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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게임 밖에서도 쓰는 인벤토리
작가 : 파한울
작품등록일 : 2019.9.3

큰 배신을 당한 이후 사람을 넘어 세상을 불신하는 주인공, 세상일에 환멸을 느끼고 가상현실 게임이자 인생 파괴게임으로 유명한 R.O.A라는 게임을 플레이하기로 정한다.
하지만 게임을 시작한 지 3일 만에 던전 브레이크로 튀어나온 고블린에게 배가 뚫리게 된다.
‘억울하다. 죽을 때만큼은 세상에게서 한가지라도 이긴 상태일 줄 알았는데….’
원통해하는 주인공 앞에 정사각형이 줄지어져있는 홀로그램 창과 그 안에 있는 포션!
현실의 물품으로 사제 폭탄을 만들어 게임으로 가져가고 판타지의 영약을 현실로 가져와 몸을 강화하고 헌터가 된다.
게임 속 ‘세상’과 현실 ‘세상’을 오가며 활약하는 주인공의 변화와 진화에 대한 이야기!

 
1화:고블린은 어디서 계속 나타나는가-1
작성일 : 19-09-03 22:12     조회 : 371     추천 : 2     분량 : 6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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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화:고블린은 어디서 계속 나타나는가

 

 1M 남짓의 작은 키

 볼록한 배와는 달리 얍실한 팔다리, 그리고 허접한 나무창을 들고 있는 이 녀석은 흔히 말하는 최하급 몬스터.

 고블린이다.

 

 {키에에엑!}

 

 고블린이 살기만 가득 담긴 조악한 공격을 나에게 내질렀다.

 말이 최하급이지 나 같은 초짜는 공격 한번에 조상님을 봬러 황천길로 여정을 떠나게 될 것이다.

 물론 게임이니 그럴 일은 없겠지만

 

 “하앗!”

 

 터억

 고블린이 찔러온 창을 피한 후 즉시 창대를 팔로 감싸 안았다.

 나는 3LV, 저 녀석은 5LV이지만 신장의 유리함 덕분에 창을 빼앗는 데 성공했다.

 접전 끝에 지쳐 쓰러진 고블린의 머리에 창을 꽂아 넣는데 성공.

 쇠보다도 무거운 한숨이 입에서 흘러나왔다.

 

 “흐아… 내가 이딴 곳에 떨어져서…”

 

 시작 도시에 있는 교단에서 성금 좀 훔치려 했다고 잡아다가 이런 외딴섬에 버리고 가버렸다.

 

 “마을도 없고, 몬스터라고는 고블린 뿐이고 죽어도 이곳에서 리스폰되고….”

 

 어떻게 플레이하라는 건데?

 혹시나 버그인가 해서 제작사에 문의도 넣어보았지만 오류는 없다는 내용의 형식적인 답변만 돌아왔다.

 그래도 다행인 건

 

 “신정훈!”

 

 교단에서 성금을 빼돌릴 만큼 간 큰 놈이 나 하나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레이든, 얘는 시작도시 제단의 고위사제 뒤통수를 후렸단다. 교단 소문이 좋은 편은 아니니 뭔 일이 있었을텐데… 그렇다면 얘 성격 상 참기 힘들었겠지.

 

 나는 이곳에서 고작 3일 살았지만 얘는 일주일이 넘게 이곳에 머물러 있었다.

 그동안 고블린을 엄청나게 잡으면서 20LV까지 캐릭터를 키웠고, 요새는 이 섬에서 탈출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너 지금 레벨 몇이냐.”

 “방금 고블린 잡아서 4레벨로 올랐다.”

 “오 꽤 빠른데? 그나저나 내가….”

 

 그때

 

 삐이잉!

 [기계 외부에서 충격이 감지됩니다.]

 

 또 누가 템 잃고 승질부리나.

 이래서 조금이라도 더 내고 개인실로 가야 하나 싶기도 하다.

 물론 그러진 않을 거지만.

 

 “야, 나 로그아웃돼도 놀라지 마. 지금 캡슐방에서 누가 난리 치는 거 같아. 캡슐에 계속 충격 감지됐다고 나와.”

