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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이스트 포인트
작가 : 필스너
작품등록일 : 2019.9.3

* 美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 포인트(West Point)'와 비교해도 생도들의 자질이나 국가에 대한 충성심에서 절대 뒤지지 않을 것이라는 자부심으로, 대한민국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은 자신의 학교를 '이스트 포인트'라고 부르기도 하였음. 


<집필 의도>

 1653년, 무역선을 타고 네덜란드를 떠나 태평양을 거쳐 일본의 나가사키로 향하던 젊은 선원 하멜은, 뜻하지 않게 제주도 근처에서 거센 풍랑을 만나 배가 난파하여, 간신히 살아남은 선원들과 함께 강제로 조선에 억류됩니다.
이후 하멜은 조선에서 보낸 13년 동안의 행적을 꼼꼼하게 기록하였고, 극적으로 조선을 탈출하여 고국 네덜란드로 돌아간 뒤, 그 기록을 토대로 소위 ‘하멜 표류기’라는 책을 출간하는데, 마르코 폴로의 '동방 견문록' 이후 미지의 세계에 대한 유럽인의 호기심을 반영하듯, 당시 '하멜 표류기'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필자는 이 ‘하멜 표류기’를 모티브로, 동서양의 실제 인물과 역사를 소재로 삼아, ‘이스트 포인트’라는 사관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경쟁과 우정, 사랑과 배신의 이야기를 판타지 세상 안에서 그려 보았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케치와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발명품이 포함된 '르네상스 시대'의 눈부신 발전과, 동방을 정복하겠다는 '대항해 시대'의 거친 야망이 서양의 소재라면, 명나라의 멸망과 청나라의 흥기, 병자호란의 발발과 이후 전개된 효종의 북벌준비가 동양의 소재입니다.
 인간 중심의 시각에서 자연을 정복하고 다스리겠다는 이기적인 생각보다는, 자연 그 자체를 존중하고 이에 동화되어 살았던 우리 조상들의 겸손한 자세도 중요한 주제로 잡았습니다. 조국을 위해 헌신하다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소현 세자와 세자빈의 높은 뜻도 기리고 싶었습니다.
 또한 조선 왕실의 정통성과 권위를 상징하는 그림인 ‘일월오봉도’에, 소설 ‘다빈치 코드’에서 나오는 ‘최후의 만찬’과 같은 어떤 수수께끼를 담아 독자들의 관심과 흥미를 이끌어내고자 했으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케치에 나오는 비행기나 낙하산도 판타지 안에 넣었습니다.
 고구려의 웅대한 기상이 서려있는 만주 벌판까지 이야기의 무대를 넓혔으며,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를 넘보려는 일본의 탐욕에도 일침을 가하고 싶었습니다.
소설의 마지막은 네덜란드의 왕자 하멜과 조선의 공주 하이란이 결혼을 하는 로맨스로 결말을 맺습니다.
 아무쪼록 대한민국과 네덜란드, 양국의 우정이 영원하기를 기원합니다.


 
<프롤로그>
작성일 : 19-09-03 12:39     조회 : 347     추천 : 0     분량 : 6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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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 판타지

 

    이스트 포인트(East Point)

 

  * 美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 포인트(West Point)'와 비교해도 생도들의 자질이나 국가에 대한 충성심에서 절대 뒤지지 않을 것이라는 자부심으로, 대한민국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은 자신의 학교를 '이스트 포인트'라고 부르기도 하였음. 

 

 

  <집필 의도>

 

  1653년, 무역선을 타고 네덜란드를 떠나 태평양을 거쳐 일본의 나가사키로 향하던 젊은 선원 하멜은, 뜻하지 않게 제주도 근처에서 거센 풍랑을 만나 배가 난파하여, 간신히 살아남은 선원들과 함께 강제로 조선에 억류됩니다.

