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등록된 작품이 없습니다
 
자유연재 > 판타지/SF
일단, 뛰어!
작가 : 김기현입니다
작품등록일 : 2019.9.3

뱀파이어 여인 일단.

그리고 두 명의 사내, 효령과 영실.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나는 오늘...빌어먹을! 그딴게 어딨냐고!

아직 하고 싶은 게 많다고!

지구 멸망을 막아줘 일단! 어서 뛰어!

 
1. Dear Moon(4)
작성일 : 19-09-03 23:53     조회 : 373     추천 : 0     분량 : 3601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서울, 효령과 영실의 거처 펜트하우스, 2019년 봄>

 

 “노아라는 뱀파이어를 쫓으면, 일단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펜트 하우스 내의 흔들의자에 앉아 의자를 앞뒤로 까닥거리면서 효령이 묻자, 소파에 앉은 영실이 대답하였다.

 

  “글쎄요…노블 뱀파이어끼리 서로 교류를 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람도 딱히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서로 교류하지는 않으니, 하물며 혼자 다니는 것을 선호하는 뱀파이어라면…”

 

  “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는 거야, 그 자식? 당최 연락을 안 하고 다니니, 원.”

 

  효령이 푸념하듯 툴툴거리는 말을 들으며 영실은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았다.

 

  유리창 밖으로 커다란 달이 불그스름하게 빛나고 있었다.

 

  만월에서 조금 지나 약간은 이지러진 달.

 

  일단, 너도 이 달을 보고 있을까?

 

  그렇겠지, 너는 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뱀파이어니까.

 

  달을 바라보는 영실의 눈이 깊어졌다.

 

 

 -----

 

 

  비행기 안에서 테러범들이 몰살되던 그 시각, 중국의 한 도시의 외곽지역의 낡은 건물 앞에 한 여자가 서 있었다.

 

  허리에 장도를 찬 여자는,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거의 수퍼문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커다랗고 선명한 만월이 빛나고 있었다.

 

  여자는 두 팔을 양 옆으로 벌려 깊게 심호흡을 한 뒤 건물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녀는 이제 낡아서 삐걱거리는 계단을 망설임없이 걸어 올라가, 2층의 한 구석 쪽에 있는 낡은 철문 앞에 다다랐다.

 

  철문을 잡고 당겨 열자 끼이익 하는 낡은 철문 특유의 소리가 아무도 없는 음침한 복도에 울려 퍼졌다.

 

  철문 안쪽의 공간은 불이 켜져 있지 않았지만, 여자에게는 그 어둠 속이 대낮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녀는 거침없이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가 걸어 들어가 도달한 곳은 벽에 설치된 나무문 앞이었다.

 

  오래되어 낡았는지, 닫혀 있는 문 틈새로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여자는 그 때까지 허리에 차고 있던 장도를 빼 들었다.

 

  스르릉 하는 소리와 함께 검이 검집에서 빠져 나왔다.

 

  뽑혀 나온 검날에는 검은 색으로 비반사 처리가 되어 있었다.

 

  여자는 양손으로 검을 꼬나들고 숨을 한 번 고른 뒤, 낮고 짧은 기합소리와 함께 나무문을 향하여 검을 빠르게 휘둘렀다.

 

  그녀의 검이 몇 번인가 가로세로로 휘둘러지자, 나무문은 마치 찰흙이라도 되는 것처럼 검의 궤적을 따라 깔끔하게 잘려 나갔다.

 

  여자가 검을 든 채로 잘린 문을 발로 가볍게 걷어차자, 이미 손잡이와 경첩부분으로부터 잘려나가 간신히 버티고 있던 나무문은 안쪽으로 쿵 소리와 함께 넘어졌다.

 

  문의 안쪽에는 한 눈에 봐도 폭력조직의 조직원들로 보이는 중국인 남자들 열 명 정도가 모여 있었다.

 

  각자 할 일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던 그들의 시선이, 넘어진 문과 그 문 너머에 서 있는 여자에게 일제히 쏠렸다.

 

  문 바깥에 선 여자가 장검을 들고 있는 것을 본 남자들이 일제히 단검, 장검, 막대기 등 각자의 무기를 꺼내 들었다.

 

  남자들 중 한 명이 위협적인 목소리로 을렀다.

 

  “뭐 하는 년이냐?”

 

  문밖에 선 여자, 최초의 뱀파이어는 문 안쪽의 인원들을 보며 혀로 검날을 핥은 뒤 씩 웃으면서 중국어로 대답하였다.

