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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용사의 검 -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8.9.3

세계에 뿌려진, 신의 힘을 가진 검. 단 하나 뿐인 검을 사용하던 용사가 수백 년이 흐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그가 깨어난 세계는 자신이 살던 나라와 사람이 죽은, 이미 한번 멸망한 세계. 괴수라는 생명체로 인해 세계가 혼란스러웠고, 많은 것이 바뀌어 있는 현실에 그는 체념하지만, 그 만이 사용 할수 있던 검을 쓸 수 있는 소녀를 만난 그는, 그녀가 곧 그와 같은 운명을 걷게 될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기로 마음 먹는다. 용사의 검에 얽혀 운명이 뒤틀린 두사람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13. 벌집
작성일 : 19-06-12 23:18     조회 : 58     추천 : 0     분량 : 8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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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꼭 그때 봤던 동굴과 같은 모습이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공간...... 이라고 하기는 자신과 아델은 선명하게 보이는 이상한 공간. 뭐라고 해야 하나....... 온통 검게 칠해져있는 방 안이라고 해야 하는 게 맞는가 싶다.

 

 “계승의식이라뇨? 그게 무슨...... 것보다 여기는 어디인가요?”

 

 “이건 ‘수호자’들이 가질 수 있는 아주 특별한 공간이지. 솔직히 나도 어떻게 만드는 건지는 잘 모르지만, 어떻게 하다 보니 만들게 되더라고. 너도 나중에 쓸 수 있을 거야. 아마도.”

 

 물론 그녀가 수호자가 된다면.......

 

 그는 한쪽으로 걸어가 손을 내밀며 가볍게 무엇인가를 쥐는 동작을 했다. 그러자 신기하게 그의 손에서 연습용 검 한 자루가 나타났다. 아멜은 그 모습에 놀란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이... 이건 뭐에요?”

 

 “그냥 검이야. 우리가 흔히 쓰던 검.”

 

 “아니, 제 말은 어떻게 만들었냐는 거예요.”

 

 자신이 쓸 검을 만들(?)던 아델은 그녀의 말에 잠시 가만히 멈춰 섰다.

 

 오랜만에 꺼낸 검이라, 녹이 조금 쓴 것 같다. 하기야 이 검을 받았을 때가...........

 

 “흠, 있던 거라고 하면 조금 그러려나?”

 

 “있던 거라뇨?”

 

 “여기 있는 것들은 전부 내가 가지고 있던 것들이라서 말이지.”

 

 그는 일전에 보여준 그 괴물 탐지기와 더불어 이상한 것들을 마구 쏟아내기 시작했다. 분명 검은 방안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우르르 물건들이 쏟아지는 모습에 아멜은 놀란 표정으로 그것들을 바라보기만 했다. 가구들도 몇 개 존재하는 것 같은데, 처음 그가 이곳으로 올 때 이삿짐을 들고 오지 않았던 것은, 아마 이거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보다 지저분한 녀석도, 깔끔하게 방처럼 만들어서 지내는 녀석도 있기도 했지. 나는 쌓여있는 게 싫어서 다 치워놓기는 했지만 말이야.”

 

 “그럼, 평소에 집에 물건이 없던 것도 다 이것 덕분인가요?”

 

 “그렇지. 이게 있으면 편하긴 해. 대신 다른 사람도 여기 있으면 물건들을 꺼낼 수 있어서, 웬만해서는 나 혼자서 있으려고 하지만 말이야.”

 

 다시 손으로 빨려 들어가는 물건들. 순식간에 쌓여있던 물건들이 마치 원래부터 없었던 것처럼 사라져갔다. 그는 천천히 검을 집어 들고, 아멜을 향해 겨누며 말을 이었다.

 

 “계승 의식이라고 해서 사실은 별거 없기는 해. 그저 계승 후보자가 적정 역량에 맞는지 확인만 하면 되는 거라서 말이지. 흠, 나는 너에게 이렇게 확인할 거지만 말이야.”

 

 갑자기 아델과 아멜의 뒤에 촛불 5개가 솟아났다. 바로 옆에 나타난 촛불에 그만 닿아버린 아멜은 데일 것에 놀라 급히 손을 뺐지만, 신기하게도 촛불의 불은 뜨겁지가 않았다. 아니, 촛불의 불꽃이 맑고 투명해보여서 불꽃처럼 보이지 않았다.

 

 “이 촛불은 너의 생명과도 같은 거란다. 이 촛불을 먼저 꺼뜨리는 쪽이 이기는 거지.”

