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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마도황제의 회귀
작가 : 이현주s
작품등록일 : 2019.6.20
마도황제의 회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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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이에게 죽임당한 아르펜의 황제 아르디온 폰 아르펜시우. 의문의 회귀로 죽음에서 돌아온 그가, 운명을 바꾸기 위해 벌이는 혈투기.
“위대한 아르펜이여, 너의 황제가 돌아왔노라.”
“짐은 허언을 하지 않는다!”

 
대면
작성일 : 19-06-22 01:18     조회 : 246     추천 : 1     분량 : 5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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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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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아르디온이 머무는 곳은 궁이 아닌 수도 외곽의 한 작은 집이었다. 어릴 땐 주위의 상황을 몰라 아버지도, 저주스러운 어머니조차 곁에 없는 자신의 처지를 원망하기 바빴다. 하지만 지금은…….

 

  ‘왼쪽 골목에 둘. 지붕에 셋? 넷이군. 뒤에는 하나인가.’

 

  감시의 눈을 하나씩 파악한 아르디온이 혀를 찼다.

 

  ‘어느 쪽 휘하인진 몰라도, 참으로 관대한 주인이로고. 만약 내가 저놈들 주인이었으면 진작 눈을 뽑았을 텐데.’

 

  알맹이는 산전수전 다 겪은 마도황제지만 껍데기는 꼬맹이에 불과하다. 그런 그에게 발각될 정도의 감시라니, 정말이지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쓴웃음이 나왔다.

 

  ‘내 부하들에게 너무 익숙해진 탓인가. 벌써 녀석들이 그립군.’

 

  적에게는 잔혹한 그라도 부하에게는 그러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사방이 적이고 사지인데도 그에게는 항상 인복이 따랐다. 이 무능한 놈들을 보고 있으니 그 녀석들이 보고 싶었다.

 

  ‘때가 되면 만나겠지. 이번엔 절대 너희들을 쉽게 죽게 놔두지 않겠다.’

 

  “저하, 창문을 닫으시지요. 바람이 찹니다.”

 

  맞은편에 앉아있던 갈색 피부의 시녀가 말했다. 엘리안, 순간 그녀의 이름을 기억해낸 아르디온이 코웃음을 쳤다.

 

  “눈 먼 화살에 죽을 일은 없으니 걱정 마라.”

 

  그의 말에 본래 의도, 즉 바람이 아닌 매복자의 기습에 대비하려던 엘리안이 입을 다물었다. 그녀의 무표정한 눈에 약간의 이채가 도는 게 보였다. 놀라움, 의심, 기타 등등. 하기야 어제까지만 해도 칭얼대기 바쁘던 왕자님이 갑자기 분위기가 싹 바뀌었으니 당연한 반응이리라.

 

  그녀를 보고 있으니 기억이 또 떠올랐다.

 

  ‘그러고 보면 나를 위해 죽은 건 이 여자가 처음이었던가.’

 

  아르디온을 둘러싼 궁정암투가 마침내 절정에 이르렀을 때, 수십 명의 암살자가 그를 죽이려 한 적이 있었다. 엘리안은 홀로 암살자들과 맞서 싸웠고, 그들을 모조리 죽인 뒤 자신도 쓰러졌다.

 

  ‘불쾌한 기억이로다.’

 

  엘리안의 최후를 떠올린 아르디온이 인상을 찡그렸다.

 

  자신과 암살자들의 피로 범벅이 된 채 그녀는 무릎을 꿇고 그를 보고 있었다. 빛을 잃어가는 잿빛 동공에는 무기력하게 벌벌 떨고 있는 어린 소년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녀는 엷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왕자님, 이제 괜찮습니다.’

 

  마지막 힘을 쥐어짠 그 한 마디를 남기고 그녀는 숨을 거두었다.

 

  물론 아르디온과 엘리안이 그렇게 큰 관계가 있던 건 아니었다. 세트라의 심복으로서 그를 ‘감시 및 보호’하기 위해 있을 뿐. 어떤 이유에서 그녀가 그렇게 목숨을 다해 세트라에게 충성했는지는 그조차 모른다.

 

  다만 어떤 이유 때문이든, 그를 위해 죽은 첫 번째 사람이란 게 중요했다.

 

  ‘이전엔 나를 위해 죽었으니, 이번엔 나로 인해 살게 하겠다.’

 

  아르펜의 군주는 허언을 하지 않는다. 또한 부하에게 싸우다 죽으라 명할지언정, 그들이 헛되이 죽게 하지 않는다.

 

  “도착했다.”

 

  한참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보니 선두에서 무뚝뚝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부. 아르디온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그는 먼저 문을 열고 나가는 엘리안에게 말했다.

 

  “마부를 조심해라.”

 

  들릴 듯 말 듯 조용한 말이었다. 만약 그녀가 그가 기억하는 정도의 실력자라면 분명히 알아들었으리라. 엘리안이 그에게 고개를 숙였다.

 

  “분부대로,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들었군.’

