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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기계와 인간 사이
작가 : 소설쓰는중
작품등록일 : 2019.8.25

이 작품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로봇들의 직업대체율이 90퍼센트 이상이 오른다면?' 이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작품입니다. 그리고 시위단이라는 조직이 무력으로 로봇들을 몰살시킨 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부제 같은 경우는 원고엔 1,2 같은 숫자만 썼으므로 좀 이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2장-몸의 반이 기계인 사람(2)
작성일 : 19-09-01 14:34     조회 : 249     추천 : 0     분량 : 5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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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나는 시선을 이리저리 두며 들어갈 만한 건물들을 찾기 시작했다. 저기 있는 시위단은 단지 홍보영상같은 것이다. 진정 나를 잡는 녀석들은 저렇게 대놓고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도 저 녀석들도 조심할 필요는 있다.

  몇 걸음 앞에 마켓 하나가 떡하니 있었다. 최대한 빠르게 걸으며 그 마켓 안으로 들어갔다. 마켓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도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밖에 없을 것이다. 몇몇의 사람들은 물건들을 고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마저도 내가 옆으로 지나가면 슬쩍 나를 볼 것이다. 마켓 문밖에서 시위단들의 소리가 문을 통해 희미하게 들렸다. 어쩔 수 없이 마켓 안으로 깊이 들어갔다.

  나는 나지막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했다. 일단 뭐라도 사야 할 듯이 마켓을 둘러보는 척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래야 시위단이 이 마켓을 지나가는 동안에 점원에게 쫒겨나지는 않을 것 같다. 물론 몸의 반이 기계라는 것이 들키지 않는다는 가장 하에 말이다. 나는 마켓에 있는 식료품들을 지나가면서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나는 어딘가에서 발을 멈췄다. 과일이 가지런히 쌓여있는 곳이었다. 사람들은 내가 과일 코너에 멈춘 것을 보고는 놀란 듯이 웅성대기 시작했다. 나는 신경 쓰지 않고 과일 진열대를 보았다. 사과가 제일 많이 보였고, 그다음으로 많은 것이 용과였다. 이상하리만치 눈길이 가는 건 용과였다. 몸이 이렇게 된 이후로는 용과를 먹은 적이 없는데도 입안에 침이 고였다. 마치 먹어본 것처럼. 왼손으로는 용과를 들고 오른손으로는 청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어 남은 돈이 얼마인지 확인했다. 가격표를 보니 4000원이였다. 그것도 개당으로 말이다. 나는 애써 주머니 안에 있는 지폐들을 한 번에 집어 올렸다. 천 원짜리 다섯 장이 손에 들려 있었다. 용과를 사기로 했다. 어차피 몇 달간 돈을 쓴 적이 한 번도 없기에 사도 될 것 같다.

  그렇게 나는 계산대 앞으로 걸어갔다. 사람들은 여전히 나를 보면서 웅성댔다. 신경이 거슬려도 겉으로는 무심한 것처럼 행동했다.

  계산대는 3개가 있지만 하나같이 줄이 늘어져 있었다. 나는 3개의 계산대 중 가장 오른쪽의 계산대에 줄을 섰다. 줄을 서고 곧바로 도로변이 보이는 유리문을 보았다. 시위단이 막 지나가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시위단의 모습이 보이자마자 몸을 움츠렸다.

  내 앞으로 한 명만이 계산을 앞두고 있었다. 계산원은 ‘자본주의식 미소’를 띄며 내 앞사람의 물건을 계산하고 있었다.

 비누와 샴푸 같은 생활용품들이었다. 내 앞사람은 지갑을 뒤적이며 돈을 찾고 있었다. 계산원이 계산을 끝내자 내 앞사람은 현금으로 값을 지불했다. 만 원짜리 세 장을 점원에게 주고는 계산한 물건을 봉투에 담아 거스름돈을 받고 마켓을 빠져나갔다. 이제 내 차례가 되었다. 나는 계산대에 비닐에 감겨 있는 용과를 내려놓았다. 그러자 점원은 내 얼굴을 보더니 표정이 찌그러져 있었다. 나 역시 점원을 바라보았다. 머리를 연한 노란색으로 염색한 남자였다. 딱히 어울려 보이진 않았다. 이름표에는 ‘정 완’이라는 글씨가 있었다. 이름마저 어색했다.

  “어쩌지? 기계한테는 아무것도 팔지 않는데.”

  계산원이 비꼬듯이 말했다. 나는 한쪽 눈썹을 치켜들고는 오른손에 든 돈을 보여주었다.

  “돈은 있는데요. 여기 사천원 하고도 천원 더 있어요.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현금을 사용해?”

  계산원은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어이없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내 앞사람이 현금으로 지불한 것을 떠올렸다.

  “제 앞사람도 현금으로 낸 것 같았는데요.”

  점원은 썩은 표정을 지었다. 확실하다.

  “그 사람하고 너하고 같아?”

  “최소한 같은 인간 아닌가요?”

