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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별의 여행자
작가 : 아쿠아맨
작품등록일 : 2019.8.16

많은 상처를 품고 공화국의 기사가 된 엘 나이트리버.
임무를 수행하던 중 뜻하지 않게 기사단 내부에 침입한 정체불명의 세력을 직감한다.
그들의 음모를 추적하는 엘은 여태껏 몰랐던 자신의 운명을 알게 되는데...

 
흰 늑대의 마을 2
작성일 : 19-08-16 15:55     조회 : 177     추천 : 0     분량 : 3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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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 아이츠라... 리아드라는 에냐일까요?”

 엔 아이츠는 에냐의 모성이었다. 위성 아녹 댈카와 함께 쌍둥이 문명을 발전시킨 녹음의 행성.

 엘은 잠시 엔 아이츠의 모습을 바라보다 말했다.

 “판드라 구역이라. 꽤 긴 여행이 될 것 같은데. 새 우주선을 구해야겠어.”

 “목적지가 정해졌군요.”

 엘은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기둥에 손을 뻗었다. 타흘루는 언제 자석처럼 달라붙었냐는 듯 주인의 손에 순순히 다시 뽑혀 나왔다. 그와 동시에 지도도 녹아내리듯 사라졌다.

 그리고 그때 둘이 잠시 잊었던 인물, 루아와 눈이 마주쳤다.

 “정말 놀랍군요. 여기에 이런 비밀이 숨겨져 있었을 줄이야. 이제 입장이 뒤바뀌었네요. 여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은 저니까.”

 엘은 애매하게 웃다가 말했다.

 “궁금하신 점이 많겠지만, 사실 저희도 설명해드릴 수 있는 점은 많지 않아서요. 여기가 대단한 기술을 가졌던 고대인의 유적이라는 말 밖에는.”

 “괜찮아요. 이곳에 대해 정 궁금했다면 이미 옛날에 고고학자를 불렀을 테니까. 뭔진 모르겠지만 도움이 된 것 같아서 기쁠 뿐이에요, 엘 나이트리버.”

 그 말을 들은 엘은 기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곧 알아냈다. 엘은 루아에게 성을 이야기해주지 않았다.

 “저를 아십니까?”

 루아는 멋쩍게 웃었다. 본인도 자기 실수를 금방 알아챈 모양이었다. 그때 엘은 다시금 루아의 금색 눈동자를 주목했다. 그리고 막 떠오른, 아니, 실은 내내 생각하고 있던 의문을 입 밖에 냈다.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아니, 충분히 가능했다. 여긴 엔지비크가 아닌가?

 

 

 촌장의 집이라고 특별한 외관은 아니었다. 엘은 암밴드를 들여다보며 주소를 다시 확인했다. 그리고 벨을 눌렀다. 나이를 짐작하기 힘든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엘이 찾아온 목적을 말하자 철제 문이 자동으로 스륵 열렸다.

 안으로 들어서자 타닥거리는 벽난로와 테이블 위에 놓여진 뜨개질감이 보였다. 안락의자에 앉아 있던 여자가 기품 있는 몸짓으로 일어섰다.

 언뜻 젊어 보였으나 자세히 보니 삼십 대 후반에서 마흔 줄쯤 되어 보이는 중년 여성이었다. 나이가 무색하게 아름다웠지만, 그보다 크지 않은 체구임에도 몸 곳곳에서 느껴지는 강인함이 인상적이었다. 윤기 있는 붉은 머리가 등을 덮고 있었다. 엘이 가장 주목한 곳은 바로 눈이었다. 맹수를 닮은 금색 눈. 엘이 알고 있는 누군가도 그와 똑같은 눈을 가지고 있었다.

 “반가워요. 엘 나이트리버. 전 이 마을의 촌장 루아 잔이라고 해요.”

 엘의 눈썹이 움찔했다. 왜 자신을 불렀는지를 먼저 물어봐야 할까? 하지만 그보다도, 엘은 방금 밝힌 촌장의 이름이 더 신경쓰였다.

 “혹시 레이 잔을 아십니까?”

 루아는 살며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레이는 제 아들이죠.”

 엘은 입을 떡 벌렸다. 이런 곳에서 만날 거라고는 생각도 못한 사람이었다. 아니, 평생 만날 거라고 생각이나 했을까?

 “하울이 당신을 구해줬다는 말을 듣고 생각해봤죠. 엘 나이트리버라는 이름을. 떠올리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았어요. 2년 전 레이가 마지막으로 찾아왔을 때 당신 이야기를 많이 했거든요.”

 2년 전이라면 엘과 레이가 기사 서임을 받은 해였다. 엘은 휴가를 받고 어머니를 만나러 갈 거라던 레이를 기억해냈다.

 “그랬군요. 그... 하울이라는 늑대는 레이와 특별한 관계였습니까?”

 “듣고 싶나요? 조금 긴 이야기가 될 거예요.”

 엘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빨리 돌아가봤자 잔소리꾼한테 시달리기만 할 텐데요 뭘.”

