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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갑중의 갑
작가 : 도도한지윤
작품등록일 : 2019.9.1

신개념 먼치킨 히어로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하는 돈지랄 액션. 사이다 같은 전개.

 
갑중의 갑 (2) 평화시 숙소 생활 시작
작성일 : 19-09-03 11:06     조회 : 186     추천 : 0     분량 : 12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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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왔어요.”

 

 입구는 커다란 철문으로 되어 있었다. 담장이 아주 높게 지어져 있고 도둑이 들지 못하게 철조망과 CCTV까지 있었다. 생각보다 큰 스케일에 마석두는 입을 벌린 채 구경하고 있었다. 강비서는 홍채 인식을 통해 문을 열고 다시 차를 타고 안으로 들어갔다.

 

 내부는 작은 공원 같은 느낌이었다. 한 쪽에 차를 세워두고 차에서 내렸다. 앞에 3층짜리 건물이 떡하니 있었다. 대저택 같은 느낌은 아니었고 낮은 빌딩 같은 느낌이었다. 지은지 얼마 되지 않아선지 새 것의 냄새가 물씬 풍겼다. 갑돌이가 중얼거렸다.

 

 “건물 냄새는 어쩔 수 없겠지?”

 “어제 마지막으로 점검했는데 실내는 괜찮아요. 좋아하시는 향으로 준비해 두었습니다.”

 “하긴 겉보다 내면이 중요한 법이지, 그치?”

 “네? 아, 네..”

 

 마석두는 어리둥절 했는데, 갑돌이와 강비서는 자연스러워 보였다. 마석두는 아직 일한지 얼마 되지 않아, 홍채인식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혼자 밖으로 나가려면 편하게 말하라고 강비서는 말했다. 물론, 혼자 나가는 일은 휴일 외에는 없었다. 계약서 상에는 마석두를 대신할 경호원에게 마석두의 월급에서 일당을 지급한다고 설명이 되어 있었고 예전에 일했던 사람들을 쓰는 것이라 편하게 쉬어도 된다고 말했다.

 

 숙소의 문이 열리자, 마음이 편안해지는 피치향이 코끝을 감쌌다. 안 쪽은 상상했던 것보다 컸다. 한 층에서 강비서와 함께 있다는 사실에 조금 설레는 마음도 있었는데, 이건 같은 층에서 지내도 각자 다른 집에서 지낸다고 할 정도로 넓었다. 신기해하며 두리번거리는 마석두를 보고 갑돌이와 강비서는 피식하고 웃었다.

 

 “우선, 내부구조를 간단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석두씨도 잘 들어요. 지금 보이는 1층은 저와 석두씨가 생활하는 공간이자, 식사를 준비하는 곳입니다. 지하에는 식료품이나 생필품들이 있으니 참고하시고요. 지하에 자가 발전기가 있는데, 정전이 되면 그곳으로 내려가 발전기를 가동시키시면 됩니다. 석두씨는 발전기 가동법과 메뉴얼 꼭 숙지하세요. 그리고 석두씨는 24시간 경호를 하기 위해 방 안에 벨이 하나 있습니다. 꽤 크게 울리니 너무 깊게 잠들지 않는 한 언제든 긴급 상황에 대비하실 수 있게 긴장을 놓지 말고 계세요. 우려해서 말씀드리면 계속 잠을 안자고 버티실 필요는 없습니다. 밤에 부르는 일도 거의 없으니 비상시에 쓰인 다고만 알고 계세요. 밤11시부터 아침 7시까지는 웬만하면 잠을 주무시도록 하세요. 물론 그 시간에도 회장님이 부를 수는 있습니다. 여기까지 들은 내용 중에서 질문 있어요?”

 “어, 우선은 해봐야 알겠지만, 집 안에서도 5분 안에 회장님께 가거나 전화벨이 세 번 울리기 전에 받아야 하는 거죠?”

 “네, 맞아요. 아, 그리고 잠을 못자서 힘드실 경우는 거의 없을 거 에요. 며칠 지내보시면 알겠지만, 집 안에 계실 때 부르시는 경우는 거의 없을 테니까요.”

 

 갑돌이가 대화 중에 불쑥 껴들었다.