 “어? 응.”

 

 [기계 외부에서 충격이 감지됩니다.]

 [기계 외부에서 충격이 감지됩니다.]

 …

 

 “안 말리고 뭐하는 거야?”

 알바 자나?

 

 “안 되겠다. 잠깐 나갔다 올게. 누가 캡슐 걷어차기라도 하는 거 같은데 우선은 말려야겠다.”

 그때

 

 삐삐삐삐삐삐!!!!

 [맥박 급저하!]

 [체온 급저하!]

 [혈압 급저하!]

 

 “…?”

 갑자기?

 

 [생명 유지 메뉴얼에 따라 본 사용자의 강제 셧다운을 진행합니다.]

 

 그 알림이 눈에 들어보자마자 나는 로그아웃 절차도 없이 내가 살고 싶지 않았던 세상으로 돌아와 버렸다.

 누가 뭘 했….

 

 “어……?”

 

 울컥

 

 복부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올라왔다.

 힘없는 펌프로 물을 퍼내는 것처럼.

 나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헬멧을 벗고 내 눈앞에 있는 현실을 직시했다.

 

 {키에에엑!}

 

 괴성을 질러댔다.

 볼록한 배와 얍실한 팔다리를 가진…. 고블린이.

 

 “씨…팔….”

 

 푸확!

 고블린이 배에 꽂혀있는 창을 뽑았다. 그와 동시에 배에서 피가 솟구쳤다.

 녀석은 천천히 죽어가는 나를 비웃으며 창대로 쿡쿡 찌르고는 고개를 돌린다.

 다른 희생양을 찾는 거겠지.

 

 고통이 심화되더니 갑자기 무력감이 쏟아졌다. 이대로 잠에 빠질 것만 같았다.

 

 던전 브레이크라도 일어난 건가.

 그것도 던전 브레이크가 터지기도 어렵다는 그 하급 던전이, 우연히 이 주변에.

 

 “아… 제…발… 왜….”

 

 쿨럭

 

 몸 안에 쌓여있던 울분과 함께 피가 입으로 토해졌다.

 

 어릴 적 기억은 키워준 고아원에서 받았던 학대뿐이다.

 그 악몽에서 도망치고 성인이 된 후 알바라도 해 돈을 모으려 해보았지만 쉽지 않았다.

 이렇게 살 바에 차라리 그냥 게임을 하자고 생각해 캡슐 방에 들어오고 3일 만에 배에 바람구멍이 나버리다니.

 

 억울하다.

 

 이 세상이 싫다. 나에게, 이토록 불공평한 이 세상이 증오스럽다.

 

 나는 항상 상상했다. 죽을 때 만큼은 그래도 홀가분하지 않을까.

 

 내심 그날을 기다리기도 했었다. 더럽게만 살아왔던 이 인생이 끝나고 모든 연결고리를 끊어버리는 날을,

 

 ‘죽고 다른 세계로 갈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대로는 억울하다. 이 세상에게 이긴 것이 하나도 없지 않은가.

 

 죽을 때는 편한 마음을 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날 이리 만든 세상에게서 단 한가지라도 이긴 상태일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 무엇도 이기지 못했다. 도망치기만 했다. 도망친 결과가 이것이다.

 

 ‘왜….’

 

 비리나 저지르는 더러운 놈들에게 재산과 권력을 던져주었으면서, 사람 죽이는 데 쾌감을 느끼는 미친 놈들에게 각성이라는 힘을 쥐어줬으면서!

 

 ‘왜, 나에겐 이런 결말을 준 것이냐!’

 

 나는 이 세상이 증오스럽다. 나를 이리 만든 인간들보더 더더욱 증오스럽다.

 

 ‘아… 힘이….’

 

 끓어오르는 감정과는 달리 몸의 힘은 점점 빠져만 갔다.

 힘이 빠지고 눈이 감기기 시작했다.

