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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바람 한 조각 우물 안에 내려 앉을 때
작가 : MyLord
작품등록일 : 2019.8.27

"아버지. 그 우물이 그렇게 좋으십니까?"
"아이야. 예로 부터 내려오는 것들 중에 이 우물 만큼 중요한것은 없단다.
네가 이 우물에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너의 백성들은 살기도 하고 죽기도 한단다. 백성 뿐만이 아니라 너 자신까지도 살리고 죽이기도 하지.
잘지켜다오.
그리고 절대 빼앗겨서는 안된다."
"무엇으로 부터 빼앗긴단 말입니까?"
"글쎄...
많은 것들이 있지 않겠니.
너의 우물은 어떤 것으로 채워질지 아비는 무척이나 궁금하구나."

 
1.우물1
작성일 : 19-08-27 11:54     조회 : 342     추천 : 0     분량 : 4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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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

 

 

 

 "아가야.

  미안하다. "

 

 청초하고 가녀린 여인이 은빛깔의 머리칼을 쓸어 올리며 볼이 발갛고 통통한 아이에게 입을 맞췄다.

 

 "아가.

  사랑한다."

 

 아기의 볼에 여인의 눈물이 툭툭 떨어져 앉았다.

 여인은 한참을 아이와 눈을 맞추더니 자신의 가슴에 손을 대었다.

 환한 빛과 함께 밝게 빛나는 물체 하나를 손바닥에 올려 놓았다.

 그 물체의 윗부분은 탐스러운 담쟁이들이 둘러싸고 있는 우물 모양이였고 밑 부분은 무엇인가를 열수 있을것 같은 열쇠 모양이였다.

 

 여인은 그 빛나는 것을 천천히 아이의 입에 넣어 주었다.

 아기는 입을 쫍쫍거리며 그 빛나는 것을 입 속으로 빨아 삼켜 버렸다.

 

 "이제 아기를 보내주세요."

 여인은 체념한듯 머리를 떨구며 나지막하게 누군가에게 명을 내렸다.

 

 여인과 아기의 앞 쪽에 서 있던 사내는 여인에게 고개를 숙이며 아기를 품에 안아 들었다.

 여인은 칭얼대는 아기를 흘깃보고는 고개를 돌리고 무너지듯 침대에 앉아 흐느껴 울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척 , 보이지 않는 척, 느끼지 못하는 척,

  뒤돌아 보지말고 앞만 보고 달리세요.

  제가 버틸수 있는 한계는 한 시간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어서 가세요."

 

 여인은 사내와 아이를 향해 손을 뻗어 보호막을 형성해 주고는 창문 쪽으로 향해 돌아 섣다.

 

 사내는 조용히 여인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는 아기를 자신의 가슴에 잘 묶고 금박이 둘린 검은 망토로 아이를 가렸다.

 그리고 날선 검을 손에 꼭 잡아 쥐고는 전력을 향해 뛰었다.

 사내가 어둠을 향해 내달아 달리자 어둠 속에 자신의 존재를 숨기며 사내를 쫓는 소리들이 함께 내달아 달리고 있었다.

 

 쉭쉭쉭

 

 습하고 더러운 소리들은 온 몸을 휘어 감아 귓속을 파고 들었다.

 사내는 거친 숨을 몰아 쉬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듯, 보이지 않는듯, 느껴지지 않는듯 미친 듯이 앞만 보고 내달렸다.

 자신의 주군이 그리 명했기에 그렇게 믿고 그냥 달렸다.

 

 까마득한 어둠 속에 빛 줄기 하나가 치솟아 올랐다.

 사내는 자신의 가슴팍에 있는 아기를 더듬어 한 팔에 안아 올렸다.

 아기를 보자 어둠 속의 것들은 발악을 하며 이를 드러냈다.

 사내는 빛 줄기가 솟아나는 우물 속으로 아이를 두 손으로 살며시 던져 버렸다.

 중력을 상실한 아이는 밑으로 밑으로 떨어져 내리며 공포에 질린 울음 소리를 토해냈다.

 그리고 점점히 물속으로 가라 앉아 갔다.

 

 

 

 % 주린

 

 

 

 "읍! 으!

 아하학!"

 

 벌써 몇년째 악몽에 시달리는지 모른다.

 물에 빠져 숨이 막혀 버둥거리는 그 느낌이 정말 나를 옥죄어 죽음에 몰아 넣는듯했다.

 꿈에서 깨고 나서도 숨이 막혀 피가 말라 붙어 버리는 그 현상 속에서 정상으로 돌아 오는데는 시간이 좀 걸렸다.

