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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완] 벙커
작가 : 강냉구
작품등록일 : 2019.9.2

2048년, 정체를 알 수 없는 바이러스로 인해 세계가 멸망 후 벙커에 살게 된 상류층들과 그들에게서 일어나는 알 수 없는 실험!

 
실험 - 01
작성일 : 19-09-02 20:44     조회 : 197     추천 : 0     분량 : 4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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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102 안으로 들어온 나는 천장에 붙은 스피커 밑으로 갔다. 그리고 얼마 후 스피커에서 Z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나는 Z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안녕하세요. 제 9회 연회의 밤을 특별하게 준비를 했는데, 주민 여러분들이 의문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게임이 시작되기 전에 알려드리겠습니다.”

  “게임?”

  Z의 말은 내가 더 의문을 갖게 만들었다.

  “최후의 1인에게 벙커의 소유권을 드리기로 했는데, 이 최후의 1인이 뜻하는 것은 생존자입니다. 누가 생존할지 저도 모릅니다.”

  Z의 말이 절정을 다다를 때 즈음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B-102 안에 울려 퍼졌다.

  “희준아! 희준아 문 좀 열어 줘!”

  밖에서 들려오는 여자의 목소리에 나는 곧장 현관으로 가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들어오는 여자. 여자는 B-102 안에 있는 의자로 문을 막기 시작한다.

  “이제부터 최후의 생존자가 되기 위해 싸워주십시오. 제 9회 연회의 밤 시작하겠습니다.”

  Z의 말도 안 되는 말을 끝나기도 무섭게 문 밖에선 시끄러운 괴성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이거 막아야 돼. 아무도 못 들어오게.”

  나는 가구를 가져와 여자를 도와준다. 그리고 의문점은 사라지지 않았다. “무슨 일인데!”내가 소리쳤다. 내 말에 여자는 울먹이며 스피커를 가리켰다.

  “저 새끼 미친놈이야. 우리 가지고 실험하는 거야. 우리가 다 죽길 바라는 놈이야! 내 말 믿어줘.”

  나는 여자의 말에 미간을 찌푸리고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따라 와.”

  내가 말했다.

  현관문 봉쇄를 끝마친 나는 책상 밑에 있는 손전등을 들고 B-102 안의 모든 불을 차단했다. 어두워진 B-102 안에서 손전등만을 의지한 채 책장을 밝혔다. 책장 사이의 고리를 올린 나는 책장을 밀었다. 어둠 속에서 나를 지켜보는 여자는 나를 도와 책장을 밀기 시작한다. 책장에 숨겨진 손잡이를 잡고 문을 열었다. 여자는 나를 따라 비밀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

  비밀의 방 안에 들어온 나는 책장을 다시 원래대로 밀고 문을 닫았다. 손전등만으로 의지한 방 안에서는 참지 못할 어색하고 불쾌한 침묵이 흘렀다.

  “이런 곳도 있어?”

  먼저 말을 꺼낸 건 늘 여자였다.

  “응.”

  “B-114에도 있나……? 책장을 옮겨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네.”

  그럴 만도 하다. 과연 이 벙커 안에서 책에 관심을 가질 사람은 몇이나 될까…….

  “뭐했었어?”

  “뭐가.”

  “방금 전에…….”

  “운동 했어.”

  “아…….”

  여자는 아쉬운 듯 탄식을 내뱉었다.

  나는 그런 여자를 쳐다봤다. 한참을 쳐다봤다. 여자는 여를 한 번 힐끔 보더니 이내 내 눈을 피해버렸다.

  “나 너한테 묻고 싶은 거 있어.”

  이제는 나의 눈치를 보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작은 목소리로 대답한다. “뭔데?”

  “알고 있었어?”

  내가 물었다.

  여자는 내 질문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지 못한다.

  “이 모든 일에 대해서.”

  내가 말했다.

  망설인다.

  이제 여자는 내가 하는 질문이 뜻하는 바를 알아버린 거 같다.

