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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폭군에게 빙의된 채, 역하렘 게임 깨기
작가 : 파란필통
작품등록일 : 2019.9.2

“선의를 불러다 줄까?”

“...”

“아님, 의료실 갈래?”

{축하합니다, 지뢰를 밟았군요!}

“아닙, 니다. 저 혼자, 의료실에 가겠습니다.”

{미니게임에 실패하였습니다.}

아니, 왜?!

띠링, 울리는 시스템 창에 세상 억울해졌다.

진짜, 나는 진짜로, 비록 대련이지만 나 때문에 바론이 다친 거니까 좀 더 편한 선택지를 고르라고 물어본 것이었다.
그런데 이것도 지뢰였는지 게임은 실패했다 뜨지, 바론은 내 말이 뭐가 그리 상처였다고 서글픈 얼굴로 저 혼자 의료실로 가지.

뭐지? 왜?

이번엔 정말 뭐가 문제인지 알 수가 없어 의아해하며 그의 뒤태를 보고 있자니 헷, 빨리 뒤따라가지 않으면 바론의 상상 속 너는 개쓰레기가 될걸.이라는 듯 정보가 떠올랐다.

[그저 대련하다 입은 작은 상처였다.
피가 조금 나오긴 했지만 안절부절못하며 나를 걱정하는 폐하를 보자니 아픈 것 따윈 느껴지지도 않았다.

폐하께선 내가 괜찮다 했음에도 선의를 불러올까? 의료실 갈까? 데려다줄까? 라는 물음도 없이 당연하다는 듯 선의를 불러와 치료받게 했다.
그리고선 말끔해진 손에도 혹시 모른다며 정성스럽게 붕대를 감아주셨다.

‘오른손이라 불편하겠지만 일주일 동안은 계속 붕대 감고 있자.’

‘예’

‘대신 옆에서 도와줄게. 앞으로도, 혹시나 다치면 바로 말해. 네가 다쳤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긴 싫다는 내 마음, 다친 너를 혼자 의료실에 보내긴 싫은 내 마음. 이해하지?’

붕대를 감아주시는 그 손이, 그 말이 얼마나 따스하던지-]

아아아아아아!!!

“야야야! 바론! 같이 가! 데려다줄게! 아까 말한 건 헛소리였어! 내가 어떻게 다친 너를 혼자 보내. 그렇지?”

 
8* 이쯤되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작성일 : 19-09-02 20:45     조회 : 218     추천 : 0     분량 : 6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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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낯선 느낌에 당황했다고 했지 게임을 포기한다고 하진 않았다.

 

 다른 남자라고 하면 남자 궁인들도 전부 포함이냐?

 

 말도 안 되는 경고는 가볍게 무시하고 어제 찾지 못했던 한율을 오늘마저 찾기로 약속했던 은가람을 만나기 위해 호지 궁 입구로 발걸음했다.

 

 게다가 백호가 보름은 어제 내가 은가람과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백호가 보름의 정보망도 그리 완벽한 건 아니라는 것.

 완벽하지도 않은 상대에게 마냥 겁먹고 있을 필요는 없다.

 

 그렇게 생각하던 중 띠링, 시스템 창이 올라왔다.

 

 { [알아두면 좋을 조각 지식]

 

 역사상 유일한 천호의 약혼자는 천호의 반려들이 머무는 궁, 월궁에 머문다는 건 천의 나라 사람들에게 상식이다.}

 

 아, 그러고 보니-,

 

 ‘화연, 화연. 오해하지 마세요. 제가 아버지에게 이른 것이 아닙니다. 저는 그 길로 곧장 월 궁에 가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게 틀어박혀 있었어요.’

 

 이런 말을 했었지.

 

 순간 알 수 없는 기시감이 들었지만 한율이 어디 있는지 찾았다는 기쁨에 가벼이 넘어갔다.

 그리고 호지 궁 앞에서 날 기다리는 은가람의 신성한 자태에 눈이 멀기도 했고.

 

 “은가람!”

 

 내 부름에 은가람이 선량하지만 어딘가 야샤시해보이는 특유의 눈웃음을 지으며 나를 반겼다.