 

  흡족한 표정을 얼굴에 띄운 아르디온은 그녀를 뒤로 하고 궁으로 들어섰다. 외문을 경비하던 근위병 둘이 군례를 취했다.

 

  “대 아르펜 왕국의 왕자, 아르디온 폰 아르펜시우 저하 만세. 저하, 저희의 검이 곧 저하의 검입니다.”

 

  ‘내 검이 아니라 귀비의 검이겠지.’

 

  비웃음을 흘리던 그는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귀비의 궁에 있는 근위대는 일백. 일백이 모두 이런 식이면 곤란하긴 하겠군. 귀비 제거를 좀 늦춰야겠어.’

 

  왕의 군대를 이만큼 장악하고 있다면 귀비의 능력은 그의 상상 이상이다. 어쩌면 배후에 누군가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쪽이라면 더 위험할 터.

 

  ‘아니.’

 

  외문을 들어서려던 발이 탁, 멈췄다.

 

  ‘더 쉬워질 수도 있겠군.’

 

  “귀비 마마, 왕자님께서 당도하셨습니다.”

 

  내관의 말에 궁 안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라 하라.”

 

  열린 문을 통해 궁으로 들어갔다. 들어가니 음습한 분위기의 홀에는 두 사람이 있었다. 그는 상석에 앉은 여자 대신 홀 중앙에 선 거구의 기사를 보았다.

 

  아는 자였다.

 

  ‘투인. 오우거와 인간을 합성한 마법 연구소의 걸작. 이때부터 귀비에게 충성하고 있었던가?’

 

  이놈이 싸우는 걸 본 건 딱 한 번이었지만 그가 아직까지 기억할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오우거의 근력과 민첩함, 인간의 교활함을 겸비한 놈이었지. 궁중암투 와중에 죽었기에 망정이지 귀비를 제거할 때까지 살아있었다면 필시 후환이 됐을 것이다.’

 

  “넌 제자리로 돌아가라.”

 

  “우으으…….”

 

  언어는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지 투인은 기괴한 울음과 함께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가 물러나자 상석의 여인이 다정하게 말하였다.

 

  “홀 중앙에 서거라, 디온.”

 

  순간 꿈틀하는 자신을 간신히 제지한 아르디온이 잠자코 홀 중앙에 섰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여인을 보았다.

 

  십대 후반 혹은 이십대 초반의 모습을 한, 마치 장미와도 같은 아름다움의 여인. 어둑한 홀임에도 그녀의 흰 피부와 윤기가 흐르는 붉은 머리칼, 보석 같은 푸른 눈은 빛을 내는 듯하였다. 뭇 남성을 홀리게 하는 모습. 심지어 아르디온조차 순간 흔들릴 정도였으나, 그는 애써 그녀의 정체를 상기했다.

 

  세트라 폰 아르펜시우. 선혈의 악녀.

 

  아르펜 왕국의 제 1후궁이자, 왕위를 넘보는 찬탈자.

 

  금지된 마법을 극성까지 익힌 마녀.

 

  절대 인정할 수 없는, 아르디온의 친어머니.

 

  그녀를 보던 아르디온은 악을 쓰며 묻고 싶었다.

 

  ‘그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을 희생시킨 것이냐?’

 

  모르는 이가 보면 그와 세트라는 모자지간이 아니라 나이차가 좀 나는 남매 같았다. 그러나 그는 알고 있었다. 그녀는 이미 마흔 살이 훨씬 넘었고, 마법으로 저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그 모습을 보고 있자 하니 구역질이 치밀어 올랐다. 그는 애써 참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간 강녕하셨사옵니까, 어머니.”

 

  “그래, 지내는 데 불편함은 없더냐.”

 

  아르디온은 잠시 칭얼대는 철없는 아이를 연기해야 할지, 믿음직한 효자를 연기해야 할지 고민하였다. 문득 자신을 훑는 날카로운 시선을 의식한 그는 고개를 숙이며 볼멘 목소리로 말했다.

 

  “불편하옵니다. 어찌 대 아르펜의 왕자인 제가 그런 곳에서 지내야 하는 것이옵니까? 왕궁에서도 통제는 받았지만 이다지도 형편없는 환경은 아니었사옵니다. 정녕 어마마마와 함께 지내면 아니되는 것이옵니까?”

 

  회귀 전에 마도황제를 섬기던 이들이 봤다면 기함을 할 말투였다. 귀비에게는 정답이었는지,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아직 이 어미와 지내기에는 위험이 많느니라. 내 적당한 때가 되면 궁으로 부를 테니 그때까지만 참고 기다리거라.”

 

  “하지만…….”

 

  “정 지내는 곳이 불편하다면 방법이 하나 있다.”

 

  세트라가 아르디온의 말을 끊었다.

 

  “너도 이제 곧 열세 살이 될 테니, 쿠샨 제국 대학에 입학할 수 있을 터. 그곳에서 지내는 건 어떠하냐? 네 또래의 아이들과 사귀며 학문을 배우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게다.”

