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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동물의 연예
작가 : 모험
작품등록일 : 2019.9.4

1817년 늦가을 대한민국 지리산에 살던 동물들이 200년이 지나 인간으로 환생해 만났다? 동물의 특색을 지닌 사람들이 IT중소기업에서 만나 벌어지는 독특한 연예기.


1817년 늦가을 대한민국 지리산에 살던 동물들이 200년이 지나 인간으로 환생해 만났다?

지리산 칠선계곡의 터줏대감인 반달곰과 이 세상에 자기만 있는듯 살아가는 하얀토끼가 IT중소기업에서 만났다.

연예 한번 못해본 모쏠 반달곰이 그녀를 차지하기 까지. 즐거운 상상력의 로맨틱코메디 소설.

 
2회 - 직장상사도 등장
작성일 : 19-09-04 09:38     조회 : 184     추천 : 0     분량 : 4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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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벅! 터벅! 터벅!

 

 노루의 등 언저리를 크게 물고 동굴로 걸어가는 길에 핏자국이 길게 그리어진다. 그냥 막무가내로 먹어 치울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노루처럼 큰 먹잇감의 경우 나름 손질이란 게 필요하다. 거구의 그 라도 한 번에 먹어치우진 못하기에 보관이란 걸 하기 때문이다.

 

 동굴 입구에 도착해 노루를 철퍼덕 바닥에 던져놓고 주변을 살핀다. 이 산에 그와 견줄만한 동물은 없지만, 어미에게 듣기로 호랑이란 놈이 가끔 얼씬댄다고 했다. 한 주먹 거리밖에 안되는 놈이 어찌나 센 척을 한다던지.. 그놈뿐만 아니라 들개, 매, 독수리 등 별것도 아닌 것들이 귀찮게 하면 마음 편히 먹기 힘들기에 동굴 앞까지 끌고 와 경계를 하곤 한다.

 

 자리를 잡고 앉아 일단정신없이 먹어치운다. 게걸스럽고 공포스럽기 이루 말할 수 없는 광경이다. 주둥이는 말할 것도 없고 가슴에 난 하얀 털에도 빨간 피가 물들여졌다.

 

 "우걱우걱…. 크르르."

 

 질긴 생고기도 그의 억센 이빨과 턱 힘에 잘 익힌 게살을 찢듯이 부드럽게 잘려나갔고 자잘한 뼈 정도는 사탕 깨물듯 오도독 소리를 내며 부셔먹었다. 게걸스럽게 먹는 소리가 동굴에서 어느 정도 떨어진 곳에까지 울려 퍼졌다. 어떤 용감한 자도 이 소리를 듣는다면 근처에 접근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정신 나간 동물 하나가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무서운 눈빛으로..

 

 곰은 갑자기 숨이 턱 막혔다.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는 것 같았다. 살아있는 동물이 아닌 지옥에서 온 마귀가 자신을 지켜보는 느낌.. 그놈이 또 온 건가.. 하는 찰나 동굴 입구 왼편 수풀 속에서 반짝이는 무언가를 보았다.

 

 "쿠오오!"

 

 화들짝 놀라 입에 물고 있던 그 고기 조각도 놓친 채 한 발짝 날아오르듯 뒤로 뛰었다.

 

 또 그놈이다. 체구는 작지만 무시무시한 안광을 뿜어대는 그놈. 사정없이 길게 찢어진 눈빛은 빛나다 못해 빨간 불빛을 낸다. 마치 눈동자 자체가 핏빛인 듯 붉다.

 

 '부스럭. 스륵.. 스륵..'

 

 슬금슬금 수풀에서 기어 나와 밝은 아침부터 그 무시무시한 정체를 드러냈다. 곰을 위협하듯 상체를 꼿꼿이 세우고 위협하듯 앞발을 들어 뾰족한 발톱을 할퀴는 듯 위협한다. 멀리서 보면 갓 태어난 아기가 아등바등하듯 귀여워 보일지 모르지만.. 곰의 두 눈에 가득 찬 그의 모습은 10m가 넘는 사마귀를 보는 듯했다.

 

 "캬오~!"

 

 상체를 세운 키는 대략 20센티가량이고 회색빛 억세 보이는 털이 비규칙적으로 사방팔방 솟아 있다. 튀어나오다 못해 구불거리는 주둥이는 곰을 향해 욕지거리를 퍼붓듯 울부짖는다.