 

 “네, 화연님. 어서 오세요.”

 

 아, 참고로 나는 한율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 몹시 흥분한 상태였다.

 즉, 은가람의 인사를 고개 끄덕이는 거로 끝내고 무작정 은가람의 손을 잡고 이끌었는 것.

 

 “한율이 어딨는지 알아. 아직 아침이니까 한율은 월궁에 있을 거야. 거기부터 가자!”

 

 “?!”

 

 어라? 돌아오는 대답이 없었다.

 그에 은가람을 돌아봤는데 은가람이 놀란 표정 그대로 내 손에 끌려오고 있었다.

 

 “은가람?”

 

 “아,”

 

 내가 부르자 그제야 정신 차린듯한 은가람이 얼굴을 붉게 물들이더니(?) 조심스럽게 말했다.

 

 “화연님, 월궁은 그쪽이 아니에요.”

 

 “...”

 

 아하, 지도라도 켤걸 흥분해서 무작정 갔네.

 머쓱해진 나는 조용히 은가람이 이끄는 대로 걸었다.

 

 *

 

 직접 두 눈으로 보게 된 월궁은 과연 월이라는 명칭을 붙일 만큼 태양 같은 느낌의 궁이었다.

 

 와, 대단하네.

 

 천호는 그야말로 하늘 같은 느낌으로 위압감 있고 웅장했었으니까 이런 느낌도 신선했다.

 

 아, 이게 아니라.

 한율 찾으러 온 거지.

 

 나도 모르게 건축물이나 구경할뻔했다.

 

 응? 근데 주변 궁인들이 너무 이쪽을 쳐다보는 듯한 느낌 아닌가?

 아무리 천호라지만 내 시선이 닿자마자 바로 시선을 돌리는 것도 이상한데 왜지?

 

 혼자 의아해하고 있자 띠링, 시스템 창이 올라왔다.

 

 { [중요한 순간에 나타난 패널티]

 

 패널티가 적용됩니다.

 삼일동안 한율에게 내뱉어지는 말들이 현 세계관에 맞게 변형되며 생각보다 과격하게 말하게 됩니다.

 

 잔여 패널티 : 5개}

 

 “?”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아직 아무것도 안 했는데 패널티가 적용된다고?

 

 그리 생각하는 순간 내 손에서 은가람 손이 거칠게 내빼졌다.

 

 아, 아까 신나서 잡아끈다고 잡았던 게 아직도 잡고 있었네. 하는 깨닮음도 잠깐.

 자동적으로 은가람의 손을 빼낸 주인공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화연, 더러운 것이 화연의 손을 잡고 있었다면 내치셨어야죠.”

 

 그러자 보이는 건 은가람의 손목을 힘줄이 보일 정도로 꽉 잡고 있는 한율.

 화나고 서운한데 그걸 그대로 표현할 수 없어 억지로 미소 짓고 있는 한율.

 그래, 한율이었다.

 

 와, 나 지금 약혼남 앞에서 다른 남자 손 잡고 있는 거였어?

 달래기 위해 와놓고 만나자마자 상처를 줬네?

 

 나는 이쯤되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 게임 속 내 역할은 인간 쓰레기네.

 그게 아니라면 어제부터 지금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 정도로 운이 없을 리 없잖아.

 아까 궁인들이 쳐다본 것도 이것 때문이네.

 

 그러고 정확히 한율을 쳐다봤는데.

 

 오,

 

 진짜 이 상황에서 이러면 안 되는데 억지로 그려낸 미소를 짓고 있는 한율이 너무 잘생겨서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물론 눈치 없이 내뱉은 건 아니고 속으로만.

 

 내가 그러는 사이 은가람은 한율의 손을 뿌리치고 잡혔던 자신의 손목이 무척 아프다는 양 인상 쓰며 다른 손으로 한율에게 잡혔던 손목을 감쌌다.

 

 그 행동에 시선이 자연스레 은가람에게로 이동했다.

 아픔 따위에 눈물 흘리지 않겠다는 듯 물기 있는 눈으로 입술을 꾹 다물고 있는 모습.

