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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별의 여행자
작가 : 아쿠아맨
작품등록일 : 2019.8.16

많은 상처를 품고 공화국의 기사가 된 엘 나이트리버.
임무를 수행하던 중 뜻하지 않게 기사단 내부에 침입한 정체불명의 세력을 직감한다.
그들의 음모를 추적하는 엘은 여태껏 몰랐던 자신의 운명을 알게 되는데...

 
겨울 행성 1
작성일 : 19-08-16 15:45     조회 : 183     추천 : 0     분량 : 4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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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죄행성 브라이스.

 

 열아홉 타라는 눈을 감고 있었다.

 

 평범한 사람들이 타라를 본다면 아주 얌전한 소녀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타라의 내면은 마치 폭풍처럼 수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교차했다. 그렇기에 오히려 바깥으로 드러나는 감정은 적었다.

 

 그것을 꿰뚫어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리고 그것을 알아본 자들이라면 반응은 두 가지였다. 타라를 멀리하거나, 그것을 이용하려 하거나.

 

 땀 한 방울이 관자놀이를 타고 흘렀다. 타라는 눈을 번쩍 뜨고는 왼쪽으로 움직이며 검을 오른쪽으로 거꾸로 세워 들었다. 빛처럼 다가온 상대의 검이 타라의 검신에 닿았다. 타라의 방어 자세쯤은 간단히 허물어버리고도 남을 힘이 담겨있었다. 타라는 오히려 어깨의 힘을 느슨하게 풀며 공격을 흘려버렸다. 아직 두 검은 떨어지지 않았다. 타라는 그대로 남자의 정면으로 파고들었다. 타라의 긴 검은 가까워지면 큰 쓸모가 없었기에 타라는 재빨리 앞으로 검을 세웠다. 그대로 쭉 뻗으며 찔렀다. 피할 수 없을 거라고 여겼지만 타라의 검은 남자의 옷깃조차 스치지 못했다. 어느 샌가 타라의 뒤로 돌아온 남자는 다시 검을 휘둘렀다. 타라는 간신히 뒤로 돌아 남자의 검을 막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었다. 남자의 공격은 끊어질 듯하면서도 절대 틈을 주지 않고 두 번 세 번 공격했다. 마치 머리를 치켜든 독사의 움직임 같았다. 타라는 처음처럼 남자의 공격을 흘려보내려 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정면으로 받아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되자 둘의 힘 차이 탓에 타라의 자세는 자꾸만 망가졌다.

 

 그리고 다음 순간, 남자의 발이 뻗어 나와 타라의 다리를 걸어버렸다. 타라는 손도 짚지 못하고 그대로 쓰러져버렸다.

 

 남자의 검이 그대로 타라에게 떨어졌다.

 

 “배운 대로 하지 않는군.”

 

 아라시는 타라의 목에 검을 겨눈 채 그렇게 말했다.

 

 “그렇게 하려고 했어요. 당신이 막았잖아요.”

 

 “내가 널 위해 대충 싸웠어야 했단 말이냐? 실전에서 네 실력에 맞춰 싸워주는 자는 아무도 없어.”

 

 평소라면 타라도 거기서 물러났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무엇 때문인지 바로 대꾸가 튀어나왔다.

 

 “이해할 수 없군요. 실전에서 이런 무기를 들고 싸우는 건 백 년 전에도 하지 않았던 일이에요.”

 

 “검 한 자루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자의 손 안에선 어떤 무기도 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글쎄요. 이게 실전이었다면 전 당신이 검을 뽑기도 전에 열 발짝은 밖에서 쏴버렸을 텐데요.”

 

 타라가 그렇게 대꾸하자 아라시는 검을 거둬 검집에 꽂았다. 그리고 이렇게 중얼거리고는 등을 돌려 걸어갔다.

 

 “유디트가 널 잘못 봤을지도 모르겠군.”

 

 그 말은 타라의 머리에 불을 지폈다. 타라의 가슴속에는 귀신이 잠자고 있었고 그게 언제 깨어날지는 자신조차 알지 못했다. 타라를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타라가 고작 자존심에 열을 내는 것을 의외라고 여길 것이다. 하지만 사실 타라는 그 무엇보다도 자존심이 강한 소녀였다. 아니, 자신 말고는 관심도 없었다.

