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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일단, 뛰어!
작가 : 김기현입니다
작품등록일 : 2019.9.3

뱀파이어 여인 일단.

그리고 두 명의 사내, 효령과 영실.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나는 오늘...빌어먹을! 그딴게 어딨냐고!

아직 하고 싶은 게 많다고!

지구 멸망을 막아줘 일단! 어서 뛰어!

 
1. Dear Moon(1)
작성일 : 19-09-03 23:50     조회 : 404     추천 : 0     분량 : 3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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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평범한 비행기 납치였다.

 

 모든 것이 적당했다.

 

 날씨도 적당히 좋았고, 한국에서 중동으로 날아가는 대형비행기에 타고 있는 승객들의 수도 적당하였다.

 

 종종 드라마에서 볼 수 있듯이, 테러범에게 적당히 덤비다가 적당히 얻어맞고 머리에서 피를 적당히 흘리며 바닥을 구르는 스튜어트의 모습과 그것을 보는 다른 승무원들 및 승객들의 적당한 비명이 그러했다.

 

  ‘시키는 대로 하면 아무도 다치지 않는다’는 적당히 위협적인 동시에 적당히 신사적인 테러범들의 외침과, 적당한 총소리가 승객들의 적당한 비명 소리와 함께 어우러진, 그야말로 적당한 하이잭킹이었다.

 

 적어도, 짧은 반바지를 입고 하얀 두 다리를 드러낸 채 벌벌 떨며 울고 있는 한 여학생이 테러범들 중 한 사내의 눈에 들어오기 전에는.

 

 그리고 그 테러범이 여고생을 보며 씩 웃게 되기 전까지는.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테러범은 총으로 여학생을 가리키며 다른 동료들에게 자신들의 언어로 뭐라고 지껄였다.

 

 남자의 말을 들은 다른 테러범들은 귀찮다는 표정으로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것은 아마도 ‘알아서 하라’는 뜻이었을 것이다.

 

 사내는 좌석에 앉아 벌벌 떨고 있는 여학생을 향하여 다가갔다.

 

 누가 봐도 성인은 아닌 듯 보이는 외모.

 

 아마도 고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나이의 여학생은 자신을 쳐다보며 다가오는 총을 든 남자를 보며 순간 멍한 표정이 되었다.

 

 남자는 여학생을 향하여 뭐라 말을 하며 권총을 들지 않은 다른 한 손으로 여학생에게 자리에서 일어나라는 손짓을 해 보였다.

 

 여학생은 남자가 쓰는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남자가 자신에게 무엇을 원하는 것인지 직감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여학생은 겁에 질린 듯 얼굴이 파랗게 되었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한국말로 외쳤다.

 

 “사, 살려 주세요! 살려주세요!”

 

 남자는 적당히 친절한 테러범이었지만 아주 많이 친절하지는 않았고, 그의 우악스러운 손은 곧바로 여학생의 머리채를 움켜쥐었다.

 

 “아아악!”

 

 머리채를 붙잡힌 채 강제로 의자에서 끌려나와 통로에 내팽개쳐진 여학생의 앞에서 테러범은 허리띠를 끄르기 시작하였다.

 

 여학생은 얼굴이 사색이 되어 통로에 쓰러진 채로 뒷걸음질쳐서 도망치려 하였으나, 그녀의 뒤쪽은 또 다른 테러범이 서서 길을 막고 있었다.

 

 테러범이 허리의 버클을 막 풀었을 때, 그의 뒤에서 그들의 언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 섹시한 테러범 아저씨.”

 

 바닥에 쓰러져 있는 여학생에게 막 덤벼들려던 남자는 여인의 목소리에 홀린 듯 자신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았다. 거기에는 언제부터 서 있었는지 모를 한 명의 여자가 서 있었다.

 

 “재미없게 어린애 데리고 놀지 말고, 나하고 놀면 어때? 어차피 자폭하기 전에 재미 볼 생각이면 찝찝하게 그러지 말고, 나하고 화끈하게 한 판 하자고. 죽기 전까지 심심하지 않게 해 줄게.”

 

  여자는 그렇게 말하며 통로 너머에 있는 직원 대기실을 한 손으로 가리켰다.

 

  남자는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여자를 훑어보았다.

 

  2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그녀는, 특별히 몸매를 부각시키는 차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옷으로 다 감추어지지 않는 매력적인 몸매를 가지고 있음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동양인 여자였다.

 

  그런 그녀가 남자의 시선을 즐긴다는 표정으로 당당하게 서서, 여학생의 앞뒤로 선 두 남자에게 따라오라는 손짓을 한 뒤 몸을 돌려 대기 공간 쪽을 향하여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자신감 넘치는 그녀의 모습과 바닥에 쓰러져서 울고 있는 여학생의 모습이 대비되어서였는지, 테러범 두 명은 여학생에게 흥미를 잃었다는 듯 여인을 따라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대기 공간 앞에 도착한 여인은 뇌쇄적인 눈빛으로 테러범들을 바라보며 커튼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에게 다가온 두 명의 테러범들과 함께 안으로 들어간 그녀가 커튼을 치기 전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어차피 비행기 폭파해서 자폭하려는 놈들이야. 알아서 처리해.”

