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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Color
작가 : Bboil
작품등록일 : 2019.8.15

한 때의 추억은 그리움이 되어 ,그 이되 소녀를 갉아 먹느니
그 작은 몸에 숨어 고개만 내밀고 있구나-.

무엇을 바래, 그 곳에 있으니.
무엇이 영원하길 바래, 그 곳에서 정처없이 헤매느니.

아, 그 소녀는 자신의 체온에 기대어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로구나-...

 
1. 글래스 ( Glass )
작성일 : 19-08-15 07:19     조회 : 188     추천 : 0     분량 : 4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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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빈 은그릇과 함께 방을 나서는 그.

 

 그가 떠난 빈 공간을 바라보는 소녀는 첫사랑을 하는 풋풋한 복숭아와도 같았다.

 

 기분이 좋아지는 무언가를 소녀에게 먹인 듯.

 소녀의 양 볼은 붉게 물들어, 백일홍꽃과도 같은 눈망울은 풀어져 있었다.

 

 한 잔의 따스한 커피보다도, 달콤한 초콜릿 보다도 더욱 진한 달콤함은 한 차례 소녀의 머리 속을 가득채우다, 소나기처럼 한 순간 빠져나간다.

 

 과거 스스로를 통제하는데에 급급했던 그 모습은 한 순간의 꿈처럼, 그것은 소녀에게 로 부터 그 순간의 과거를 빼앗아갔다.

 

 몽롱한 정신을 간신히 되돌린 소녀가 자신이 덮고 있던 듀베이 커버와 얇고 짧막한 손가락을 바라보다, 주위를 둘러본다.

 

 몽환 속에서 헤엄치는 잉어처럼.

 소녀는 지금 자신이 지금의 순간으로부터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음을 느꼈다.

 

 밤새 공간을 가득 채워온 붉은 아지랑이의 주인인 벽난로는 불씨조차 남기지 않고 사그라져 있다.

 

 그가 방을 나서며 정리했던, 사선에 놓인 밤색의 소파와 소파테이블. 거미줄을 치어 나아가는 빛을 굴절시켜 더욱이 밝혀오는 샹들리에. 눈 사람처럼 둥글한 몸을 이리저리 굴리어 다니는 작은 새가 소녀의 시야 속에 한 순간 담기었다 옮겨간다.

 

 정의되지 않은 현실.

 혼란조차 오지 않는 ,거짓 된 안정감.

 

 소녀의 뺨을 치고 나아가는 바람은 캐노피와 커튼에 아우러지어 소녀의 정신을 더욱이 흐트려 놓는다.

 

 일 순간 스스로 그러한 선택을 했음 조차, 잊혀져 가는 듯 하다.

 

 얇은 두 손을 교차시켜, 스스로를 끌어안은 소녀는 얄팍한 두려움에 떨었다.

 

 꿈 속에서 꾸는 또 다른 꿈 일까.

 하나, 이 감정과 감각들은 너무나 뚜렷하게 다가 왔음 이다.

 

 생각은 다른 생각을 낳고, 결국 수 많은 생각이 뒤엉켜 ,늪 속에 빠지게 될 것을 자각한 소녀가 떨리는 숨소리를 억지스레 가다듬는다.

 

 여전히 소녀의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은 , 연못의 어린 오리처럼 외로이 놓여져 있다.

 

 보는 것이 전부인 지금의 세상.

 소녀는 생각하는 것을 놓아, 휘날리는 캐노피와 커튼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소녀는, 빠르게, 현실에 적응하고 있었음 이다.

 

 “ 험험. “

 

 그에게로 부터 이상의 도움이 필요 없음을 들어 ,문 밖으로 부터 몰래 소녀의 모습을 관찰하던, 검은 서스팬더 팬츠(Suspender pants)와 스펜서( Spencer)의 봉제 토끼, 샤플로스테 ( Xaplóste )가 어느새 침대의 가장 자리에 까지 다가와 빼꼼히 얼굴만을 빼내어 소녀의 시선을 끌려는 듯 기침 소리를 수 차례 내 보았으나, 소녀에게 로 부터는 반응이 보이지 않았다.

 

 여전히 캐노피와 커튼을 관망하는 소녀.

 

 샤플로스테는 짧고 앙증맞은 팔을 이용해 침대에 오르려 했으나, 짧은 팔과 짧다한 양 발의 봉제 인형에 있어, 그것은 마치 암벽등반을 하는것과 같아 쉬이 이루어지지 않는 일이었다.