 

 새벽 2시 반.

 다시 잠들 수도 있는 시간이지만 악몽에 시달리고 나면 그 공포심에 잠들수 없었다.

 조용히 문을 열고 나가 쇼파에 앉아 인스턴트 커피 하나를 컵에 담고 뜨거운 물을 부었다.

 커피 향을 맡고 있으면 내가 살아 있음을 실감하며 마음에 안정이 찾아 오곤했다.

 

 "으…머리야."

 

 몇일째 악몽으로 잠을 설쳤더니 편두통이 도져서 오른쪽 뒷골이 지끈지끈 아팠다. 심하면 일어서 앉아 있지도 못할정도록 어지럽고 콱콱쑤셔대서 머리를 망치도 때려 버리고 싶다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이어질 정도로 힘들었다.

 

 카페인과 진통제는 함께 먹으면 좋지 않다고들 하지만 이렇게 머리가 아파 오기 시작하면 진통제 없이는 해결이 안되었다.

 그리고 악몽 후엔 마음의 안정을 얻어야 하기에 커피도 포기 할수 없었다.

 진통제 2알을 입에 털어 넣고 물로 삼키고는 김이 모락 모락 나는 커피를 한 모금씩 음미했다.

 

 초겨울 새벽 풍경은 한산하고 쓸쓸했다.

 인기척 없는 을씨년 스러운 거리를 희미한 가로등만이 밝히고 있을 뿐이였다.

 베란다 창문에 입김을 호~하고 불면 잠시 잠깐 쓸수 있는 하얀색 공간이 생긴다. 그럼 얼른 손가락 연필로 점을 찍거나 하트를 그리거나 한일자를 그리곤 했는데 지금 이순간은 나도 모르게 꿈 속에서 보았던 우물 모양을 그려 놓았다.

 

 그 악몽은 아주 어릴 때부터 꿔 오던 것이라 스토리는 정확하게 기억이났다. 그런데 여인이 어떻게 생겼는지 사내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었는지 그곳이 어디인지 그런것들은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아기가 삼켰던 우물 모양의 열쇠만 정확하게 기억 날뿐이였다.

 

 혹시 엄마가 나를 버린 적이 있어서 트라우마 같은 것이 그런 악몽을 만들어 내는 것을 아닌가 싶어 엄마에게 물은 적이 있었다.

 

 "엄마! 나 아기때 밉다고 내다 버린적 있어?"

 

 그 때 엄마는 보고 있던 티비만 뚫어져라 보시면서 짧고 정확하게 답을 말씀해주셨다.

 

 "미친년."

 

 그렇다면 어느 영화나 책 아니면 드라마 같은 데서 영향을 받아 꾸는 꿈인가 생각해 보았지만 그렇게 나의 정신까지 흩뜨러 놓을만큼 감명 깊게 본 영화, 책, 드라마는 없었다.

 

 혹 잠재된 무엇인가가 나를 괴롭히는건 아닐까 하여 정신과 치료를 받을까 심각하게 고민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 사회가 정신과 치료 이력을 가지고 있는 자를 품어 줄수 있는 사회가 아니기에 졸업하면 돈벌어야 된다고 귀에 딱지가 앉게 말하는 엄마를 보며 그것도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포기해버렸었다.

 

 그러다 일에 치여 사랑에 치여 결혼 생활에 치여 좀처럼 꾸지 않던 악몽을 반년 전부터 다시 꾸기 시작했다.

 

 반년 전 사랑한다고 생각했던 남자와 결혼해서 1년 정도 살 때쯤 남자가 "숨이 막혀서 못살겠다. 그만하자." 라며 이 집에서 나가버렸다.

 남자가 그렇게 원하는 이혼 도장을 찍어주고 남이 되어 주고 난후, 언젠가 어느 거리를 걷다가 그 남자의 직장 동료를 만난적이 있었다. 그 직장 동료는 커피숍으로 날 데리고 가더니 뜨거운 아메리노를 한 모금 홀짝 거리고 나서는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었다. 사실 그 남자는 운명의 여자를 만났고 진짜 사랑을 찾았다고 그러면서 나에게 시덥지 않은 위로를 해주었다.

 

 "그러니까 제 말은 주린씨는 아무 잘못이 없다는거에요."

 

 참 뻔한 스토리였다. 결론은 바람이 났다는거잖아.