 

 타라는 곧장 검을 쥐고 다시 일어섰다. 그리고 아라시에게 달려들어 무방비로 보이는 등을 내려쳤다.

 

 아라시는 뒤도 돌지 않고 타라의 공격을 피했다. 타라는 계속해서 검을 휘둘렀지만 아라시는 모두 피하거나 검집으로 막아냈다. 열이 오를 대로 오른 타라는 동작이 점점 더 커지고 빈틈이 많아졌다. 아라시가 쳐낸 검이 멋대로 오른쪽으로 튀었다. 타라는 자세를 추스르지 않고 그대로 아라시를 양단하려 했다. 그런데 그때 줄곧 방어만 하던 아라시가 빠르게 움직였다. 검 손잡이로 타라의 명치를 강하게 친 것이다. 타라는 헉 하고 숨을 몰아쉬었다. 그리고 검을 놓친 채 무릎 꿇었다. 미친 듯이 기침이 나왔다. 아라시는 그런 타라를 냉담한 눈으로 바라보더니 다시 등을 돌리고 걸어갔다.

 

 

 

 우주선 안. 엘은 또다시 목소리를 무시하려 애쓰고 있었다. 물론 이번에는 실체가 있는 목소리였고, 목소리의 주인이 누군지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목소리 때문에 대단한 위기에 빠졌다는 점은 같을지 몰랐다.

 

 “그것도 못 피해요! 떠나자마자 죽게 생겼네!”

 

 엘은 머리가 아파왔다. 제니가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 성격일 줄은 미처 몰랐다. 뒤에서 포격이 다시 날아오자 엘은 급하게 조종간을 꺾었다. 기체가 크게 요동쳤다. 뒤따르는 제니의 찢어지는 비명 탓에 집중력은 더욱 떨어졌다.

 

 엘과 제니는 우주선을 타고 베르드흘린을 빠져나왔다. 우주여행을 처음 해본다는 제니는 제법 흥미로워하는 눈치였지만 그런 사람들이 으레 실망하듯 우주는 어마어마하게 넓고 텅 빈 공간일 뿐이었다. 초신성이나 블랙홀, 성운 같은 것도 없었다. 몇 시간도 되지 않아서 흥미를 잃은 제니는 곧 잠들어버렸다. 정말이지 한가로운 여행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차원문을 넘어 드자리노 구역으로 넘어오고 나서 급변했다. 엔지비크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는데, 별안간 부시마스터 전투기 세 대가 따라붙더니 엘의 우주선에 포격을 퍼붓기 시작했던 것이다. 엘은 어떤 준비도 되지 않았던 데다 엘의 우주선은 아무런 무장도 달리지 않은 수송기였다. 그나마 기동력이 좋은 기종인 것은 다행이었지만 응사한다든가 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

 

 “아, 이런, 역시 내가 틀린 걸까. 이런 사람 믿는 게 아니었는데. 우주선 조종도 이렇게 못할 줄 누가 알았겠어? 그걸 알았다면 따라오지 않았을 텐데. 난 아직 살날이 500년은 더 남았는데...”

 

 “조용히 해! 너 때문에 격추당하겠다!”

 

 “이젠 또 내 탓으로 돌리려고 하잖아? 이렇게 죽어서 아틸라로 가면 난 어른들에게 뭐라고 변명해야 하지?”

 

 그러는 순간에도 다시 한 번 포격이 날아왔다. 간신히 피하긴 했지만 우현 쪽을 살짝 스치며 손상을 입혔다.

 

 희망은 있었다. 드자리노 지역 중앙 차원문에서 엔지비크 행성 관문으로 빠져나가면 추적이 불가능해진다. 거기까지만 격추되지 않고 무사히 도망친다면 살길은 열렸다. 하지만 안 좋은 것은, 그것이 성공할 확률이 절망적으로 낮다는 점이었다.

 

 처음에는 해적이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엘은 곧 그 생각을 철회했다. 해적이라면 약탈하려는 표적을 우주먼지가 되도록 저렇게 포격을 퍼부어댈 리가 없었다. 저들이 원하는 건 하나뿐이었다. 엘의 죽음.