 

 "찍! 찍! 캬오"

 

 그의 의도와는 달리 아주 작은 소리였지만 곰에게는 잡아먹을 듯한 두 눈과 자신을 향해 아등바등 휘두르듯 위협하는 손짓에 이미 전의를 상실했다. 겁먹은 채 두 걸음 더 뒤로 물러선다.

 

 그래. 이놈이다.. 자신을 밤마다 괴롭히던 그놈. 그놈은 마치 곰처럼 두 발로 천천히 다가온다. 얇고 길게 뻗은 꼬리를 바닥에 받쳐 몸을 의지하며 다시 있는 힘을 다해 울부짖는다.

 

 "찍!"

 

 지리산 최고의 맹수. 반달곰을 위협하는 이놈은.. 바로 회색 들쥐다.

 

 사실 들쥐도 처음엔 곰을 마주치고 깜짝 놀랐었다. 맛있는 과일과 단감의 향에 끌려 이 커다란 동굴 근처까지 왔는데 그 안에서 땅을 울리는 저음이 흘러나왔었다. 도망쳐 돌아가려는 찰나에 저 무시무시한 검은 반달곰이 걸어 나왔다. 연신 하품을 해대며 느릿느릿 걸어 나오는 거대한 덩치를 보고 들쥐는 일순간 얼어붙어 꼼짝도 못 하고 서 있었다. 이젠 죽었다.. 하던 예상과 달리 들쥐의 서슬 퍼런 눈매를 보곤 곰도 역시 얼어붙었다.

 

 "크르릉.."

 

 곰은 어렸던 시절 들쥐란 놈을 간식 삼아 몇 번 잡아먹어 봤지만 저렇게 무서운 눈빛으로 쏘아보는 놈은 처음 봤다. 마치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가 아닌 저승에서 내려온 악마의 눈빛이었다. 싸움은 덩치로 하는 게 아니라는 듯이 몇백 배의 체급 차를 무색하게 하는 눈빛이었다.

 반면에 들쥐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었다. 지금껏 본 곰 중 가장 큰 놈이 마치 자신에게 겁을 집어먹은 듯 슬금슬금 뒤로 물러나며 떠는 게 아닌가. 그 모습이 들쥐에게는 처음 느끼는 희열로 다가왔다. 덩치 큰 놈들에게 쫓기며 썩은 과일과 벌레를 먹으며 살던 자신에게 어마어마한 괴수가 겁을 먹고 있다? 냉혹한 동물들의 세계에서 이 둘은 어처구니 없이 서열을 뒤집고 말았다.

 

 그런 첫 만남을 가진 들쥐는 곰이 사냥을 마치고 돌아오는 저녁때를 기다리다 자신이 눈빛이 더욱 무서워 보이는 어둠 속에서 튀어나와 곰을 쏘아본다. 처음엔 목숨을 건 장난이었지만 지금은 다른 이유로 괴롭힌다.

 조금 더 일찍 나와 살이 오른 물고기와 무지막지한 힘을 이용해 노루나 꿩. 들개들을 잡아먹고 풍족하게 살 수 있는데.. 하루 종일 퍼 자다 배고프면 느릿느릿 기어 나와 땅에 떨어진 과일과 도토리만 주워 먹고 기껏 간다는 데가 제일 가까운 냇가 웅덩이에서 조그만 물고기만 들입다 먹어대는 게 꼴 보기 싫었다. 자신에겐 없는 축복받은 몸과 힘을 갖고도 게으름에 아무 데도 쓰지 않는 그가 못마땅했다.

 

 그런 들쥐의 의도대로 제대로 겁을 집어먹은 곰은.. 노루고 머고 다 내팽개치고 안전한 곳으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바로 뒤 동굴 안은 그 누구도 들어온 적 없는 자신만의 공간이었다. 결국 그는 저 조그만 들쥐에 대응해보려는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동굴 안으로 슬금슬금 돌아 들어갔다..

 

 "크르르.."

 

 동굴 안에 들어서 공포에 떨린 몸이 수그러들자 치욕감과 한심함이 밀려온다. 슬퍼서라기보단 억울함과 자괴감, 자신에 대한 분노로 울컥 눈물이 났다, 곰은 잠을 통해 모든 것을 잊고 싶었다.