 

 “촛불을 꺼뜨린다고요? 바람을 불어도 꺼지지 않는데요?”

 

 아멜은 자신 주변을 맴도는 이 신비로운 촛불에 손으로 부쳐보기도 하고, 입으로 후후 불어도 보았지만 불꽃은 꺼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그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수.단.과.방.법을 가리지 않고 꺼뜨리면 돼. 바로 이렇게!”

 

 순간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그의 검이 빠르게 그녀의 심장을 향해 날아왔다. 찰나의 살기를 느끼지 못했다면 아마 그대로 꿰뚫려 찔렸을지도 몰랐을 것이다. 몸을 간신히 비틀어 그의 검을 피한 아멜은 즉시 검을 휘둘러 그의 옆구리를 베려고 했다.

 

 “갑자기 기습 공격을 하는 건 뭐에요!”

 

 “말했잖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고.”

 

 쾅! 두 개의 검이 부딪히면서 거대한 파장을 일으켰다. 일전에 쌍둥이와 검을 나눴던 것보다 더 강력한 힘의 파장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며 공간 자체를 울려댔다. 촛불을 꺼뜨리는 방법이란 아마도..........

 

 “상대에게 치명상을 입히는 거군요!”

 

 “그래. 죽기 직전까지 몰아넣으면 돼.”

 

 거대한 충격파로 아델과 아멜의 거리가 순식간에 벌어졌다. 아멜은 툭툭 손을 털며 자리에서 일어서며 숨을 고르려고 했다. 바로 그 순간, 그녀의 앞에서 거대한 불기둥이 솟아나왔다. 비전을 사용하지 못하는 그녀로서는 사실상 그것을 대응할 방법이 없었다.

 

 “으... 으아아아!”

 

 그녀는 그대로 불기둥에 삼켜져 뜨거운 고통 속에 몸부림 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몸에는 화상의 상처가 남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뒤에 있는 촛불 하나가 꺼질 뿐이었다.

 

 “일단 1개.”

 

 “비... 비겁하게 그런 기술을 쓰다뇨! 그건 어떤 사람도 막을 수 없을 거라고요.”

 

 “맞아. 막을 수 없으니까 쓴 거라고. 물론 나도 이게 한계라서 말이지.”

 

 그의 뒤에 있던 촛불 역시 하나 꺼진 채로 있었다. 만약 첫 번째 기습이 성공했다면 아마 1개 차이로 앞설 수가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 번거롭게 하네요.”

 

 “글쎄다? 체력이 부족하면 잔꾀로 때워야지”

 

 아멜은 검을 고쳐 잡고, 그대로 빠르게 그의 앞으로 돌진했다. 아델은 그런 그녀를 보며 검을 휘둘러 일부러 아멜과의 힘 싸움을 유도했다. 또다시 검들이 부딪히며 거대한 충격파를 일으켰다. 주변의 공기가 한차례 떨리면서 그녀와 그의 살을 떨게 만들었다.

 

 “옆에 조심해라?”

 

 “네? 그게 무슨... 으왁!”

 

 그녀의 옆구리에서, 갑자기 의자하나가 훅하고 튀어나왔다. 덕분에 그대로 균형을 잃어버린 그녀에게 아델의 검이 들어오면서 어느새 촛불하나가 또 꺼지게 되었다.

 

 “으.... 으이.....”

 

 “2개!”

 

 아멜에게 남은 촛불은 3개. 이렇게 되면 아델은 필사적으로 거리를 벌리려고 들 것이 분명했다. 그녀는 눈살을 찌푸리며 의자를 세게 걷어차고 그대로 검을 휘둘러 그를 베려고 했다.

 

 “우왁! 안 돼! 이 의자 비싼 거라고!”

 

 “비싸고 자시고, 아저씨는 치사하게 하잖아요!”

 

 아델은 급히 의자를 수납하면서 그녀의 검을 피했다. 동시에 다시 의자를 내보내 아멜의 시야를 가렸다. 얼굴 앞에 나타난 의자. 아멜은 순간 놀라 몸을 뒤로 빼려고 했다. 그것을 본 아델이 빠르게 그녀의 품으로 들어와, 이번에는 작은 식칼을 꺼내 그녀에게 휘둘렀다.

 

 “이렇게 3개!”

 

 “그렇게는 안 돼요!”