  꽤 대담한 말대답이었다. 이 말 뒤에 어느 반응이 나올지 예상하지 못한 채로 홱 내뱉은 말이었다.

  “네가 사람이라고? 하하 재밌네.”

  계산원은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코웃음을 터트렸다. 다른 계산대에 있는 사람들도 이쪽을 바라보았다. 하나같이 웃음을 참는 것이 힘든지 손으로 입을 가리며 피식 웃는 것이 눈에 훤히 보였다.

  점원은 코웃음을 억지로 멈춘 뒤에 오른손 검지로 내 이마를 꾹꾹 밀어내며 말했다. 살짝 왼쪽 이마를 눌러서인지 눌리는 느낌이 느껴졌다.

  “너는요, 인간이 아니라 단지 이젠 과거의 산물인 로봇 같은 기계일 뿐이야. 너는 단지 멸종 위기 같은 마지막 로봇일 뿐이라고.”

  지금 당장이라도 저 계산원의 손목을 잡아 비틀어버리고 싶었다. 지금까지 어제부터 쌓인 체력부담과 사람들의 시선만 없었다면 지금 당장 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빨리 계산이나 해줘요.”

  나는 입술을 꽉 깨물며 말했다. 계산원은 오른손 검지로 내 이마를 누르면서 싫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러면서 계산원은 마지막으로 힘을 주어 나를 밀어냈다. 나는 한 발자국을 뒤로 뺄 수밖에 없었다. 점원의 표정이 한층 밝아졌다.

  점원의 표정에 내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지만 여기서 누구 한 명이라도 치는 순간 하는 순간 시위단이 나를 찾는 데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마음속으로 심호흡을 한 번 하고는 오른손에 든 천 원짜리 네 장을 계산대에 두고 나머지 한 장은 청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천 원짜리 네 장 맞죠?”

  나는 계산대에 내려놓은 용과를 들며 말했다.

  “그쪽이 계산한 것도 아니니 상관없잖아요?” 마음 같아선 계산원의 얼굴에 주먹을 내리꽂고 싶었다. 애써 평안하게 말을 끝내고는 마켓을 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용과를 싼 비닐을 찢으며 걸었다. 한 입 정도는 먹을 정도로 비닐을 찢고 입을 벌려 용과를 베어 먹으려 했다. 한 입 베어 물려는 순간, 중심이 뒤로 쓰러지고 말았다. 계산원이 내 후드를 잡고는 뒤로 확 잡아당긴 것이었다.

  나는 갑작스러운 휘청거림에 당하고 말았다. 내가 바닥에 쓰러지자 사람들은 피식거리며 나를 비아냥거렸다. 용과는 손으로부터 벗어나 마켓 바닥에 떨어져 뭉개지고 말았다. 천장을 보자 내 후드를 잡은 계산원의 얼굴이 보였다. 빛이 가려져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

  “너 같은 기계새끼는 처맞아야 돼.”

  계산원이 입을 열었다.

  계산원은 나를 어딘가로 끌고 가기 시작했다. 양손을 가지고 보이지 않는 계산원의 손목을 잡으려 애썼다. 계산원은 내가 손목을 잡으려 할 때마다 반대쪽 손으로 내 손을 쳐냈다. 결국 마켓 바닥에 있는 뭐라도 잡으려 애써야 했다. 손을 허우적대며 손에 잡히는 어떤 거라도 잡으려 했다.

  “뭐라도 잡고 싶은 거냐, 이 기계야?”

  계산원은 나를 보며 비웃었다. 나는 그 말을 듣고는 손목에 힘을 줘서 순간적으로 손을 뻗어 과자 진열대의 모서리 부분을 잡았다. 계산원은 후드를 더 잡아당겨 내 목이 조였다. 숨이 턱 막혀버렸다. 그 와중에도 온 힘을 다해 손을 놓으려 하지 않았다. 목이 조일수록 손에 힘을 줬다. 내가 잡은 과자진열대 부분이 찌그러지기 시작했다.

  계산원은 내가 관자 진열대를 잡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지 후드를 더 세게 잡아당겼다. 목에 있는 모든 혈관이 끊어질 것 같았다.

  “네가 버티고 있었던 거냐?”

  점원은 후드를 살짝 뺐다가 다시 힘을 주어 후드를 잡아당겼다. 순간적인 충격에 손을 놓고 말았다.

  점원은 나를 마켓 끝 쪽 음료수 진열대에 떨궜다. 그대로 음료수 진열장 유리문에 부딪힐 때까지 몇 미터가량을 미끄러져 갔다. 생각보다 미끄러운 바닥이었다.

  “기계라는 녀석이 그렇게 약하면 쓰나.”

  저 계산원과는 싸울 수는 없다. 게다가 체력부담이 크지만 다음 공격 정도는 막을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일어나는 것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무릎을 딛고 손으로 바닥을 짚었다. 팔이 후들거렸다. 시선을 계산원 쪽으로 돌렸다. 계산원이 나에게로 걸어오고 있었다. 마음이 조급해졌다. 어떻게든 일어나고는 싶지만 늦은 듯했다.

