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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행운?의 탱탱볼!
작가 : 크뢀
작품등록일 : 2019.9.1

놀기 좋아하고 공부 하기는 싫어하는 여고딩 유수연. 그녀는 어느 날, 행운의 도구가 탱탱볼, 그리고 행운의 색이 빨간 색인 것을 보고 빨간 탱탱볼을 가지고 나간다. 하지만 학교를 가는 버스 안에서 탱탱볼을 놓치고 만다. 그런데 그 탱탱볼은 정장을 입은 한 남자의 품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1. 만남
작성일 : 19-09-03 21:36     조회 : 201     추천 : 0     분량 : 3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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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탱탱볼을 손에 넣은 수연은 괜히 기분이 좋았다. 아무것도 없는 탱탱볼. 그저 빨간 탱탱볼인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행여 잃어버릴까, 손에서 손으로 탱탱볼을 튕기면서 걸었다. 지나가던 할아버지가 그녀를 보며 혀를 찼지만, 수연은 개의치 않았다.

  뭔가 일진이 좋은 하루다. 뭔가 일어날 것 같은 기분. 학교로 향하는 101번 버스를 기다리면서, 수연은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런데 정말 탱탱볼의 효력이었을까. 평소에는 십 분은 넘게 기다려야 오던 버스가 바로 도착한다. 수연은 파이팅을 하듯이, 오른쪽 손을 꽉 쥐었다. 정말로 행운의 탱탱볼인가보다.

  하지만 그 기분은 오래가지 않았다.

  "아."

  버스에 올라타 돈을 내기 위해서 지갑을 꺼낸 순간, 탱탱볼이 그 이름 답게 탱탱 튕기면서 버스 안을 굴렀다. 수연은 재빨리 리더기에 지갑을 대고, 탱탱볼을 향해 달려나갔다.

  "……."

  "아, 죄송해요!"

  다행히 탱탱볼은 버스 밖으로 나가지는 않았다. 버스의 후문쪽에서 앉아있던 한 사내 쪽으로 튕긴 것이다. 수연은 불쌍한 표정을 지으면서, 사내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는 냉큼 사내의 손으로 들어간 탱탱볼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사내는 탱탱볼과 수연을 번갈아가면서 쳐다본다. 잠시간의 침묵 후에, 사내가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학생 건가?"

  "예? 아, 네. 제 거예요."

  "조심해야지."

  "네. 죄송해요."

  다행히 사내는 순순히 탱탱볼을 건내주었다. 마침 사내의 옆이 비어있는 것이 눈에 띈 수연은 냉큼 사내의 옆자리에 앉았다. 이런 등교시간에 버스 자리가 나는 것은 정말 흔치 않은 일. 수연은 횡재를 한 기분으로 탱탱볼을 굴렸다. 역시 행운의 색, 행운의 물건. 행운의 탱탱볼이었나보다.

  "그나저나 그런 거 가지고 놀 나이는 아니지 않아?"

  뭔 상관이야? ……라고 순간 대답할뻔한 수연이었지만, 사내는 자신의 탱탱볼을 잡아준 사람이었다. 수연은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면서, 한 번도 한 적 없던 상냥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오늘 행운의 아이템이라서요."

  "행운의 아이템."

  "네. 거기다 빨간색은 행운의 색이거든요. 어때요? 빨갛죠?"

  "그런 것 같네."

  대화를 하다보니, 수연은 사내의 말투가 조금 이상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이 들고 있는 탱탱볼에 대해서 궁금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말투에서는 아무런 흥미도 느껴지지 않았다. 정확히는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무미건조한 말투. 사람의 말투가 이렇게나 무정할 수 있을까.

  네비게이션과 이야기를 해도 이보다는 정다울 것 같았다. 수연은 눈을 깜빡거리면서 사내를 바라보았다. 덥수룩한 머리카락과 새하얀 피부. 콧날도 제법 매끈한 것이, 조금만 꾸며도 상당히 잘 생긴 얼굴이었다.

  너무 오래 쳐다보았던 걸까, 시선을 느낀 사내가 고개를 돌렸다.

