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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공작님이 싫습니다
작가 : 귤감이
작품등록일 : 2019.6.8

『”안돼요. 그러지 말고 나랑 놀아요. 역시 인간은 비명을 지를 때가 가장 아름다운 거 같아요. 그 봐주기 힘든 역겨운 얼굴들도 지금은 정말 아름다워요.”』

셋 중 가장 어린 하나가 주저앉아 엉엉 울어댔다. 치열을 보이며 웃는 내 말을 듣곤 시큼한 냄새를 뿜어대는 노오란 물이 치마와 바닥에 흥건히 스며들었다. 눈살이 절로 찌푸려지는 장면이지만 아주 통쾌하고 고소했다. 나의 그녀를 건드리면 그 누구도 그냥 넘어가진 않을 것이며, 그녀가 고통을 받은 만큼의 10배, 아니 딱 100배만 그대로 돌려줄 것이다.


「신」 의 단순 흥미로 인해 뒤틀린 운명의 삶을 살게 된 불운한 여자의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시작
작성일 : 19-06-10 16:48     조회 : 208     추천 : 0     분량 : 4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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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끼이익

 

 굳게 닫혀 있던 문이 또 한 번 열렸다. 가만히 웅크려 있던 아이들 전부가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곧 굶주린 배를 채울 수 있다는 기대감에 차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기대와 달리 빵은커녕 밀색 머리의 작은 소년이 던져졌다.

 지저분한 바닥을 구르며 힘없이 쓰러지는 소년은 독기 어린 눈을 품고 있었다.

 

 무릎은 이미 껍질이 까져 붉은 살점이 피를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굴하지 않고 벌떡 일어나 복면을 쓴 사람들에게 달려들었다.

 

 “내보내 줘!”

 

 겁도 없이 덩치 큰 여럿에게 목청이 찢어지게 발악을 하며 매섭게 덤벼들었다.

 

 “저 새끼 막아!”

 

 검은 복면을 뒤집어쓴 자들 중 가장 큰 사람이 나서서 소년을 가로막았다. 하지만 이내 다리 틈 사이로 빠져나가 수많은 복면을 요리조리 피해 다녔다.

 

 영문을 모르는 아이들은 좁고 낡은 오두막에 여럿이 몰려들어 적지 않게 당황했다. 아이들은 복면에게 이리저리 밟혀 성한 구석이 보이지 않았다.

 

 “윽”

 

 “살려주세요!”

 

 “으아악!”

 

 소년은 여전히 복면을 피해 오두막을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현란한 몸놀림으로 벽을 타고, 복면의 어깨를 짚어 뜀틀을 타듯이 뛰어넘었다. 감히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움직임이었다.

 

 소년은 땅을 짚고 추진력을 이용해서 벽을 찼다. 몸이 한순간 붕 뜨더니 천장의 지지대를 한 손으로 잡고 매달렸다. 낡은 오두막이 심하게 흔들려 무너질 것만 같았다.

 

 “잡아!”

 

 복면은 폴짝 뛰면서 소년을 잡으려 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우스워 소년은 목을 뒤로 젖히고 깔깔 웃어댔다. 잡힐 리 없다며 확신하는 소년의 모습은 아주 당차 보였다.

 

 “한심해.”

 

 소년은 하품을 내쉬다가 복면의 머리를 차고 바닥을 구르면서 착지했다. 흙먼지가 복면을 덮쳐 기침 소리가 터져 나왔다.

 소년의 모습은 맹수가 가볍게 땅을 밟는 것만 같이 보였다.

 

 “이 새끼가!”

 

 복면은 한꺼번에 달려들어 소년을 잡으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소년은 코끝으로 가볍게 웃어주며 바짝 약을 올렸다. 밝게 웃으며 아슬아슬하게 피하는 소년의 모습은 매우 즐거워 보였다.

 

 소년은 양손으로 땅을 짚고 몸을 날렸다. 복면의 눈이 커지더니 두 팔을 들어 소년을 잡으려 했다.

 

 “잡았···!”

 

 소년은 복면의 가슴팍에 떨어졌다.

 

 우당탕탕

 

 큰소리와 함께 넘어지고, 아이들은 복면에게 깔려 정신을 잃고 말았다.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소년은 문을 향해 냅다 뛰었다. 단단한 자물쇠가 느슨하게 묶여 문틈 사이로 나가려던 찰나

 

 “······!”

 

 소년의 움직임이 잠시 멈추었다. 한순간에 웃음기가 사라졌다.

 소년의 갈색 눈에 비친 것은 다름 아닌 힘없이 쓰러져 있는 벨이었다.

 

 “잡았다!”

 

 복면은 밀색 아이의 목덜미를 잡아끌었다. 그리고 버둥거리는 손과 발을 밧줄로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복면은 이를 바득 갈면서 소년의 뺨을 힘껏 치며 말했다.

 

 “이 꼬맹이 풀어주는 놈은 가만 안 둔다. 모두 가만히 있어라!”

 

 소년은 맞고 있는 와중에도 시선은 벨을 향해 있었다.

 

 벨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고, 혀를 내두를 정도로 심하게 마른 몸은 지금 당장 죽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오히려 죽지 않고 미약하게나마 숨을 쉬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한바탕의 소동이 끝나고, 복면은 모두 문밖으로 사라졌다.

 아이들은 계속 밟힌 탓인지 신음을 흘리며 몸을 가누지 못하고 힘없이 쓰러져 있었다.

 뼈가 부러지고, 발이 으스러지거나, 여기저기 성한 곳이 없는 아이들은 원인을 제공한 소년을 나무라지 않았다. 오히려 소년과 멀어져 피하려고만 했다.

