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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마도황제의 회귀
작가 : 이현주s
작품등록일 : 2019.6.20
마도황제의 회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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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이에게 죽임당한 아르펜의 황제 아르디온 폰 아르펜시우. 의문의 회귀로 죽음에서 돌아온 그가, 운명을 바꾸기 위해 벌이는 혈투기.
“위대한 아르펜이여, 너의 황제가 돌아왔노라.”
“짐은 허언을 하지 않는다!”

 
회귀
작성일 : 19-06-20 12:59     조회 : 407     추천 : 1     분량 : 4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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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괴물과 싸워왔다.

  소위 악마라 부르는 이계의 존재들. 인간에게 한없는 공포와 절망을 안겨주는 자들과.

  끝없는 강함을 가진 그들에 맞서, 우리와 함께 한 자는 아무도 없었다.

  아무도.

  그 앞에 선택지는 오로지 둘뿐이었다.

  괴물에게 굴복하거나

  우리도 괴물이 되거나.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괴물이 되었고

  마침내 그 대가를 치렀다.

 

  “이제 끝이다. 아르디온, 망국의 군주여.”

 

  참혹하게 무너진 도시의 심장에서, 여제는 선언하듯 말하였다.

 

  실로 잔혹하기 짝이 없는 말이었다. 또한 부정할 수 없는 말이기도 했다.

 

  파괴된 도시, 발치에 쌓인 기사들의 주검과 주위를 에워싼 제국의 군대. 그의 앞에 선, 큰 키의 여검사. 주변을 둘러본 아르디온은 허망하게 웃었다.

 

  그래, 오백 년 왕국의 끝이로구나. 나에 반하는 자들을 모두 죽이고 왕의 자리에 올랐건만, 이렇게 끝났구나. 허망하게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나에게 죽은 자들. 나를 위해 죽은 자들. 이렇게 죽으면 그들을 어떻게 봐야 할까. 뭐라고 해야 할까. 어쩔 수 없었다고?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최선을 다했노라고?

 

  아니. 아르디온은, 마도황제는, 철면피, 배신자, 패륜아. 누구보다 비열한 악당이다. 악당은 자신이 저지른 일을 반성하지 않지.

 

  그는 고개를 내려 오만한 눈으로 여제를 내려다보았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 황제여. 짐은 패했고, 너는 승리했다. 그 사실을 새삼 확인받고 싶은 건가?”

 

  “…….”

 

  여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그녀가 원하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렇기에 그는 억지로 비웃음을 지으며 검을 들었다.

 

  “짐이 무릎 꿇길 바라면 짐의 다리를 자르라. 고갤 숙이게 하고 싶으면 목을 자르고, 발을 핥게 하고 싶으면 혀를 잘라라. 짐은 누구에게도 복종하지 않을 지니.”

 

  검은 연기가 아르디온의 몸에서 피어올랐다. 금단의 술법. 인간을 악마로 만드는 술법이었다.

 

  “그리고 악마는 누구도 사랑하지 않으리라.”

 

  악마의 목소리가 여제의 귀를 때렸다. 철혈의 여제는 입술을 깨물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의 발이 서로를 향해 나아갔다. 서로의 검이 서로의 심장을 파헤치려 들었다. 엇갈린 두 사람의 운명처럼, 두 검은 거세게 충돌했다.

 

  이젠 완연한 악마의 형상을 한 아르디온이 외쳤다.

 

  “전력을 다해라! 오늘이 아니면 내 목을 취할 날은 오지 않을 테니!”

 

  쩌렁쩌렁한 고함에 응수하듯, 여제의 검이 날아들었다. 날카로운 참격. 진심으로 그의 목숨을 노리는 일격을 쳐내며, 아르디온은 미친듯이 웃어댔다.

 

  여제의 검은 아름답지만 치명적인 독사처럼 우아하게, 그러나 날카롭게 아르디온을 공격했다. 아르디온은 사납게 공격을 받아 쳤다. 삽시간에 수십여 합의 공방이 오갔다.

 

  치열한 결투였지만 승부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도시 전체를 감싼 신성의 결계는 모든 마법을 억제하고, 아르디온은 오랜 전쟁으로 지친 상태. 이런 조건에 쿠샨 제국 최강의 검사가 상대라면 아무리 마도황제라도 한 수 접고 들어가야 할 수밖에.

