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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별의 여행자
작가 : 아쿠아맨
작품등록일 : 2019.8.16

많은 상처를 품고 공화국의 기사가 된 엘 나이트리버.
임무를 수행하던 중 뜻하지 않게 기사단 내부에 침입한 정체불명의 세력을 직감한다.
그들의 음모를 추적하는 엘은 여태껏 몰랐던 자신의 운명을 알게 되는데...

 
모든 것을 가진 소녀 3
작성일 : 19-08-16 15:39     조회 : 186     추천 : 0     분량 : 3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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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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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이 지났다. 노이타 청장은 밤에도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그 드라켈이라는 기사가 공갈을 친 것이다, 그렇게 믿으려 했다. 하지만 생각할수록 그의 말이 진실이라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 수밖에 없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자의 입에서 그런 말은 나올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란 말인가? 업무도 미룬 채 밤새 고민했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다. 노이타 청장은 여러 사람을 거느리고 있었지만, 드라켈이란 자를 옭아맬 수단도 명분도 없었다. 기사단은 공화국에서 가장 독립적인 조직인데다 그 위상이 막강했으므로 건드릴 여지도 없었다. 지금 당장 어떻게 수를 써보려 해도, 그들이 그럴 여유를 줄 리가 없었다.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그럴 순 없었다. 그가 그들 편이 된다면, 그들은 절대 청장을 풀어주지 않을 것이다. 그대로 분리주의자들의 꼭두각시가 되는 것이다.

 

 어디든 손을 뻗고 싶은 절박한 상황이었지만 도움을 요청할 곳도, 하소연할 곳도 없었다. 초조하게 시간만이 흘러갔다.

 

 그날 노이타 청장은 늦게 집에 돌아왔다. 타라는 이미 잠든 시각이었다. 남편을 맞는 노이타 부인은 요즘 남편이 이상해졌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귀가하고 나서도 한 마디 없이 입을 꾹 닫고, 눈두덩엔 짙은 멍울까지 내려온 남편을 본 노이타 부인은 무슨 일이 있는 거냐며 따져 물었다. 하지만 노이타 청장은 대답하지 않았다. 오히려 재차 물어보는 부인에게 역정을 내고 그대로 침실로 들어가버렸다. 그게 마지막 대화였다는 걸 알았다면 그러진 않았을 텐데.

 

 

 

 새벽. 타라는 어째선지 잠에서 깼다. 이유는 몰랐다. 계속 뒤척여봐도 잠이 오지 않았다. 결국 타라는 몸을 일으켜 앉았다. 시계를 보니 아직 해가 뜨기까진 멀었다. 대체 왜 잠이 안 오는 걸까. 이 찜찜한 기분은 대체 뭘까.

 

 타라는 몰랐지만, 그 본능에 가까운 감각은 타라가 타고난 능력 중 하나였다.

 

 아주 이상한 기분이었다. 어쩐지 지금 잠이 들면 아주 후회할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앉아서 한참동안 생각하던 타라는 결국 이불을 젖히고 침대에서 빠져나왔다. 작은 발이 나무로 만든 바닥에 닿았다. 몸을 완전히 일으키자 바닥이 작게 신음했다.

 

 타라는 문을 열고 자기 방에서 나왔다. 알 수 없었지만 그러기까지 큰 결심이 필요했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부터, 마치 예지처럼, 타라는 뭔가를 느끼고 있었다. 대체 뭘까. 무엇 때문에

 

 이렇게 조마조마한 기분이 드는 걸까.

 

 그 순간, 문이 닫히는 소리에 가려졌지만, 나지막이 가르릉거리는 짐승의 소리가 들렸다.

 

 타라는 계단을 내려와 거실 가운데 섰다. 그리고 잠시 눈을 감고 가슴 위에 손을 갖다 대었다. 이상했다. 가슴이 진정되지 않았다.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타라는 억지로 마음을 진정시켰다. 이성적으로 생각해보자. 지금 타라가 불안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기억나지 않는 나쁜 꿈을 꾼 것인지도 모른다. 그냥 지금 침대로 돌아가서 다시 잠을 청하면, 내일은 언제나처럼 아무 일도 없이 평범한 아침을 맞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타라는 다시 계단을 올라 2층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도로 자기 방으로 가려는데, 그만 뭔가를 발견했다. 부모님의 방문이 열려있던 것이다. 부모님은 결코 잠을 자면서 방문을 열어놓는 법이 없었다. 그것을 보자 까닭없이 불길한 느낌이 다시 몰려오기 시작했다. 타라는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안을 확인하기 위해서. 하지만 동시에 심장은 미친듯이 고동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문 앞에 다다른 순간, 코를 찌르는 냄새가 있었다.

 

 타라는 걸음을 멈추고 손으로 입을 가렸다. 방 안에 펼쳐진 광경에 대해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이게 무엇이었지.

 

 이게 무엇이더라.

