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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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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Bboil
작품등록일 : 2019.8.15

한 때의 추억은 그리움이 되어 ,그 이되 소녀를 갉아 먹느니
그 작은 몸에 숨어 고개만 내밀고 있구나-.

무엇을 바래, 그 곳에 있으니.
무엇이 영원하길 바래, 그 곳에서 정처없이 헤매느니.

아, 그 소녀는 자신의 체온에 기대어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로구나-...

 
2.공 ( Ball, Sunyata )
작성일 : 19-08-15 07:30     조회 : 186     추천 : 0     분량 : 4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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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사람이란, 익숙해진다는 것에 너무도 가벼이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

 

 익숙해진다는 것은, 돌아 볼 수도 없는 것이고.

 돌아볼 수 없는 것은, 실수란 배움이 없어, 이내 변화에 쉬이 받아 들일 수 없어.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낮과 밤이란 구분 선이 없어진 하늘은 여전히 채 채우지 못한 공간을 채우려, 창을 두드려 온다.

 

 갈 곳 없는 아이들이 문을 두드려 열어 달라는 듯.

 

 커튼이 개어진 창 앞에 앉아, 창을 손에 대어보는 소녀의 손바닥을 두드려 온다.

 

 소녀라는 향이 고루 퍼지도록 하는 새하얀 샹들리에는 소녀가 혹여 자신이 비추지 못하는 너머로 새어나갈까, 소녀를 품에 안고서 거울에 비추지 못하도록 지워나간다.

 

 손가락을 움직여 수증기가 내려앉은 창 위로 무언가를 끄적이는, 소녀의 백일홍 꽃 같은 분홍빛 눈동자엔 본인보다도 커다란 것이 담겨 있는 듯.

 

 소녀,에바의 얼룩진 눈망울 위로 ,담겨 있던 것들이 흘러 나왔다.

 

 “ 아가씨, 손은 시렵지 않으십니까. “

 

 샹들리에의 빛이 채 감싸지 못한 에바의 어깨 위로 스로( throw ) 를 덮어 씌워주는, 모닝 코트의 중년인, 헤벨은 소녀의 손가락을 따라 , 자신의 눈동자를 움직여 본다.

 

 벚꽃이 내려앉아 있는 듯, 분홍 빛으로 물든 에바의 손톱으로 그려지는 나무는 무척이나 초라했다.

 

 짧은 뿌리와 앙상한 가지를 가진 메마른 나무는.

 이내, 에바의 손톱이 떨어진 순간, 마지막 잎새가 떨어져 나간 듯 .

 무척이나 야위어 보였다.

 

 “ 나무로군요. “

 

 헤벨은 소녀의 손이 떨어져 나간 나무 위로 조심스레 손을 움직여 본다.

 

 그의 손에 끼워진 장갑은 흙을 묻혀 가듯 새까매지고 있으나, 그 ,헤벨은 손가락을 움직이기를 멈추지 않았다.

 

 “ 마음에 드십니까. “

 

 헤벨의 손이 떨어지어, 에바의 눈망울에 비추어진 것은.

 

 작은 잎사귀 들로 가득채워진 나무의 가지들 이었다.

 

 소녀, 에바는 나무를 바라보는 헤벨의 옆 얼굴을 바라보다 고갤 숙여 자신의 손 바닥을 내려다 보았다.

 여전히 마르고, 작은 아이의 손이 에바의 눈에 비추어지는 것은 변함이 없었다.

 

 자신이 그려보았던 나무와 같았음 이다.

 

 이번의 꿈은 너무도 달고, 괴로운 꿈이었다.

 

 자신의 배에 머리를 대어, 나무를 빤히 바라보는 봉제 토끼와 그라는 이들이 있어 외롭지 않은.

 하나, 누군지도 모를 아이의 몸으로 움직이는 자신에 ,혐오를 느끼며 괴로움을 느끼는 지금.

 

 소녀, 에바의 방황은 여전히 지속 되고 있었다.

 

 한 손을 감싸듯 맞잡은 소녀는 , 손을 얼굴에 가져다 대어 기도하듯 꾸욱 쥐어 본다.

 

 순간, 에바의 손 위로 커다란 체온이 느껴졌으니.

 자연스레 체온을 향해 시선을 올리던 에바는 헤벨과 눈을 마주 한다.

 

 그의 새파란 눈동자는 자신이 쓰러졌을 적에 보았던 , 그때보다도 더욱 푸르러지어, 에바의 분홍빛 눈망으로 부터 흘러나온 것마저 담아 내는 듯 했다.