 이대로 눈을 감으면 다시는 눈을 뜰 수 없겠지.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저주를 퍼붓던 방금과는 달리 내 소망을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나에게 만약 그들이 가진 힘의 티끌이라도 생긴다면.

 아주 조금의 힘이라도 나에게 주어진다면.

 

 ‘나는 이 빌어먹을 세상에게 절대 지지 않을 것이다.’

 

 부-우웅

 

 그렇게 내 의식이 끊어지기 직전, 점멸하는 시야에 무언가가 울렁이며 나타났다.

 사각형이 연이어 늘어져 있는 모양의 홀로그램 창이었다.

 

 ‘인벤토리…?’

 

 어지간히 미친 건가.

 죽을 때 되니 주마등 비슷하게 헛것이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그때 인벤토리 한 켠에 자리잡고 있는 빨간색 물약이 보였다.

 포션이다.

 포션이야.

 포션이라고.

 

 살 수 있어.

 헛것이라도 상관없다.

 

 조금의, 한 줌의 희망이라도 잡고 싶은 마음일까.

 죽어가는 내가 마지막 힘을 다하면서까지 손을 뻗었다.

 인벤토리에 손이 닿자

 투욱

 포션이 가슴 위로 떨어졌다.

 

 희망을 보았다.

 어차피 이 상태로는 포션의 코르크 마개를 열지 못한다.

 나는 포션이 들린 손을 높이 들고 상처 부위에 내려쳤다.

 

 챙그랑!

 

 포션의 병이 깨지면서 안에 들어있던 액체들이 전부 상처 부위로 스며들었다.

 

 스스스-

 

 배에 났던 구멍이 전부 사라지는 데에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빠졌던 힘도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왔다.

 지금 인식하고 있는 건 몸이 움직인다는 것뿐.

 

 이 순간 나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살아남기 위해서 눈앞에 고블린 자식을 쳐 죽여야 한다는 것 외에는

 

 *****

 

 살아남는데 필요한 요소는 매우 많다.

 그때그때 다르기도 하고.

 하지만 공통적으로 필요한 요소가 있다면 바로 침착함이다.

 

 “후우....”

 

 미친 듯이 뛰는 심장을 진정시켰다. 자세를 낮추고 고블린을 경계하면서 인벤토리를 흘겨보았다.

 

 ‘최하급 포션 5개, 5레벨 단검, 고블린 가죽 몇 개랑 짱돌.’

 

 우선은 안 죽는 게 최우선이다.

 포션의 마개를 따고 왼손에 들었다. 흐르지 않게 엄지손가락으로 입구도 막았다.

 그리고 반대 손에는 짱돌을 들었다.

 

 [케에에에엑!!!]

 

 고블린 녀석이 창을 마구 휘두르며 달려오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더… 지금!’

 

 고블린이 어느 정도 가까워졌을 때 오른손에 들었던 짱돌을 냅다 던져버렸다.

 

 빠악!

 

 단단한 짱돌이 녀석의 이마빡에 정확히 맞아들어갔다.

 

 고블린 녀석이 주춤하며 멈춰 서자 나는 그대로 달려들었다.

 녀석이 창을 들어올리기 전에 빨리 공격 범위보다 안으로 파고들어야 안전하니까.

 물론 달려가면서 인벤토리에 있는 단검을 빼 들었다.

 

 퍼억!

 

 “끄윽…!”

 

 창의 범위 안으로 파고 들어가는 동시에 녀석이 휘두른 창에 얻어맞았다.

 속으론 창을 들고 왜 안 찌르고 휘두르냐고 비웃었지만 생각보다 엄청 아프다.

 

 “흐아압!”

 

 힘은 약할지 몰라도 신장이나 무게는 이쪽이 훨씬 우위에 있다.

 고블린 녀석을 넘어뜨릴 생각으로 체중을 실어 몸통 박치기를 시전했다.

 

 촤악!

 콰당탕!

 

 “크윽!”

 

 씨…, 그냥 되는 게 없냐.

 곱게 넘어지면 될 것을 이빨로 목을 물어뜯어버렸다.

 출혈이 엄청나다. 왼손에 든 포션을 바로 마셨다.

