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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사라진 가족
작가 : 장군12
작품등록일 : 2019.8.7

14년 전 발생한 일가족 실종 사건을 한 주간지 기자가 추적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진실을 다룬 정통 사회파 미스터리.
서로를 파괴하며 처참하게 무너진 가족의 사연과 경찰이 숨긴 진실의 조각.
사실을 은폐하려는 세력과 모든 일을 백일하에 드러내려는 이들의 숨막히는 대결로 치닫는데……

 
12. 2016년 3월 22일
작성일 : 19-08-23 18:07     조회 : 255     추천 : 0     분량 : 7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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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2016년 3월 22일

 

  재우는 미용실 앞에 약속시간 20분 전 도착했다. 휴대전화 카메라로 스스로를 비춰 보며 옷을 점검했다. 이미 몇 번 만난 사이긴 했지만 공식적인 취재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정장을 입었다. 안에는 회색 터틀넥이었다. 유일한 봄가을용 코트를 걸치고 보이스레코더는 코트 안주머니에 넣었다.

  잠을 설쳤지만 정신은 어느 때보다 또렷했다. 다시 한 번 취재수첩을 펴고 질문을 정리했다.

  약속시간 15분을 남기고 반대편에서 마스크를 쓴 강은정이 나타났다. 통이 넓은 청바지에 회색 다운점퍼 차림이었다. 강은정은 주위를 둘러보지 않고 곧장 미용실 앞으로 온 다음 열쇠를 들고 까치발을 들어 문을 열었다.

 

  재우는 정확히 오전 9시 55분에 노크를 하고 미용실 문을 열었다. 실내는 불이 꺼진 상태였지만 생각만큼 어둡진 않았다. 상대는 점퍼를 벗지 않고 소파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재우를 보더니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일어났다. 천천히 실내등을 켜고 믹스 커피를 타서 내밀었다.

  "휴일이라 난방은 안 틀었습니다. 혹시 시간이 오래 걸릴까요."

  "아닙니다, 간단히 몇 가지만 여쭤보면 됩니다."

  재우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어제 강릉과 원주에 다녀왔습니다."

  강은정은 계속 말해 보라는 듯 팔짱을 꼈다.

  재우는 자애아동센터에 다녀왔다고 말하고, 사건이 일어나기 2년 전 추석 때 부부가 마지막으로 보육원에 들렀다는 얘기를 꺼냈다.

  "그 때가 9월 초였는데도 강희정 씨는 검은색 긴 옷을 입고 갔습니다. 당시 부부를 만났던 보육원 관계자 얘기로는 어딘가 몸이 불편해 보였고, 누구하고도 눈이 마주치는 걸 피했다고 합니다. 우연히 남편의 손이 스쳤을 때 소스라치게 놀랐다고도 했습니다."

  강은정의 눈빛이 조금씩 흔들렸다. 재우는 이 때다 싶어 부센터장에게 들은 얘기를 약간 부풀려 쏟아냈다.

  "얼굴도 약간 부어 있었다고 합니다. 우연히 본 손목과 발목에는 멍이 있었구요. 짐작하시겠지만 보육원 선생님들은 불행한 가족을 가까이서 접한 경험이 많은 분입니다. 그래서 대번에 상황을 알아챘다고 했습니다. 마침 저와 같이 센터를 방문한 친구는 아동청소년계 경찰인데, 그 친구의 견해도 일치했습니다. 말하자면…."

  "그만 하시죠. 기자님."

  고개를 숙이는 강은정을 보며 재우는 죄책감을 느꼈다. 부센터장은 얼굴이 약간 부었던 것 같다고만 했다. 손목 얘기는 했지만 발목 얘기는 재우가 지어낸 것이었다.

 

  한참 바닥을 보며 입술을 깨물던 강은정이 입을 열었다.

  "안 그래도 저번에 그렇게 돌아가시고 나서 약간 후회했습니다. 이야기를 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요. 감추려고 했던 건 아닌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네요. 죄송합니다."

  재우는 잠자코 다음 말을 기다렸다. 강은정은 고개를 들었다. 흔들리던 눈빛은 가라앉아 있었다. 대신 재우의 얼굴을 뚫을 듯이 쏘아봤다.

  "그 새끼가 동생에게 폭력을 휘두른 건 사실입니다.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니었죠. 물론 처음부터 그런 사람은 아니었어요. 결혼하고 한 동안 잘 지냈는데 휴대전화 대리점 일이 잘 안 풀리면서 폭력이 시작됐다고 하더군요."

  "역시 그랬군요."

  강은정은 심호흡을 한 번 했다.