 

  “지옥에서 온 포식자다.”

 

  그녀는 검을 들어 남자들을 가리키며 말하였다.

 

  “글자, 여기 있지? 내놔.”

 

  남자들 중의 한 명이 피식 웃으며 말하였다.

 

  “무식해서 글자는 몰라도, 여자 다루는 법은 알지.”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손에 들고 있던 자신의 장검을 마주 들어 올렸다.

 

  그가 여자를 보며 씩 웃었다.

 

  “이리 와. 살살 다뤄 줄게.”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의 입 안에 수리검이 날아와 박혔다.

 

  수리검이 날아오는 것을 제대로 인지조차 하지 못한 사이 수리검이 혓바닥을 관통해 꽂혀버리자, 남자는 경악한 표정으로 손에 들고 있던 장검을 놓고, 고통에 찬 신음을 흘리며 두 손으로 수리검을 잡고 어쩔 줄 몰라 하였다.

 

  “끄으으으….”

 

  그것을 본 한 남자가 다른 남자 둘에게 말했다.

 

  “뽑아 줘.”

 

  말한 남자가 아마 이 방의 두목인 모양이었다.

 

  옆에 서 있던 남자가 두 손으로 수리검이 박힌 남자의 머리를 꽉 움켜쥐었다.

 

  그리고 또 다른 남자가 한 손을 처음 남자의 입에 집어넣어 수리검의 끝을 잡더니, 그대로 쑥 뽑아버렸다.

 

  “끄아아아아아!”

 

  바닥에 사방으로 피가 흩뿌려졌고, 목 안쪽에 깊은 구멍이 난 남자는 고통스러워하며 바닥을 굴렀다. 순식간에 비릿한 피비린내가 방 안에 진동했다.

 

  “니가 두목이냐?”

 

  여자가 말하자, 아까 수리검을 뽑으라고 명령했던 남자가 다시 말했다.

 

  “저 년을 산 채로 내 앞으로 끌고 와.”

 

  그 말과 동시에 남자들이 여자를 향하여 일제히 덤벼들었다.

 

  여자는 예상했다는 듯이 씩 웃으며 한 손에 쥐고 있던 무언가를 앞쪽 바닥을 향하여 강하게 던졌다.

 

  바닥에 부딪힌 그것은 펑 하고 터지며 눈깜짝할 사이에 방 전체를 희뿌연 연기로 덮어버렸다.

 

  “에취!”

 

  “컥! 콜록! 콜록!”

 

  방 안을 뒤덮은 연기는 단순한 연막이 아니라, 강력한 최루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 연기였다.

 

  남자들은 제대로 눈을 뜨지 못하고 한 치 앞도 보지 못하는 상태에서 콜록거리는 것밖에 할 수가 없었다.

 

  그 안에서 여자는 마치 연막탄도 최루 성분도 전혀 없다는 것처럼 태연하게 걸어 다니면서 남자들을 칼로 베고 다녔다.

 

  “악! 내 팔!”

 

  “크아악!”

 

  “헉!”

 

  “어딨어 이 년!”

 

  앞을 못 보는 상태에서 무방비로 당하는 자들의 비명소리에 겁에 질린 자들이 무기를 사방팔방으로 마구 휘둘러대는 통에, 여자가 굳이 일일이 처리하지 않아도 방 안의 인원들은 자기들끼리 서로 찌르고 때리고 베면서 자멸하였다.

 

  그리하여, 연기가 어느 정도 걷혔을 때는 이미 여자 외에 멀쩡하게 서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여자는 피가 묻은 검을 들어 허공에 한 번 휙 털어낸 뒤, 아까 다른 자들에게 명령한 남자를 쳐다보며 말하였다.

 

  “어딨어, 글자?”

 

  이미 여자의 공격으로 부상을 입은 두목이 괴로워하면서 말하였다.

 

  “그게 뭔데?”

 

  여자가 바닥에 반쯤 쓰러져 있는 남자의 팔을 발로 꾹 밟자, 남자가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뱉었다.

 

  “끄으으윽…”

 

  “니들 낫는 속도 보니까, 글자의 능력 덕분인 것 다 보여. 시치미 떼 봐야 소용없어.”

 

  여자의 말대로, 남자들의 상처는 일반적인 속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아물고 있었다.

 

 특별히 전문적인 지혈을 한 것도 아닌데 이미 피는 더 이상 나지 않고 있었다.

