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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귀로
작가 : 원진희
작품등록일 : 2019.9.2

천년 동안의 봉인, 그것이 열린 순간 그들은 지옥을 보게 될 것이다.

깊은 산속에 신라시대 거대 절터가 발견되었다.
대규모 발굴단이 이 일대를 조사하기 시작했고, 고고학자 중현과 성민은 절터 하부에 위치한 붉은 동굴에서 밀봉된 거대항아리를 조사하게 된다.

항아리 내부에 금불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문화재사범 영숙과 기철, 동섭은 거액의 돈을 제시하며 중현과 성민에게 도굴을 제안한다.
두 사람은 영숙의 제안에 망설이지만, 시한부 선고를 받은 중현은 무일푼으로 아내와 딸을 떠날 수 없다는 생각에 도굴을 결심한다.

늦은 밤 항아리가 있는 붉은 동굴에 몰래 잠입한 중현과 일행은 그곳에서 기이한 일을 겪게된다.

 
1 천 년 전 어느 날
작성일 : 19-09-02 22:25     조회 : 294     추천 : 0     분량 : 3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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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문

 

 골이 어떻게 파였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하늘이 만들어낸 것이라 말하는 이도, 악귀가 만든 노리개라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골은 그렇게 산속 깊은 곳에 생겨나, 번민과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들을 괴롭혔다.

 

 1 천 년 전 어느 날

 

 울창한 숲 속에 보름달이 떠올랐다.

 계곡 사이로 굽이 흐르는 물줄기에 달빛이 비쳤고, 돌덩이가 물살에 휩쓸려 바닥에 작은 구덩이가 생겼다.

 구덩이에는 곧 작은 소용돌이가 만들어졌다.

 

 저 멀리 오색 천을 어지럽게 늘어트린 사찰이 보였다.

 내부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제단에 우둑 솟은 불상이 냉랭한 시선으로 젊은 승려와 외눈 승려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젊은 승려가 제단 위에 금제 도구들을 허겁지겁 자루에 쓸어 담았다.

 “서둘러라 곧 시간이 고일 것이다.”

 초조한 듯 사찰 밖을 살피던 외눈 승려가 말했다.

 젊은 승려가 금제 도구를 가득 담은 자루를 들고, 서둘러 사찰 밖으로 나섰다. 보름달엔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이내 굵은 빗줄기가 땅으로 떨어졌다. 저 멀리 산자락에선 ‘둥둥’ 북소리와 함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스님, 정말 이렇게 막아야 합니까?”

 젊은 승려가 안절부절 걸음을 멈추며 말했다.

 “목하에 과거가 괴는 것은 분명 재앙이다. 생사에 미련을 두지 말거라! 그렇지 않으면 이 일은 끝나지 않을게야!”

 외눈 승려가 주춤거리는 젊은 승려를 잡아끌었다.

 

 

 한편 능선 너머로 들려오는 북소리.

 회색피부를 지닌 괴인들 수백 명이 허연 눈을 부릅뜨고, 붉은 색 바위를 향해 절을 올리며 북을 치고 있었다. (이들을 앞으로 선주민이라 지칭함.)

 신기한 것은 붉은 바위가 그들의 북소리에 춤을 추듯 진동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둥둥둥 둥둥둥’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럼 진동하는 붉은 바위.

 북소리는 점점 빨라졌고, 선주민들은 바위를 향해 빨려들 듯 온몸을 흔들었다. 그러자 곧 붉은 바위는 땅을 흔들며 피를 흘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선주민들은 주문을 외듯 중얼중얼.... 붉은 바위를 향해 다시 절을 올렸다.

 몇몇 선주민들은 바위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받아 마시며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리고 잠시 뒤, 댓 명의 선주민들이 한 소년을 지고 나타났다.

 소년은 누에고치처럼 동아줄로 온몸이 결박되어 있었고,

 

 그의 얼굴은 젊은 승려와 닮아 있었다.

 

 바위 앞에는 인골들이 쌓인 곳에 구덩이가 있었는데, 선주민들은 소년을 그 구덩이에 밀어 넣었다. 구덩이 안에는 피와 진흙이 걸쭉하게 섞인 펄이 가득했고, 소년은 순식간에 피 칠갑이되 핏빛 진흙 속으로 빨려들기 시작했다.

 소년의 비명소리가 구덩이 안에서 메아리 쳤다. 그러자 선주민들은 광분한 듯 몸을 흔들었고, 붉은 바위 표면에는 실지렁이가 꿈틀 거리듯 기이한 문향이 새겨졌다.

 

 

 한편 젊은 승려와 외눈 승려가 붉은 종류석이 가득 달린 동굴 앞에 섰다.

 동굴 안에서는 ‘쿠르릉’ 사자의 울음소리 같은 괴음이 들려왔다.

 젊은 승려가 들어가는 것을 주저했지만 외눈 승려가 잡아끌었다.

 

 한참을 동굴 안으로 들어가는 두 사람.

 외눈 승려는 어두운 동굴 속을 마치 고양이처럼 민첩하게 파고들었다. 반면에 젊은 승려는 여기저기 쏟아난 돌 때문에 엎어지고, 접질리기를 수십 번, 간신히 외눈 승려의 보조를 맞추며 그의 뒤를 따르는데....

 갑자기 환한 불빛과 함께 넓은 공간이 나타났다.

 눈부심에 시야가 흐릿해지는 젊은 승려, 그의 시야로 기이한 광경이 펼쳐졌다.

 뼈만 앙상하게 남은 미라승려가 가부좌들 틀고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승려의 머리 위로는 집채만 한 항아리가 천장에 입을 벌려 달려있었고, 미라승려가 앉은 자리 옆에는 커다란 솥이 불 위 달궈져 있었다.