  "어디서부터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제부, 아니 그냥 그 놈이라고 하는 게 낫겠네요. 먼저 그 놈 성격에 대해 설명하는 게 이해가 쉬우실 듯 합니다. 아시다시피 천애고아였던 만큼 자존감이 약하고 쉽게 불안에 흔들리는 타입이었어요. 반면 자격지심은 몹시 강했죠.

  처음 자기 사업을 해 보려다 잘 안 되자 동생을 탓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처갓집에서 고객을 소개해 준다는데 너는 뭐냐. 대리점이 돌아가려면 급전이 필요한데 주변에 돈 빌릴 사람도 없느냐. 이런 걸로 시작했죠.

  동생은 그런 모습을 처음 본 만큼 남편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아 일시적으로 그런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고비만 넘으면 상황이 나아질 거라고 판단했죠. 저한테 돈을 빌렸고, 지인들에게 휴대전화 가입을 부탁했어요. 하지만 짐작하시다시피 문제는 그렇게 해결될 게 아니었습니다.

  그 남자는 부탁한 걸 조금이라도 해 오면 그걸 빌미삼아 다시 동생을 괴롭혔다고 합니다. 그 정도론 대리점 운영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도와줄 생각이 진짜 있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죠. 몇 번 도와준 것 갖고 유세 떨지 말라고도 했구요. 또 자신이 마음먹으면 이 정도 해결하는 건 문제도 아니라고 큰 소리를 쳤다더군요."

  강은정의 목소리가 조금씩 갈라졌다.

  "이런 얘기까지는 안 하려고 했는데…. 딸이 자면 동생을 마루에 무릎꿇린 채 끝없이 잔소리를 했다고 합니다. 나는 어떻게든 돈을 벌려고 노력하는데 너는 정신상태가 엉망이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 그런 내용이었죠. 몇 시간이고 이어지는 잔소리에 지쳐 고개를 떨구면 어김없이 주먹이나 손바닥이 날아왔고요.

  동생은 저한테 그랬습니다. 처음 귀싸대기를 맞고 멍 하는 순간 이러다 귀가 머는 건 아닌지 두려웠다고요. 그러면 딸을 어떻게 키우나 싶어 필사적으로 용서를 빌었다고요. 그러면 다시 잔소리가 시작됐죠.

  동생은 지방 출신이었고, 성남이나 서울에 아는 사람도 별로 없었습니다. 그 놈이 하라는 대로 주변에 점점 무리한 부탁을 하다보니 얼마 안 되는 인간관계도 다 끊어졌죠. 저도 몇 번인가 돈을 줬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습니다. 그 남자는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지 못하게 된 동생을 더 심하게 비난하고, 비웃고, 때렸다고 합니다.

  저는 당장 이혼하라고 했죠. 그런데 동생은 ‘그이도 불쌍하다’고 하더군요. 경찰에 신고 하자고 해도 고개를 저었습니다. 제가 대신 신고할까도 생각했어요. 그런데 동생이 집 나올 각오를 하지 않는 이상 어렵겠더군요.

  그 놈이 동생에게 저지른 건 명백한 학대였습니다. 다만 비난과 비웃음, 잔소리와 설교 위주였죠. 폭행도 있었지만 입원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하더군요. 차라리 입원이라도 했으면 경찰에 신고해서라도 헤어지게 했을 텐데…. 지금 생각해 보면 둘째를 임신한 상태다 보니 그나마 직접적인 폭력은 자제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은 듭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다 보니 둘째 태현이가 태어났을 때는 이미 동생 주변에 저 말고는 아무도 남지 않았습니다. 결국 제가 충고를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제 돈으로 동생을 산후조리원에 넣어놓고 매일 찾아갔습니다.

  그 놈은 코빼기도 안 비치더군요. 저는 이혼을 권했지만 동생은 고개를 저었죠. 자기처럼 부모 없는 아이들로 키우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제 목소리도 높아졌습니다. 그러자 조리원을 나온 동생이 저를 피하기 시작하더군요.

  그래도 근처에 살고 같은 어린이집에 딸을 맡기는 만큼 얼굴을 볼 기회가 종종 있었습니다. 만나면 한두 마디 씩 주고받는 정도였죠. 한 번은 남편이 대리점을 그만두고 지방에 일하러 다닌다고 하더군요. 집에 없으니 부딪치는 일이 줄었다고도 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믿었습니다. 언젠가 예전처럼 자매가 오순도순 지낼 수 있을 거란 희망도 품었죠.

