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22세기
작가 : paulpark
작품등록일 : 2016.9.19

22세기가 됐다. 주인공은 소속된 프로야구단에서 해고통지를 받는다. 당장 먹고 살 것이 걱정인 그가 맞닥뜨린 22세기의 풍경은 가혹하다. 집권한 총리는 자신의 국정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갖가지 정책을 펴고 그와 맞서는 사람들은 거세게 항의한다. 주인공은 그들 중 한 명과 사랑에 빠진다. 쉽지 않은 하루하루가 펼쳐지는 22세기, 그 속을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우리들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

 
4. 야구의 비밀 - 3
작성일 : 16-09-29 09:55     조회 : 416     추천 : 0     분량 : 4405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둘의 대화가 깊어지는 동안 경기는 치열한 양상으로 접어들었다. 적시타와 홈런, 상대팀의 폭투 등으로 앞서가던 홈팀이 원정팀에 역전을 허용해서 6대 8로 뒤지기 시작하자 홈팀감독이 그라운드로 올라가 심판의 판정에 항의하는 일이 많아졌고 선수들도 거칠어져서 과격한 행동이 나왔다. 선수들의 과격한 행동이란 삼진을 당한 선수가 심판 옆을 지나가면서 배트를 부러트리는 것, 안타가 될 만한 타구가 상대팀의 호수비에 잡혔을 때 헬멧을 벗어 그라운드에 내팽개치는 것, 홈런을 치거나 역전타를 날린 상대선수에게 위협적인 공을 던지는 것 등이다. 어쨌든 9회 말까지 경기가 중단될 만한 큰 소동은 일어나지 않아서 9회 말 홈팀의 공격이 진행 중이다.

 

  홈팀의 1번 타자가 3루 쪽으로 기습번트를 댔다. 원정팀의 3루수는 번트에 당황해하며 공을 늦게 잡았고 타자는 1루에 세이프가 됐다. 타석에 들어선 2번 타자는 3루 쪽 주루코치의 사인을 확인 한 후 번트자세를 취했다. 투수는 타자가 번트를 쉽게 대고 그 타구를 쉽게 처리할 수 있을만한 공을 던졌다. 그런데 타자가 공이 스트라이크존의 중앙으로 천천히 날아오는 것을 보고 순간적으로 배트를 다시 잡은 후 공을 쳐서 중전안타를 만들어냈다.

 

