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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김원봉(욕지도)
작가 : 금보
작품등록일 : 2019.9.2

비운의 독립군 김원봉님과 최초 여 비행사 권기옥님의 일본과의 독립항쟁을 시류에 맞게 판타지화하여 각색한 글.

 
3. 또 하나의 죽음.
작성일 : 19-09-02 07:32     조회 : 240     추천 : 0     분량 : 7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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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하나의 죽음

 

 SC #7. 1919.2.24 평양

 

 조선 민족 대표 삼십삼인 중 한명인 신홍식으로부터 3.1만세운동에 관한 계획이 숭의여고 박 현숙 선생에게 전달된다.

 

 박 현숙은 송죽결사대의 리더이다.

 송죽결사대, 송죽회는 평양 숭의 여학교 설립초기 숭의 여학교 교사 김경희. 황 에스터에 의해 조직되었다. 망명지사의 가족을 도우려 자금을 모우고 토론회를 통해 민족의식 고취와 여성의 평등과 자긍심 함양으로 남성주도의 조선 신분사회에서 그들이 빼앗겨 버린 조국을 되찾고자 목숨을 걸고 활동하는 구국 항일 여성 비밀결사조직이었다. 이들의 활동은 미국, 중국, 일본 등지의 여성교포들의 애국 부인회의 모태가 된다. 김 경희가 일본경찰의 감시와 추적으로 중국 상하이로 망명 하면서 이 학교 출신 교사 박 현숙에게 송죽회의 조직 관리, 운영의 책임이 계승되었고 그들은 지금 조직 결성 이후 최대의 과업인 3.1 만세운동을 성공적으로 치루기 위해 모든 역량을 모으려는 것이다. 현숙은 비밀리 여옥을 불러 해야 할 일들을 지시한다.

 조그마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는 숭의 여학교 동문과 재학생들의 존경과 믿음의 우상이었다. 또한 후배이자 제자인 숭의 여학생들에 대한 그녀의 애정은 마치 친 자식들을 대하는듯하였다.

 

 현숙 : 다음 달 첫 날이 거사 날이라...일주일 밖에 시간이 없다.

  힘들겠지만 태극기와 애국가 가사가 3,000부 정도 필요하니 날짜에 맞추어 준비하여라...

 

 덧니가 인상적인 현숙의 가녀린 입술이 살짝 떨린다. 항상 자신감과 여유가 넘쳐보이던 현숙의 표정에서 희미한 불안감이 비친다. 그녀가 아끼고 사랑하는 학생들이 비밀리 행동 하는 것이 아니라 길거리나

 -26-

 장터에서 대한 독립을 외치며 총과 칼을 든 일본경찰들에게 그대로 노출되어야하기에 어떠한 불길한 일들이 벌어질지 아무도 예측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특이나 이번 거사는 전국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다고 하니 더욱더 걱정이었다.

 

 기옥 : 알겠습니다. 회원 동지들과 최선을 다해 기일 내에 만들어 보겠습니다.

 

 기옥의 두 눈이 당찬 결기로 빤작인다.

 

 숭의 여학교 기숙사 기옥의 방에는 7명의 숭의 여학교 학생들이 숨죽이며 모여 있다. 여학생들은 기옥을 중심으로 둘러 앉아 있고 한쪽 구석 책상 밑에는 남폿불이 희미하게 어둠과 싸우고 있다.

 여옥이 낮은 목소리로 말문을 연다.

 

 기옥 : 선생님이 태극기와 애국가 가사가 3,000부 정도 필요하다고 하셨어. 다음 달 초하루가 거사 날이라고도 하셨고...

  이번 거사는 전국 곳곳에서 동시에 일어나고 우리민족의

  독립에 아주 중요한 계기가 되는 일이 될 것이라고 하셨어.

 

 갑순 : 그렇게 많은 걸 만들어 방에 보관하면 바로 호시코 사감에게 발각 될 텐데...

 

 기옥 : 어찌하면 좋으니?

 

 성실 : 동생이 숭덕학교 다니며 급사로 일하고 있으니 그 학교 지하실에 숨기자.

 

 기옥 : 현숙 선생님이 거사 장소가 숭덕학교 운동장이라 했으니,

  정말 좋은 생각이다.