 

 천사가 운다.

 

 은가람의 건장한 체격엔 어울리지 않는 듯한 행동이었지만 얼굴이 얼굴인지라 그런 모습조차 잘 어울렸다.

 

 “하,”

 

 그러나 한율은 그리 느끼지 않았는지 어이없음의 코웃음을 치며 은가람에게 다가서려고 했다.

 한발 뗀 한율에게서 공기가 위험하게 움직였다.

 

 그에 띠링, 올라온 시스템 창.

 

 {언제나처럼 룬을 사용하려하니 공기가 위험하게 움직였다.

 사람을 죽일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하게.

 기민한 자일수록 예민하게 알아차리는 룬 사용 전초를 공기의 움직임에 따라 위험도까지 감지할 수 있는 천호인 화연이 못 알아차릴 일은 없었다.}

 

 중요 포인트만 골라서 읽은 나는 당연히 기겁했다.

 

 저런 내용을 지금 띄워주는 거면 지금 한율은 은가람을 죽일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한 룬을 사용한다는 거라는 말 아니야?!

 

 내 눈앞에서 사람이 죽는 거 따위 보고 싶지 않다.

 

 나는 한율이 나를 상처입히진 않을 거라는, 무의식에 가까운 판단을 내리며 그와 동시에 한 손으로 은가람을 물러나게 했다.

 그리곤 한율의 가로막아 은가람을 보호하며 말했다.

 

 화난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죽이려고 하는 건 아니지!

 

 “지금 뭐 하는 짓이야.”

 

 예?

 

 내 생각과 다르게 나간 말에 당황해하며 변명했다.

 

 아니, 내 말은 이게 아니라 너 찾아온다고 신나서 우연히 잡은 손 한 번으로 이렇게 죽일 듯이 구는 건 아니지 않나-, 라는 거야.

 조금만 진정해보자, 우리.

 

 "그깟 손 한번 잡았다고 누가 이딴 식으로 굴어? 내 앞에서, 내 사람을, 죽일 듯이 룬으로 위협해놓고 그딴 표정이라니. 또 나만 나쁜 사람 만들려고?“

 

 또 내 생각과 다르게 내뱉어지자 그제야 깨달았다.

 

 망할 패널티 적용.

 야이 씨, 생각보다 과격이 이딴거야?

 이럴 거면 생각보다 쓰레기처럼 말하게 됩니다-,로 정정해라

 

 {당신의 생각을 적용합니다.}

 

 { [중요한 순간에 나타난 패널티] [수정 ver.]

 

 패널티가 적용됩니다.

 삼일동안 한율에게 내뱉어지는 말들이 현 세계관에 맞게 변형되며 생각보다 쓰레기처럼 말하게 됩니다.

 

 남은 패널티 : 5개}

 

 개빡치네.

 진짜로 수정하란 의미가 아니란 걸 알 텐데?

 아, 시스템이라 모르려나?

 

 { [열심히 일하는 시스템을 비꼰 죄.]

 

 패널티가 강화됩니다.

 

 오늘 하루 동안 한율에게 생각보다 ‘무척’ 쓰레기처럼 말하게 됩니다.}

 

 아, 그냥 닥치고 있자. 그게 현명하다는 걸 깨달았다.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말하지 말자는 굳은 다짐을 하고 있는데 내 말을 들은 한율이 한 대 맞은 듯 충격받은 표정을 짓다 이내 눈을 내리깔며 짓씹듯 되물었다.

 

 "그깟, 그깟 손 한 번이라 하셨습니까"

 

 “그래, 그깟 손. 바론과도 실컷 잡은 그깟 손.”

 

 미쳤나, 이번엔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내뱉어진 말에 기겁하는 순간 띠링, 시스템 창이 올라왔다.

 

 {한율은 바론과 다정히 손잡고 궁을 거니는 화연을 보며 씁쓸히 웃었다.

