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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바람 한 조각 우물 안에 내려 앉을 때
작가 : MyLord
작품등록일 : 2019.8.27

"아버지. 그 우물이 그렇게 좋으십니까?"
"아이야. 예로 부터 내려오는 것들 중에 이 우물 만큼 중요한것은 없단다.
네가 이 우물에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너의 백성들은 살기도 하고 죽기도 한단다. 백성 뿐만이 아니라 너 자신까지도 살리고 죽이기도 하지.
잘지켜다오.
그리고 절대 빼앗겨서는 안된다."
"무엇으로 부터 빼앗긴단 말입니까?"
"글쎄...
많은 것들이 있지 않겠니.
너의 우물은 어떤 것으로 채워질지 아비는 무척이나 궁금하구나."

 
2.우물2
작성일 : 19-08-27 17:40     조회 : 219     추천 : 0     분량 : 4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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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오랜만에 하늘 길을 타보는거 같다.

  와~~

  아~~~~

  오~~~"

 

 철부지 어린 아이의 모습이 딱 어울리는듯한 행동을 하는 땅보의 허벅다리를 손바닥으로 탁 치며 대장이라는 사내 아이가 심드렁하게 이야기를 뱉었다.

 

 "저기 .

  저 시커먼 먼지 투성이를 보고도

 아~~

 오~~ 이런 장난질이 나오는거냐?"

 

 하늘 길 밑의 세상은 온통 잿빛 먼지 투성이였다.

 풀 한포기 살수 없을거 같아 보이는 땅에 스멀스멀 음침한 움직임들도 눈에 띄었다.

 

 "윽….

  징그러워."

 

 아래를 내려다 보더니 흥이 깨진듯 땅보는 조용히 침묵을 지켰다.

 

 "휘익~"

 

 은요가 아래로 아래로 내려 앉을 즈음 커다란 붉은 매 한마리가 날카로운 소리를 질러댔다.

 

 "귀신같은 놈.

  저것도 니가 불렀냐?"

 

 뒤돌아 땅보를 보고 조용조용 따져묻는 대장에게 타는듯 붉은 머리칼의 소녀가 다가왔다.

 

 "지민!

  오랜만이야!"

 

 "젠장…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했을텐데.

  죽고 싶냐?"

 

 "아니 본인 이름 불렀다고 죽이겠다는건 먼 헛소리냐?"

 

 날이 선 눈빛으로 대립하고 있는 대장이라는 사내 지민이와 붉은 머리칼의 소녀 가운데 땅보가 두팔을 번쩍 벌리며 중재하고 나섰다.

 

 "아니 .

  오랜만에 만나서 왜 왜 그래?"

 

 그런 땅보를 못마땅한듯 쳐다보며 붉은 머리칼의 소녀는 장난스럽게 얘기했다.

 

 "오랜만에 만난 상전에게 하대를 하는것보니 경박스럽기 그지없구나…

  어디서 니까짓것이 웃전들 말하는데 끼어 들어?"

 

 장난스럽게 이죽거리는 붉은 머리 소녀를 바라보며 땅보라는 아이는 씽긋 웃으며 말했다.

 

 "아이구. 네~네~~ 우리 수화 군주님이 화가 많이 나셨나 봅니다.

 소인이 죽을 죄를 지었으니 고운 얼굴에 주름 가지 않게 역정을 거두십시요~."

 

 너스레를 떨며 웃어대는 땅보를 보고 수화는 눈을 흘기며 얘기했다.

 

 "책 쟁이 주제에 어디서 까불어?

  글 좀 읽는다고 까불지 까불어?"

 

 수화는 땅보의 어깨를 툭툭치며 놀리듯말했다.

 그런 수화의 옆쪽을 보고 갑자기 땅보가 정색하며 자세를 고쳐세웠다.

 옆에서 얼음장 같은 눈으로 자신을 쏘아 보고 있는 은요의 시선에 땅보는 그자리에서 얼어 붙는듯했다.

 

 "흠..흠.

  수인국 수령 수화님을 뵙습니다. "

 

 "오 ~ 그래 그래. 7천년이 되도록 안까먹고 기억해주니 고맙군.!"

 

 땅보와 수화는 의외로 합이 잘 맞았다.

 주거니 받거니 자신의 아랫사람과 장난을 쳐대는게 고까운 지민은 수화를 못마땅하게 바라보며 혀를 끌끌 찼다.

 

 

 "자기 할일 하나 제대로 못하는 금수 주제에 인간보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꼴이 우습구나."

 

 "금수?"

 

 "그럼 니가 사람이라도 되는줄 착각하는건 아니지?"

 

 겨우 분위기를 식혀 놓았는데 두사람에게 또 으르렁 거리며 싸움 불이 붙을걸 보고 땅보는 안절부절 하지 못했다.

 열이 오를 데로 오른 두 아이가 서로 마주 서 눈에 불을 튀기는 순간 새하얀 머리칼이 유독 눈에 띄는 사내 아이가 둘 사이에 나섰다.

 

 "이제 그만 하시죠?"