 루아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빈 안락의자를 가리켰다. 엘이 앉자 자신도 맞은편 의자에 앉고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레이가 아주 어렸을 적, 설원에서 행방불명된 일이 있어요. 마을 사람 모두가 찾았지만 발견되지 않았죠. 모두 레이가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저도 마찬가지였고요.”

 루아는 슬픈 표정이 되었다. 그 당시의 기억은 아직까지도 고통스러웠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나고 레이가 마을로 돌아왔죠. 새끼 늑대의 등에 업혀 잠든 채로. 깨어난 후에 물어보니 이렇게 말하더군요.”

 그 늑대는 부모를 잃고 혼자 남았고, 레이를 지켜주었다. 레이는 둘이 친구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어떻게 둘이 친구가 되었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레이는 그걸 설명해 주기엔 너무 어렸다. 확실한 것은 혼자 남겨져 스스로도 생존이 힘들었을 새끼 늑대가 여태껏 레이를 돌봐주었고, 끝내 집으로 돌려보내기까지 했다는 것이었다. 레이는 그 늑대를 하울이라고 불렀고, 시간이 흘러 레이는 기사가, 하울은 설원의 왕이 되었다.

 “처음 듣는 이야기군요.”

 “그 일이 있은 후에 레이는 겨울눈의 프로스트 저택으로 돌아가야 했죠. 레이는 가고 싶어하지 않았지만 제 힘으로 막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레이는 한동안 저를 원망했죠. 2년 전까지도 전 그 애가 저를 용서하지 않은 줄 알았어요.”

 엘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 정도는 짐작하고 있었다. 레이는 공화국의 명문 프로스트 가문의 장남이었다. 하지만 평소 자신의 출신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밝히는 것도 꺼렸다. 하지만 아무리 친어머니라 해도 사생아라는 말을 다른 이의 입으로 들어도 되는 것일까.

 “당신이 레이의 진짜 이름을 알고 있으니 이 말을 해도 될 것 같았어요.”

 엘의 생각을 꿰뚫어보기라도 한 듯 루아가 말했다.

 “‘잔’이라는 게 성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겠죠. ‘레이 잔’은 제가 직접 지은 이름이에요. ‘은색 늑대’라는 의미죠.”

 루아의 시선은 벽난로로 향했다. 테라 연합에서 벽난로는 아주 보기 드문 물건이었다. 수 세기는 뒤떨어진 이 마을의 시설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매우 오래된 축에 속했다.

 “우리 마을 사람들은 연합이 이 행성을 발견하기 전부터 엔지비크에 살았어요. 행성의 원주민이죠.”

 “그런 일이...”

 그런 것이 가능하냐고 물으려던 엘은 그만 입을 다물었다. 인간은 테라 연합에서 가장 불가사의한 종족 중 하나였다. 오래 전, 비슷한 시기에 우주를 처음 개척하기 시작한 여러 문명들은 다른 행성에서 자신들과 유전적으로 완전히 똑같은 종족들을 발견하고 경악했다. 놀랍게도 여러 행성에서 인간들은 각자의 문명들을 발전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저 멀리 아라니라 연합의 맹주 아라니란 역시 테라와 전혀 차이가 없는 인간이었다. 대체 인간이 어디서 와서 어떻게 온 우주에 퍼져 살게 되었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우리는 스스로를 늑대의 후손이라고 여겨요. 그래서 그 이름을 오만하다고 생각한 사람도 있었죠. 하지만 저는 레이가 태어나던 날 꾸었던 꿈을 기억하고 그 아이가 평범한 아이가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하울과 함께 마을로 돌아왔던 날 그것이 착각이 아니라는 걸 확신했죠.”

 벽난로에 고정된 루아의 시선은 움직이지 않았다. 이 세상이 아니라 다른 먼 곳을 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레이가 가진 늑대의 피는 무엇이든 될 수 있게 하겠지만 그건 곧 잘못된 길에 들어서면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죠. 전 레이가 어렸을 때부터 그 어린애의 마음속에 수많은 씨앗이 있는 걸 봤어요. 제가 바른 길로 이끌 수 있으리라 확신했죠. 하지만 아들을 빼앗겼어요.”

 루아는 잠시 말을 멈췄다.

 “제 실수였기 때문에 변명할 수 없었어요. 하지만... 남편은 레이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없어요. 원치 않는 생활을 하면서 레이는 혼란스러워 했어요. 그 애가 기사가 되기로 했을 때, 전 레이가 결국 답을 찾은 걸까 싶었어요. 하지만 2년 전, 마지막으로 레이를 봤을 때... 전혀 그렇지 않았더군요. 오히려 어린 시절보다 더 혼란스러운 자아가 보였어요.”

 조용히 이야기를 듣던 엘은 의아해졌다. 레이 안에 그런 혼란이 있었다고? 언제나 자신만만하고 확신에 찬 녀석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엘. 레이의 당신에 대한 신뢰는 아주 굳건하더군요. 그래서 당신에게 부탁하겠어요. 레이가 혹여나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될 날이 온다면... 그 애를 붙잡아 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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