 1년 정도 나와 전혀 다른 사람과 부대기며 살다보면 포기하고 싶어질 때가 찾아 온다. 아마 그걸 그 남자는 이기지 못하고 다른 사랑을 선택한것이겠지. 나도 그 사람과 비슷한 포기의 감정을 가지고 있었기에 미련이라든지 배신감 따위는 들지 않았다.

 그저 여자가 어떻게 했으면 남자가 1년을 못버티고 나가버리냐는 주위의 냉소적인 시선이 좀 견디기 힘들었을 뿐이다.

 그것도 한달 두달 버티니 무뎌져버렸다.

 

 이런 저런 생각이 머리를 스치자 뺨이 얼얼해질 정도의 추위를 느껴보고 싶어졌다.

 홀짝 대던 커피잔을 내려 놓고 두꺼운 외투와 목도리, 장갑, 비니를 챙겨서 새벽 여명이 비치는 거리로 나가기 위해 신을 신었다.

 

 

 

 6시 10분.

 겨울이라 그런지 어둑어둑한 거리였지만 새벽 운동을 나온 사람들과 일터로 발걸음을 옮겨 놓는 사람들이 주린을 스쳐 지나갔다.

 주린은 목적 없는 발걸음을 타박타박 땅 위에 내려 놓았다.

 한참을 걷다 인적 드문 고즈넉한 마을을 발견했다.

 마을 초입에 나무 표지판 하나가 서있었다.

 붉은색 페인트인지 물감인지 모를것으로 ..마을이라고 적혀있었다.

 마을은 정확히 보이는데 앞에 마을 이름은 지워져서 잘 보이지 않았다.

 주린은 마을 초입에 서서 좁은 돌담 길 주위로 옹기 종기 모여있는 집들을 보았다.

 마을 사람이 아닌데 들어가서 구경하는것은 실례일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새끼 고양이 한마리가 주린의 다리를 감고 비비적 거리며

 "냐옹.냐~아옹." 하고 애교를 떨어댔다.

  그리고는 마을 초입을 지나 돌담 길을 사뿐사뿐 걸어 들어 갔다.

 아기 고양이는 그렇게 가버리는가 싶더니 머뭇거리는 주린을 돌아 보고는 다시 "냐옹"이라고 꼭 따라오라는 듯 울음을 울고는 멈춰섰다.

 

 주린은 핸드폰으로 시계를 확인하고는 어차피 할일도 없고 자신을 찾을 사람도 없는 백순데 하며 그 아기 고양이를 따라 들어 갔다.

 

 그때 주린의 발 밑에 작은 조약 돌들이 선을 그어 놓듯 놓여지더니 반짝 빛을 냈다.

 꼭 여기는 우리 마을 이라고 선을 그어 놓은 듯한 모습이였다.

 

 주린은 자신의 발 밑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고 그 선을 발로 깨뜨리며 마을 안으로 발을 들여 놓았다.

 

 

 

 

 %의문의 꼬마 아이들

 

 

 

 "대장.

  대장!!!!"

 

 동물의 가죽을 덮어 쓴 땅딸막한 꼬마 사내 아이가 넘어질듯 허겁지겁 뛰어와 짚더미 속을 향해 소리쳤다.

 

 "대장!!!

  큰일 ..

  큰일 났어!"

 

 그제서야 짚더미 속에서 자그마한 사내 아이가 귀찮은듯 기지개를 켜며 일어나 앉았다.

 

 "어이. 땅보…

  내가 잠 잘 때는 개도 안건드린다고 그랬지?"

 

 "그건 먹을 때 얘기 아니야?"

 

 "나는 먹는 것보다 자는게 더 중요해!"

 

 괜한 말씨름이 오갈거 같자 땅보라는 아이는 손사레를 치며 다급하게 말했다.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야."

 

 유독 빛나는 피부와 깊은 어둠을 닮은 듯한 머리칼을 가진 사내 아이는 눈살을 찌푸리며 느릿하게 말했다.

 

 "그럼 머 가 중 요 한 데?"

 

 "대장.

 

 우물

 …

  그 우물한테 가봐야 겠어."

 

 우물이라는 소리에 대장이라는 사내 아이는 눈빛까지 달라지며 휘익하고 휘파람을 불어 댔다.

 그때 은빛깔의 윤기나는 털이 아름다운 덩치 큰 여우 한마리가 사내아이 옆에 조용히 다가와 서있었다.

 

 "은요.

 

  우물에게 데려다줘!"

 

 은요라는 여우는 대장이라는 사내와 땅보를 태우고 가벼운 발걸음을 탁탁 쳐 올리더니 하늘로 높이 높이 날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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