 

  지친 악마는 마침내 허점을 드러냈고, 그 틈을 노린 여제의 검이 악마의 심장을 꿰뚫었다. 일말의 주저도 없는 공격이었다.

 

  악마는 자신의 가슴을 내려다보았다. 꿰뚫린 심장의, 등을 뚫고 나온 검의 감각이 선명히 느껴졌다.

 

  인간이었다면 이것만으로도 치명상이었지만 지금의 그에게는 아니었다. 그 사실을 모를 리 없는 여제건만 그녀는 끝을 망설이고 있었다.

 

  아르디온은 속으로 혀를 찼다. 악역은 마지막까지 내 몫이군.

 

  “이 정도로 짐을 멈추게 할 생각은 아니었겠지.”

 

  악마는 검을 역수로 쥐고 여제의 목덜미를 향해 내리찍었다. 그 순간 가슴을 꿰뚫은 검이 그의 허리를 통해 빠져나왔다. 동시에 그녀의 왼팔이 아르디온의 오른팔을 후려쳤다. 그 일격에 아르디온의 팔이 부러졌다. 의식적인 게 아닌, 철저히 본능에 의한 깔끔한 반격.

 

  힘을 잃은 팔이 검을 놓았다. 챙, 검이 땅바닥에 떨어졌다. 아르디온은 마지막 힘을 쥐어짜 여제의 뺨을 어루만졌다.

 

  “끝이다.”

 

  나지막한 한 마디에 여제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그녀는 손을 들어 아르디온의 어깨에 얹고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식어가는 그의 몸은 그녀의 체온과, 그녀의 눈물을 분명히 느꼈다.

 

  결국 피하지 못한 파국에 그녀는 소리없이 울고 있었다. 그녀는 떨어지지 않는 입술을 억지로 열어 말하였다.

 

  “아르디온 폰 아르펜시우. 나의 원수, 나의 악마여.”

 

  쿨럭, 기침과 함께 아르디온은 피를 왈칵 쏟았다. 이젠 말할 기운조차 잃어가는 그였으나 남은 힘을 쥐어짜 여제의 부름에 답하였다.

 

  “말해라. 탈리아 드 바우칼라크. 마지막이니 무슨 말이든 들어주지.”

 

  “첫만남을…… 기억하는가?”

 

  기억하다마다. 이제 과거의 기억들은 산산이 부서져 파편만이 남았지만, 그녀와 함께 한 기억만은 선명히 남아있으니. 허나 이미 끝을 내기로 한 몸. 짐이 되어 그녀에게 남을 생각은 없었다.

 

  “과거는 잊은지 오래…… 다…….”

 

  말을 하던 중에 힘을 다한 몸이 뒤로 넘어갔다. 여제는 황급히 손을 뻗었으나, 얄궂게도 잡지 못하였다. 시선이 뒤집히며 흐린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끝내 나는 맑은 하늘을 보지 못하는구나…….

 

  속으로 탄식한 왕은 시선을 아래로 하여 여제를 보았다. 그를 보며 눈물 짓는 여제를 보자 헛웃음이 나왔다.

 

  ‘정말이지, 남자 보는 눈은 형편없는 여자로군.’

 

  동시에 그가 유일하게 함께하고 싶었던 여인이기도 했다. 하지만 운명은 두 사람을 허락하지 않았고, 둘은 엇갈렸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이 비극을 뒤집을 수 있을까.

 

  하하……. 바보 같은 소릴. 시간을 되돌린다 해도 비슷한 선택을 하게 될 거다. 피의 숙청을 통해 왕이 되고, 살아남기 위해 악마와 계약하고, 그 때문에 탈리아의 제국과 대립하는, 피할 수 없는 운명.

 

  ‘그래도…… 돌아갈 수 있다면, 그러고 싶군.’

 

  아르디온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심연이 끌어당기듯 어둠이 몰려왔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과거로 돌아온 건 그의 염원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무언가가 작용한 것인지 그는 알지 못하였다.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따스한 햇살이었다. 너무도 당연하지만 오랫동안 누리지 못한 것. 피부로 스며드는 낯선 감각에 아르디온은 잠시 어리둥절한 기분이 되었다.

 

  “햇빛이라니…….”

 

  창 밖을 바라보았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태양이 쨍쨍하게 내리쬐고 있었다. 악마 군단이 침범한 후 그가 죽을 때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광경이었다.