 

 온 방에 물씬한 냄새를 증명하듯 침대 위는 온통 붉은 피투성이었다.

 

 "엄마... 아빠..."

 

 꿈이었다. 이건 전부 꿈이었다. 자기 방에서 눈을 떴을 때부터 지금까지, 허무맹랑한 악몽을 꾸고 있을 뿐이다. 이제 눈을 뜨면 그냥 침대 위에 누워있을 것이고, 이마에 땀을 훔치며 재수없게 이런 꿈이나 꿨다고 불평할 것이다.

 

 하지만 다가갈 자신이 없었다. 볼을 꼬집거나 머리를 쥐어박을 자신도 없었다. 꿈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될까봐. 영원히 깨지 않을 연옥같은 현실에 갇혔다는 것을 인정하게 될까봐.

 

 그런 이성과는 별개로 다리는 멋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덜덜 떨리는 다리가 언제 풀려버릴지 모르는데, 꾸준히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었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가 나타났다.

 

 타라는 눈을 크게 떴다. 인기척보다 먼저 느껴진 것은 소리였다. 맹수나 낼 법한 낮게 우는 으르릉 소리.

 

 그리고 뒤를 돌아봤을 때, 문간에 버티고 선 것은 족히 2미터는 넘어 보이는 맹수가 두 발로 서있는 모습이었다.

 

 뒷걸음치던 타라는 결국 다리가 풀려 넘어지고 말았다. 공포에 질려 눈물이 줄줄 흘렀다. 타라는 그 괴물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본 것은 처음이었으며 이런 곳에서 마주칠 거라고는 더욱이 상상해본 적도 없었다. 행성 발아누의 늑대인간 종족 로아였다.

 

 거대한 로아는 타라에게 터벅터벅 걸어왔다. 타라가 알기론 로아 역시 인간들과 마찬가지로 지성을 가진 문명 종족이었다. 하지만 지금 타라는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지금 그녀 앞에 선 저 늑대는 대화는 커녕 본능 외에 다른 것을 가지긴 했을까 의문스러울 정도의 괴물일 뿐이었다.

 

 로아의 입이 벌어졌다. 이윽고 미소 비슷한 것을 그렸다. 끔찍한 웃음소리가 새어나왔다. 흐, 흐, 흐.

 

 로아의 오른손이 올라갔다. 그 끝에 달린 날카로운 손톱이 번득였다. 타라는 그것이 무엇을 할 작정인지 깨닫고는 옆으로 몸을 던졌다.

 

 로아의 손톱이 내려꽂혔다. 타라가 몸을 기대고 있던 침대가 종잇장처럼 뜯겨져나갔다. 그것에 그치지 않고 바닥까지 뚫어버렸다.

 

 타라는 점차 몸에 감각이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이윽고 모든 감정, 생각도 표백하듯 씻겨져나갔다. 오로지 살아야겠다는 일념만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어떻게든 도망쳐야겠다는 생각에 방 구석으로 달려나갔지만 도망칠 곳은 없었다. 빠져나갈 문은 들어온 문 하나뿐이었다. 그마저도 로아가 거대한 몸뚱어리로 가로막고 있었다.

 

 어느새 벽까지 몰린 타라는 미친듯이 벽을 더듬었지만 잡히는 것조차 없었다. 로아는 순식간에 다가왔다. 이번에는 놓치지 않겠다는 듯 더 빠르게 손톱을 내질렀다. 타라는 눈을 꽉 감았다.

 

 벽을 긁는 손톱의 소름끼치는 소리가 들렸다. 그 순간, 타라의 몸이 저절로 움직였다. 어딘지도 모르고 몸을 던졌는데 뭔가가 와장창 깨지며 몸에 끼얹어졌다. 다음으로는 떨어지는 감각이었다. 창문이 깨졌고, 타라는 그대로 추락해버리고 말았다.

 

 로아는 타라가 떨어진 창문을 바라보았다. 그 주둥이에서 그르르, 하고 낮게 우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목표물을 놓쳐선 안될 일이었다. 그는 창문을 완전히 뜯어내었다. 그리고 그대로 아래를 향해 뛰어내렸다.

 

 둔탁하게 착지한 로아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한데 이상했다. 아무리 찾아봐도 자그마한 소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분명 타라의 냄새는 이 근처에서 나고 있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설사 떨어져서 멀쩡했다 치더라도, 그 짧은 시간동안 도망치거나 어딘가로 몸을 숨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한동안 로아는 노이타 저택의 정원을 샅샅이 뒤졌다. 하지만 그 예민한 맹수의 감각으로도 다치고 겁먹은 소녀 하나를 찾을 수가 없었다. 로아는 분노했다. 고작 조그만 여자아이 하나를 놓쳤다는 것이 못 견디도록 분했다.

 

 어쨌든 이 이상은 시간이 허락해주지 않았다. 로아는 이를 갈며, 꼬리가 잡히기 전에 빠져나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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