 

  그것은 한국말이었다.

 

  옆에 서 있는 사람이 잔뜩 집중해야 간신히 알아들을 수 있을 만큼의 크기로 그녀가 말하며 커튼을 닫자, 그녀와 한참 떨어져 있는 바닥에서 벌벌 떨며 울고 있던 여학생이 갑자기 인상을 팍 찌푸리며 한국말로 외쳤다.

 

  “이 x발 놈들! 너희들 때문에 다 들켰잖아!”

 

  그 말을 하자마자 여학생은 번개 같은 속도로 벌떡 일어나며, 자신의 앞에서 벨트를 풀고 있는 남자의 가랑이를 있는 힘껏 다리로 걷어찼다.

 

  “어헉!”

 

  방심했던 남자가 비명조차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천천히 다가오는 묵직한 지옥을 맛보는 사이, 여학생은 능숙한 솜씨로 남자의 몸 곳곳을 손으로 빠르게 찔렀다.

 

  순식간에 남자의 몸의 혈도를 짚어 남자를 마비시킨 그녀는 남자가 들고 있던 총을 낚아채듯 빼앗아 들고 사방을 향하여 마구 쏘아대기 시작하였다.

 

  중구난방으로 쏘아대는 것처럼 보이는 그 총질은, 그러나, 한 번 쏠 때마다 정확히 테러범 한 명씩을 쓰러뜨렸다.

 

  그리고 그것은 심지어, 유리창을 비롯한 비행기의 주요 부위들에 손상을 입히지 않도록 철저히 계산된 각도로 발사된 것이었다.

 

  “몇 달을 고생했는데, 니놈들이 끼어들어서 다 망쳐 놔? 죽어버려!”

 

  체구가 작은 그녀가 거한의 뒤에 숨어 있었기에, 테러범들은 그녀에게 제대로 반격해 보지도 못하고 순식간에 전멸당하였다.

 

  거의 숨 한두 번 쉴 시간 동안 시야에 들어오는 테러범들을 모두 청소해 버린 그녀가 마지막으로 자신이 방패로 삼고 있던 거한을 발로 차 쓰러뜨렸다.

 

 손에 들고 있던 총을 옆으로 내던져 버린 그녀는 바닥에 쓰러진 거한의 머리를 두 손으로 잡더니 홱 비틀어 버렸다.

 

 우두둑하고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거한의 사망을 확실하게 주위에 선고하였다.

 

 그렇게 일순간에 테러범들을 소탕해 버린 여학생은 마치 머리 속에 이미 모든 프로세스가 정립되어 있는 것처럼 전혀 망설임없이 벌떡 일어나, 아까 여인이 두 명의 테러범을 데리고 들어간 직원 대기 공간을 향하여 성큼성큼 걸어갔다.

 

 커튼 앞에 도착한 그녀는 그대로 커튼을 확 열어젖혔다.

 

 그 안에는 조금 전까지 여인의 몸을 탐하려던 두 명의 테러범이, 이미 핏기 하나 없는 창백한 얼굴로 숨이 끊어진 두 구의 시신이 되어 바닥을 구르고 있었다.

 

 그리고 여인은 온데간데 없었다.

 

 “빌어먹을…몇 달을 쫓아다녔는데…”

 

 여학생은 두 구의 시신을 마치 바닥인 양 밟으며 안쪽으로 들어가 커튼을 거칠게 닫았다.

 

  그리고 바지 주머니에서 손바닥만한 크기의 조그만 두루마리를 꺼냈다.

 

 그녀가 말려있던 두루마리의 한 쪽을 잡고 신경질적으로 다른 한 쪽을 확 잡아당겨 펼치니, 약 서너 뼘 정도의 길이가 되었다.

 

 “카이크라 애보무스 다맘보췌라…”

 

 두루마리를 펼친 채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던 그녀가 어느 순간 두루마리를 양손으로 붙잡고 확 찢어버렸다.

 

 그리고 그녀는 찢어진 두루마리와 함께 증발하듯 사라져 버렸다.

 

 뒤늦게 기내 상황을 수습하고 승무원 대기 공간의 커튼을 열어젖힌 승무원들의 눈에 들어온 것은, 여전히 바닥에 나자빠져 있는 테러범 두 명의 시신뿐이었다.

 

 승무원들은 당황하여, 비행기가 예정했던 공항에 무사히 착륙하기 전까지 계속해서 기내의 모든 공간을 샅샅이 훑어 보았다.

 

 그러나, 테러범 두 명을 유혹한 여인과 나머지 테러범들을 일거에 쓸어 버린 여학생, 이렇게 두 명은 기내의 어느 곳에서도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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