 

 “난 자러간다. 7시 되면 저녁 준비해 놓고 오늘 저녁은 간단하게 먹자, 있는 반찬에다가 대충 먹고 김치찌개 하나만 끓여줘.”

 

 터벅터벅 계단을 오르는 갑돌이를 강비서는 잠깐 동안 바라보다가 숙소의 도면을 마석두에게 건네주었다. 마석두는 도면을 보고 엄청나게 놀랐지만 크게 내색하지 않았다. 물론 동공이나 입가에 작은 경련까지 숨길 수는 없었다.

 

 집 안에는 서재, 침실, 화장실 같은 방들은 물론이고 PC방, 영화관람실, 볼링장, 사격장, 노래방, 합주실, 화실, 오락실 등등 왜 있지 싶을 정도로 까지 여러 곳이 있었다. 속으로 마석두는 자신도 해도 되냐고 묻고 싶었지만 물어보지 않았다. 왠지 부끄러웠다. 1층은 생각보다 단촐했다. 강비서는 방을 안내하면서 무언가 계속 설명을 했지만 마석두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강비서도 아는 듯 했지만 굳이 의사를 표현하지 않았다. 그렇게 집안 내부를 쭉 돌았고, 회장님이 계신 곳까지 안내를 마쳤다.

 

 그리곤 강비서는 다시 1층으로 내려와 냉장고와 생필품이 모아져 있는 수납함을 보여주었다. 세상에 모든 걸 다 갖다놨다고 의심될 정도로 여러 대의 냉장고에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는 신선한 재료는 물론이고, 라면과 같은 인스턴트 식품도 즐비했다. 그리고 수납함에는 마석두가 얘기한 모든 물건이 다 있었고, 심지어 콘돔 같은 것도 있었다.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는 강비서를 마석두는 힐끗 보았지만 강비서는 개의치 않는 듯 했다.

 

 “뭐, 잠깐 보셨겠지만 1층에 있는 물건은 자유롭게 사용해도 좋아요. 특히 생필품은 석두씨랑 제가 사용하는 거지, 회장님이 사용하는 것은 아니니까 1층에 있는 생필품은 편하게 사용하세요. 단, 2층과 3층에 있는 물건은 건드시면 안 됩니다. 그리고 냉장고에 있는 식품같은 경우는..”

 “아,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자유롭게 먹어도 되지만 회장님이 필요할 때 없어선 안된다 이런 거죠?”

 “뭐.. 얼추 비슷한데 좀 달라요. 자유롭지 않습니다. 보시다시피 귀한 재료가 많아서 값을 지불하고 드시면 됩니다. 아 물론, 회장님과 같이 식사를 할 때 돈을 받지는 않아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먹고 싶으시면 그에 맞는 가격을 지불해주시고 가격표는 이곳에 있고, 제가 재고파악을 제대로 하고 있으니 속이지 말고 드시길 바래요. 드실 때마다 내실 필요는 없고 월급에서 차감하는 방식입니다.”

 

 가격표를 보고 침을 꿀꺽 삼켰다. 냉장고의 위치와 놓여진 자리에 식재료 명칭과 가격이 적혀져 있는데, 어떤 것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싼 값이었다. 이렇게 많은 걸 어떻게 다 먹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강비서는 마석두의 생각을 읽었는지 웃으며 말했다.

 

 “재료들 유통기한 표에요.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은 드셔도 됩니다. 유통기한이 지나고 그 다음날까지는 방치를 하고 이틀이 되면 다 처분하니까 알고 계세요. 뭐 굳이 안 드셔도 되고요. 그래도 관리가 잘 되서 상태가 나빠지는 경우는 없으니까 위생상 안전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유통기한이 실제 먹어야 되는 기한을 표시해 둔 것은 아니니까요,”

 “저기, 궁금해서 그런데 내부에 모든 곳에 CCTV가 설치되어 있나요?”

 “네, 석두씨 방도 물론이고 화장실, 샤워실까지 모든 곳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아 물론 CCTV를 가리시면 안 됩니다. 다 회장님의 안전을 위한 것이니 이해해주길 바랍니다.”

 

 마석두는 속으로 발칙한 상상을 했지만 입으로 굳이 내뱉지는 않았다. 강비서의 방이나 화장실에도 CCTV가 설치되어 있을까하며 자신도 모르게 배시시 미소를 지었다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무표정으로 돌아왔다.