 

 "은요!

  너도 봤잖아 . 저 계집이 먼저 장난질 치며 시비거는거?"

 

 "어찌되었든 저도 그 금수 중 하나입니다. "

 

 "그건….

  화가 나서 말이 헛나왔어.

  미안하다. 은요."

 

 "저한테 사과 할 일은 아니신거 같은데요."

 

 그리고는 은요라는 사내아이는 수화를 바라보며 무릎을 꿇었다.

 

 " 지은요.

  수민족 수령 수화님을 뵙습니다.!"

 

 그제서야 수화라는 여자 아이도 발을 툭툭차며 됐다는듯 손사레를 쳤다.

 

 "땅보.

  우물 길을 열어라."

 

 은요의 부드러운 음색에 땅보는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고는 목이 떨어져라 고개를 끄떡였다.

 그리고는 자신의 가슴팍에서 서책 하나를 꺼내들고 눈을 감았다.

 허공에 무언가를 그리는 듯 하더니 이내 땅보는 간결한 목소리로 외쳤다.

 

 "개 문!"

 

 그때 오래된 고목 나무 주위를 덮고 있던 웅장한 담쟁이들이 길을 비켜주며 나무 안 터널을 열어 주었다.

 지민, 수화, 땅보, 은요가 터널 안으로 사라지자 담쟁이들은 다시 그 공간을 착실히 덮어주었다.

 

 "여기는 매번 올 때 마다 느끼는거지만 너무 음침해."

 

 습하고 음침한것을 싫어하는 지민은 얼굴을 찌푸리며 온몸을 손으로 퍽퍽 쳐대며 말했다.

 

 "그래도 이곳이 없었으면 우린 지금 이곳에 없었을 겁니다."

 

 땅보가 서책을 가슴팍에 끼워 넣으며 웅얼웅얼 거렸다.

  어줍짢게 존대를 쓰는 땅보가 못마땅하여 지민은 땅보의 뒤통수를 탁하고 치며 앞으로 걸어갔다.

 땅보는 뒷통수를 어루 만지며 자신의 주군인 어린 지민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뒤따랐다.

 

 깊고 습한 터널을 한참을 걷다 보니 혼자서 덩그러니 빛을 받아 잠들어 있는 낡은 우물이 보였다.

 고목 나무 윗둥이 오랜 세월을 못이겨 구멍이 나서 그런지 그 구멍을 통해 해가 들 때나 달이 들 때 우물은 홀로 그렇게 빛속에 앉아있었다.

 

 "이건가?"

 

 은요가 우물의 한 모퉁이를 보고 땅보를 향해 물었다.

 

 "네. 맞습니다.

  어. 이쪽도 금이 가고 있어요!"

 

 우물을 보호하듯 싸여있는 투명한 결계가 이곳 저곳 금이 가있었다.

 

 "혹시 이 우물의 결계가 깨지면 그 후 무슨 일이 닥치는지 아는 자 있어?"

 

 머리색 만큼 성질머리도 더러운 수화는 온갖 인상을 다 쓰며 주위를 향해 말했다.

 

 "저도 모릅니다.

  7천년 넘게 아무 이상 없던 것이 갑자기 어제 낮부터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

 

 "어제 낮부터?

  혹시 전쟁 준비 같은거 해야해? 아님… 도망가야 되나?"

 

 "전쟁이라… 싸울수는 있고?"

 

 왔다 갔다 정신 없게 만드는 수화를 향해 지민은 냉소를 날렸다.

 

 "싸울수 있음 어디 싸워봐?

  도망가는게 더 빠르지 않나?"

 

 비꼬는 지민을 향해 수화는 확 화를 내려다 참고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그래 이꼴로 어떻게 싸운단 말인가?

 지민의 말대로 도망가는것이 더 빠를것이였다.

 

 지민은 머리를 싸매고 주저 앉아 생각에 빠졌다.

 

 

 '그래 뭘 바라고 온것도 아니잖아.

 7천년의 세월을 해답 하나 없이 우물만 쳐다 보며 살았어.

 차라리 결곈지 먼지 깨져 버리고 이 거지 같은 우물 따위도 사라져 버리면 우리도 먼지 처럼 자유롭게 둥둥 떠다니겠지.'

 

 지민은 어린 시절 자신에게 아버지께서 하시던 말씀이 떠올랐다.

 

 늘 서책만 끼고 계시던 아버지는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 이 우물 곁을 자주 거닐곤 하셨다.

 이곳에 죽치고 있다보면 그런 아버지를 만나서 짧지만 기분 좋은 담소를 나눌수 있는 기회가 생기곤했다.

 그날도 그런 날 중에 하나였다.

 

 "아바마마는 이 우물이 그리도 좋습니까?"

 

 예닐곱은 된듯 했던 그 어린 아이가 아버지에게 물었을 때 아버지라는 자는 태어나 생전 보지 못한 온화하고 굳은 표정으로 지민에게 말했다.

 

 "아가야. 이 우물은 옛부터 내려 온것 중 가장 소중한 것이란다.