 

 그때. 포근한 나뭇가지 사이에 몸을 눕히자 짧고 높은 비명과 함께 무언가가 툭 튀어나왔다.

 

 "쿠오아아아아!!!"

 

 곰은 화를 냈다기보다는 놀라서 고함을 질러 댔다. 동굴이 흔들릴 정도로 거대한 고함에 그 무언가도 멈춰 웅크려 벌벌 떨었다. 도대체 뭐지? 놀란 상태로 두리번거리다 바짝 웅크려 벌벌 떨고 있는 새하얗다 못해 빛나는 하얀 털을 지닌 그 것을 찾았다. 뒷모습으로 보이는 하얀 등 가운데에는 동그랗고 뽀얀 꼬리가 앙증맞게 달려있다.

 

 이내 뒤로 빼꼼히 뒤돌아본 그 것은 잔뜩 뒤로 내린 큰 귀를 가지고 있으며 눈물이 고인 눈동자는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며 동정하듯 바라보았다.

 

 곰의 손바닥만 한 그 것은 하얀 토끼였다.

 

 

 

 ===============================

 

 

 

 그는 줄무늬 트렁크 팬티에 하얀색 러닝셔츠를 입었다. 성인 여자는 가뿐히 덮을 듯한 이불만 한 바지를 입고 2XL 회색 체크무늬 셔츠를 걸쳤다. 셔츠 단추를 잠그는 커다란 손가락이 조그마한 단추와 대비되어 버거워 보인다.

 

 '하암.. 가기 싫다..'

 

 아무래도 그는 직장인 체질이 아닌 것 같다. 그도 항상 그렇게 느끼고 그의 직장 상사들 역시 똑같이 생각하곤 했다. 하지만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꼬박꼬박 월급 주는 곳에 감사해 하며 그 나름대로 참고 견디며 다니고 있다. 느긋한 성격답게 일처리가 빠릿하진 않지만 오류를 범하면 안 되는 그의 직업 특성에 적합하게 실수는 없는 편이었다. 어쩌면 저 엄청난 덩치를 쓰는 업종이 아니라면 천직일지도 모른다.

 

 서울 외곽인 김포에 위치한 그의 집에서 회사까지는 약 한 시간 반 정도 버스와 지하철을 번갈아 타야 도착한다. 이른 새벽 밝지 않은 거리를 버스를 타러 가는 그의 모습에 앞서가던 여자들은 발걸음이 빨라진다. 흔히 있던 일이다. 어두운 밤거리 뒷골목 양아치들도 그의 육중한 덩치와 험악한 얼굴에 겁부터 집어먹는다.

 

 중학교 때부터 그는 또래보다 털이 많이 났으며 덩치 또한 두 배에 달할 정도로 컸다. 결코, 못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자세히 보면 귀엽기까지 하다.) 커다란 덩치 때문인지, 꾸미질 못하기 때문인지 호감형은 아니었다. 깎아도 깎아도 반나절만 지나면 거뭇거뭇 해지는 수염은 서른이 넘은 나이 뒤로는 잘 깎지도 않았고 그런 까닭에 여자들로부터 인기 또한 없었으며 서른 후반에 달하도록 제대로된 연애 한 번 하지 못했다. 마법사 수준을 넘어 대마법사가 되었을 법한 모태솔로 총각이었다..

 

 터벅터벅.

 

 유난히 사람이 접근하지 않는 그의 주변.. 길고 조용한 출근길 끝에 회사 앞에 도착해 아직 이른 아침 빛을 받은 회색 건물을 올려다본다.

 

 - 칠선엔지니어링 -

 

 입사 후 지금까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다닌 그의 회사. 전 직원 100여 명의 IT 중소기업이다. 수도권 엔지니어링 업체 중 은근 탄탄하다는 소문이 나 있는 적당한 규모의 중소기업이다.

 두 시간이나 일찍 출근한 사무실에는 벌써부터 불이 켜져 있었다. 전날 퇴근자가 불을 끄지 않고 퇴근했구나. 하는 찰나.

 

 "문 과장. 왔나."

 

 듣자마자 숨이 턱 막히는 목소리. 그가 그토록 두려워하는.. 이 부장이었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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