 

 “지금 시간이 5시니까, 7시에 저녁 먹으려면 나와서 같이 먹어요. 아 의무는 아니니까, 굶으셔도 되요. 식사시간은 정해져 있진 않고 회장님 마음입니다. 그럼 이만.”

 

 강비서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마석두도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아까는 잠깐 문을 열고 설명만 들은 뒤 넘어갔는데 생각보다 큰 방이었다. 기본적인 침구류와 옷장은 구비되어 있고 TV, 에어컨, 책상, 수납함 등이 심플하고 깔끔하게 배치되어 있었다. 침대에 한 번 누워보고 깜짝 놀라서 일어나 침대의 브랜드를 검색해보았더니, 3천만원 가량의 침대였다.

 

 ‘돈 맛이 이런 거 구나. 어떻게 하면 이렇게 돈을 벌 수 있을까’

 마석두는 침대에 누워 생각에 잠겼지만 자신의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었다. 다른 어떤 것보다 이런 엄청난 사람이 특히 갑부 고교생이라는 타이틀이면 이슈가 될 법도 한데 조금도 유명하지 않다는 것이 의외였다. 그러면서도 그가 가는 곳이면 다 그를 알아보는 듯 했다. 삼흥그룹의 주차장에 있었을 뿐이지만, 회장실을 아무렇지 않게 찾아가는 고교생이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 보자, 회장님의 이름이 갑돌이랬는데..’

 

 어디를 뒤져봐도 회장님의 사진이나 증거 하나 찾을 수 없었다. 자신이 올리고 싶다는 욕구가 살짝 들었지만, 마석두는 자신이 누리는 호사를 생각하며 마음을 접었다. 한 쪽에 자신이 보낸 짐들이 있었는데 정리하는 것도 잊은 채 3천만원 값어치에 잠자리를 느끼는데 여념이 없었다. 그러다가 자신도 모르게 깜빡 잠들었다. 그러다가 자버린 자신에게 놀라며 화들짝 일어났다. 7시 30분을 향해 가는 시계를 보고 허겁지겁 문을 열고 나갔다.

 

 문 여는 소리가 커서 그런지 마석두가 맹렬한 기세로 뛰어와서 그런지 식사를 하던 갑돌이와 강비서의 시선이 마석두에게로 집중되었다. 큰 소리로 깔깔깔 웃는 갑돌이와 시선을 한 번 주고는 차분하게 밥을 먹는 강비서의 모습이 대비되었다. 쭈뼛거리며 식탁으로 다가오는 마석두는 죄송하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갑돌이가 강비서에게 물었다.

 

 “아니, 식사시간 자유라고 얘기 안 해줬어?”

 “아니요, 분명히 전했는데 왜 저러는지 모르겠네요.”

 

 갑돌이와 강비서의 대화를 듣고 마석두는 민망해졌다. 민망한 와중에도 식탁을 쓱 봤는데 반찬이 최소 30찬은 되어보였다. 아까의 대화를 상기했을 때 간단히 김치찌개에 있는 반찬에서 먹는다고 전해 들었는데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진수성찬이었다. 얼떨떨한 표정으로 서 있는 마석두에게 강비서가 말했다.

 

 “수저랑 밥 가져와서 식사하면 되요.”

 “아, 네”

 

 마석두가 자리에 앉고 세 명의 미묘한 식사가 시작됐다. 마석두는 눈치를 보는 듯 했다. 자신이 먹어서 회장님이 못 먹게 되면 안 되기 때문에 젓가락질이 잘 가지 않았다. 안달복달하며 양이 많아 보이는 반찬들만 깨작깨작 먹고 있었다. 갑돌이가 마석두에게 말했다.

 

 “반찬 많으니까, 편하게 먹어. 그 정도로 깐깐하지 않아.”

 

 강비서도 거들었다.

 

 “기본 밑반찬은 막 드셔도 되요. 김치찌개도 편하게 드세요. 잔뜩 있으니까.”