 

 “ 혹여, 추우시다면 벽난로 앞으로 뫼시겠습니다. “

 

 “ 아뇨, 괜찮. “

 

 지금에 이르러, 조금씩의 의사 표현이 가능해진 에바의 목소리는 피아노의 건반 처럼 음율을 만들어내어 공간을 울린다.

 

 어여쁘고, 슬피 지저귀는 새의 목소리처럼-.

 

 “ 하면, 차라도 내어 드릴까요. “

 

 “ 아니…네 . “

 

 여전히, 헤벨의 도화지 같은 웃음을 소녀는 이길 수 없었다.

 

 어릴적 모습이 그대로 내비추어진 지금의 그의 웃음은 ,소녀가 거부할 수 없는 하나의 독이 되어 , 소녀의 심장을 찔러왔다.

 

 에바로부터 손을 놓은 그가 몸을 일으켜 방을 나서자, 소녀는 그제야 숨을 몰아 내쉰다.

 

 “ 험험. “

 

 봉제 토끼, 플로스는 발표를 기다리는 양.

 그 자그마한 팔을 들어 올리어, 에바의 시선을 끌었다.

 

 “ 아가씨, 저는 무얼 도와 드리면 되겠습니까 . 말씀만 하시지요 . 무어든 들어 드리겠습니다 ! ‘

 

 스스로에게 다짐 하듯, 솜으로 가득할 손을 자신의 얼굴 위로 뻗어 올리는 봉제 토끼, 플로스.

 에바는 차마 , 이 같은 칭찬을 바라는 아이의 모습을 보이는 플로스에게 부탁하기가 꺼려져, 억지스레 미소를 보이며 플로스를 끌어 안아 주었다.

 

 과거의 그 였을 적, 아이가 없던 자신으로서는 그저 자신이 받아왔음을 그대로 따라해주는 것이 다였음 이니-.

 

 무얼 바라고, 무얼 해주어야 할지 모르는.

 그러한 지금의 자신이 할 수 있는 보다듬기란, 이러 한 것이 다 였다.

 

 플로스를 끌어 안아, 세워진 에바의 시선 앞에는 더 이상의 나무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다시 보았다면 좋았을 것을, 나뭇잎이 가득한 나무는 금세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혹여나, 조금의 잎사귀라도 남아있을까.

 

 다시금 창에 대보이는 소녀의 손바닥에 작지만, 지속적으로 떨리는 진동이 느껴진다.

 

 순간, 에바의 품으로 더욱이 달려드는 플로스.

 

 양 귀를 꼬옥 안아, 에바의 품에 스며든 플로스는 불안 하다는 듯, 에바를 올려다 보아 조심스럽게 말을 흘려 보내었다.

 

 “ 전쟁에 나가는 이들을 태운 전함이 예를 지나쳐 가는 겝니다. 또, 국경에서 일이 벌어진 게로지요. 굳이 지금의 아가씨께서는 관심을 둘 것이 아닙니다. “

 

 창으로 부터 밀어 내려는 , 힘 없는 플로스의 작은 움직임이 소녀를 막아 섰다.

 

 소녀의 것보다도 미약한 푹신거림은 새하얀 방파제조차 되지 못함 이나, 소녀를 막기 위한 한 줄기의 덩쿨이 되어, 에바의 발목을 휘감아 걸음을 늦추었다.

 

 굳이 ,소녀가 관심을 두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

 

 플로스를 얼굴에 가까이 대보아, 냄새를 맡아보는 에바.

 

 햇볕이 뜨지 않은 것도 오래이건만, 플로스의 몸에서는 오늘도 ,땅에서 굴러 다닌 듯한 따뜻한 봄 내음이 느껴졌다.

 

 갈색과 초록, 하늘.

 

 자신이 이곳에 다리를 내리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었다.

 

 “ 큰 여왕님. 오늘도 멍하시네요 . “

 

 겨울으로부터 내딛어 보려는 봄 위로 ,내려 앉는 비 안개 처럼.

 

 괴기할 크기의 안대의 남성이 둘의 보다듬을 ,쪼그려 앉아 멀거니 바라본다.

 

 공허한 외눈의, 잿빛의 눈동자는 에바와 플로스를 을 품어, 호기심을 드러낸다.

 

 떠도는 안개에 의외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소녀와 토끼는 그를 바라봄에 , 격정없는 호기심을 마주한다.

 

 “ 아, 오늘은 큰 여왕님께 드릴 것이 있어 왔습니다만은 . 받아주시려나요 . “

 

 혀를 내민 듯이 벌려진 새하얀 편지봉투를 배불리 하는, 무언가가 담겨 있을 것을 내밀어 흔드는 , 시스의 얼굴은 무표정을 가장하고 있으나.

 

 그의 모습으로 부터, 소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거리감을 느꼈다.