  1루 주자는 순식간에 3루까지 내달렸고 타자는 1루에 세이프가 됐다. 원정팀 투수는 글러브로 입을 가리고 욕을 했고 포수는 천천히 마운드로 올라가 그를 진정시켰다. 하지만 포수는 투수가 진정되지 않을 것을 알고 있다. 노아웃에 주자가 1루와 3루에 있으면 투수는 모든 근육이 반으로 줄어든 것처럼 힘이 빠지고 불길한 상상이 머릿속에 펼쳐진다. 그리고 자신이 상상하고 있는 것이 일어나게끔 공을 던진다. 그 공을 멀리 쳐낸 3번 타자가 2루까지 가는 동안 3루 주자는 홈으로 들어왔고 1루 주자는 3루까지 갔다. 8:8. 케네디가 야구에서 제일 재미있다고 말했던 스코어가 깨지자 홈팀을 응원하는 팬들이 일제히 함성을 질렀고 감독과 코치, 선수들이 서로의 손을 힘차게 부딪치며 기쁨을 나눴다. 원정팀 감독이 심판에게 공을 받아 마운드로 걸어 올라갔다. 투수는 감독의 질타를 받고 대기석으로 들어갔다. 동료들은 그의 엉덩이를 때리며 격려했지만 그는 엉덩이만 아플 뿐 어떤 위로의 느낌도 받지 못했다. 바뀐 투수는 포수의 사인을 유심히 바라보다가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포수는 다시 사인을 줬고 투수는 이번에도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포수는 투수의 행동에 짜증이 났지만 호흡을 가다듬고 바깥쪽 변화구 사인을 보내려했다. 그런데 2루 주자가 베이스에서 많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 2루 견제사인을 냈다. 투수는 그 사인을 보자마자 2루로 공을 던졌고 유격수가 재빠르게 2루로 들어와 그 공을 잡았다. 주자는 뒤늦게 귀루해서 베이스에 손을 뻗었지만 아웃 됐다. 1사에 주자 3루인 상황에서는 고의사구를 던져서 1루에 주자를 채워놓는 것이 좋다. 1루에 주자가 있으면 다음 타자에게 최대한 공을 낮게 던져서 병살타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수는 모두의 예상대로 고의사구를 던졌다. 1사에 1, 3루에 주자가 있는 상황이 됐고 5번 타자가 타석으로 걸어 나왔다. 4번 타자보다 힘이 덜 세긴 하지만 홈런을 칠 수 있는 힘이 넉넉한 타자다. 포수는 다시 고의사구 사인을 보냈다. 투수는 홈에서 몸을 완전히 뺀 포수에게 볼을 네 개 던졌다. 9회말 1사에 만루가 됐다. 홈팀을 응원하는 관중들은 모두 다 일어서서 숨을 죽인 채 6번 타자의 작은 움직임이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눈에 힘을 주었다. 6번 타자는 긴 호흡을 몇 번 한 후 타석에 들어서서 투수를 쳐다봤다. 투수의 눈빛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느꼈다. 이런 상황에선 언제나 투수가 흔들린다. 타자는 일단 투수가 공 2개를 던질 때까지 기다려도 상관이 없다. 2개의 공이 모두 스트라이크가 되어도 한 개의 공을 더 볼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수는 그 공 2개를 스트라이크존으로 확실하게 밀어 넣을 수도 없을뿐더러 모두 볼이 된다면 승부가 어렵게 되기 때문에 가슴이 콩닥콩닥 뛰기 시작했다. 곧 심장이 뼈를 뚫고 나올 것 같은 원정팀 투수는 6번 타자를 상대하며 던지는 첫 번째 공을 스트라이크존의 정중앙을 향해서 던졌다. 타자는 자신의 허벅지 높이로 날아오는 공을 치지 않기 위해 배트를 잡은 손목을 꺾지 않았다. 조금만 더 기다리자는 말을 속으로 내뱉은 타자는 두 번째로 날아오는 몸 쪽 스트라이크도 치지 않았다. 포수가 자신의 글러브에서 방금 스트라이크가 된 공을 투수에게 던지자 타자는 타석에서 물러나 양손으로 방망이를 넓게 잡고 팔로 원을 그리면서 긴장을 풀려했다. 투수는 자신에게 유리하게 된 상황에 만족을 느끼며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손등으로 걷어냈다. 세 번째 공이 투수의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갔다. 타자는 자신의 허벅지 높이로 날아오는 공에 시선을 고정하고 몇 가지 생각을 했다. 이대로만 오면 스트라이크다. 그렇다면 삼진. 아니야, 저 공은 내 앞에서 밑으로 내려갈 거야. 수직으로 떨어지는 포크볼일 거야. 속지말자. 아, 그런데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공이 너무 크게 보이고 내가 치기 좋은 높이로 날아오고 있어. 이 공을 치지 않는다면 나는 후회하게 될 거야.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에잇.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타자는 헛스윙을 했다. 공은 타자의 방망이 바로 앞에서 밑으로 떨어지는 포크볼이었다. 6번 타자는 힘없이 타석에서 빠져나와 선수대기실로 갔다.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입술을 촉촉이 적신 그는 출구와 연결되는 어두운 복도로 몸을 옮겼다. 그리고 발로 벽을 세게 찼다. 8번 타자는 6번 타자가 병살타를 치고 9회 말 공격이 끝났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하며 타석에 들어섰다. 자신에게 온 절호의 찬스가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이럴 때 타격을 하지 못하면 팬들과 코치들의 분노는 대단하다. 볼넷을 얻어내거나 안타를 쳐봐도 본전이고 삼진아웃을 당하거나 내야땅볼로 아웃되면 홈팬들의 야유와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한다. 투수는 6번 타자를 삼진으로 잡자 사기가 올랐다. 