 

 그 말을 듣고 안심한 마석두는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속으로 생각했다. 이런 게 밑반찬이라니, 밑반찬다운 밑반찬도 있었지만 양과 질 면에서 차원이 달랐다. 밑반찬만 먹어도 매끼니 질리지 않고 죽을 때까지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간략하게 밑반찬을 정리하면 김치도 3종류나 되고 나물은 5종류, 장조림 같은 고급 반찬은 물론이고 간장게장 같은 메인 요리로 봐도 될 정도의 반찬까지 있었다.

 

 갑돌이와 강비서는 허겁지겁 먹는 마석두를 보고 웃었다. 강비서가 소리 내서 웃는 모습을 본 적 기억이 없는 거 같았는데 웃는 모습을 보고 마석두는 속으로 강비서도 사람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강비서와 갑돌이는 한참을 웃다가 다시 식사를 재개했다.

 

 “회장님, 입 맛에는 맞으세요?”

 “에이, 밑반찬은 부담 갖지 말라니까 대충 먹어도 돼. 아 물론, 맛은 최고였어. 석두씨도 많이 먹고”

 “아, 네 회장님, 정말 맛있게 잘 먹고 있습니다.”

 

 마석두는 입 안 가득 씹으면서 말했다. 말하면서 화들짝 자신의 입을 손바닥으로 가렸다. 갑돌이는 별 반응 없었지만 강비서의 눈에서 왠지 레이저가 나오는 것 같았다. 회장님, 즉 갑돌이는 참 신기했다. 사실 고등학생이 자신에게 반말을 하면 기분이 나빠야 되는데 거부할 수 없는 아우라는 물론이고 너무나 그의 반말이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고용주 앞이라 그런지 돈 앞에 위축된 건지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그의 반말이 기분 나쁘지 않았다.

 

 마석두가 늦게 와서 그런지 다들 먹고 일어나는 분위기였다. 마석두는 더 먹고 싶어서 깨작깨작 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머뭇거렸다. 갑돌이는 먹던 수저를 식탁에 그냥 놓고 가버렸다. 강비서는 자기가 먹은 식기와 갑돌이가 먹은 식기를 싱크대에 놓고는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강비서를 부르려고 손을 들었는데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강비서는 들어가 버렸다. 잠시 골똘히 생각에 잠겼지만 우선은 식사가 식기 전에 해치우는 게 우선이었다.

 

 먹고 난 식기를 싱크대에 놓는 것 까지는 어렵지 않았다. 그 후에 뒤처리가 문제였다. 괜히 남기면 더 귀찮아 질까봐 열심히 먹긴 했지만 잔반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사실 혼자 생활한다면 다시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으면 되지만 이곳에서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갈등이 됐다. 마석두는 강비서의 방 앞에서 문을 두드릴까 말까 한참을 고민하며 서 있었다.

 

 강비서의 방문이 벌컥 열리고 문 앞에 있던 마석두는 누가 봐도 잘못한 죄를 지은 사람처럼 말을 더듬고 있었다.

 

 “아 저.. 저기.. 그러니까 제가 문 앞에서 그러니까. 뭐 이상한 짓을 하려던 거는 아니고, 그러니까 아시죠? 제가 무슨 말하는지?”

 

 당황하며 말을 더듬는 마석두를 지나친 강비서는 자연스럽게 식탁으로 가 먹은 것들을 정리하고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마석두는 괜히 주변에서 어슬렁어슬렁 거렸지만 딱히 자신의 역할을 찾아내지는 못하고 있었다.

 

 마석두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설거지를 마친 채 강비서는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먹었던 잔반도 다 랩에 씌워서 잘 정리되어 있고 설거지도 광이 나는 것 같았다. 마석두는 강비서의 방문과 싱크대를 번갈아 가며 바라보고 있었다.

 

 강비서는 이런 낌새를 눈치 챘는지 문을 열고 나와서 마석두를 빤히 쳐다봤다. 마석두가 강비서와 그렇게 오래 눈을 마주친 경험은 처음이었다. 노랗게 염색을 한 머리에 차가운 눈매. 뾰족한 안경이 눈빛을 더 차갑게 만들고 있었고, 구릿빛 피부에 탄탄한 몸매를 하고 있었다. 강비서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마석두의 눈길은 강비서의 뒤쪽을 향하고 있었다.