 -27-

 모인 일곱명의 여학생들은 모두 무릎을 꿇고 그들이 선교사와 목사들로부터 알게 된 신에게 간절한 기도를 올린다.

 

 송죽회 여학생들은 호시코의 눈을 피해 기숙사 방에 모여 태극기와 애국가 가사를 만들고 그것들을 치마 속에 감추어 숭덕학교 지하실로 옮기는 일을 거사 날까지 되풀이 되었다.

 

 행사 당일 많은 학생들과 조선인들이 숭덕학교 운동장에 모였다.

 송죽회 여학생들은 준비한 태극기와 애국가 가사를 모인사람들에게 일일이 눈을 마주치면서 나누어준다.

 

 목사님들이 개회선언, 독립선언문 낭독 후 “대한독립 만세”를 선창하고 모두 비장한 각오로 교정을 뛰쳐나와 거리에서 만세운동을 펼친다.

 

 우리조선은 이에 우리 조선이 독립한 나라임과 조선 사람이 자주적인 민족임을 선언하노라, 이로써 세계 모든 나라에 알려 인류가 평등하다는 큰 뜻을 똑똑히 밝히며 , 이로써 자손만대에 알려, 민족의 독자적 생존의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리도록 하노라.....

 

 3월4일 평양에서는 박 현숙 선생을 비롯해서 만세운동에 관련된 목사들은 모두 체포 된다. 많은 숭의 여학교 학생들도 만세운동 현장에서 일경들에게 체포되었다. 기옥도 잡혀 평양 경찰서 구치소에 끌려가니 이미 다른 학생들과 동포들도 많이 잡혀와 있다. 구치소는 너무 많은 조선인들이 붙잡혀와 일본 경찰조차도 통제하기 힘들었고 만세운동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4월 까지 계속 되었다. 일경은 무마차원에서 먼저 어린 학생들을 3주 구류 처분 후 석방한다.

 

 이 만세 운동이 계기가 되어 한국민족의 독립에 대한 열망과 자주 독립정신을 전 세계에 널리 전파되었다.

 -28-

 SC #8. 1919년3월 중순경. 난징 진링대학

 

 진링 대학 휴게실에 김 원봉, 김 약수, 이 의성이 보인다.

 이들은 학교 식당 한쪽 편에 심각한 얼굴로 앉아있다.

 

 약수 : 고국에서는 어린 학생들도 일제의 총칼 앞에 목숨을 걸고 일어나 만세를 불렀다는데. 우리가 먼 타국에서 조국의 장래를 위해 공부를 하고 있다지만 먼저 나라를 되찾는 것이 우선이지 싶다.

 

 어둡고 불안한 표정으로 약수가 먼저 말을 꺼낸다.

 

 의성 : 그래 고국에 돌아가 조국독립을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자.

 

 의성이 약수의 말에 동의하고 나선다. 원봉도 이미 뭔가를 결심하였다는 얼굴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원봉은 평양에서 여옥과 헤어진 후로 단 하루도 여옥의 생각을 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그리고 그녀를 다시 만나려면 조국이 한시라도 빨리 독립되어 주권을 되찾아야 하는 것이다.

 

 원봉 : 만주에 독립군 군관 학교가 생겼다니, 나는 입대하여 직접 일제의 가슴에 총알을 날리련다. 친구들아 다시는 서로 볼 수 없을 지도 모르나, 우리도 조국 광복을 위해 이 한 목숨 기꺼이 바치자! 부디 건강하여라.

 

 그들은 말없이 서로의 손을 굳게 잡고 헤어진다.

 

 

 

 -29-

 SC #9. 1920년 2월 초순경 오전

 

 구류를 살고 나온 기옥은 다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독립운동 자금모집과 연락책으로 활동한다.

 

 일본인들에게 급탈 당하고 목을 맨 딸의 엄마, 토지를 강탈당한 자의 아내. 자식들이 억울하게 옥살이 한 엄마, 끌려가 매 맞고 병신이 된 자의 누나, 언니, 동생, 마누라 ...... 조선 여인네들은 그들의 한과 슬픔, 분노를 대신 갚아줄 희망으로 아껴놓은 돈을 독립운동 자금으로 기꺼이 내어 놓았다. 돈이 없는 아낙은 끼고 있던 반지를 뽑고 그마저 없는 이는 고이 기르던 머리카락이라도 잘라 보태었다.