 그리고 잠시 뒤 미라승려의 등 뒤로 ‘바지직’

 허공을 찢으며 의문의 구멍이 열렸다.

 외눈 승려는 이 모든 상황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자루에 담아온 금제 도구들을 달궈진 솥 안으로 쏟아 부었다.

 솥 안에는 금제 도구들이 순식간에 형체가 허물어져 누렇게 액화되었다.

 

 그리고 젊은 승려가 떨리는 손으로 솥 안에 액화된 금을 국자로 떠올렸다.

 순간 동굴 밖에서 선주민들의 기이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젊은 승려가 하마터면 금을 쏟을 뻔했다.

 “정신 차려! 우리가 반드시 이 문을 봉쇄해야한다. 알겠느냐?”

 외눈 승려가 젊은 승려의 손에서 국자를 잡아채며 말했다.

 외눈 승려는 곧 액화된 금을 미라승려의 정수리에 천천히 부었다.

 금이 지글거리며 미라승려의 이마와 콧등을 타고 흘러내렸다.

 낮은 신음을 뱉으며 등 뒤에서 생겨난 의문의 구멍에 몸을 밀착시키는 미라승려.

 

 한편 동굴 입구 앞에선 승려 여섯이 선주민들과 대치중이었다.

 동굴 안으로 달려드는 선주민들을 매질로 막아서는 승려들. 하지만 수십에 이르는 선주민들이 무차별적으로 달려들었고, 승려들의 방어 대열은 하나 둘 무너지기 시작했다. 선주민들은 쓰러진 승려들에게 달려들어 무참히 물어뜯었다.

 처참한 비명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2 등신불

 

 미라승려의 온몸에 액화된 금이 지글거리며 흘러내리는 것이 보였다.

 그의 등 뒤에 점점 넓어지는 의문의 구멍은 점점 넓어져 지름이 1미터는 되었다.

 미라승려의 몸에 금을 바르는 외눈 승려의 손은 점점 빨리 움직이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 없어 시간이....”

 곧 외눈 승려의 눈에 들개들처럼 달려오는 선주민들이 보였다.

 외눈 승려가 국자를 젊은 승려에게 건네며 말했다.

 “과거가 다시 고이면, 이곳은 영원히 지옥이다. 아무도 나가선 안 돼. 알겠느냐?”

 부들부들 고개를 끄덕이는 젊은 승려.

 외눈 승려는 몽둥이와 단도를 양손에 쥐었다.

 달려드는 선주민들 앞을 막아서는 외눈 승려. 매질과 칼질로 호기로움에 선주민들에게 달려들었다. 사방으로 선주민들의 피가 튀었다.

 

 그 사이 젊은 승려는 솥 안에 남은 금을 미라승려의 정수리에 부었다.

 손이 덜덜 떨리는 통에 액화된 금이 바닥에 줄줄 흘러내렸다.

 젊은 승려는 점점 커지고 있는 구멍으로 저도 모르게 자꾸만 시선이 갔다.

 그리고 어느새 젊은 승려는 저도 모르게 구멍을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동굴은 점점 더 심하게 진동했고, 천장에 달린 종유석들이 떨어지며 마구잡이로 밀려들어오는 선주민들을 덮쳤다. 하지만 종유석을 피한 수십 명의 선주민들이 일제히 외눈 승려를 향해 달려들었다.

 외눈 승려의 불같은 칼부림에도 선주민들은 그의 팔다리를 물어뜯었다.

 속수무책으로 쓰러져버리는 외눈승려. 점점 희미해지는 의식으로 저 멀리 구멍을 향해 걸음을 옮기는 젊은 승려가 보였다.

 “안~~돼!”

 외눈 승려의 외침에도 젊은 승려의 걸음은 멈추질 않았다. 그러자 외눈 승려는 선주민들에게 온몸을 물어뜯기며 어디론가 기어가기 시작했다.

 천장에 항아리와 연결된 밧줄이 보였다.

 

 젊은 승려가 미라승려의 등 뒤를 비집고, 구멍으로 몸을 뻗었다. 그 순간 돌처럼 굳어있던 미라승려가 젊은 승려의 허리를 붙잡았다. 흠칫 놀란 젊은 승려가 온몸을 버둥거렸다. 곧 미라승려의 몸에서 흘러내리는 금이 젊은 승려의 몸으로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젊은 승려와 미라승려의 몸이 서서히 이어 붙었다.

 비명을 지르는 젊은 승려.

 “으아!”

 그 순간 선주민 둘이 미라승려와 버둥거리는 젊은 승려를 향해 달려들었다.

 구멍을 사이에 두고 선주민과 젊은 승려가 뒤엉켜버렸다.

 

 한편 만신창이간 된 외눈 승려가 부들부들 마지막 힘을 다해 밧줄에 칼질을 했다.

 항아리가 흔들거렸고, 밧줄은 한 올씩 힘을 잃어갔다.

 그리고....

 천장에 달린 항아리가 미라승려와 선주민, 젊은 승려가 뒤엉킨 자리에 떨어졌다.

 ‘쾅’

 순식간에 그 네 사람이 항아리 속에 가둬졌다.

 

 그 모습을 확인한 외눈 승려는 숨을 거두었고, 동굴은 진동하며 붕괴되었다.

 곧 자욱한 흙먼지가 사방으로 흩어지며 암흑천지로 변했다.

 
작가의 말
 

 다음이 궁금하다면 많은 댓글과 추천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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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 천 년 전 어느 날 2019 / 9 / 2 295 0 3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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