  “아니, 몰랐어. 생각지도 못 한 일이야.”

  여자가 말했다. 내 예감이 맞았다. 여자는 모른 척 발뺌했다.

  “Z가 누군지 알고 있어?”

  “뭐? 내가 어떻게 알아. 알아도 D구역 사람들이 알겠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인데…… 그리고 D구역은 지난 연회의 밤에 딱 한 번 갔는데 어떻게 알겠어, 내가.”

  “그래.”

  여자의 말에 대답했다. ‘그래.’ 별 거 없는 이 말에 여자의 눈동자는 폭풍우 치듯 휘몰아쳤다. 등대가 된 거 같다.

  여자는 큰 눈으로 내 눈치를 보다 침을 꿀꺽 삼킨다. 그 소리가 이 안에 울려 퍼진다.

  아니, 여자의 침 소리가 아니었다. B-102에서 큰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여럿 남자들의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 남자들은 나를 찾고 있었다.

  “안에 있어! 안나온 거 봤다고!”

  남자가 말했다.

  그리고 무언가로 또 다른 무언가를 부수는 소리까지 들리기 시작했다.

  남자들의 목소리가 들리자 여자는 겁을 먹었다. 나는 말없이 여자에게 다가가 커다란 손바닥으로 여자의 입을 막았다. 소리치면 여자나 나나 죽으니까. 갑작스런 나의 행동에 여자는 놀란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봤다.

  불빛이 반짝 거린다.

  손전등이 꺼지려고 한다.

  “없잖아! 어떻게 B구역까지 내려왔는데…… 없잖아!”

  “이 새끼 도대체 어디 간 거야…….”

  B-102 안으로 들어 온 남자들은 서로 말다툼을 벌이다 B-102를 빠져 나간다. 하지만 나는 여자와 비밀의 방을 나가지 않았다. 혹시 모르니까…… 그 남자들이 숨었다가 공격할지도 모르니까.

  이 여자는 왜 이리 조용하지……. 잠들었네……. 여자는 잠이 들었다. 나는 여자의 입을 막은 손바닥을 서서히 내렸다. 그리고 여자를 깨우기 시작했다.

  “일어나.”

  일어나지 않는다. 나는 여자를 조용히 흔들어 깨웠다. 내 행동에 여자는 천천히 눈을 뜨며 조용히 잠에서 깬다.

  “무슨 일이야?”

  여자의 목소리가 잠겨있었다. 듣기 싫다.

  “조용해.”

  “뭐?”

  여자의 말에 나는 벽에 귀를 대고 말했다. “아무 소리도 안 들려. 너무 조용해. 아무도 없나봐.”

  내 말에 여자는 나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그래서…… 나갈 거야?”

  나는 여자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문고리에 손을 잡았다. 그러자 여자는 당황하며 소리친다. “뭐 하는 거야! 손 떼! 어서!”여자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여기서 굶어 죽을 순 없잖아. 조금만 더 있으면 이산화탄소 중독으로 죽을 걸?” 그러자 여자는 입술을 깨물었다.

  나는 문고리를 돌려 문을 열었다. 그리고 책장을 밀었다. 여자는 나오기 싫은 듯 나를 도와주지 않다가 끝내 나를 도왔다.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숨었다가 나오는 거 아닐까?”

  여자가 물었다. 말이 된다. 하지만 그럴 리는 없다.

  “그건 아닐 걸?”

  “뭐?”

  “나만 있어, 이건.”

  이 말을 끝으로 나와 여자는 비밀의 방을 빠져 나왔다. 나는 폐허가 돼버린 B-102 안을 둘러보았다. 남자들이 부수고 간 가구들 때문에 B-102가 난장판이 되어버렸다. 원래부터 마음에 들지 않는 곳인데 더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여자는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한 듯 내 옆에 붙어 내 옷자락을 세게 움켜잡았다.

  여자의 목소리가 떨린다.