  그런데 동생은 점점 마르고 얼굴이 팍팍해졌습니다. 생기도 사라져 실종 직전에는 마치 고사 상태의 나무를 보는 듯했습니다. 나중에 들으니 사채업자들의 독촉 때문이었던 것 같더군요. 동생은 제가 모르는 사이에 깊은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었던 겁니다. 언니인 저는 그것도 모르고 바보 같이…. 그러다 그 일이 생겼습니다."

  강은정의 시선은 재우의 뒤편에 고정돼 있었다. 목소리는 떨렸지만 눈물은 마지막까지 흘리지 않았다.

  재우는 혼잣말처럼 물었다.

  "지금 말씀하신 게 실종과 관련이 있을까요."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했다. 강은정은 고개를 저었다.

  "저도 모르겠습니다. 사건 직후 경찰에는 동생이 당했던 학대에 대해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냥 넘어가더군요. 경찰이 제 말을 어디까지 믿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사라지기 직전에는 그 놈도 돌아다니면서 일하느라 집에 잘 없었고 덕분에 폭력이 줄었으니 실종과는 직접 관계가 없다고 판단했는지도 모르죠.

  언론에는 굳이 밝히지 않았습니다. 혹시라도 둘이 어딘가에 같이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 놈에 대해 나쁜 말이 도는 게 동생의 안전을 위해 좋은 일일까요? 동생을 지키지 못한 것도 한스러운데, 혹시라도 관에 못을 박는 결과를 초래할 만한 일만은 피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이렇게 시간이 흘렀죠."

 

  강은정은 숨을 고른 후 호소하는 어투로 물었다.

  "제가 잘못 생각한 걸까요. 사건 직후 다르게 행동했어야 할까요. 그러면 동생 가족이 돌아왔을까요. 아니면 시신이라도 찾았을까요."

  그 때 다르게 행동했더라면, 이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재우 역시 수백 번 머리 속에서 되풀이한 질문이었다. 군대에 늦게 갔다면, 휴가를 일찍 혹은 늦게 나왔다면, 휴가 나왔을 때 아버지를 한 번이라도 찾았더라면…. 그랬다면 아버지는 아직 재우 옆에 있을까. 물론 그게 지금보다 낫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었다.

  재우는 강은정의 질문을 무시하고 다시 물었다.

  "조심스러운 질문입니다만, 최석우 씨가 부인이나 아이들에게 직접적으로 폭력을 휘둘러 치명상을 입히거나 죽음에 이르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는지요."

  "모르겠어요, 정말 모르겠어요."

  강은정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재우에겐 물어볼 게 아직 남아있었다.

  "한정우 형사를 아십니까."

  "한 팀장님, 잘 알죠. 그러고 보니 뵌 지 오래됐네요."

  상대의 표정이 살짝 풀렸다.

  "경찰 중에서 제 말을 제일 잘 들어주시던 분이세요. 답답할 때면 연락드려 수사 상황을 여쭤보곤 했죠. 바쁘실 때도 최대한 성의 있게 답해주셨어요. 먼저 연락을 주시기도 했고요. 주스 같은 걸 사 들고 미용실에도 여러 번 오셨습니다.

  몇 년 전 오셔서 정년퇴직을 한다고 말하신 게 마지막이었습니다. 그 때 동생 가족을 못 찾아줘 미안하다고 몇 번이나 고개를 숙이셨죠."

  재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강은정은 앉은 채 그를 올려다봤다.

  "제가 말한 내용을 기사에 넣으실 건가요."

  재우는 즉답을 피했다.

  "실종 사건과 관련이 있으면 넣어야겠죠. 그런데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강은정은 자포자기한 표정으로 그를 배웅했다.

  "사건 이후 많은 기자분들을 만났어요. 그런데 박 기자님 같은 분은 처음이에요. 뭐랄까, 제 눈에는 저 만큼이나 필사적인 것처럼 보이네요. 왜 그러신지는 모르겠지만."

  "충실한 기사를 써서 동생 분 가족을 찾는 데 도움이 되려는 것뿐입니다. "

  강은정은 믿지 않는 듯 그러시군요, 라며 문을 열어줬다. 재우는 즉석에서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꾸며내는 스스로에게 혐오감을 느꼈다.

 

  재우는 마을버스를 타기 전 강 차장에게 전화해 한정우에 대해 언급한 부분을 전달했다. 강 차장은 별다른 말없이 수고했다며 전화를 끊었다.