 

 평양청년회 김 재덕과 기옥이 평양 모처 국밥집에 앉아있다.

 재덕은 중년 신사로 변장을 한듯하나 왠지 좀 어색해 보인다.

 기옥은 주위를 경계하며 모금한 독립군자금을 재덕에게 조심스레 건넨다.

 

 재덕 : 다나까 끄나풀들의 감시가 심해 겨우 나왔다.

  상해 임정에 무기를 부탁했는데 평양역에는 검사가 워낙 심해서 순안 역에서 내려 너희 윗마을 박 씨네 과수원에 맡겨놓았단다. 나는 심한 감시로 움직이기가 힘드니 기복에게 부탁 좀 하자. 미안하구나...

 

 기옥 : 양과 무게는 어느 정도 되나요?

 

 재덕 : 자전거 뒤에 실을 수 있을 꺼다. 기복에게 조심해라 전해라.

 

 아비를 눈앞에서 일본 경찰의 매질로 잃은 기옥의 형제들은 구천을 떠돌 아비의 피맺힌 원한을 갚기 위해 그들의 목숨까지도 내 놓은 것이다.

 -30-

 SC #10. 1920년 2월 초순경 당일 오후.

 

 기복이 자전거 뒤에 상자를 싣고 집에 들어온다.

 

 기옥 : 미행하는 자는 없었지?

 

 기복이 대답대신 머리를 좌우로 흔든다. 아비가 떠난 이후로 말 수가 적다. 기옥이 상자를 열어 보니 눌러 담은 볏짚 사이로 권총 두 자루와 실탄. 수류탄 몇 개가 들어있다. 기옥이 외출 준비를 하려하자 기옥엄마는 옷장에서 보자기 2장을 꺼낸다.

 

 기옥 엄마 : 너는 시내 외출이 너무 잦아서 위험하니

  이번엔 내가 다녀오마.

 

 노란 보자기의 색깔이 유난히 눈에 띈다. 기옥 엄마는 그 상자를 보자기로 잘 싸고 남은 한 장으로 치마가 풀어지지 않도록 허리에 질끈 동여맨다. 여옥엄마가 상자를 머리에 이고 평양으로 향한다.

 

 참 기구한 운명이었다. 그녀의 특출한 미모가 남편을 먼저 여의는 고리가 되리라 누가 알았겠는가. 남루한 치마저고리의 초라한 형색이지만 그녀의 미모는 남달랐다. 하얀 얼굴에 조화롭게 자리 잡은 이.목.구.비는 조금도 흠잡을 곳이 없이 완벽했고 알맞은 체구와 적당히 풍만한 자태는 뭍 남정네들의 애를 태우기 충분하고도 남았다.

 단지 한이 서려 생기를 잃은 슬픈 눈이 안쓰러워 보인다...

 

 기옥 엄마는 평양 장터에서 김 재덕에게 물건을 배달하고 돌아서서 집으로 가기 위해 전차 역으로 향한다. 그나마 남편의 복수를 위해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태었다는 생각이 잠시나마 기옥엄마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31-

 그런데 막연했던 불안감은 전차에서 내리는 다나까와 마주치게 한다. 기옥엄마는 소스라치게 놀라고 의심과 탐욕이 섞인 눈빛으로 다나까는 기옥 엄마의 손목을 억세게 잡는다.

 

 다나까 : 이리와! 여기는 웬일인데?

 

 기옥 엄마 급히 놀란 표정을 고치고 머리를 숙인 체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기옥 엄마 : 장에 뭣 좀 팔려고...

 

 이때 장터 쪽에서 총소리 같은 굉음이 들린다. 다나까는 놀래며 눈을 부라리며 몸을 장터 쪽으로 급히 돌린다.

 

 다나까 : 지금 내가 바빠 가야 해.

  기옥이 행동 조심시키라고! 불량선인으로 명단 올라와 있어.

 

 

 SC #11. 평양 경시청

 

 감시를 받던 김 재덕이 시장에서 무기를 인수하고 권총을 만지다 오발 사고로 순찰 중이던 일본순사들에게 잡혀 평양 경시청으로 압송 된 것이다. 다나까는 김 재덕을 고문하며 무기 입수과정을 캐고 있다.