 

 갑자기 그녀의 손에서 책상하나가 튀어나와 그대로 그를 밀어버렸다. 이대로는 책상의 무게에 그대로 식칼을 든 손이 꺾일지도 몰랐다. 그는 즉시 식칼을 집어넣고, 책상과 비슷한 탁자를 소환해 그대로 책상을 밀어버렸다.

 

 “흠, 역시 배우는 게 빠르면 골치 아프단 말이야.”

 

 “아저씨 밑에서 몇 년을 같이 있었는데요. 아저씨 버릇은 눈치 채기 쉽다고요.”

 

 그가 물건을 꺼내려 하거나 비전을 쓰려고 할 때 손을 내미는 것을 보고는 아멜 역시 그것을 한번 따라해 봤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잉크통 하나가 툭하고 나오는 것이 보였다. 온통 검은 방이라 검은 색 잉크통이 떨어진지도 모르는 아델에게는 그녀가 무엇을 했었는지 알아채지 못한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것을 이용해,

 

 “밥상 뒤엎는 것이랑 같은 맥락인 것 같네?”

 

 “그렇다는 거죠!”

 

 ‘그럼, 지금부터 ‘계승 의식’을 시작하지. 뭐, 네가 하고 싶었던 것으로 말이야.’

 

 네가 하고 싶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대련을 하고 싶었지만, 그날 이후로는 잠시 가르칠 때 몇 합을 부딪치는 것을 제외하고는 일체 대련을 하지 않은 그였다. 물론 그녀도 아델의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은 것을 알고 있기에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내심 그날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었기에,

 

 “이거 마치 소원 들어주기랑 같은 것 같네요.”

 

 갑자기 그녀가 말한 말에 그는 흠칫 놀라 그만 발을 헛디뎌버렸다. 그 틈을 놓치지 않은 아멜은 그대로 검을 내질러 정확하게 그의 옆구리를 관통시켰다. 푸쉬이........ 그의 주변에서 타오르던 촛불이 꺼지면서 그녀와 그의 균형이 다시 맞춰졌다.

 

 “하하, 그런가? 그럼 진짜 소원 들어주기 할래?”

 

 “그래요! 그때처럼 당하지 않을 거라고요!”

 

 아멜의 머릿속에는 이게 과연 계승의식인지 뭔지와 관련 있나 싶기도 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우선, 일단 그와의 대련에서 이기는 게 중요하다. 아마, 무엇인가를 가르쳐주기 위해, 지금 그가 움직이고 있는 것 같으니까.

 

 무엇보다 이 촛불과 공간. 그리고 ‘수호자’라고 하면서 그 검을 사용하지 않고 있는 그의 모습이 이상하니 말이다. 무엇인가 꿍꿍이가 있지만, 이번에는 그의 꿍꿍이를 따라보겠다는 생각이 든 그녀였다.

 

 ‘일단 뭐든, 빨리 보여주세요!’

 

 아멜의 표정이 잠시나마 밝게 변하는 것을 본 그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그럼, 간다!”

 

 쾅! 아멜의 검과 아델의 검이 부딪히면서, 다시 한 번 주변의 공간이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그 울림은 마치 타오르는 불꽃과 같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졌다.

 

 

 

 

 - 전진기지, 제 1 전투지역 지휘사령부 -

 

 

 그날 이후로 녀석들의 움직임이 눈에 띠게 줄어들었다. 덕분에 정비를 할 시간도 많고, 간간이 달려드는 괴수들을 처리하면서 순조롭게 새로운 작전을 진행해 나갈 수 있었다. 착실하게 준비되는 함정들과 견고한 방어선, 그리고 동시에 녀석들을 교란 시킬만한 것들까지.

 

 하지만 갑자기 외곽에서 날라든 보고에 아델을 제외한 군단의 최고 지휘장들과 참모장들이 급히 한 탁자에 모두 모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주변에서는 분주히 움직이는 참모 및 병사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도 그럴게 지금 상황이 꽤나 안 좋아졌기 때문이니까.

 

 “일단 보고에 의하면 녀석들이 바로 이곳, 5전투지역 외곽 구역 중에 바위굴 쪽에 대거 몰려 있다는 것이 파악 되었습니다. 아직 더 몰려들지 않았습니다만, 시간이 지나면 그 수도 수천마리로 불어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들 앞에 펼쳐진 지도에 그려진 원들을 짚으며 작은 목각 인형들을 세우는 아이엘의 모습을 보며, 제일 먼저 입을 연 것은 3군단장이자 붉은 머리의 지휘관인 데미아였다.