  이 우물에 담기는것이 무엇인지에 따라 나와 너의 백성들이 죽을수도 살수도 있단다.

 이 우물을 잘 지키거라. 부탁한다."

 

 그 때 불안한듯 결의에 찬 아버지의 얼굴이 스치듯 지나쳤다.

 어린 지민은 꼭 지키겠다고 큰 소리로 외쳤었다.

 

 그런데 지금은 우물이 이 꼴이다.

 투명한 결계때문에 비가 와도 물이 고이지 않고,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확인 해볼 수도 없었다.

 우물은 그 누구도 근처에 오지도 못하게 자신을 봉인하고 있는듯했다.

 

  7천년이나 지난 지금 우물에 이상 현상이 생겨났다.

 결계에 금이 가고 있었다.

 아버지도 할아버지도 그 윗대의 누군가도 우물의 결계에 대해서 말해주지 않았다.

 결계가 있는 우물은 단 한번도 본적이 없었다.

 늘 푸르고 빛난 담쟁이들이 나풀대는 우물만 봐왔었다.

 

 땅보가 우물에 가봐야한다기에 그 빛나는 우물을 다시 마주 할까 싶어 헐레벌떡 날아왔었던것이다.

 그런데 결계가 깨지고 있는 우물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지민이였다.

 

 

 우물 앞에 3명의 남자 아이와 한명의 여자 아이는 각자의 생각 속에 빠져 우물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

 

 

 고양이를 따라 마을 깊숙히까지 들어 온 주린은 뒤를 돌아 보며 다시 돌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냐옹아~ 언니는 이제 집에 돌아가야겠다.

  오늘 즐거웠어!"

 

 빙긋 미소 지어 주고는 돌아 서려 하는데 고양이가 바지자락을 꼭 물고는 놓아 주질 않았다.

 개가 위험할 때나 먼가를 알려 주고 싶은 때 , 장난 치고 싶을 때 바지가랑이를 물고 늘어 지는건 봤어도 고양이도 그런가? 싶어 의아하게 쳐다 보았다.

 아기 고양이는 물고 있던 바지 자락을 놓고는 계속해서

 "냐옹. 냐옹" 울어 댔다.

 어릴 때 옛날 옛날에로 시작하던 공포 이야기에서 고양이가 귀신을 본다 . 검은 고양이 따라가면 안된다 그랬었는데…

 성인이 되었지만 왠지 예전 공포이야기가 떠오르며 오싹해졌다.

 

 "이제 진짜 가야겠어."

 라며 돌아서는 주린은 자신이 왔던 길들이 온통 담쟁이들로 덮여있는것을 보고 아연 질색했다.

 

 "어? 이게 머야? "

 

 허겁지겁 다시 돌아 왔던 길로 걸어 가려고 하자 담쟁이들이 자신의 키까지 덮여버려 헤치고 갈수가 없었다.

 주린은 꿈인가 싶어 자신의 볼을 꼬집어 보았다.

 "아야 . 아파!"

 아주 선명한 고통이 느껴졌다.

 꿈속에서는 고통을 느낄수 없다고 하던데…

 어리둥절한 주린의 뒤에서 빨리라고 말하는듯 아기 고양이가 다시 울어 댔다.

 

 "냐옹!"

 아기 고양이는 한사람의 통행만 가능 할거 같은 대나무가 가지런히 늘어 서 있는 길 입구에 앉아있었다.

 주린은 고양이 앞으로 다가와 대나무 숲길을 살펴 보았다.

 끝이 보이지 않고 쭉 늘어선 대나무들이 왠지 공포심을 자아냈다.

 저 맞은 편에서 흰색 소복을 입은 여인네가 마주쳐 올거 같은 느낌이 들어 상상해 버리고는 머리칼이 쭈뼛 솟았다.

 

 뒤돌아 보니 담쟁이들은 대나무 숲으로 밀어 넣으려는듯 주린의 몸까지 바싹 붙어 오고 있었다.

 

 "냐옹아 ! 내가 지금 엄청 무섭거든.

  너가 데리고 왔으니 너도 같이 가줘!"

 

 고양이는 말귀를 알아 들은듯 먼저 대나무 숲길로 발걸음을 옮겨 갔다.

 그리고 주린은 그 고양이 뒤를 바싹 쫓아 길고 긴 대나무길 통로를 걸어갔다.

 

 끝날거 같지 않던 대나무 숲길이 끝나가는지 환한 빛이 들어 오는 공간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공간에 왠지 을씨년스러운 우물 하나가 놓여있었다.

 

 "오 마이갓!"

 

 주린은 이마를 짚으며 엎친데 덮친겪이라며 눈물까지 글썽였다.

 그리고 두 눈을 질끈 감고는

 

 "꿈이면 제발 깨다오.!"

 

 그때 누군가가 다정한 손으로 자신을 안아 올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담쟁이들이 자신을 내려다 보고 있었고 주린 자신은 우물 안에서 중력의 거센 힘으로 끌어 당겨져 점점히 물속으로 내려앉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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