 고문실의 분위기는 지옥 그자체이다. 다른 어느 방에서인가 들려오는 비명 소리가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다.

 

 다나까 : 이 무기들을 어떻게 입수하였는지 말해라!

 

 쇳소리 나는 목소리로 다나까는 짧고 퉁명스런 말로 고문을 시작한다.

 

 -32-

 재덕은 입을 열지 않고 버틴다. 재덕의 몸 여기저기는 고문으로 인한 상처로 피가 낭자하고 진한 고춧가루 물을 재덕이 입에 깔때기를 대고 주전자로 쏟아 붓고 있다. 재덕의 위에서 극심한 경련이 일어나고 마침내 혼절해버린다. 그러다 다나까는 문득 압수된 상자를 싼 보자기를 본다. 오전에 장에 갔다 온다던 기옥 엄마를 떠올리고 뭔가의 느낌으로 기옥 모녀를 잡으려 급히 출동한다.

 

 기옥엄마는 평양 전차 역에서 다나까를 만났던 일이 매우 불길하고 찜찜하게 여겨져 온종일 마음이 몹시 불안했다. 불길한 예감은 잘 빗겨가지 않는다. 기옥과 저녁식사 준비를 하던 중 상으로 옮기던 국사발이 떨어져 깨어지고 연이어 다나까 일행이 구둣발로 기옥의 집 방안으로 들이닥쳤다. 기옥 엄마와 기옥은 출동한 다나까와 일경들에게 필사적으로 대항하나 역부족이다. 다나까는 부엌에서 놀라 쫓아 나온 기옥 엄마를 구석으로 밀쳐 버리고 방에서 상을 차리던 기옥만을 잡아 경찰서로 데리고 간다. 기옥만을 잡아간 이유에는 다나까의 음흉한 의도가 깔려있었고 기옥은 이미 불량선인으로 낙점되어 감시를 받고 있었던 것이다. 다행이 기복은 외출 중이었다.

 

 평양 경찰서 유치장 고문실에서 다나까는 권총, 수류탄 유입사건 배후와 송죽회 회원들의 명단을 캐려 기옥에게 모진 고문을 행하고 있다. 손등 무릎 구타, 손톱빼기, 밥 굶기고 잠 안 재우기, 물고문, 불고문, 고문하는 자들은 돌아가며 성고문까지 자행하였다.......

 그들은 분명 기옥의 벗겨진 몸매를 눈으로 즐기며 그녀를 고문하고 학대함으로 변태적인 성욕을 채우며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기옥은 모진 고문에 못 이겨 기절을 몇 번이나 한다.

 기옥은 이제 거의 죽음의 문턱에 와 있으나 끝끝내 입을 열지 않는다. 마침내 일본 경찰도 한마디 말도 하지 않고 끝까지 저항하는 기옥에게 질려버린다.

 

 다나까 조차도 자기를 응시하는 기옥의 서슬퍼런 눈빛에 섬뜩함을 느낀다. 기옥 애비도 죽기 전에 같은 눈빛이었다.

 

 다나까 : 이년이 곧 죽을 모양이다. 그만하고 감방에 처넣어라.

 

 

 SC #12. 다나까의 집.

 

 기옥엄마 다나까의 집 주변에서 서성거린다. 서서히 해는 기울고 땅거미가 내려앉고 있다. 여옥엄마의 뇌리 속은 오로지 딸 기옥을 살릴 생각뿐이다. 밤늦게야 다나까가 집에 나타난다.

 

 다나까 : 웬일로 집에 다 오고, 자! 들어가자고.

 

 음습한 웃음을 날리며 다나까는 기옥 엄마를 집안으로 끌어 들인다.

 

 기옥엄마 : 제발 부탁이니 우리 딸년 좀 살려 주세요..

  사과상자라며 장터에까지 가져다 달라고 해서 가져다 준 것 밖에는 우리는 아무 잘 못이 없어요.

 

 다나까 : 그 말을 나보고 믿어달라는 말이지?

 

 다나까 멈칫거리는 기옥엄마를 침실로 질질 끌고 간다.