만루의 압박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실투 하나면 경기를 내줄 수도 있지만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1사 만루의 상황과 2사 만루의 상황이 완전히 다른 것이다.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으면 영웅이 될 수 있는 투수는 호흡을 가다듬고 8번 타자의 몸 쪽으로 직구를 던졌다. 8번 타자는 자신을 향해 무섭게 다가오는 공을 보며 몸을 움츠렸다. 스트라이크존에서 약간 벗어난 볼이 되자 투수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두 번째 공은 타자가 절대로 칠 수 없는 코스로 날아왔다. 타자는 한 숨을 쉬며 공을 쳐다보기만 했다. 그런데 심판은 스트라이크 판정을 하지 않았다. 투수가 이번에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타자는 투수가 던진 두 개의 공을 보고 의욕을 잃었다. 비록 자신에게 유리한 볼카운트가 됐지만 힘 있는 직구와 예리한 슬라이더를 칠 자신이 없다. 투수는 호흡을 가다듬고 와인드업을 했다. 한 쪽 다리를 뒤로 뺐다가 양팔을 모았다가 허리를 뒤로 돌렸다가 앞으로 다시 돌리며 팔을 앞으로 쭉 내밀고 공을 던졌다. 공은 타자의 몸 쪽으로 빠르게 날아간 다음 부딪히는 어떤 것이라도 찢을 듯이 포수의 글러브로 꽂혔다. 다행히 글러브는 찢어지지 않았다. 방망이를 휘두를 의사가 전혀 없는 8번 타자는 위협적이고 완벽한 공이 자신을 지나치는 것을 쳐다보기만 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심판은 스트라이크 판정을 하지 않았다. 포수는 글러브에서 공을 빼내 투수에게 던지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하지만 심판도 가만히 있었다. 타자는 어쩔 줄 몰라 투수에게 미안한 눈빛을 보냈다. 투수는 자기 팀 대기석에 모여 앉아있는 선수들과 코치들을 슬쩍 쳐다봤다. 좋지 않은 분위기가 느껴지자 투수는 조금 전의 자신감을 흔적도 없이 치워버렸다. 투수는 불안이 점령한 자신의 육체가 예전과는 다르게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하나의 동작으로도 할 수 있었던 움직임을 두세 번으로 나눠서 해도 잘되지 않는 것을 느낀 것이다. 글러브를 든 손과 공을 잡은 손을 합해서 머리 위로 높게 들어 올리는 동작이 몇 번의 시도 끝에 간신히 됐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한쪽 다리를 최대로 들어 올리는 동작을 할 때는 몸이 휘청거리더니 넘어질 뻔 했다. 가까스로 몸을 웅크렸다가 팔을 뻗어 공을 던질 때는 자신의 몸이 유연한 근육들에 의해 움직이는 것 같지 않았고 마치 볼트를 풀고 나사를 조여서 움직여지는 것 같았다. 또 볼. 볼 넷. 타자는 어떻게 된 상황인지 인지하지 못하고 가만히 서있었다. 포수가 일어서서 심판에게 4개의 볼 판정에 대해 항의를 시작하자 3루 주자가 두 손을 높게 들고 발을 가볍게 하며 홈으로 뛰어오기 시작했다. 타자는 방망이를 그라운드에 천천히 내려놓고 1루로 뛰기 시작했다. 9:8로 경기가 끝났지만 자신이 1루 베이스를 밟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타자는 홈과 1루의 중간 쯤 가서 투수를 쳐다봤다. 투수도 허탈한 몸짓을 취하며 타자를 쳐다봤다. 타자는 모자를 벗어서 투수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대신했고 투수는 터벅터벅 걸어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2 6. 화자의 비밀 - 2 2016 / 10 / 4 458 0 5246   
21 6. 화자의 비밀 - 1 2016 / 10 / 3 370 0 6115   
20 5. 소리의 비밀 - 3 2016 / 9 / 30 399 0 7352   
19 5. 소리의 비밀 - 2 2016 / 9 / 30 406 0 5353   
18 5. 소리의 비밀 - 1 2016 / 9 / 30 440 0 4581   
17 4. 야구의 비밀 - 4 2016 / 9 / 29 500 0 6075   
16 4. 야구의 비밀 - 3 2016 / 9 / 29 417 0 4405   
15 4. 야구의 비밀 - 2 2016 / 9 / 29 385 0 7399   
14 4. 야구의 비밀 -1 2016 / 9 / 27 388 0 5518   
13 3. 세븐의 비밀 - 3 2016 / 9 / 26 400 0 6237   
12 3. 세븐의 비밀 - 2 2016 / 9 / 26 416 0 5510   
11 3. 세븐의 비밀 - 1 2016 / 9 / 26 401 0 4792   
10 2. 손톱의 비밀 - 5 2016 / 9 / 22 402 0 5524   
9 2. 손톱의 비밀 - 4 2016 / 9 / 22 397 0 6081   
8 2. 손톱의 비밀 - 3 2016 / 9 / 21 389 0 5405   
7 2. 손톱의 비밀 - 2 2016 / 9 / 21 383 0 5513   
6 2. 손톱의 비밀 - 1 2016 / 9 / 21 467 0 5139   
5 1. 숫자의 비밀 - 5 2016 / 9 / 21 383 0 5128   
4 1. 숫자의 비밀 - 4 2016 / 9 / 20 418 0 7461   
3 1. 숫자의 비밀 - 3 2016 / 9 / 19 451 0 5097   
2 1장 숫자의 비밀 - 2 2016 / 9 / 19 445 0 5195   
1 제1부 / 1장 숫자의 비밀 - 1 2016 / 9 / 19 678 0 534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천사의 후예들
paulpark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