  “다른 사람들은 무기 같은 거 있는 거 같은데 넌 없지? 망치나 도끼나 낫 같은 거……. 적어도 뾰족한 거 아무거나…….”

  무슨 게임 하는 것도 아니고…….

  “없어.”

  내 말에 여자는 작은 한숨을 내뱉었다.

  “밖에 사람 있으면 어떡해? 총을 가지고 있거나…… 전기 톱……! 많잖아!”

  이제 슬슬 여자의 겁쟁이 같은 말이 짜증나기 시작했다. 나는 여자의 말에 귀찮은 듯 짜증 섞인 한숨을 내뱉었다. 그런 내 눈치를 보던 여자는 옷을 잡은 손을 놓는다.

 

  B-102를 나온 나와 여자는 사람들이 피를 흘리고 죽어있는 끔찍한 광경에 깜짝 놀라버렸다. 덤프트럭 한 대가 사람들을 짓밟으며 복도를 지나간 광경 같았다. 여자는 충격에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나는 여자와 달리 이성의 끈을 놓지 않았다.

  시체에게 다가가 발로 시체의 머리를 툭툭 쳤다. 그러자 여자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

  “하지 마!”

  “죽었어.”

  화가 난 여자에게 한 대답이었다.

  “이 사람은 좀비가 아니니까 살아날 리도 없어.”

  다시 한 번 말했다.

  하지 말라며 소리치는 여자에 나는 발로 툭툭 치던 행동을 멈추곤 복도 끝으로 걸어갔다. 다리에 힘이 풀렸던 여자는 벽을 집고 일어나 어쩔 수 없다는 듯, 억지로 나를 따라 복도 끝으로 걸어갔다.

  “천천히 가.”

  “그만 좀 칭얼대지.”

  여자의 말이 짜증났다.

  “천천히…… 천천히 가주라.”

  여자가 내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아니었다.

  나는 허리를 숙여 널브러진 시체 옆에 떨어진 카드 키와 쇠파이프 하나를 주웠다.

  “그건 왜?”

  “이건……” 나는 여자에게 쇠파이프 하나를 가볍게 던져 건넸다. “네 거고……” 그리고 나는 남자의 카드 키를 흔들어 보였다. “이건 내가 필요한 거고.”

  여자는 나의 행동에 의아한 듯 나를 쳐다보며 다시 한 번 더 물었다. “그건 왜?” 하지만 나는 여자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 앞으로 걸어갔다. 내가 대답이 없자 여자는 말없이 한 손에 쇠파이프를 들고 나를 따라간다.

  엘리베이터 앞에 선 나는 주운 카드 키로 엘리베이터 옆에 딸린 기계에 댄다. 기계는 이상한 소음을 내고, 액정은 빨간 화면으로 뒤덮인다.

  “네 거 줘 봐.”

  “뭐?”

  “네 카드 키.”

  내 말에 여자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카드 키를 꺼내 희준에게 건넨다. 희준은 선우에게 건네받은 카드 키를 액정에 댄다. 또 다시 이상한 소음을 내뱉더니 빨간 화면으로 뒤덮인다. 나는 내 주머니에서 카드 키를 꺼내 액정에 댔다. 그러자 화면이 초록색으로 변했다. 소음도 내뱉지 않았다.

  이상한 일이었다. 엘리베이터 위의 화면에는 ‘M’이라는 빨간색 글씨가 나타났다.

  천천히 올라오던 엘리베이터는 ‘M’에서 ‘D’로 변했고, 엘리베이터의 문이 천천히 열렸다.

  “정말 갈 거야?”

  엘리베이터에 발을 내딛은 내게 여자가 물었다. 나는 여자의 말에 이렇게 대답했다. “어.”나는 이 말을 내뱉고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뒤이어 여자가 엘리베이터 안으로 올라탔다.

  ‘M’버튼을 눌렀다.

  여자가 나를 쳐다봤다.

  “내려간다.”

  내가 말했다.

  엘리베이터는 M구역에 도착했고, 천천히 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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