 

  “시간 질질 끌어서 몸이 나으면 다시 덤빌 생각이겠지?”

 

  그렇게 말한 여자가 한 손으로 장검을 잡고 무심하게 휙 휘둘렀다.

 

  그러자 여자의 앞에 높여 있던 나무 탁자가 깔끔하게 둘로 잘라지며 쿵 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넘어졌다.

 

  “어쩌나, 귀찮아서 이번에는 진짜로 죽일 생각인데. 그러면 재생이고 뭐고 없지.”

 

  여자의 말을 들은 남자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아무리 사람이 흔한 중국이라 해도, 자기 목숨은 역시 아까운 법이다.

 

  “…기다려.”

 

  남자가 그렇게 말한 뒤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남자가 방 안 쪽 벽에 붙은 그림에 다가가 그림을 떼어 내자, 그림이 걸려 있던 자리에 철로 된 비밀금고 문이 나타났다.

 

  남자가 천천히 금고의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나서 문을 열었다.

 

  그 안에 들어 있던 것은, 글자가 적혀 있는 손바닥 크기의 종이였다.

 

  남자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종이를 꺼내서 여자에게 내밀었다.

 

  종이를 받아 든 여자는 종이에 적힌 글자를 읽어 보았다.

 

  종이에는, 한자로 ‘再’ 라고 적혀 있었다.

 

  여자가 씩 웃었다.

 

  “찾았다.”

 

 (‘Dear Moon’ 마침)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1 15. 뭘 죽여도 괜찮아. 2019 / 10 / 4 389 0 4999   
30 14. 나는 예쁜 게 아니라 슬픈 거야. 2019 / 9 / 29 374 0 3631   
29 13. 내가 아는 사람, 나를 아는 사람 2019 / 9 / 24 382 0 3181   
28 12. 가족이 아프다는 것 2019 / 9 / 23 339 0 3249   
27 11. 어떻게 해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2019 / 9 / 22 389 0 3078   
26 10. 천국과 지옥 2019 / 9 / 21 362 0 4213   
25 9. 뇌물, 오천만 원 2019 / 9 / 20 375 0 3045   
24 8. 너는 나 못 죽이지. 난 널 죽일 수 있고 2019 / 9 / 19 341 0 3062   
23 7. 정신 차려라. 다 골로 가기 전에. 2019 / 9 / 18 367 0 3227   
22 6. 일단, 뛰어! 2019 / 9 / 17 378 0 2595   
21 5. 계약서는 무슨, 촌스럽게. 2019 / 9 / 16 374 0 3223   
20 4. 아무 것도 모르는 것처럼(13) 2019 / 9 / 15 341 0 3665   
19 4. 아무 것도 모르는 것처럼(12) 2019 / 9 / 14 385 0 3389   
18 4. 아무 것도 모르는 것처럼(11) 2019 / 9 / 12 571 0 3533   
17 4. 아무 것도 모르는 것처럼(10) 2019 / 9 / 11 348 0 3229   
16 4. 아무 것도 모르는 것처럼(9) 2019 / 9 / 10 385 0 4081   
15 4. 아무 것도 모르는 것처럼(8) 2019 / 9 / 9 357 0 3871   
14 4. 아무 것도 모르는 것처럼(7) 2019 / 9 / 8 355 0 3324   
13 4. 아무 것도 모르는 것처럼(6) 2019 / 9 / 7 377 0 3035   
12 4. 아무 것도 모르는 것처럼(5) 2019 / 9 / 7 365 0 3152   
11 4. 아무 것도 모르는 것처럼(4) 2019 / 9 / 6 372 0 4978   
10 4. 아무 것도 모르는 것처럼(3) 2019 / 9 / 6 361 0 3975   
9 4. 아무 것도 모르는 것처럼(2) 2019 / 9 / 5 345 0 3144   
8 4. 아무 것도 모르는 것처럼(1) 2019 / 9 / 4 364 0 2988   
7 3. 편안해질 때까지 2019 / 9 / 4 371 0 3995   
6 2. 몇 명까지 죽여봤어? 2019 / 9 / 4 356 0 3093   
5 1. Dear Moon(4) 2019 / 9 / 3 374 0 3601   
4 1. Dear Moon(3) 2019 / 9 / 3 360 0 3832   
3 1. Dear Moon(2) 2019 / 9 / 3 379 0 5921   
2 1. Dear Moon(1) 2019 / 9 / 3 405 0 3478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연기는 템빨이지
김기현입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