 

 “일일이 알려드리면 힘드니까 궁금한 거 있으면 바로바로 물어보세요.”

 

 강비서는 마석두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방문을 닫고 들어갔다. 마석두는 할 말이 있는 듯 손을 뻗어 입을 벌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방으로 걸어 들어왔다. 침대에 누워 멍하니 TV를 키고 바라봤다. TV에는 재밌는 예능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었지만 내용이 하나도 들려오지 않았다. 마석두는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게 스르르 잠이 들었다.

 

 깊은 잠에 빠졌다가 일어나니 새벽 4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었다. 몇 시에 잠이 들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꽤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느낌이었다. 오늘은 회장님의 일정이 없어서 숙소에서 편하게 쉬면 된다고 전해 들었는데 그렇다고 너무 편하게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괜히 방심해서 딴 짓 하다가 5분 안에 회장님한테 못 가게 되면 가차 없이 자신을 자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마석두는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갑작스런 부름이나 일정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먼저 씻은 다음에 근무복장을 갖추고 언제든 튀어나갈 수 있게 준비해둬야겠다. 회장이 어디를 가든 항시 따라다녀야 겠지? 괜히 준비 안하고 있다가 회장을 기다리게 하면 어떤 불이익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단단히 준비하고 있어야겠다.”

 

 마석두는 아침 6시부터 목욕재계를 한 뒤에 깔끔하게 옷을 입고 대기하고 있었다. 시간이 7시를 조금 넘기자 문 밖에서 식사를 준비하는 소리가 들렸다. 문 틈으로 살짝 들여다보는데 강비서가 요리를 하고 있었다. 아주 능숙한 솜씨로 요리를 만들고 있었고 창은 활짝 열려 환기를 하고 있으며 바닥에는 로봇청소기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마석두는 살금살금 나와 강비서에게 다가갔다. 어깨너머로 무엇을 만드는지 보고 있다가 강비서와 눈이 마주쳤다. 당황한 마석두와 달리 강비서는 다시 음식을 만드는데 여념이 없었다. 마석두가 괜히 옆에서 얼쩡대자 강비서는 한마디 툭 던졌다.

 

 “사람이 음식하는 거 처음봐요?”

 “아? 네? 아니요. 아니요. 그게 아니라 신기해서”

 “아, 가정부도 아니면서 비서가 왜 이런 일을 하냐는 거죠?”

 “네? 아니요. 뭐, 그냥 신기해서요. 음식을 잘하시는 거 같아서”

 “궁금한 거 있으면 언제든 물어봐요. 아직 잘 모르시는 게 많을 텐데”

 “식사 준비는 강비서님이 항상 하시나요?”

 “뭐, 업무로 바쁘면 다른 사람을 고용하기도 하고 밑반찬은 기본적으로 제가 하지는 않고 사오는 거에요.”

 “청소나 빨래 같은 것은요?”

 “본인 거 본인이 하시면 되고, 저는 제꺼랑 회장님 꺼 밖에 안 해드립니다.”

 “비서 아무나 하는 거 아니네요. 힘드시겠다...”

 

 강비서는 음식을 준비하던 손놀림을 잠시 멈췄다. 마석두는 자신이 무슨 말 실수를 한 것인지 자신이 한 말을 상기해봤다. 마석두가 느끼기에 그렇게 실례될 법한 말을 한 것 같지는 않았다. 이 침묵이 불편하다고 느낄 타이밍이 되자 강비서가 먼저 입을 열었다.

 