  "왜?"

  "네? 아, 아뇨."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은데."

  "아……. 말투가 좀 특이하신 것 같아서."

  꼭 사람과 말을 하는 것 같지가 않다. 그렇게 말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수연은 최대한 돌려서 이야기했다.

  "……특이해?"

  "네. 조금?"

  "특이하다라……어느 면이 그렇지?"

  "음……음이 똑같다는 느낌?"

  "음?"

  "네. 높낮이가……적으신 것 같아요."

  "……그렇군."

  사내는 납득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주먹을 입에 댔다가, 이내 목을 살짝 어루어만진다. 그리고는 다시금 입을 열었다.

  "이제 괜찮나?"

  "오. 좀 괜찮아요."

  "다행이군. 고맙네."

  "아, 아뇨 뭐."

  놀라울 정도의 변화였다.

  사내의 무미건조했던 목소리는, 마치 앰프를 바꾼 것처럼 순식간에 바뀌었다. 목소리에서는 생기가 흘렀고, 풍부한 감정이 느껴졌다. 그저 음의 높낮이를 바꾸었을 뿐인데 이렇게 다른 목소리가 되는 걸까. 수연은 멍한 눈으로 사내를 쳐다봤다.

  "근데 어디가세요?"

  "……나?"

  아직도 대화를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건지, 사내가 살짝 놀란 어조로 말한다. 무표정했던 사내에게서 처음 본 감정 표현이다. 그 묘한 변화에 수연은 즐거움을 느꼈다. 제법 재미있었다. 이 사내랑 대화하는 것이.

  "네. 정장을 입고 있는걸 보면……회사?"

  "회사는 회사지."

  "회사가 아니에요?"

  "일을 하는 곳이니, 회사라고 할 수 있겠지."

  "어떤 일을 하는 곳인데요?

  "여러가지 일."

  "응, 문서작업이나 그런 거?"

  "그런 거지."

  "어디 회사 다녀요?"

  "……그런 걸 왜 묻지?"

  "그냥요. 아저씨는 제 학교까지 알잖아요?"

  "모르는데."

  "알죠! 여기 써있는데!"

  수연은 왼쪽 가슴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하얀 바탕에 초록색 선, '운화'라고 쓰여진 글자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그게 학교 이름인 건 몰랐지."

  "……아저씨, 바보예요?"

  그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는 난감한 얼굴로 수연을 바라보며 작게 입을 열었다.

  "나도 거기로 가."

  "예?"

  "거기로 간다고."

  수연은 고개를 갸웃했다. 거기로 간다니. 어디로 간다는 걸까?

  "운화고등학교."

  "예? 아저씨, 선생님이었어요?"

  "선생님은 아니고. 그냥 일을 보러 갈 게 있어서."

  "저희 학교에요?"

  "그래."

  "무슨 일인데요? 저희 학교에?"

  "……그런 게 있어."

  그는 머뭇거리다가, 이내 고개를 돌렸다. 아무래도 말 하기 싫어하는 기색이다. 하지만 그러한 모습은 수연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했다. 수연은 말꼬리에 애교까지 담아서 입을 열었다.

  "뭔데요. 네? 알려줘요오."

  "비밀이라 안돼."

  "아앙. 넹?"

  "……."

  전혀 통하지 않는다. 사내는 눈을 감고는 의자에 몸을 댔다. 아무래도 절대 알려주지 않을 모양. 수연은 눈썹을 찡그렸다. 굳이 알려주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나? 정말로 우리 학교에 뭔가 있는 걸까?

  하지만 수연의 생각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이내 내려야 할 곳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어. 아저씨. 도착했어요. 내려요."

  "난 다음 정거장에서 내려."

  "우리 학교로 온다면서요?"

  "먼저 들러야 할 곳이 있어서."

  "으응."

  궁금하다.

  굉장히 궁금하다.

  손을 쥐며 사내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던 수연은, 짧은 생각을 마치고 결국 버스에서 내렸다.

  아무리 궁금하다지만 지각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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