 

  그녀의 말에 아르디온은 속으로 적잖이 놀랐다.

 

  ‘제국 대학 입학이 세트라의 뜻이었던가? 어째서?’

 

  회귀 전에도 그곳에서 공부하였기에 어떤 곳인지 잘 알고 있다. 쿠샨 제국 대학……. 겉으로 보기에는 검술, 마법, 학문, 기술 등을 망라하는 교육의 요람이다. 그러나 그 실상은 타국의 왕족과 자국 고위 귀족 자제들을 볼모로 삼기 위해 만들어진 기관. 그렇기에 그는 이제까지 그의 대학행이 귀비가 정쟁에서 밀려 결정된 일로 알고 있었다.

 

  ‘볼모로 보내지면 돌아오는 건 거의 불가능한데…….’

 

  실제로 그는 모종의 사건이 있기 전까지 대학에 붙잡혀 있었다. 그렇게 붙잡힌 왕자가 후계 순위에서 밀려나는 건 당연한 수순. 그런데 왜 귀비가 굳이 스스로 그를 볼모로 보내려 할까?

 

  의도를 알아야 한다. 그는 여전히 철없는 아이를 연기하며 말했다.

 

  “그곳은 제국의 볼모들이 모여드는 곳 아니옵니까?”

 

  “대륙 최고의 교육 기관이기도 하다. 고귀한 귀족 자제들과 재능 있는 평민들이 모이는 곳이지.”

 

  그녀는 들릴락 말락 작게 덧붙였다.

 

  “절대적으로 안전한 곳이기도 하고.”

 

  ‘절대적으로 안전하다?’

 

  회귀 전이었다면 절대 듣지 못했을 목소리였다. 회귀 전의 집중력이남아 있기에 들을 수 있던 목소리. 그런데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일까? 그는 무심코 시선을 들어 세트라가 앉은 옥좌를 보았다. 그리고 고함을 지르려는 것을 간신히 참아냈다.

 

  ‘……그림자!’

 

  옥좌 바닥, 그녀의 뒤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홀의 어둠보다 훨씬 짙은, 불처럼 일렁이는 그림자. 그 정체를 알아챈 아르디온의 가슴이 철렁했다.

 

  ‘귀비의 배후에 악마가 있었던 건가!’

 

  이건 정녕 생각지도 못한 종류의 것이었다. 물론 그는 훗날 그가 대학에서 돌아오는 계기, ‘아르펜 왕가 전멸’에 악마가 개입한 건 알고 있었다. 무수한 악마들을 심문하며 알아낸 사실이니까. 그러나 귀비의 배후에 악마가 있었을 줄이야!

 

  ‘침착하자. 내가 눈치챘다는 걸 알아선 안 된다.’

 

  길게 생각할 순 없다. 우선 귀비의 말에 답하는 게 우선. 그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간신히 참아냈다.

 

  “그곳에 가면 아바마마와 어마마마를 뵈는 건 요원할 것입니다. 정녕 그 방법밖에 없는 것이옵니까?”

 

  그를 말없이 지켜보던 귀비가 한숨을 쉬었다.

 

  “하아. 정말이지, 귀찮구나. 좋아, 내 눈을 보아라.”

 

  “……!”

 

  귀비의 눈을 바라본 아르디온의 몸이 딱딱하게 굳었다. 반짝이는 푸른 눈에는 어느새 요사스러운 빛이 흐르고 있었다.

 

  ‘매혹……. 이 빌어먹을 잡년이!’

 

  금지된 마법 중 하나로 사용하기에 따라 피시전자를 시전자의 노예로 만들 수도 있는 악랄한 마법. 그걸 친아들에게 쓸 생각을 하다니, 정말 세트라답다고 해야 할지.

 

  ‘애초에 꼭두각시 왕으로 세울 작정이었으니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뜻이냐?’

 

  그 의도가 어떠하건 간에 꽤나 곤란한 상황이었다. 현재 그는 매혹에 당하지 않는다. 매혹의 성공 여부는 시전자와 피시전자 간의 집중력과 의지 차이로 판가름 나니까. 제아무리 고위 마법사인 세트라라도 회귀한 아르디온을 굴복시킬 순 없다.

 

  하지만 만약 저항한다면 그의 정체가 탄로난다. 그러면 바로 끝.

 

  ‘연기를 해야겠군.’

 

  어린애 흉내를 내던 아르디온의 눈이 몽롱하게 풀렸다. 입을 헤 벌리고 팔다리는 축 늘어뜨렸다. 그 모습에 만족한 세트라가 입을 열었다. 저 깊은 동굴에서 들리는 듯한, 끔찍하게 울리는 목소리였다.

 

  “대학에 가라. 네가 대학에서 돌아오는 날, 넌 왕이 되리라.”

 

  ‘그리고 그날이 곧 네 파멸의 날이 되겠지.’

 

  본심을 삼켜낸 아르디온이 기계적으로 말했다.

 

  “예,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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