 “석두씨 근로조건에도 있지만 석두씨가 경호 외에 다른 일을 하면 일종의 인센티브가 나옵니다. 그건 성립조건이 쉬우면서도 어렵긴 한데 석두씨의 경우 운전면허증을 제외하면 특별한 자격증이나 특기가 있다고는 판단이 되지 않아서 자주 인센티브 받는 경우는 없을 거라고 생각되지만, 저는 좀 달라요. 우선 기본적으로 저는 비서 3년 차에 접어 들었어요. 자세히 얘기는 못 드리지만 석두씨보다 봉급이 훨씬 많고요. 운전기사 임무 수행할 때마다 인센티브를 받고요. 집에서 가정부의 역할을 하면서도 인센티브를 받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마사지사 자격증, 한의사 자격증, 교원 자격증, 영어는 물론이고 일어, 중국어, 불어, 이탈리아어 외에도 세계 각종 언어를 할 수 있어서 통역사로서 임무수행도 할 수 있고요. 그 외에도 응급구조, 스킨스쿠버, 설계사, 프로그래머 등의 임무수행도 겸하고 있습니다. 이 숙소도 제가 설계한 거 구요. 인센티브를 따로 받고 있지만 기본급에 작게 나마 포함되어 있구요. 석두씨가 쉬면 그에 따른 인건비를 석두씨 월급에서 제하는 것처럼 저도 제 임무를 거부하면 제 사비로 사람을 구해서 쓰고 있습니다. 뭐 여러 가지 일을 한 번에 하지 않는 한 따로 사람을 구하지는 않지만요. 아 물론 한식, 중식, 양식, 일식 등 기본 조리자격증도 갖고 있답니다.”

 “아.... 네....”

 

 강비서는 이런 엄청난 얘기를 쏟아내더니 다시 아무렇지 않은 듯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마석두는 혼자 골똘히 생각을 하면서 방문을 열고 다시 들어갔다. 강비서가 얼마나 돈을 벌고 있는 건지 짐작해보고 있었다.

 

 ‘지금 월급이 2천만원이면, 2년이 지나면 못해도 2200만원 이상은 되겠지. 게다가 이것저것 다 잘하니까 2500만원에서 크게 잡으면 3000만원 정도는 받을 거 같은데, 거기다가 이것저것 인센티브로 한 10만원 씩만 쳐도 기본으로 하루에 운전이랑 가정부의 역할을 하고 있으니 3000만원에서 최소 600만원 정도 더 받는 건가. 게다가 이것저것 더 해주면 못해도 4000만원 가량은 월급을 받겠지? 와 장난 아닌데? 연봉이 거의 5억이 되는 거잖아?’

 

 마석두는 혼자 계산기를 두드려보며 놀라고 있었다. 자신도 운전면허증을 갖고 있으니 강비서 대신 운전을 하면은 월급이 지금보다 더 늘을 테고 강비서는 어차피 많이 벌고 있으니까 운전기사 정도는 자신에게 시키지 않을까 생각했다. 마석두는 자신도 모르게 많은 돈을 거머쥘 생각을 하며 히죽거리고 있었다.

 

 마석두가 혼자 망상에 빠져있는 동안 강비서는 아침식사 준비를 다 끝내고 갑돌이에게 연락을 보냈다. 갑돌이는 잔뜩 피곤한 얼굴로 내려와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더니 다시 올라가버렸다. 강비서가 갑돌이에게 인사하는 소리를 듣고서야 마석두는 부랴부랴 방에서 나왔다. 마석두가 나왔을 때는 이미 갑돌이는 사라지고 없었다. 의아한 표정을 짓는 마석두에게 강비서는 회장님은 아침에 입맛이 없을 때가 많다며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거하게 차려진 아침 상을 보고 마석두는 강비서에게 물었다.

 

 “회장님이 아침 안 드시는 거 치고는 어제 저녁 상이랑 별 반 다르지 않는데요?”

 “회장님이 아침 드실지 안 드실지는 모르니까요. 평균적으로 안 드시는 경우가 있는 거지 식사하시는 경우도 있어요.”

 “.... 물어보면 되지 않나요?”

 “당신은 음식점 가서 그때 그때 뱃속 상황을 알려줘서 양을 조절하나요? 음식점 주인이 당신한테 오늘 1인분 다 못 드실 거 같으면 말씀하세요. 덜 준비하게요. 이러면 어떨 거 같아요?”

 “아니... 그거랑 이거랑은 다르지 않나요.”

 “우린 가족이 아니라 고용주와 고용인이에요. 비즈니스 관계라구요. 이 점 꼭 명심하세요.”

 

 예상보다 딱딱한 답변에 마석두는 기가 죽었다. 강비서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굳이 마석두를 챙기지는 않았다. 다만 식사를 마치고 한 마디 거들었다. 아까보다는 조금 온화한 말투였지만 그래도 그녀의 정체성을 잃지는 않았다.