 

 자신의 길다란 양 귀를 잡아 댕기며, 생각에 빠지는 샤플로스테.

 

 동물이 털 갈이를 하는 듯 , 샤플로스테 또한 자신의 양 귀를 괴롭힌다.

 

 거듭 생각을 이어가보지만, 스스로가 소녀의 시선을 끌 수 있는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음에.

 샤플로스테는 좌절 하듯 엉덩이를 바닥에 붙이고 앉아 고갤 푸욱 숙인다.

 

 하나, 소녀는, 알고 있었다.

 

 샤플로스테란 봉제 토끼가 와 있음을.

 

 다만, 소녀는 알아 채었음을 알리고 싶어하지 않았다.

 

 대화가 가능하며, 움직이는 봉제 토끼란, 소녀가 과거에 가졌던 상식과 너무나 거리가 있는 현실 이었음 이니, 자신이 더욱 흔들리지 않도록 붙잡으려는 하나의 방어 행위 였음이다.

 

 몽환 속의 잉어는 자그마한 물방울에도 모습이 흐트러진다.

 소녀는 자신이 그리될까 , 외면했다.

 

 하지만, 생명이 가진 호기심이란 것은 위험이란 경고 소리에도 반응하지 않을 때가 있다.

 

 하물며, 한 번으로 이루어진 스스로의 대한 통제의 실패는 잇따른 불능을 낳는다.

 

 조금씩 샤플로스테에게 눈망울을 돌리는 소녀.

 귀여운 토끼란 외견을 가진 샤플로스테는 작은 아이의 호기심과 관심을 가지기에 무척이나 훌륭한 인형이었다.

 

 몸이 작아지며, 아이의 순수하고 본능적인 사고가 자신에게 옮아 변화한 것일까.

 아니면 , 무언가로부터 자신을 변화 시키고 있는 것이 있음 일까.

 혹은 , 과거의 실패로 자신을 변화 시키려는 스스로의 본능적인 행동 일까.

 

 지금의 소녀는, 알 수 없는 것이었다.

 

 손을 뻗어 샤플로스테에게 닿으려 하나, 소녀의 손을 너무나 짧아 닿지도 , 그를 쓰다 듬지도 못한다.

 간단한 인사말 조차 할 수 없는, 소녀의 손이 투욱 하고 듀베이 커버 위로 떨어진다.

 

 소녀의 손 등으로 부터 떨어져오는 자그마한 마찰음.

 

 샤플로스테의 고개가 퍼뜩이며, 소녀를 향한다.

 

 미숙한, 서로의 대한 시선.

 

 소녀는 어리숙하게 웃음을 지어 보이며, 샤플로스테에게 손을 내밀어 본다.

 

 조심스레 자신에게 뻗어온 손을 향해 다가가던 샤플로스테는 ,자신의 행동을 끝맺음 짓지 못한다.

 

 “ 오오, 에바 아가씨. 제가 만져져도 괜찮겠습니까 “

 

 달리, 버림을 받을까 걱정하는 아이 같은 모습의, 샤플로스테는 손을 내뻗지 못하고서 양 귀를 끌어안고 있었다.

 

 불안감이란 물감으로 장난을 치다 ,스스로에게 마저 얼룩 지기까지 한 아이의 모습처럼.

 

 옷에 묻은 물감에, 혹여나 혼이 날까 고갤 숙이고 있는 모습의 샤플로스테의 모습은 소녀에겐 너무나 익숙한 모습이었다.

 

 소녀는 샤플로스테란 봉제 토끼에 손을 닿으려 움직이지 않는 몸을 억지스레 움직여 본다.

 

 생각하기를 보다, 행동이 앞서 .

 엎어질듯 소녀의 몸은 흔들리면서도, 이내 샤플로스테에게 닿는다.

 

 작고, 옅은 체온의 아이의 손.

 샤플로스테는 자신에게 닿은 소녀,에바( Eva)의 손을 꼬옥 쥐듯 ,자신의 양 귀 사이로 소녀의 손을 파묻히곤 웃음을 뱉어내었다.

 

 “ 허허허 “

 

 가능하지 않았던 등반은 없었다.

 

 샤플로스테는 너무나 가벼이 소녀의 작은 손에 이끌려, 그 품에 안긴다.

 

 미숙한 서로에게 마주한 지금, 샤플로스테는 어머니에게 오늘 일을 고하듯 입을 열었다.