 

 “흐음, 이거 골치 아픈데? 하필이면 저 지역이라니. 저긴 대포로도 부수지 못한다고.”

 

 그녀의 말처럼 저 지역 일대는 단단한 광물들이 많이 섞여있는 바위들로 이루어진 산이 존재했고, 하필 그 바위들에는 세월의 흔적으로 인해 많은 수의 굴들이 형성이 되어있었다.

 

 문제는 그 바위산의 바위굴들은 제 5전투지역의 어느 지역으로도 통할 수 있을 정도로 넓은 지하 통로를 가지고 있었고, 이곳에 녀석들이 둥지를 틀게 된다면 턱밑에서, 발밑에서부터 공격을 당하게 될지도 모를 그런 상황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연합군이 정비를 마치기도 전에 녀석들이 쳐들어올 수 있게 되는 환경이 주어지게 되고, 연합군에게는 크나큰 위기가 찾아오게 될지도 모를 상황이라는 것이다.

 

 “반대로 저곳을 확보한다면 괴수들의 동향을 좀 더 쉽게 파악할 수도 있고, 여차하면 유격전처럼 녀석들을 괴롭힐 수도 있겠네.”

 

 물론 5군단장인 에락의 말처럼 반대로 저곳을 확보하는 것이 이득이기도 한 것이다. 다만, 지금 그 굴에는 수백의 괴수들이 거주하고 있다. 그 괴수들을 상대하려면, 일반 병사들로는 무리가 있다는 것은 모두가 잘 아는 사실이었다. 거기다 병력들을 대규모로 움직인다면 녀석들 역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니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는 것을 어떤 그 누구도 모를 리가 없었다.

 

 “그럼 정예 기사단을 파견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그들이라면 충분히 저들을 상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5군단의 청사단의 기사단 단장인 르뮘이 말을 꺼내자, 6군단의 부군단장이자 부관인 알레르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그 바위굴이 어디로 까지 이어져있는지는 아무도 모르고, 현재 괴수들이 수백 마리가 있다는 것만 알 뿐, 나머지는 잘 알지 못하지 않습니까? 일단은 좀 더 두고 보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그러다가 녀석들이 더 몰리게 된다면 더 골치 아프게 되지 않겠습니까? 녀석들이 잠잠한 틈에 먼저 쳐들어가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동굴에서의 전투에서, 대포는 무거워서 끌고 가지 못할 거고, 화약은 최대한 아껴야 하니 함부로 쓸 수가 없습니다. 녀석들을 상대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창과 검인데 녀석들에게 택도 없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지 않습니까?”

 

 그의 말처럼 대포를 끌고 가기에는 입구는 너무나도 멀고 모래땅을 가로질러야 했기에 무리였다. 화약무기들은 화약을 보충해야 하는 문제가 있으니, 활의 경우도 사실상 보급을 위해서는 예비물량을 들고 가야하는 데에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만약 깊숙이 들어갔다가 화살과 화약이 다 떨어진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문제가 있으니까. 거기다 활의 경우 동굴의 특성 때문에 장궁을 사용하지도 못할 것이라서 사실상 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흐.... 그럼 어떻게 하자는 겁니까? 당장 녀석들을 몰아내지 않으면 우리 발밑에서 언제 녀석들이 나타날지 알 수가 없는데 말입니다?!”

 

 “진정해라 르뮘. 그의 말 역시 틀린 것은 아니다.”

 

 에락의 제재로 르뮘은 그대로 잠시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그의 말처럼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어떻게든 녀석들을 몰아내야 하는 것은 맞는 얘기니까. 그러기 위해 모두들 머리를 맞대면서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뭐, 그래봤자 거의 사실 정해져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지만 말이다.

 

 “역시 녀석들을 처리해야 한다는 게 맞는 것 같기는 한데.........”

 

 “문제는 결국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는 병력을 투입해야 한다는 것. 그게 문제네.”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문제. 누구를 보낼 것인가가 제일 중요한 문제다. 일반 병사들은 보낼 수가 없다. 기사들을 보낸다고 해도 성공할 확률이 없다는 것. 그렇다면..........

 

 “우리 애들을 보내는 게 답이지 뭐. 이미 정해진 거 아니었어?”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당당하게 얘기하는 리즌의 모습에 데미아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봐, 네 부대 인원들을 보내기에는 녀석들이 언제 기습을 올지 모른다고. 등급이 높은 괴물들이 습격할 경우 너희들이 없으면 막을 수가 없단 말이야.”