 이미 다나까는 모든 것을 계획해 놓았던 것이다.

 기옥엄마의 흐느끼는 비명소리가 살을 저미는 듯 흘러나온다.

 

 경찰서 앞에서 기옥 엄마는 너덜대는 육신을 추스르면서 기옥이 풀려나오기를 밤을 지새우며 기다린다. 기옥을 위해서라면 그녀는 조금의 주저함 없이 목숨이라도 내 놓을 수 있는 것이다. 그 날 아침 기옥이 풀려나는 대신 들것에 실려 검찰로 호송되어 가는 것을 보고는

 기옥 엄마는 거의 정신이 나간다.

 

 기옥은 끝내 입을 열지 않았고, 기옥을 풀어준다는 다나까는 오히려 기옥을 검찰로 송치하면서 “이 여자는 지독하니 더욱더 고문해라”는 메모까지 곁들여 보낸 것이다.

 

 저녁 무렵 기옥엄마는 비장한 각오로 다나까의 집을 다시 찾아 간다.

 멀리 동쪽 언덕 위로 핏빛 달이 소리 없이 떠올라 무심히 흘러가는 대동강 물속에서도 어른거리고 있다. 붉디붉은 보름달 이다.

 .

 기옥엄마는 실성한 사람처럼 같은 말을 수 백 번 되뇌고 있다.

 “죽일 놈 . 짐승보다 못한 놈.....”

 

 다나까는 돌아와 집 앞을 서성거리고 있는 기옥엄마를 발견한다.

 

 다나까 : 또 기옥이 때문에 왔구나.

  흐.. 흐 ..자..자세한 이야기는 우리 마주앉아 진지하게 해보자구..

 

 다나까는 만족한 웃음을 날리며 기옥 엄마의 거실 쪽으로 이끈다.

 이제 기옥엄마가 영원한 자기의 포로가 되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매우 흡족한 것이다.

 

 의자에 앉은 기옥 엄마는 벽을 향한 고개를 돌리지도 안은 채로 차갑게 말을 뱉는다.

 

 기옥 엄마 : 기옥을 풀어 준다 하기에 욕되어도 이를 악물고 참았었는데. 왜? 그 약속마저 지키지 않는단 말이요?

 

 다나까 : 내가 풀어준다고 말 한 기억은 없는데...

 

 다나까는 기옥 엄마 뒤로 다가와 그녀를 안으려 한다.

 

 다나까 : 앞으로 내 말만 잘 들으면 기옥을 살려 줄 수도 있지.... 흐흐

 

 순간 기옥 엄마는 몸을 돌려 숨겨온 칼로 다나까의 배를 힘껏 찔렀다.

 놀란 다나까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배를 움켜잡고 뒤로 물러난다.

 피가 흐른다. 일그러진 표정으로 다나까는 배에 꼽힌 칼을 천천히 빼어 낸다. 칼에서 뚝 뚝 피가 떨어지고 있다. 피가 검은 색이다!!!!.

 

 다나까 : 이런다고 내가 죽지는 안아!

 

 기옥 엄마의 놀란 눈은 붉게 충렬 되어 있고 헝클어진 머리는 흡사 정신이 나간 사람이다. 그녀는 괴물을 보고 있는 것이다.

 다나까는 뽑은 칼을 손에 쥐고 움츠리고 떨고 있는 여옥 엄마에게 다가간다.

 

 다나까 : 조선 년이 감히 나를 ....

 

 다나까는 기옥 엄마를 칼로 난도질하여 죽여 버린다.

 갚지 못한 한을 간직한 채 기옥 엄마는 눈을 감고 죽을 수조차 없었다.

 

 세상에 진정 선하고 악함의 구별이 없다고 했던가?

 죄도 없고 벌도 없으며 오감으로 느끼는 모든 것들이 공이라면 어떤 이유와 목적으로 이 한 세상을 살아야 한단 말인가?

 우리들이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왜 존재해야 하는지 ...

 오늘도 태양은 떠오르고 지고 때가 되면 바람도 불다 잠든다. 달과 별들도 항상 구름 위에서라도 빗나고 있을 테고, 배가 고프니 뭔가로 허기를 달래야만 한다. 오늘이 가고 변함없이 내일이 다가 올 것이다.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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