  이후 하멜은 조선에서 보낸 13년 동안의 행적을 꼼꼼하게 기록하였고, 극적으로 조선을 탈출하여 고국 네덜란드로 돌아간 뒤, 그 기록을 토대로 소위 ‘하멜 표류기’라는 책을 출간하는데, 마르코 폴로의 '동방 견문록' 이후 미지의 세계에 대한 유럽인의 호기심을 반영하듯, 당시 '하멜 표류기'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필자는 이 ‘하멜 표류기’를 모티브로, 동서양의 실제 인물과 역사를 소재로 삼아, ‘이스트 포인트’라는 사관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경쟁과 우정, 사랑과 배신의 이야기를 판타지 세상 안에서 그려 보았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케치와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발명품이 포함된 '르네상스 시대'의 눈부신 발전과, 동방을 정복하겠다는 '대항해 시대'의 거친 야망이 서양의 소재라면, 명나라의 멸망과 청나라의 흥기, 병자호란의 발발과 이후 전개된 효종의 북벌준비가 동양의 소재입니다.

  인간 중심의 시각에서 자연을 정복하고 다스리겠다는 이기적인 생각보다는, 자연 그 자체를 존중하고 이에 동화되어 살았던 우리 조상들의 겸손한 자세도 중요한 주제로 잡았습니다. 조국을 위해 헌신하다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소현 세자와 세자빈의 높은 뜻도 기리고 싶었습니다.

  또한 조선 왕실의 정통성과 권위를 상징하는 그림인 ‘일월오봉도’에, 소설 ‘다빈치 코드’에서 나오는 ‘최후의 만찬’과 같은 어떤 수수께끼를 담아 독자들의 관심과 흥미를 이끌어내고자 했으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케치에 나오는 비행기나 낙하산도 판타지 안에 넣었습니다.

  고구려의 웅대한 기상이 서려있는 만주 벌판까지 이야기의 무대를 넓혔으며,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를 넘보려는 일본의 탐욕에도 일침을 가하고 싶었습니다.

  소설의 마지막은 네덜란드의 왕자 하멜과 조선의 공주 하이란이 결혼을 하는 로맨스로 결말을 맺습니다.

  아무쪼록 대한민국과 네덜란드, 양국의 우정이 영원하기를 기원합니다.

 

 

  <등장 인물>

  

  하멜(Hamel) : 역사적으로 하멜이 일본행 '스페르베르호'에 탑승했던 ‘대항해 시대’는, 언뜻 보면 네덜란드 왕국의 전성기였지만, 현실은 이미 잉글랜드 왕국에게 서서히 그 해양의 패권을 내주고 있었다.

  소설에서 네덜란드의 왕자로 등장하는 하멜은, 신비한 유성의 힘으로 ‘콕센 대륙’을 통일하겠다는 욕망으로 동방 원정에 나선다. 하지만 생각지도 않게 머나먼 타향에서 돌아가신 아버지의 흔적을 발견하게 되고, '하이란'이라는 여인을 만난 이후로는, 레오 박사의 예언과 현실 사이에서 본래의 목표를 이루는데 많은 갈등을 하게 된다. 그때마다 충실한 신하인 얀스(Jans)는 흔들리는 왕자의 마음을 냉정하게 잡아주지만, 하멜은 얀스와 하이란 사이에서 누구의 뜻을 따라야 할지를 놓고 우유부단할 때가 많다.

 

  하이란(Hiran) : 소현 세자가 죽고 그의 부인인 강씨도 모함을 받아 사약을 받자, 세 아들은 모두 제주도로 유배를 갔고, 풍토병을 이기지 못하고 두 아들은 거기서 사망했으며, 막내만이 살아남아 나중에 숙부인 효종에 의해 복권되었다. 필자는 이 막내 아들을 딸로 설정하여 소설의 여자 주인공으로 그렸음.

  무예가 뛰어나고 조국에 대한 충성심이 남달라, 여자로서는 불가능했던 사관학교의 입학을 결국 이루어낸다. 하멜을 가운데 두고 미모의 동급생인 샤니(Shanny)와 삼각관계를 벌이기도 하지만, 여기서도 절대 양보는 없다. 나중에 왕족이었던 자신의 과거를 되찾은 뒤에는, 유일한 왕위 계승자로서 옥좌에 올라, 본래 코르의 영토였던 맨츠 벌판을 수복하는데 전력을 기울인다.