 

 “분위기 파악하는데 좀 걸릴 수도 있겠지만, 하나만 명심하면 되요. 회장님과의 관계를 사적으로 생각하시면 안돼요. 그게 전부에요. 정해진 일을 하고 정해진 보수를 받으면 되고, 더 일하면 그만큼 받는 거고 거부해도 되요. 대체할 인력은 많으니까요. 아시겠어요?”

 “아.. 네..”

 “본인도 월급 2000만원이 납득이 안 되지 않나요? 납득 안 가는 만큼 회장님을 이해하면 별로 어려운 거 없어요. 누릴 꺼 다 누리고 편의적으로 해석하고 회장님의 이해를 바라면 다른데 가서 더 편하게 일하세요. 뭐 월급은 매우 적어지겠지만...”

 

 강비서와의 대화를 마치고 마석두는 방에 틀어박혀 손가락을 꼽아보고 있었다. 마인드는 간단했다. 돈이 다 인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기분이 나빴다.

 

 ‘한 달에 2천이면, 1년에 2억 4천. 딱 3년만 참고 일하고 내 적성에 맞는 일 해야겠다.’

 

 마석두는 자신의 적성이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지금 이 대우를 받으면서 일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마석두는 한 때 국가대표 유도선수가 됐을 정도로 유망한 청년이었다. 그는 남다른 승부욕 덕에 국가대표가 되기는 했지만 세계의 벽은 높았다. 그리고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서는 실력에 못지않은 연줄이 필요했고 그 연줄을 만드는 것은 결국 돈이었다. 돈으로 갑질하는 것을 너무도 싫어했던 마석두는 출전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허울뿐인 국가대표직을 포기하고 경호일을 하고 있었다.

 

 경호일 하면서 돈 있다고 돈 없는 자들을 함부로 대하는 놈들을 보면서 끓는 화를 참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정의감에 불타 의뢰인과 싸운 적도 여러 번 있었다. 이런 사실이 이 업계에 소문이 나서 마석두는 경호업체를 그만두게 되었다. 강비서의 말에는 이상하게 기분이 나쁜 것 같으면서도 한 마디도 대꾸하지 못했다. 하지만 속으로는 벼르고 있었다. 마석두는 날카로운 이빨을 숨기며 한바탕 할 기회를 찾고 있었다.

 

 ‘아니,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나. 음식 낭비될까봐 얘기 한 것 같고 아끼면 얼마나 좋아 서로 좋지.’

 

 마석두는 궁시렁 대다가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오늘은 회장님이 일정이 없는 날이라 더 긴장이 풀어졌다. 오랜 만에 긴장감 없이 푹 잔 것 같았다. 잠결에 시간을 보니 점심때가 훌쩍 지난 시간이었다.

 

 ‘4시면 좀 애매한데’

 

 마석두는 괜히 방 문을 열고 나와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주방은 깔끔하게 정리되 있었다. 식기들로 봐서는 회장님과 강비서는 식사를 끝마친 듯 했다. 약간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같은 집에 있는데, 식사 할 때 한 번 물어볼 수는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회장님과 강비서의 얼굴을 머릿속에 그리며 매정한 사람들하며 혼자 중얼거렸다.

 

 현관문이 열리면서 한 여성이 들어왔다. 마석두는 누구지 하는 표정으로 있다가 회장님을 경호해야 하는 사명을 떠올렸다. 마석두는 여성의 앞을 막아선 후 눈으로 스캔을 하고 있었다. 핑크빛 후드티에 회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여성은 마석두가 막아서자 거침없이 마석두의 급소를 걷어찼다. 급소를 부여잡고 고꾸라진 마석두를 뒤로 하고 그 여성이 입을 열었다. 낯익은 목소리였다.

 

 “경호 하려는 의지가 있어서 봐준 줄 알아요. 그래도 상사정도는 구분해야겠죠?”

 

 평소와 달리 풀어헤친 머리에 안경도 쓰지 않고 복장까지 다르니 목소리를 듣고 나서야 강비서의 이미지와 겹치기 시작했다. 그래도 냅다 급소를 걷어찬 것은 너무하다고 생각됐지만 마음과 달리 몸은 바닥에서 끙끙대며 일어나지 못했다.