 

 그리고 전투기들이 부시마스터 모델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나서 엘은 그들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기사단이었다.

 

 어떻게 추적당했을까. 이 우주선은 엘의 개인 소유였다. 몰래 추적기라도 부착해 놓은 걸까? 그래서 베르드흘린에 방문한 것이 발각되었던 걸까?

 

 이런저런 생각으로 혼란스럽던 와중 후미에 제대로 포격이 명중했다. 엔진에서 아주 조금밖에 떨어지지 않은 부분이었기에 자칫하면 그대로 공중분해 되어버릴 수도 있을 상황이었다.

 

 그런데 집중하다보니 뭔가가 달라진 것을 얼른 깨닫지 못했다. 제니가 별안간 눈에 띄게 조용해졌던 것이다.

 

 한 번 더 급선회하여 포격을 피하고 급하게 옆을 보니 제니는 눈을 감고 있었다. 얼굴은 한가한 오후 햇살을 받으며 졸기라도 하는 듯 평온했다.

 

 오래 보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엘은 다음번 공격에 대비하며 정신을 바짝 차렸다. 그때 제니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외쳤다.

 

 “왼쪽!”

 

 반문할 시간은 없었다. 엘은 반사적으로 선체를 왼쪽으로 돌렸다. 조금 전까지 우주선이 있던 자리를 포격이 스치고 지나갔다.

 

 “다시 왼쪽, 그 다음은 오른쪽.”

 

 엘은 제니가 하는 말대로 움직였다. 과연 모든 포격이 우주선을 피해갔다. 엘은 놀라고 있을 시간도 없었다. 예언자가 정말 맞구나, 하는 것만 새삼 떠오를 뿐이었다.

 

 그렇게 상당히 오랫동안 추격전이 계속되었다. 그대로 조금만 더 간다면 무사히 차원문을 통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상대 전투기들이 엘의 조종 방식이 바뀌었다는 걸 알았는지 점차 공격 방식을 바꾸기 시작했다. 이젠 미리 아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피하는 것 자체가 힘들 정도로 마구 쏘아대기 시작한 것이다. 제니 역시 힘에 부치는지 어느 샌가부터 땀을 뻘뻘 흘리며 힘들어하고 있었다.

 

 그래도 둘은 어찌어찌 잘하면서 차원문의 고리가 보이는 곳까지 올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는 그렇게 운이 좋지 않았다.

 

 “다음은 오른쪽... 아니, 그리고, 밑으로...”

 

 아주 찰나의 망설임이었다. 하지만 그 탓에 동시에 세 군대에서 발사된 포격 중 두 대나 얻어맞고 말았다. 기체가 크게 흔들렸다. 비상 경고음이 울렸다. 차원문은 코앞에 있었다. 아직은 희망이 있었다. 엘은 죽을힘을 다해 조종간을 당겼다.

 

 전투기의 마지막 포격이 아슬아슬하게 빗나가고, 차원문의 푸른빛이 우주선을 삼켰다. 미리 입력해 놓은 우주선의 행선지가 차원문 관리 시스템에 접수되었다.

 

 엔지비크 행성 관문이 작은 우주선을 뱉어내었다. 이제 적들은 그들을 추적할 수 없었다. 제니는 완전히 녹초가 되어 식은땀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이제 된 거죠? 그 전투기들은 더 이상 못 따라오는 거죠?”

 

 “그래.”

 

 “다행이다.”

 

 안심한 제니가 등받이에 몸을 파묻었다. 그 모습을 보며 엘은 말을 해줘야 하는 건지 고민했다.

 

 “있잖아, 제니.”

 

 “네?”

 

 “미안하지만... 아직 안심할 때는 아닌 것 같아.”

 

 “네? 왜요? 이제 안전하잖아요.”

 

 “그게...”

 

 우주선은 여기저기 파손되었다. 심지어 좌현에서는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아직까지 시스템 자체가 종료되진 않았지만, 그게 대기권을 지나 무사히 착륙할 때까지 버텨줄 거라는 보장도 없었다.

 

 “불시착해야 할 것 같아.”

 

 제니는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는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눈을 빠르게 몇 번 깜빡였다. 그러다 어느 순간 단박에 이해가 된 듯 경악하며 빽 소리를 질렀다.

 

 “뭐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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