 

  레오(Leo) : 르네상스 시대를 풍미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두뇌를 가진 천재 과학자이자 예언가.

 

  얀스(Jans) : 레오 박사의 수제자. 언제나 최고, 최선만을 선택하는 현실주의자로 목표를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상황 판단력이 뛰어나 하멜이 코르에서 살아가는데 큰 도움을 주지만, 약자를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지는 못했다.

  나중에 ‘사자의 심장’을 차지하려고 하멜의 아버지를 죽인 사실을 실토하다 하멜에게 죽임을 당한다.

 

  파르코(Parco) : 하멜보다 26년 먼저 조선에 왔다가 병자호란에도 참전하고, 조선여자와 결혼해 자녀까지 두었으며 조선에서 여생을 마친, 실제 인물 네덜란드인 벨테브레(한국이름 박연)가 모델.

  하멜의 아버지인 요한슨 왕자와 함께 동방 원정에 참여했을 때는 유성을 차지하고 부귀영화를 누리겠다는 정복욕이 누구보다 강한 사람이었으나, 코르에 난파하여 귀화한 다음부터는 그런 욕심이 사라지고 인내심과 너그러움이 생겼다.

 

  샤키(Sharky) : 대한민국 해군사관학교의 남자 캐릭터. 언제나 공명정대하고 의협심이 강하며, 여동생 샤니를 끔직이 사랑하는 사나이 중에 사나이다.

 

  샤니(Shanny) : 대한민국 해군사관학교의 여자 캐릭터. 미모가 가장 출중하여 이스트 포인트 안에서 모든 남성의 구애를 받는다. 하멜을 가운데 두고 하이란과 사랑 싸움을 벌이지만, 천성이 워낙 여린 성격이다. 그러나 흠모하던 베니안 왕세자의 죽음과 한때 좋아했던 하멜을 하이란에게 빼앗긴 이후에는, 차츰 표독스럽게 변해간다.

 

  에반(Evan) : 효종의 총애를 받아 북벌을 총괄했던 ‘이완 장군’에게서 모티브를 얻었으며, 실제로 이완 장군은 과거에 급제하고 공을 많이 세워 조선 시대의 무관으로서는 드물게 정승의 반열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다만, 본 소설에서는 군부를 마음대로 주무르는 대장군으로, 사관학교 출신 사조직의 우두머리로 그렸다.

 

  에보크(Evoke) : 에반의 아들로 가장 뛰어난 무술의 소유자. 이스트 포인트 안에서 동급생인 하멜, 하이란과 자주 부딪히며 경쟁을 벌인다. 든든한 아버지의 후광으로 인해 모든 것이 제멋대로이다. 결국은 아버지마저 버리고 살길을 찾아 적국으로 넘어간다.

 

  슈젠타(Pseuzenta) : 반정을 통해 광해군을 전복시킨 ‘인조’가 모델. 국제정세를 파악하지 못하는 근시안을 가진 군주로, 적국인 퓨그(Fuug)에 나라를 통째로 넘기면서까지 자신의 왕위를 유지하는 인물로 그렸다.

 

  브리젠(Brizenn)과 진주(Jinju) : 소현 세자와 세자빈이 모델. 신비한 유성 ‘황제의 별’에 대한 수수께끼를 남긴 채 숨을 거둔다.

 

  휘레스(Phoiress) : 인조의 차남인 ‘봉림 대군’이 모델. 그는 병자호란 후 형님인 소현 세자와 함께 청나라 심양에 볼모로 끌려갔다 다시 돌아온 뒤, 형님이 갑자기 사망하자 아버지를 이어 효종으로 왕위에 올랐다. 병자호란의 치욕을 갚기 위해 치밀하게 북벌을 준비했으나 아쉽게도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일찍 사망한다.

 

  베니안(Beniann) : 효종의 아들로 병약하여 일찍 죽은 현종이 모델.

  휘레스의 외아들이자 코르 왕국의 유일한 왕위 계승자이다. 어려서부터 잔병이 많았지만 꿋꿋이 이겨내고 아버지에게 조언을 할 정도로 바르게 성장한다.