  한정우는 어떤 경찰일까. 단순히 친절하고 마음이 따뜻한 경찰인 걸까. 그렇게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많았다. 사건화를 꺼리고 기사도 막으려 했던 경찰이 왜 실종자 가족을 여러 번 찾아왔을까. 미안해서였을까. 아니면 감시를 위해서였을까. 차량 발견자와 실종자 가족을 그렇게 여러 번 찾아올 정도로 이 사건이 그에게 중요했던 걸까.

  재우는 간신히 찾아낸 실마리가 사건의 중심에 닿지 않는 것에 조바심을 느꼈다. 최석우의 가정폭력은 사실로 확인됐지만 기사에 넣어야 할지는 아직 확신이 안 섰다. 가정폭력과 살인은 다른 문제였다. 부인을 때렸다고 자동으로 살인범이 되는 건 아니었다.

  그럼에도 기사에 넣으면 사람들은 피해자로 여기던 최석우를 가해자로 보기 시작할 터였다. 나중에 진실이 밝혀졌을 때 재우가 책임을 질 수 있을까. 강은정의 말이 모두 사실이란 보장도 없었다.

  재우는 돌아오는 길에 한 가지 방법을 떠 올렸다. 어쩌면 마감 전 진실에 다가갈 마지막 기회인지도 몰랐다. 다만 재우 혼자서는 하기 어려운 방법이었다. 재우는 승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근무 중인 듯 연결되지 않았다. 편한 시간에 연락해 달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집에 왔다.

 

  8평짜리 원룸은 이날따라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갑갑했다. 강은정에게도, 승미에게도, 형과 어머니에게도 모든 사실을 털어놓을 수 없는 궁박한 처지에 한숨이 나왔다. 진실을 드러내기 위한 거짓말은 어디까지 용서받을 수 있는 걸까.

  맥주 한 잔의 유혹을 이기기 위해 노력하면서 원고를 고치던 중 승미로부터 연락이 왔다.

  "주말에는 고마웠어."

  승미는 피식 웃었다.

  "그것 때문에 전화했어? 빨리 용건이나 말하시지."

  재우는 오늘 시간이 되면 저녁이나 같이 먹자고 했다. 승미는 제안의 순수성을 의심하면서도 승낙했다.

  "저녁 6시 반에 노원서 앞으로 와."

  지하철을 타고 가는 동안 강은정의 마지막 말이 귀에서 맴돌았다. "저 만큼이나 필사적으로 보이네요." 정확한 관찰이었다.

 

  재우는 승미를 만나 경찰서 근처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뜻하지 않게 출장비를 받게 됐다고 설명하고 파스타와 샐러드, 바비큐립과 생맥주를 시켰다. 식사가 끝날 무렵 마음먹고 얘기를 꺼냈다.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해야 할 것 같아. 속이려고 했던 건 아닌데…."

  재우는 승미의 진지한 눈앞에서 담담하게 사실을 털어놨다.

  회사를 퇴직하고 사업에 실패한 중년 남성이 있었다는 것. 술에 의존하다 가족으로부터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는 것. 그 때 느꼈던 홀가분함과 죄책감. 그리고 열흘 전 듣게 된 수상쩍은 대화. 모든 걸 털어놓으니 마치 승미 앞에 알몸으로 서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승미는 아무 말 없이 귀를 기울였다.

  "신밧드의 모험에 이런 얘기가 나와. 무인도에 상륙했는데 그게 사실은 고래 등이었다는 거지. 마치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야. 지금까지 딛고 있던 땅이 실제로는 땅이 아니라 널빤지였던 거지. 약하고 언제든 부서질 수 있는. 그 밑에 뭐가 있는지 솔직히 말해 지금으로선 상상도 안 가."

  재우는 주말에 형과 어머니를 만나 기사를 보여주겠다는 계획도 설명했다.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면서 뭔가 있구나 싶긴 했어. 그리고 미안하지만 네가 처음에 했던 아버지 얘기, 솔직히 다 믿진 않았어. 때가 되면 말하겠거니 하고 기다린 거지."

  승미는 이제야 알겠다는 표정이었다.

  재우는 마지막으로 부탁할 게 있다며 말을 꺼냈다. 말을 듣던 승미의 얼굴이 점점 심각해졌다.

  "정말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거지."

  "미안해. 너한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거 알아. 최대한 그러지 않게 노력하겠지만. 그래도 이게 마지막 기회인 거 같아. 이렇게라도 안 하면 두고두고 후회할 거 같아."

  승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건을 하나 붙였다.

  "오케이. 다만 앞으로 나한테는 뭐든 숨기지 않았으면 해. 나는 경찰이기 전에 네 친구니까."

  지금의 재우에게 눈물날 정도로 고마운 말이었다.

 
작가의 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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