 

 “ 험, 아가씨께서는 아직 몸이 불편 하시니, 제가 받아두도록 하지요 . “

 

 조막만한 엉덩이를 흔들며 편지를 건네 받아, 조심스레 소파 테이블 위로 올리는 플로스를 두어.

 시스는 소녀에게 거리를 좁혀갔다.

 

 한걸음, 한걸음.

 

 새가 모이를 앞에 두어 천천히 사냥을 하듯, 에바의 앞에 다다른 시스는, 가만히 소녀를 들여다 보았다.

 

 턱을 받치듯 , 손가락을 세워 , 소녀를 바라보는 그의 모습은 하나의 현상과도 같았다.

 

 “ 큰 여왕님께는 실례가 될 수 도 있는 발언이 되겠습디다만. 이번엔 헤벨을 몰아세우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비록 당신보다는 아닐지나, 그 분도 이제는 무척이나 늙으셔서 약하시니 말입니다. “

 

 서늘히 내려 앉는 비 안개는, 앙상한 가지의 나무가 더욱이 강하게 성장 하도록 비를 안내한다.

 

 그는 조금 더 소녀, 에바가 지금보다 다양한 잎사귀와 열매를 맺을 수 있을, 아름다이 피어오르는 나무가 되었으면 했음에 -.

 

 비록, 헤벨과 플로스는 소녀라는 봄 그늘에 의해 느끼지 못할지나, 시스 자신은 알 수 있었다.

 

 지금 내리는 이 비가, 점차 얕아 졌을때 .

 

 소녀에게 선택을 강요할 뱀이 나타날 것임을-.

 

 “ 당신은 강한 사람입니다. 과거에도 그랬듯. “

 

 선택은 다른 누군가의 손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선택에 이르기 까지.

 누군가의 말 한마디란 물줄기와, 순간의 행동이란 비료는 단순한 영향이자 거름일 뿐.

 

 소녀 에바는, 시스의 잿빛 안개 속에 서있는 자신이란 나무를 보며 .

 

 그의 얼굴에 손을 대어보았다.

 

 이마로부터 턱까지 내려선, 새까만 안대를 훑어 내리던 에바는 처음으로 그에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조금이나마, 과거로만 존재하려던 자신이 지금을 받아들일 수 있는 위안을 얻었음 이다.

 

 설령, 그가 그러한 의미로서 내뱉은 말이 아니었을지언정, 소녀 에바에게 있어서는 무척이나 필요했던 말이었다.

 

 소녀 에바는 다시 한번, 창 위로 손을 움직여 나무를 그려 보았다.

 

 수 갈래로 나뉘어진 뿌리와, 굵게 뻗어 올라간 나무 위로 걸터 앉은 가지들과 잎사귀들.

 

 비록 색채를 가지진 못했으나, 칭에 매달린 눈방울 이슬은 나무의 물줄기가 되어 생명을 불어 넣어주었으니.

 

 “ 아가씨를 닮아, 무척이나 아리따운 나무로군요. “

 

 나무를 그리는 것에 무척이나 빠져들어, 있었음 일까.

 

 조심스레 뒤를 돌아본 소녀의 곁에는, 다기를 손에 들어 자신을 내려다 보아 미소짓는 헤벨과 여전히 턱을 괴고서 ,멀거니 나무를 바라보는 시스.

 

 그리고, 찻잔을 조심스레 옮겨 내리는 플로스가 있었다.

 

 순간, 이들이 과거처럼.

 그저 함께 있음 인 그들이 아니라는 걸 깨달은 소녀는 멍하니 그들의 얼굴을 한 차례 씩 둘러보았다.

 

 마치, 소중한 것을 잊지 않으려 애쓰는 ,어린 아이의 모습과 같았던 소녀의 분홍빛 눈망울은 이내 ,한 차례 끔뻑이어 깨어난다.

 

 “전에 마시었던 주차는 아가씨께서 맞지 않은 듯 하여, 이번엔 실버니들( silver needle, 백호은침 )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하니, 함께 어울려 주시겠습니까 , 아가씨. “

 

 “ 아, 이건. 저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겁니다. 지금 마셔보아도 되겠습니까, 헤벨. “

 

 누군가에게는 몽상이자, 망상이자, 거짓은 소녀에게 현실이 되어 마주한다.

 

 하나, 누군가의 이야기가 무어 ,중요할까.

 

 현실은 소녀 자신의 것임인데- .

 

 조금씩 , 휘청이는 발걸음을 옮겨나아가 그들의 앞에 다다른 소녀 에바는 자연스레 자릴 잡아 , 찻잔을 기울인다.

 

 “ 어떻게, 만족스러우십니까. 아가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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