 

  탐피(Tamphi) : 조선시대 노론의 거두였던 ‘우암 송시열’이 모델. 코르 왕국의 최고 대신으로 여러 문관의 지지를 받지만, 무관의 영수인 에반 대장군과는 자주 충돌한다.

 

  완저(Wanzer) : 하멜이 표류했을 당시 제주 목사였던 ‘이원진’이 모델로, 하멜 일행을 잘 대해준 의로운 인물로 실제 하멜 표류기에 기록되어 있다.

  소설에서는 어린 하이란을 강하게 키워내는 코지섬의 총독이자 여장부로 그렸다.

 

  라이션(Lighcean) : ‘광해군’이 모델. 인조 반정으로 실각해 강화도로 유배된 뒤, 병자호란 이후 제주도로 장소를 옮겨 결국 거기서 죽었다. 난파된 하멜 일행이 제주도에서 실제로 수용된 곳이 바로 광해군이 살다가 죽은 집이다.

  소설에서는 완저 총독을 도와 코르 왕국을 보호하는 신선의 왕으로 그려진다.

 

  호크런(Hawkrunn) : 북극에서 내려온 냉혈족의 후예라는 말만 있을 뿐, 그에 대해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다.

  강력한 북풍 보라(Bora)를 무기로 최강의 괴물인 매머드를 부활시키고 맨츠 벌판을 평정하여 퓨그 제국을 세운 황제이자 최고의 마법사이다.

 

  도르반(Dorban) : 병자호란 당시 청나라 장군인 '마부대'가 모델. 청나라의 전신인 후금(後金) 때부터 사신으로 여러 차례 조선을 왕래했고, 병자호란 때는 조선에 대해 행패가 심했음.

  맨츠 부족의 족장이었으나 호크런에게 굴복한 뒤, 그의 수족이 되어 자신의 동포를 핍박하고 코르를 괴롭히며 부귀영화를 누리는 인물이다. 만년 2인자로서 은근히 황제의 권위에 도전했다가 결국은 참수를 당한다.

 

 

 

  <프롤로그>

 

  갑자기 숲속이 부산해진다.

 놀란 사슴떼는 혼비백산하지만 거침없이 말을 달리는 하멜의 눈빛은 단 한 마리에만 고정되어 있다. 드디어 거리가 가까워지자 하멜은 활을 들어 끝까지 쫓았던 큰 수놈을 향해 시위를 조준한다.

 

  휘익~!!

  화살은 사슴의 목덜미를 정통으로 뚫는다. 갑자기 모든 소음이 수그러들고, 하멜은 말에서 내려 사슴에게 다가가 뿔을 잡아 들어본다. 콸콸 솟은 피로 인해 주위는 이미 검붉게 물들었다.

  “넌 그나마 내 손에 죽었으니 왕자의 식탁에 올라갈 자격은 얻은 거야...” 하멜은 죽은 사슴을 비웃으며 혼잣말을 한다.

  뒤늦게 달려온 근위병들은 왕자의 솜씨에 감탄해마지 않는다. 하멜은 그들에게 사슴의 피나 생고기의 맛을 좀 보겠냐고 권하며 한껏 거만함을 발산한다.

 ​

  *            *            *

 

  쾅!!!

  분노한 마크(Mark) 1세가 하멜의 방문을 거칠게 젖히며 들어온다. 왕자의 시종들은 국왕의 갑작스런 행차에 깜짝 놀라며 뒤로 물러선다. 방을 둘러보던 왕은 노여움을 감추지 못한다.

  화려한 샹들리에와 최고급 목재로 만든 가구들, 오렌지색이 선명한 커튼은 그대로이지만, 황금으로 만든 촛대나 장식품, 유명한 화가의 작품들은 하나도 남아있질 않다.

 

  “이게 도대체 어찌된 일이냐! 누가 감히 하멜의 방을 이 모양으로 만들었느냐?!”

  왕의 냉정한 질책에 신하들은 그저 서로의 눈치만 보다가, 겨우 우물거리며 말을 꺼낸다.