 마시자마자 출혈이 그치고 피부 조직이 회복됐다.

 

 “으아아!!!”

 

 나는 마운트 포지션을 잡고 소리를 지르며 고블린을 향해 단검을 찔러넣었다.

 사실 어디를 찌르는지도 몰랐다.

 안다고 해서 정확히 그곳을 찌를 수 있었을 것 같지도 않았으니 별 상관없겠지.

 

 푸욱!푸욱!푸욱!

 

 몇 번 계속 찌르다 보니 날 할퀴고 때리던 고블린의 손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동작을 멈추지 않은 채 녀석의 손을 보니 부들부들 떨다가 멈췄다.

 그래도 나는 멈추지 않았다. 이미 녀석이 죽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내가 안심될 때까지 찔렀다.

 

 일종의 복수였다고 생각하자.

 

 고블린의 얼굴과 목 부분이 난자당해 너덜너덜해지자 그제야 공격을 멈추고 일어났다.

 그리곤 일어나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뭐지?

 

 이 주변에서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난 게 아니었나?

 대피를 못했다면 지금 대참사가 일어났어야 한다.

 

 그러나 시체는커녕 피도 내가 흘린 것 말고는 안 보인다. 그러고 보니 내가 들어가 있던 캡슐을 제외하고는 모든 캡슐이 활짝 열려있다.

 

 “하아…”

 

 대충 이해가 간다.

 

 “형! 여기 민간인 있어!”

 “뭐야, 왜 대피 안 했어?”

 

 헌터들이다.

 한 명은 아저씨고 한 명은 내 또래인 거 같다.

 이 주변에서 던전이 열린 게 맞는 것 같다. 토벌이 끝난 후에 피해를 조사하기 위해 온 거겠지.

 근데 지금 나보고 하는 말인가?

 

 “거기 대답 안 해?”

 

 맞나 보네.

 근데 어따 대고 반말이야?

 기분 나쁘네.

 

 “몰라요. 여기서 게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로그아웃되더니 고블린이 저 죽이려고 하던데요.”

 

 아저씨니까 반말할 수 있지. 암. 그렇고 말고.

 쫄은 건 아니다. 절대로.

 

 “형, 이 캡슐만 관리 컴퓨터랑 연결이 끊어져 있는데?”

 “그래서 대피할 때 강제 로그아웃이 안 된 건가? 근데 어떻게 게임이 돌아가?”

 “몰라, 관리 컴퓨터랑 연결 안 되면 게임도 안 돌아가야 하는 거 아닌가.”

 

 역시 헌터들은 모르네.

 캡슐 하나하나가 각자 게임을 실행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계가 이렇게 클 필요도 없겠지.

 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하던 게임 ‘ROA(Road of the Absolute)’를 만든 회사인 ‘혁신’은 절대 게임 내 데이터를 어딘가에 경유해서 받지 않는다.

 레이드 물품 시장 독점으로 얻은 거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통신사를 만들어 ROA를 운영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나는 그들에게 그것을 대충 얘기해주었다.

 제대로 들은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알아먹기는 했겠지.

 이제 나는 그들의 지시에 따라 대피를 하게 될 것이다.

 

 그때 옆에서 고블린을 칼로 쑤시면서 뒤적거리던 내 또래 헌터가 나한테 말을 걸었다.

 

 “근데 혹시 이 고블린 네가 잡은 거냐?”

 

 네가 반말하는 건 마음에 안 드는데….

 

 “그런데요.”

 “흐미... 아주 고블린 반죽을 만들어놨네.”

 

 나는 내가 죽인 고블린을 다시 바라보았다.

 눈알이 터지고 이빨은 부러지고, 얼굴이 전부 곤죽이 되어있었다.

 끔찍하긴 하네.

 

 칼로 고블린의 사체를 헤집던 헌터가 고블린에게서 무언가를 꺼내 주머니에 넣으려다 내 눈치를 보더니 갑자기 손을 멈추고 몸을 일으켰다.