 

 “ 이렇게 대면해 이야기하는 건 처음일지도 모릅니다. 아가씨. 해서 너무 기대되어 이렇게 찾아왔는데, 혹여 제가 아가씨께 불편을 드린게 아닐지 염려스럽습니다 . “

 

 소녀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자애로운 미소를 짓는 소녀.

 

 뒤엉킨 실타래가 풀리기 시작 했을때, 쉬이 풀리는 것 처럼, 둘 사이엔 체온의 공유가 실타래를 풀어내었음이다.

 

 고작의 체온이란 것 하나로.

 

 샤플로스테는 많은 이야기를 소녀에게 들려주었다.

 

 소녀가 없었을 때의 그와 자신이 지내오던 시간들과 ,소녀가 있는 이 공간을 벗어난 밖의 풍경.

 그와 샤플로스테 사이의 자그마한 마찰. 그리고, 그의 형제들의 이야기.

 

 소녀만은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

 

 하나, 소녀는 샤플로스테의 귀를 쓰다듬으며 이야기를 듣기를 거부하지 않았다.

 

 샤플로스테의 행동은 어릴적, 자신이 외할머니 에게 자신이 해왔던 행동이었음이니.

 괜스레 ,지금의 이 행동으로 잊혀졌을 추억 하나를 떠올릴 수 있었던 소녀는 웃으며 기꺼이 행할 수 있었다.

 

 바람이 둘 사이를 오가며, 각자의 이야기를 , 감정을 전해간다.

 

 해는 하늘에서 유유히 헤엄쳐 자릴 이동해 간다.

 

 완만한 태양이 하늘에서 정점을 찍을 때에.

 

 샤플로스테의 이야기는 끝맺음을 짓는다.

 

 이제야 소녀,에바의 품 안에서 오래이 시간을 보냈음을 앎인 샤플로스테는 초조한 듯이 ,에바의 손등에 앙증맞은 손을 올린다.

 

 “ 험험, 큰일입니다. 제가 이러고 있는걸 안다면, 또 눈을 뜯을 터인데 … “

 

 소녀의 품을 벗어난 샤플로스테는 스펜서를 바로 잡아, 우아하게 고갤 숙인다.

 

 뭉축한 엉덩이는 뒤로 뺴내어, 짧막한 양 발은 자연스레 교차시킨 토끼는 , 마냥 신사처럼 인사하곤 길을 떠나간다.

 

 다시 홀로 남은 소녀, 에바.

 

 자신의 손을 내려다 보는 백일홍꽃의 눈동자엔 미약한 기쁨이 어려있었다.

 

 처음으로 해보았음인 쓰다듬이자 누군가를 위한 위로.

 

 항시 받기만을 바래왔던 그것들을 직접 해봤음이 나쁘지 않았음이다.

 

 상대를 위로 하며, 자신 또한 위로 받는다는 말이, 이제야 와닿았다.

 

 기쁨을 그대로 누빈 소녀는 얼굴에 달라 붙어오는 머리카락을 자연스레 뒤로 넘기며, 헤드 보드에 기대곤 눈을 감는다.

 

 현실과 거짓엔 더 이상 의미가 없었다.

 

 누군가는 소녀를 지칭하여 현실에서의 도피라 손가락질 할것 이며.

 또 누군가는 비이성적인 이라 하여 기피할 것이다.

 

 그럼에도 소녀는 상관치 않았다.

 

 자신이 비록 몽환 속의 잉어라 할지라도 후회 하지 않을 것 같음에-.

 

 지금의 자신은 누군가를 위한, 자신을 위한 웃음을 지어볼 수 있을 것 같아, 조금은 이대로 있어도 될 것 같았다.

 

 자신으로 말미암아 남겨진 이들을 억지스레 잊어, 멈추었던 한방울의 눈물을 흘려보낸 소녀는 다시 꿈에 빠져 든다.

 

 나비일까, 잉어일까.

 

 바람 결에 흔들리는 캐노피와 커튼은 소녀의 곁을 머물렀다.

 

 누구도 찾아올 수 없을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소녀의 곁에서 바람이 서글피 머물다, 붉게 물든 뺨에 입술 자국을 묻히곤,고요히 떠나간다.

 

 바람이 지나간 자리엔 , 햇볕이 자릴 잡아 소녀의 몸을 포근히 감싼다.

 

 소녀는 한 여름 밤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눈물 자욱 위로 미소짓고 있는 소녀의 모습은 마치, 순간의 현상과도 같았으니.

 

 소녀라는 현상은 .

 그라는 길잡이가 데려올 때를 기다리며,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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