 더 이상 손잡는 것 정도론 패악 부릴 의욕도 나지 않는 자신의 처지에 씁쓸히 웃는 것인지 자신의 손은 단 한 번도 잡아준 적 없던 화연에 대한 씁쓸함인지 알 수 없었다.}

 

 미친 시스템!

 날 이렇게 쓰레기로 만들고 싶었나?

 

 이것은 시스템의 농간이니 쓰레기라 함은 내가 아니라 시스템이 되어야 했다.

 

 그런데 남들 눈엔 내가 쓰레기로 보이겠지...!

 난 쓰레기야!

 

 그래, 약혼남이 있는데 다른 남자 손 잡은 거 부터가...!

 

 미친 듯이 욱신거리는 양심에 효과는 없겠지만 최선을 다해 그 의미가 아니라는 걸 표정으로 한율에게 어필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의 노력을 하고 있는데 아차, 까먹었는데 이것도 있지롱.따위의 느낌으로 시스템 창이 몇 줄 더 띄워졌다.

 

 {천의 나라는 매우 스킨쉽에 고지식한 나라였다.

 

 그도 그럴 것이 천호가 여자면 이 나라 모든 남성이 천호의 남자가 되어야 하니 순결하고 고결해야 했으며 천호가 남자라면 천호의 여자 또한 그러해야 했으니 손잡는 것 하나 옷깃 스치는 것 하나하나에도 서로 주의를 기울였다.

 

 더욱이 결혼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면 입맞춤은 어림도 없었다.

 

 물론 천호야 이 사람 저 사람 건드리던가 심한 짓을 한다던가 상관없었지만 말이다.}

 

 한마디로 한율에겐 손잡는게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데 그게 세계관까지 얹어지면 손잡는다는 행위에 부여되는 의미는 상상을 뛰어넘는단 거다.

 

 아, 울겠네...

 

 한율이 내리깔았던 시선을 들어, 나와 똑바로 시선을 마주했다.

 눈물이 고인 푸른 눈은 난도질 당하다 못해 후벼 파인 상처를 악독함으로 덮어내고 있었다.

 

 그래, 나 말고 한율이 우네.

 

 "저는, 화연의, 약혼자입니다. 제 명예에 흠을 내는 것도 정도껏 하십시오. 화연."

 

 악에 받쳤으면서도 어딘가 애절한, 울음을 먹는 목소리가 귀를 관통했다.

 

 아... 망했다.

 

 어떻게 달래지 고민해볼 필요도 없을 정도로 한율과 내 관계는 망함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아니, 이미 망함에 도착했다.

 그에 나는 해탈했다.

 

 네, 저는 쓰레깁니다.

 전에 천호도 쓰레기도 이제 막 천호가 된 저도 쓰레기고.

 앗, 그래도 저는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이용하려고 한율과 약혼했던 전 천호는 보다는 덜 쓰레깁니다. 하하!

 

 “좋아서 약혼한 게 아니라 이용하려고 약혼한 사이인데 명예에 흠내는 정도가 대순가? 응? 한율 여화.”

 

 ?!

 으아아아! 

 미쳤나!

 이걸 이런 식으로 해석해서 말해버리네!

 게다가 방금의 것은 말하려고 하지도 않은 거거든!

 단지 생각한 건데 이걸 이 타이밍에 저딴 식으로...!

 아예 생각도 하지 말까?!

 

 속으로 내적 난리를 치고 있으나 겉으론 잔뜩 한율을 비아냥대고 있었다.

 그사이 한율은 충격받은 표정으로 굳는 게 당연했다.

 

 그리곤 동공 지진을 일으키더니 하늘처럼 푸른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툭, 떨어졌다.

 

 마치 보석이 떨어진 것처럼 아름답게 떨어진 눈물에 넋을 놓는 것도 잠시 곧 한율의 눈이 파르르 떨리며 깜빡이더니 눈물이 한 방울, 두 방울 쏟아졌다.

 

 "아니, 잠-"

 

 한율은 내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눈물을 거칠게 훑어내며 나를 등지고 뛰어갔다.

 

 “아...”

 

 진짜 망했다.

 

 한율을 붙잡지 못한 내 손이 민망하게 남겨졌다. 그리고 들리는 잡음.