 

 모두들 그녀의 말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특히 그 자리에 있었던 울프강 역시 괴물의 힘에 목숨을 잃을 뻔했으니 말이다.

 

 “괜찮아. 어차피 토벌부대에서도 소수만 보낼 거니까. 많으면 10명쯤?”

 

 “그게 무슨 소리야? 미쳤어? 너?”

 

 데미아가 격한 반응을 보이며 그에게 따지듯 말을 했다. 아바르 역시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아무리 토벌부대라도, 무구 적합자라도 수백의 괴수들, 특히 괴물들이 섞여있는 무리를 상대하는 거는 무리라고! 누구보다 네가 더 잘 알거 아니야?”

 

 “뭐지? 언제는 투입해야한다고 말하던 사람들이 이제 와서 말을 바꾸는 거냐?”

 

 차가운 말투로 리즌이 말을 내뱉자, 리즌에게 다가가려던 데미아를 아이엘이 겨우 붙잡고 자리에 앉혀놓았다. 아바르 역시 갑자기 바뀐 그의 태도에 머리를 긁적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가장 이상한 기류를 느낀 사람인, 에락이 그를 보며 그르렁거리며 말했다.

 

 “누구보다 대원들을 아끼려던 네놈에게 무슨 바람이 분거지? 또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 거냐고.”

 

 “하, 꿍꿍이라고? 그런 건 없다고. 단지 계속 무의미한 논쟁만 될 것 같아서 가장 간단한 해결책을 주려고 한 것뿐이라고.”

 

 “리즌. 너 정말........”

 

 “진정해요, 군단장님.”

 

 아이엘이 없었다면, 이번엔 그녀의 손길이 리즌에게로 갈지 모를 것이다. 모두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그저 마른 침만 삼킬 뿐이었다.

 

 “그리고 난 말이야. 이런 네놈의 태도를 처음 본단 말이지? 그 농땡이나 피우던 녀석이 너무나도 당당하게 얘기를 하니까 말이야.”

 

 데미아와 리즌 사이뿐만 아니라 에락과 리즌의 사이 역시 아슬아슬한 줄다리기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정말이지 이런 사이에 끼어있는 아바르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모두 엎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근데, 일단 토벌부대의 권한은 아바르한테 있지 않나? 토벌부대는 2군단 소속이긴 해도 파견된 부대의 지휘를 따르니까 말이야.”

 

 갑자기 훅 들어오는 에락의 말에, 모두의 이목이 아바르에게로 집중되었다. 갑자기? 여기서? 라는 생각이 역력하게 드러나는 표정을 짓고 있는 아바르와 그런 그를 보며 피식 웃고 있는 리즌의 모습이 교차되었다. 이... 이 자식..... 이거 노린 거였어?!

 

 “자... 잠깐만 기다리라고. 나도 조금 생각을 좀 해야지. 일단 병력은 파견해야 한다는 게 옳다고 생각은 하는 데 말이야.........”

 

 일부러 10명이라는 숫자를 제시한 건가? 아니면 무슨 목적이 있어서 그러는 건가?

 

 “토벌부대를 섞어서 지원 병력까지 꾸려서 가는 게 어때? 그게 제일 낫지 않나?”

 

 조금 마음을 진정시킨 데미아가 의견을 던지며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말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리즌이 다시 한 번 말을 했다.

 

 “아니야. 병사들은 그냥 쉬라고 하고. 토벌부대만 보내자고.”

 

 왜, 굳이 토벌부대에 집착을 하는 거지? 누구보다 손해를 보기 싫어하는 녀석인데? 누구보다 그들을 아끼는 그였을 텐데?

 

 복잡해져가는 그의 머릿속에 주변의 말들이 더 뒤섞여 더욱더 혼란을 가중 시켰다. 시간이 흐르는 것을 참지 못하는 녀석들이 또다시 서로의 의견을 가지고 말싸움을 벌이며 기싸움을 벌여갔다. 결국 참다못한 그는 탁자를 세게 내리치며 큰소리로 외쳤다.

 

 “일단 휴식! 10분 뒤에 다시 하자고! 앙? 그럼 잠시 해산!”

 

 그 말을 외치고는 그대로 회의장 밖으로 나서버리는 그의 모습에 모두 그를 말없이 멍하니 바라보았다.

 

 단단히 화가 난 그의 뒷모습. 온 몸의 털이 곤두서서 마치 고슴도치와도 같아 보이는 그의 모습을 말이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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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13. 벌집(3) 2019 / 6 / 19 287 0 8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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