 멀리 동쪽으로 날아가자, 천문학자 레오(Leo)는 그 별이 바로 예언에 나오는 절대힘의 원천 ‘사자의 심장’이라고 단언한다. 마크 1세의 외아들인 황태자 요한슨은 아버지를 대신해 유성을 차지하려 동방으로 원정을 떠나지만, 2년 후 얀스라는 과학자만이 가까스로 돌아와 원정대가 폭풍우와 해적을 만나 전멸했다는 소식만을 전한다.

 

  그로부터 18년 뒤, 청년으로 성장한 왕자 하멜은 미지의 동방에서 '가장 위대한 자'가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사자의 심장’을 차지하기 위해, 할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레오 박사의 수제자인 얀스와 함께 아버지처럼 원정을 감행한다.

 

  하멜을 태운 스페르(Sperr)호는 지구의 정반대 편 호렌(Horen) 대륙에 거의 도착하지만, 갑자기 풍랑을 만나 대부분의 대원이 죽고 하멜과 얀스만이 낯선 곳에 표류한다. 호렌의 동쪽 끝 코르(Corr)왕국의 코지(Cozee)섬에 표류한 하멜과 얀스는, 주변 정찰에 나서다 원주민의 공격을 받아 얀스는 붙잡히고, 하멜은 계속 따라 다니던 흰 사슴의 도움으로 겨우 탈출한다. 

  그 사슴이 인도하는 어떤 동굴로 들어간 하멜은 갤라(Gaela)산 지하에 있는 환상적인 신선의 세계를 보게 된다.

 

  그곳의 왕으로부터 아버지인 요한슨이 18년 전 심하게 부상을 입은 상태로 이곳에 표류했었고, 결국은 숨을 거둬 자기가 타고 온 사슴으로 환생했다는 얘기를 들은 하멜은, 눈물로써 아버지 사슴과 해후를 한다. 절대힘을 가진 유성을 찾아 그 힘으로 아버지를 다시 사람의 모습으로 돌려놓겠다고 다짐하며, 하멜은 사슴의 목에 걸려 있는 아버지의 반지를 가지고 당당하게 지상으로 나아간다.

 

  원주민의 성에서 얀스는 18년 전 함께 동방원정에 나섰던 옛 친구 파르코를 만나는데, 코르의 해군제독이 된 그는 자신과 외모가 비슷한 이방인이 표류했다는 보고를 받고 수도인 한즈(Hanz)에서 내려온 것이다.

 

  파르코가 얀스에게 지난 일과 현재 코르의 상황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풀어놓자, 하멜과 얀스는 유성을 찾기도 전에 우선 코르를 탈출해야 함을 깨닫는다. 한편 하멜은 원주민의 총독 완저의 딸 하이란(Hiran)을 만나 그녀와 가까워진다.

 

  18년 전 ‘7일 전쟁’의 패배로 퓨그 제국의 식민지로 전락한 코르는, 독립전쟁에서 승리하기 전까지 비밀유지를 위해 이방인을 국외로 내보내지 않는다. 하멜과 얀스는 현재 호렌에서 가장 위대한 자인 퓨그의 황제 호크런의 손에 '사자의 심장'이 있을 게 분명하다고 확신하며, 퓨그의 수도 디퍼슨(Deeperson)으로 갈 방법을 찾는다.

 

  파르코가 얀스와 하멜을 한즈로 압송하려 코지섬을 떠나는 과정에서, 무예가 뛰어난 하이란은 사관학교인 이스트 포인트에 들어가 호크런에게 복수할 기회를 잡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남장을 하여 몰래 배를 탔다가 하멜에게 들킨다. 얀스는 하이란의 비밀을 지켜주는 대가로 코르를 탈출할 방법을 가르쳐달라고 하고, 하이란은 이스트 포인트에 들어가 훌륭한 장교가 되면 매년 정기사신단에 끼어 디퍼슨에 갈 기회가 주어진다고 말한다.

  

  한즈로 압송되어 국왕 휘레스(Phoiress)를 알현하는 자리에서, 코르의 백성이 되라는 의미로 주술사가 이마에 새기는 문신이 하멜에게만 제대로 찍히지 않자, 군부의 최고 실권자인 대장군 에반은 하멜이 부정한 요물이라며 당장 죽이자고 건의하지만, 왕은 아직 어리니 일단 두고 보자며 파르코가 책임지고 이방인을 관리하라고 명한다.

 

  하멜은 한즈의 성곽과 이스트 포인트 영내를 관할하는 경비대에서 일반 병사로서의 삶을 시작하고, 얀스는 무기공장에 배속되어 더욱 발전된 무기를 만들라는 명령을 받는다. 빨리 퓨그와 코르 간에 전면전이 일어나야 그 혼란 중에 코르를 탈출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얀스는 코르군이 생각지도 못했던 첨단무기들을 개발하는데 전력을 다한다. 한편 하이란은 파르코 장군의 수하가 되어 무술을 가다듬는데 여념이 없다.

  

  국왕은 요절한 브리젠(Brizenn) 형님 부부의 참배를 위해 크란산 전몰장병의 묘지에 들르는데, 추도식이 끝난 후 에반은 난데없이 사냥대회를 개최하여 국왕과 왕세자 베니안의 참석을 종용한다.

 

  에반의 아들 에보크는 엄청난 무술실력을 뽐내며 좌중을 압도하고, 에반은 그런 아들을 치켜세우며 에보크와 대적할 자가 있으면 나와보라고 한다. 이때 파르코의 호위무사로 변장한 하이란이 나서고, 하이란은 에반과 에보크의 코를 납작하게 만드는 뛰어난 무예와 재치로 왕을 감동시킨다. 

  남자답지 않은 왜소한 몸으로 훌륭한 성과를 올린 하이란에게 왕이 상을 내리겠다며 소원을 말해보라고 하자, 하이란은 남장을 벗고 완저(Wanzer) 총독의 딸임을 솔직히 밝히며 이스트 포인트에 들어가게 해달라고 애원한다.

 

  이스트 포인트 출신인 에반은, 학교의 전통을 깨는 여자의 입학은 불가하다며 반발하지만, 결국 자신의 건의가 묵살되자, 분노하여 다음 날 사냥 중에 왕과 왕자를 제거하려 계략을 꾸민다.

  그러나 이번에는 얀스와 하멜이 에반의 음모를 눈치채고, 치명적인 위기에서도 결국 왕과 왕자의 목숨을 구한다.

  이에 크게 감동한 왕은 이방인의 소원도 들어주어, 하멜은 하이란처럼 이스트 포인트의 입학을 허락받고, 얀스는 이스트 포인트의 교수직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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