  계산원은 내 얼굴을 잡더니 뒤통수가 바닥을 찍게 엎었다. 머리에 띵한 느낌이 퍼졌다. 그리곤 계산원의 손의 냄새가 맡아졌다. 생각보다 향기로운 냄새에 놀랄 뻔했다. 계산원은 내 얼굴을 잡은 손을 놓자마자 내 목을 잡았다. 다시 숨 막히는 고통이 올라왔다. 점원은 남은 한 손까지 내 목을 잡았다. 어디로도 숨이 쉬어지지가 않았다. 계산원은 내 목을 조른 채로 나를 들기 시작했다. 나는 다리를 허우적대며 고통에서 몸부림쳤다.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나는 입도 잘 열리지 않는 채로 말했다,

  계산원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뭐? 왜 이러냐고? 너 같은 새끼들 때문에 우리 가족이 얼마나 생활고에 시달렸는지 알아? 6개월 전 그때 일 아니었으면 우리 가족 이미 배고파서 죽었어. 로봇 때문에 인간들 다 죽을 뻔 했다고, 알아!”

  ‘그게 왜 내 탓인데.’

  계산원은 자신을 피해자라고 말하지만 나 역시 피해자다. 6개월 전 ‘로봇 대학살’ 이후에 지금까지 의수나 의족을 달고 있었던 사람들은 몸의 일부분이 기계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기계라 불려왔고 억압을 받아왔다. 나 역시 그랬고. 그래오고 있었으니까.

  계산원은 나를 뒤쪽 음료수 진열장에 부딪히게 했다. 쿵 소리와 함께 음료수 진열장의 통유리가 흔들렸다. 척추가 나갈 듯이 부딪혔지만 머리가 띵해서인지 고통이 정확히 느껴지지가 않았다.

  조금만 더 있으면 질식할 것만 같았다. 코든 입이든 공기를 들이마셔도 공기는 몸속 어디에도 닿지 않았다.

  나는 불필요할 정도로 화가 나기 시작했다. 무릎을 끝까지 당겨 올렸다. 계산원은 내 얼굴을 보고 있다. 지금이 공격할 기회다. 들었던 무릎을 펴서 발로 계산원의 몸통을 밀어냈다. 계산원은 내 발에 밀려 목을 잡고 있던 손을 놓고 뒤로 떨어져 나갔다. 나도 그 여파로 음료수 진열장에 부은 채로 바닥에 떨어졌다. 눈을 부릅뜨며 최대한 빨리 숨을 들이키며 내쉬었다. 숨을 제대로 쉬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계산원을 보니 명치 쪽에 손을 갖다 대며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 뛰어나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나는 넘어질 듯이 일어서기 시작했다. 비틀거리며 중심을 잡았다. 그리고는 바로 마켓 밖을 향해 가기 시작했다. 걷는 것마저도 절뚝거리며 걸을 수밖에 없었다. 내 앞에 사람들이 핸드폰으로 나를 찍으며 겁에 질린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런 것을 볼 겨를도 없이 사람들을 지나 마켓을 나가야 했다. 내가 사람들에게 가까이 가자 사람들은 내가 가는 길을 비켜 주었다. 자신도 저 계산원처럼 될까 두려움에 비켜 준 것이다.

  계산대에 도착하자 마켓의 점원들은 어떻게든 나를 저지해 보려 하는 것 같지만 얼굴의 표정과 행동에 공포가 서려 있었다. 내가 한 것이라고는 지금 쓰러져 있는 점원에게 맞기만 하고 딱 한 번 발로 민 것뿐인데 말이다.

  “나와.”

  결국 이상적으로 생각하며 말하는 것을 포기했다. 도저히 제대로 된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여전히 분노가 남아 있었다.

  “나오라고!”

  점원들을 보며 소리를 질렀다, 그제야 점원들은 나에게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계산대를 지나가며 마켓 문에 가까이 다가가자 왼쪽 발에서 무언가 밟히는 소리가 났다. 뭉개지는 소리에 바닥을 보았다. 먹으려다가 뭉개진 용과였다. 용과가 뭉개진 것이 안타까웠지만 지금 당장은 마켓을 나가는 것이 급선무였다.

  마켓 문을 벌컥 열고 마켓 밖을 나갔다. 길가에 있는 사람들은 내가 마켓 밖을 나가자마자 나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어디로든 도망쳐야 한다. 시위단이 나를 쫒아올 것이다.

  나는 도로를 절뚝거리면서 걸어가며 주위를 끊임없이 쳐다보았다. 아직은 시위단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마켓에서 사람들이 나를 찍은 것이 이미 시위단에게로 흘러갔을 수도 있다. 사람들이 나에게 야유를 보내는 것조차 신경 쓰지 않았다. 나는 시선을 한곳에 두지 못한 채로 도로를 따라 절뚝거리며 걸어갔다.

 
작가의 말
 

 5000자밖에 안되는데 분량은 꽤 되네요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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