 

 “우… 운 좋네. 마정석 나왔어. 작은 거긴 한데.”

 

 F급 몬스터인 고블린에서 마정석이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내가 시세를 모르긴 하지만 저 정도 크기면 5~10만원 정도 나갈 것이다.

 예상 외의 수익이다.

 

 “이거 내가 팔아줄까? 만원 줄게.”

 

 이게 뭔 소리지?

 내가 목숨 걸어가면서 얻은 건데 90%를 꿀꺽하겠다고?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됐습니다. 돌려주세요.”

 

 아무리 헌터여야만 팔 수 있다고는 하지만 수수료 90%는 너무 도둑놈이지.

 내가 나중에 아는 헌터 생기면 팔아 달라고 하던지, 아니면 안 팔고 말지.

 

 “안 팔 거야? 너는 어차피 못 팔아.”

 

 이거 안 줄 기세인데?

 이봐, 우선 마정석은 주고 말해야지. 내가 잡은 건데.

 

 “안 팔 거니까. 돌려주시죠.”

 “진짜? 후회 안 하지?”

 “그래. 후회 안 할 거니까 내놔.”

 

 나는 짜증을 느껴 날이 선 말투로 말했다.

 어디서 헌터가 양심도 없이 일반인을 벗겨 먹으려고…

 

 그때

 

 “그래, 알겠다.”

 

 푸욱-.

 철퍽

 

 “어, 어라…?”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렸다.

 아니, 그냥 감각이 없어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

 동시에 배에서 창자가 쏟아져나왔다.

 

 “감당못할 욕심은 수명을 줄이는거다.”

 

 그제야 고통이 밀려왔다.

 너무 아프면 소리도 못 지른다는 게 이런 말이었을까.

 주변을 둘러보던 아저씨 헌터가 다가와 대수롭지 않은 듯 슬쩍 짜증만 냈다.

 

 “아, 왜 또 죽여?”

 “마정석 좀 뺏으려고 하니까 주제도 모르고 덤비잖아.”

 “핑계는… 입에 침이나 바르고 말해라. 휴우… 여기 어디 CCTV가 있던 거 같은데….”

 

 ‘이 새끼들이….’

 

 돈도 많은 새끼가 고작 5만 원 때문에 사람을 죽여?

 녀석들은 같이 관리 컴퓨터로 가서 이야기를 나누며 키보드를 두들겼다.

 그리곤 내 배를 찌른 녀석이 나를 비웃으며 캡슐방 밖으로 나갔다.

 

 “개… 쉬벌….”

 

 나는 팔로 땅을 밀어 몸을 뒤집었다.

 다행히 등 쪽이 뚫려있지는 않았다.

 쏟아져내린 창자를 배에 주워담고는 인벤토리에서 포션을 꺼내 마셨다.

 

 포션의 여분이 없었다면 죽을 뻔했다. 오히려 쇼크사하지 않은 게 다행이다.

 하루에 두 번이나 죽을 뻔하다니, 나중에 어떤 좋은 일이 생기려는지 액떔 한번 거하게 치뤘다.

 

 “으으윽….”

 

 구멍은 메워진 것같지만 여전히 아프다. 완전히 아물지는 않은 모양이다.

 포션을 하나 더 꺼내 마셨다. 그러자 고통이 씻은 듯 사라졌다.

 게임처럼 재사용 대기시간이 없으니 이렇게 편할 수 없었다.

 

 몸이 완전히 나았다고는 하지만 지금 움직일 생각은 없다. 혹시나 밖에 아직 그들이 남아있을 경우 지금처럼 살아있을 수 없을 것이다.

 방금처럼 배에 구멍만 내지 않고 바로 목을 날려버릴 테니까.

 

 살았다는 안도감이 지나가자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솟았다.

 개자식들, 감히 나를 죽이려고 해?

 

 예전이었다면 이런 생각도 못했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지금 눈 앞에 떠있는 인벤토리만 잘 활용한다면 내 가능성을 얼마든지 끌어올릴 수 있다.

 

 내가 언젠간 꼭 복수한다. 개 같은 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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