 

 “천호 폐하도 너무하시지. 약혼남을 저리 대하시고”

 

 “그러게 말이야.”

 

 “무슨 소리래. 유일하게 남은 천호 폐하야. 천의 나라를 위해 응당 많은 이성을 거느려야 할 의무가 있는 유일한 천호신데 약혼남이란 걸 만들어 천호 폐하의 옆자리를 꿰찬 한율 여화가 이상한 거지.”

 

 “내 의견도 그래. 한율 여화 혼자서 임신해봤자 몇 명을 임신한다고 저리 천호 폐하의 발목을 붙잡는지.”

 

 “듣다 보니 그것도 맞는 말 같군. 천호 폐하 곁에 있으려면 당연히 인내해야 할걸 한율 여화는 저리 굴다니.”

 

 “무슨 소리. 저리 대할 거였으면 폐하는 애초에 한율 여화를 거절했어야 한다. 약혼남이란 걸 거절하시지도 않아놓고는 저런 태도를 취하시다니. 한율 여화만 불쌍하게 되었지.”

 

 “어허, 그대들 그 소리도 못 들었는 감? 약혼남이란 거. 한율 여화 집안이 밀어붙여 천호 폐하가 억지로 받아들였다는 소리.”

 

 “정말입니까? 뭐, 방금 한율 여화가 했던 악독한 행동들을 보면 그럴 것 같기도 합니다만.”

 

 소란에 구경하고 있던 궁인들이 소란이 마무리 된 거 같자 이 소란에 대해 이리저리 평하는 잡담이었다.

 

 물론 이 게임 세계관에선 천호가 양다리를 넘은 문어 다리를 걸치는 게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 같지만 게임 밖을 살다 온 나에겐 되려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하는 잡담들이었다.

 

 그래, 궁인들 눈에도 내가 쓰레기처럼 보이는구나.

 

 속으로 울고 있는데 시무룩한 은가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죄송해요. 괜히 저 때문에... 한율과 화해하려다 되려 싸우시고..."

 

 하, 시무룩해지는 표정까지 성스럽다.

 나는 절로 나온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게다가 착해.

 

 "너 때문 아니니깐 죄송할 필요 없어. 어디 다친 곳은 없고?"

 

 "네... 화연님 덕분에요. 감사합니다."

 

 오, 치유된다.

 

 볼을 붉히며 순진하게 웃어 보이는 은가람의 얼굴은 모든 근심걱정을 사라지게 만들 만큼의 미모였다.

 느긋이 은가람의 외모를 감상하자니 아, 하고 아까 가볍게 지나쳤던 기시감이 뜬금없이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근데 왜 어제 월궁부터 안 갔어?”

 

 한율의 거처가 월궁이란 건 천의 나라 사람이라면 다 안다.라는 적힌 시스템 창에 의해 나온 질문.

 그에 은가람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너무 당연한 거라... 어떠한 이유로 화연님이 월궁을 제외하셨기 때문에 제게 한율이 어디 있냐 물어본 줄 알아서 그랬어요”

 

 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

 

 나는 죄송하다고 말하는 은가람에 아니라며 손을 내저었다.

 

 아, 근데 은가람.

 한율과 친한 사이 아니었어?

 한율이 온가람을 지칭한 말 하며 친구가 오해하고 저런 식으로 갔는데 지금 은가람의 반응은 친구가 아닌 듯 보이는데,

 

 눈을 슬며시 굴려 은가람을 쳐다보자 어떻게 알았는지 선량한 미소를 지는 은가람.

 

 음, 그래.

 한율이 먼저 제 기분에 휩싸여 은가람을 더러운 것이라 칭했었다.

 그에 기분 상한 은가람이 잠깐 심술부리고 있는 거 겠지.

 

 그것보다 아무리 망했다 해도 퀘스트는 퀘스트.

 한율과 어떤 식으로 화해할지 고민했다.

 일단 삼일동안 한율을 찾아가는 것은 보류.

 망할 패널티가 적용되어 있는 한 화해하러 갔다가 되려 더 악화될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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