 

  “그리고 이 몸은?”

 

  손을 내려다보았다. 수천수만 번 검을 휘둘러 온통 굳은살이 박힌 손이, 작고 흰 손이 되어 있었다. 손뿐만 아니라 몸 또한.

 

  몸을 일으켜 방 한켠에 있는 거울 앞에 섰다. 거울 속 소년의 손이 자신의 얼굴을 매만졌다. 무표정이 무너진 얼굴에서 신음 같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믿을 수 없다.”

 

  분명히 아르디온의 얼굴이었다. 정확히는 이십여 년 전, 십대 소년이었던 그의.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거울을 보던 그는 주먹을 꽉 쥐었다. 손톱이 손을 파고들며 고통이 느껴졌다.

 

  ‘꿈도, 환상도 아니다. 설마 이건…….’

 

  “저하, 기침하셨나이까.”

 

  문 밖에서 들리는 무미건조한 목소리에, 아르디온은 자기도 모르게 말하였다.

 

  “들어와라.”

 

  그의 대답에 방 문이 벌컥 열리며, 갈색 피부의 여인이 들어왔다. 그녀는 아르디온에게 절하며 말하였다.

 

  “귀비께서 급히 찾으십니다. 어서 채비를…….”

 

  “귀비라면, 세트라 폰 아르펜시우인가?”

 

  “……?”

 

  아르디온이 중얼거리듯 말하자 여인은 의문의 빛을 떠올리면서도 충실히 답하였다.

 

  “예, 그렇습니다.”

 

  “나가보아라. 준비하겠다.”

 

  “…….”

 

  꾸벅 고개를 숙인 여인이 뒤로 나아가 방에서 나갔다. 아르디온은 다시 한 번 ‘귀비’의 이름을 입 밖에 내었다.

 

  “세트라…….”

 

  왕의 후궁 중 하나이자 자신의 모친이었던 탐욕스러운 여자. 그녀에 대한 마지막 기억은 그의 머릿속에 뚜렷이 남아 있었다.

 

  ‘그 여자는 분명 내 손으로 찢어죽였거늘.’

 

  아르펜의 왕위를 찬탈하던 날, 왕족들의 피로 물든 대전에서 세트라의 육신은 산산이 흩어졌다. 철저히 제 손 위에 있다 믿던 아들에게 뒤통수를 맞은 그녀가 처절히 울부짖던 기억이 선했다. 그런 그녀가 살아서, 그를 부른다?

 

  그는 도저히 믿기 힘든 ‘그 생각’을 떠올렸다.

 

  ‘정말 과거로 돌아온 건가?’

 

  정황을 보아 그 사실은 분명해 보였다.

 

  ‘어떻게? 라는 의문은 의미가 없겠군…….’

 

  이런 건 어떤 마법으로도 불가능했다. 세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마법에 통달했던 마도황제, 아르디온 폰 아르펜시우조차. 심지어 쥬렌 도시국가 연합의 신비한 술법들도 이런 회귀는 불가능하다. 그러니 의문을 떠올려봐야 의미 없는 일이다.

 

  헛웃음이 나왔다.

 

  “엿 됐군.”

 

  현실을 인정하고 나니 이런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말 그대로다. 과거로 돌아왔다 한들, 미래의 일을 모두 꿰고 있다 한들, 그에게 주어진 운명을 뒤집을 수 있을까. 답은 부정적이었다. 악마 군단에게서 승리를 거머쥔 건 천운에 천운이 겹친 일이었으니. 설사 과거의 일을 그대로 한다 한들 결과가 똑같이 나온다는 보장은 절대 할 수 없었다. 하물며 탈리아의 제국과 화합하는 일은 더더욱.

 

  그래도, 그렇지만…….

 

  “바꿔야겠지.”

 

  무엇을?

 

  “미래를.”

 

  어떻게?

 

  “어떻게든 전보단 낫게.”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한 아르디온이 숨을 후, 쉬었다.

 

  해보는 수밖에 없다. 왕좌를 찬탈해 악마와의 전쟁에 나섰을 때처럼. 모든 비관은 배제하고, 한 줄기 확신만을 가진 채.

 

 그는 방문을 열고 나섰다. 아까 그 여인이 시립해 서 있었다.

 

  회귀한 마도황제는 오만하게 말하였다.

 

  “안내해라. 네 주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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