 

  요즘 하멜 왕자는 바깥출입이 잦아졌다. 술과 여자에 빠져 엄청난 돈을 탕진했고 그것도 모자라 국왕 소유의 사슴숲에서 도박사들을 모아 놓고 사냥대회를 벌이기 일쑤이다. 가진 돈이 바닥나자 왕자는 방에 있는 집기들을 담보로 또 내기를 걸었다. 이미 백성들 사이에서는 왕자의 방탕한 생활이 입방아에 오르내린지 한참 되었다...

 

  이 말에 화가 끝까지 치민 마크 1세가 칼을 꺼내 들어 왕자를 보필하던 시종을 단숨에 죽이려 하자, 늙은 대신 하나가 나서 겨우 이를 말린다.

  자신들도 왕자의 기행을 막아보려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아직까지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멜 왕자를 포기할 수는 없지 않나?

  그는 폐하의 손자이자, 단 하나 남은 이 왕실의 혈육이고, 이 왕국의 유일한 왕위 계승자이기 때문이다. 일찍 부모를 여읜 상처 때문에 왕자가 요즘 많이 괴로워하는 것 같다. 계속해서 우리가 설득을 해볼 테니 폐하는 조급해하지 마시고, 그저 시간을 조금만 더 달라...

 

  이런 대신의 설명과 사과에도 화가 가시지 않은 마크 1세는, 들고 있던 칼을 바닥에 세차게 내동댕이치고는 밖으로 그냥 확 나가버린다.

 ​

  *            *            *

 

  사슴숲의 중앙에는 호화로운 정원이 있고 연못에는 유람선도 떠다닌다. 이처럼 마크 1세 국왕이 가장 아끼는 숲을, 손자인 하멜은 추잡한 도박판과 술판으로 만들고 있었다.

 

  사냥이 끝나기를 기다리던 귀족의 자제들은 하멜이 당도하여 잡은 수사슴을 보여주자 모두들 탄성을 지른다. 어여쁜 무희들도 "왕자님 최고!"라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하멜에게 몸을 비빈다. 하멜에게 내기를 걸었던 젊은이들은 승리를 확신하며 술을 들이킨다.

 

  하지만 잠시 후, 

  하멜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오늘 내기의 경쟁자였던 귀족 람펜(Rampen)이 자신의 사냥감을 가져오자 분위기는 싹 바뀐다. 복부에 화살을 맞고 죽은 람펜의 사슴이 확실히 조금 더 크다. 지금껏 이처럼 큰 사슴을 본 적은 없다고 몇몇이 웅성거린다.

 

  근위병들은 목덜미들 정통으로 맞힌 왕자님의 실력을 더 쳐줘야 한다며 심판관의 얼굴만 쳐다본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왕자님? 심판관에게 심사규정을 다시 한 번 물어볼까요?” 람펜은 공손하면서도 단호하게 말한다.

  “그럴 필요 없어. 구차하게 따지는 건 나답지 않으니까. 람펜의 사슴이 분명 더 크니 이 사냥은 내가 진 거야. 깨끗이 패배를 인정하네.” 하멜도 더 이상 토를 달지 않는다.

 

  내기에서 진 벌칙으로 하멜은 값비싼 황금 촛대 9개를 빼앗기고야 만다. 그리고 자신의 소유로 되어있는 숲 주변의 토지를 람펜에게 넘긴다는 서류에도 서명을 한다. 아무리 왕자지만 귀족들 앞에서 한 약속이기에 하멜도 어쩔 수 없다.

 

  술에 취한 어떤 젊은이는, 잡은 사슴으로 만찬을 열자며 왕자의 대범함을 칭송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귀족 자제들은 거액을 잃고 말았다.

  람펜은 하멜에게 슬며시 다가와 어쨌든 고생하셨다는 말을 건네며 위로한다. 하멜은 잠시 어색한 웃음을 짓다가 시종들에게 당장 술자리를 준비하라고 명령하며 자리를 잠시 뜬다.

  오늘밤도 사슴숲은 그렇게 그렇게 흥청거리며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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