 

 타이밍도 좋게 갑돌이가 내려오면서 마석두의 모습을 보고 박장대소를 했다. 깜짝놀라 엉거주춤 일어난 마석두를 보고 갑돌이는 말했다.

 

 “간만에 재미있는 구경했네, 서로 싸우지들 말고 잘 지내. 강비서가 차가워 보여도 누구보다 따뜻한 사람이야.”

 

 마석두는 두 귀를 의심했다. 그때 강비서가 옷을 갈아입고 웃으며 나왔다. 한 손에는 구급상자를 들고 있었다. 마석두의 급소를 유심히 바라보더니 강비서는 웃으며 말했다.

 

 “연고 발라줘요?”

 

 마석두는 얼굴이 순간 빨갛게 달아올랐다. 강비서는 점점 노골적인 표정으로 다가와 마석두의 바지를 벗기려는 손동작을 보였다. 강비서의 손길을 겨우 저지하고 헛기침을 한 후 그러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하지만 말과 다르게 얼굴을 이미 당황한 기색과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갑돌이가 강비서에게 말했다.

 

 “이번 장난은 너무 심했지?”

 “뭐,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이 있는 거죠.”

 

 영문을 모른 채 두 사람의 대화를 번갈아 듣고 있던 마석두는 저녁식사시간이 되서야 자초지종을 들을 수 있었다. 사실 내용자체는 별 감흥 없었는데 그 이후가 중요했다. 마석두가 너무 긴장한 것 같아서 긴장을 풀어주려고 장난을 쳤다는 것이었는데, 마석두가 어떻게 그런 장난을 칠 수 있냐고 한 마디 뱉기도 전에 강비서가 빠르게 한 마디 던졌다.

 

 “추가 수당으로 이번 달 월급에서 500이 더 추가될 거예요. 장난친 건 미안해요. 회장님 부탁이셨어요.”

 

 마석두는 듣고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500이라니. 500원도 아니고 500만원을 이정도 장난 한 번에 쥐어준다고?’

 

 조금 어색한 분위기로 식사를 마친 뒤 마석두는 강비서와 커피 한 잔을 하며 얘기를 나누었다. 강비서는 아까 급소를 걷어 찬 것을 거듭 사과하면서 조금 기가 눌린 느낌이었다. 마석두는 괜찮다고 말하며 커피를 한 모금 입에 넣었다.

 

 “강비서님도 드세요. 커피 맛있네요. 비싼 커피라 그런가”

 “이해해주시니 감사해요. 그래도 저인 줄 몰라볼 줄은 몰랐어요. 회장님은 몰라볼 거라고 하시긴 했지만”

 “정말 다른 사람인 줄 알았어요. 제가 눈썰미가 없는 편이긴 하지만 상상도 못했어요.”

 “회장님이 까다롭긴 해도 나쁜 분은 아니에요. 갑질은 더더욱 안 하시구요. 잘 부탁드려요.”

 “강비서님은 얼마나 일할 생각이에요?”

 “글쎄요. 아직 퇴직은 생각 안 해 봤는데, 제가 4번째 비서로 알고 있어요. 다들 3년~4년 정도 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지금도 연락하고 지내는 분도 있고요.”

 “저는 몇 번째 경호원인가요?”

 “음, 정확히는 모르는데, 제가 했을 때도 한 6번은 바뀌었어요. 아마 50번째는 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50번째요? 경호일이 힘든가 보네요.”

 “물리적 위험보다는 적당히 벌고 나가시는 분이 많은 것도 있고, 금방 짤리는 분도 있고요.”

 

 마석두는 강비서와 한참을 이야기를 나누다가 방으로 들어왔다. 예전에 짤렸던 경호원들의 얘기도 듣고 회장님의 성향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강비서는 예뻤고, 마음이 따뜻한 것 같았다. 마석두는 강비서와 얘기를 나누면서 강비서에 대한 안 좋은 선입견이 조금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 마석두는 침대에서 뒤척이고 있는데 메시지가 하나 날아왔다. 강비서로부터 날아온 메시지였다. 내일 8시에 외출을 하니 준비하고 있으라는 내용이었다. 마석두는 가볍게 푸시업과 스쿼트를 하고 샤워 후 잠이 들었다. 내일부터 본격적인 경호생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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