 

 소년은 지쳤는지 바닥에 벌러덩 드러누워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밧줄에 단단히 묶여 있었지만, 소년의 분위기는 그 어떤 아이들보다 밝아 보였다.

 

 “너, 이게 무슨 짓이냐.”

 

 수차례 밟혀 신발 자국으로 얼룩진 아이가 가장 먼저 몸을 일으켜 세웠다. 벨을 쭉 괴롭혀 온 아이였다.

 소년은 한 번 흘깃 쳐다보고 이내 다시 고개를 돌렸다.

 

 아이의 얼굴이 벌게지더니 분을 이기지 못하고 숨소리를 거칠게 씩씩거렸다.

 

 “난 말이야. 내 말을 무시하는 인간들이 제일 싫어. 그러니까 이건 전부 네가 자초한 일이야.”

 

 아이는 괴성을 지르며 소년에게 달려들었다.

 

 “어?”

 

 한순간이었다. 마치 공기를 가르듯이 거센소리가 났다. 아이가 죽일 듯이 주먹을 쥐고 달려들던 것이 멈추었다.

 

 소년은 태연하게 끊어진 밧줄을 한 손으로 흔들고 있었다. 한 손은 아이의 팔을 단단히 쥐고 있었다. 아이의 팔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소년은 표정을 굳히고 말했다.

 

 “가만히 있으라고 했잖아.”

 

 “이거 놔!”

 

 소년은 발버둥 치는 아이의 팔을 더욱 세게 움켜쥐었다. 지금 당장 끊어질 것만 같은 아이의 팔은 부르르 떨렸다.

 

 으드득

 

 단단한 것이 깨어질 때 나는 소리와 같았다. 비명 소리와 함께 아이가 팔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뼈를 부수는 고통 속에서 신음을 내며 미친 듯이 울부짖었다. 그에 비해 소년은 손에 흙덩이를 쥔 것처럼 아주 태연했다.

 

 “아, 졸리네.”

 

 소년은 고통스러워하는 아이의 팔을 놓고, 늘어지게 하품했다.

 그리고 먼지라도 묻은 것처럼 손을 탈탈 털고, 한쪽 팔을 괴짚고 잠을 청했다.

 

 아이들은 낡은 오두막 한가운데 몹시 편한 자세로 누워 있는 소년을 보고 말을 잇지 못했다.

 가장 힘이 센 아이 하나가 맥을 못 추고 바로 쓰러졌기 때문이다.

 

 평소 폭군과도 다름없었던 아이를 짓누르고, 그 자리를 떡하니 차지한 소년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소년이 오기 전, 아이의 심기에 거슬리는 짓만 하지 않으면 나름대로 편히 지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실세가 뒤바뀐 상황에서 섣불리 행동할 수 없었다. 벨은 운이 나쁘게도 그것을 몰랐기에 괴롭힘을 받았던 것이다.

 

 아이들은 궁금해했다. 소년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하면 그런 완연한 몸놀림을 낼 수 있는지.

 그리고 혹시라도 자신을 해하지 않을지 전전긍긍했다.

 누군가는 두려움의 시선을, 누군가는 경외의 시선으로 보았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 지 소년은 세상모르고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아이들은 수군거렸다.

 

 “우리 이제 어떡해?”

 “어떡하긴 뭘! 당연히 저 사람한테 붙어야지.”

 “난 싫어! 무섭단 말이야.”

 

 서로 웅성거리며 어느 쪽에 붙어야 할지 소리를 높이고 있을 때였다. 짙은 파란 머리 아이가 붉어진 얼굴로 벌떡 일어났다. 파란 아이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지금 당장 사고를 칠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팔을 부여잡고 쓰러져 있는 아이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파란 아이는 아이의 앞에 서더니 주먹을 쥐면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결심이라도 한 것인지 침을 꿀꺽 삼키고 아이의 바스러진 팔을 으깨듯이 밟아 내렸다.

 

 “으아아아악!”

 

 “내 동생···”

 

 파란 아이는 말을 더듬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네가···!”

 

 울상이 되어 울음이 터져 나올 것 같은 목소리로 계속 지그시 밟았다.

 

 “내 동생을···”

 

 아이가 귀를 째는 듯한 비명과 함께 붉은 피를 토했다. 입을 벙긋거리며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했지만 들리지 않았다. 결국 아이는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말았다. 순식간에 너무 많은 피를 흘려 충격을 받은 듯했다.

 아이의 팔은 이미 완전히 으깨져 더는 쓰지 못할 것 같이 보였다.

 

 그런데도 파란 아이는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거세게 밟았다. 팔 뿐만 아니라, 다리, 얼굴을 수차례 짓이겼다.

 

 “내 동생을 죽였어···!”

 

 아이들은 외면했다. 모두 벙어리처럼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아래로 떨궜다. 평소에 얌전하기만 했던 파란 머리의 소행에 놀라면서 아무도 말리지도, 막아서지도 않았다.

 

 그때였다.

 

 “그만해!”

 

 다급하게 애원하는 목소리의 정체는 다름 아닌 벨이었다. 벨은 온몸에 파란 멍이 서려 있었고, 얼굴이 손톱자국으로 반쯤 파여 있어 눈 뜨고는 차마 볼 수 없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는 벨의 모습은 조금도 위협이 되지 않았다.

 

 “닥···쳐! 네가 뭘 알아···!”

 

 파란 아이는 이성을 잃고 분에 했다. 오랜 기간 동안 참아왔던 것인지 아이의 눈동자는 분노가 서려 있었다. 벨은 파란 아이의 다리를 붙잡고 애원했지만, 여전히 멈추지 않았다.

 

 “제발 그만···!”

 

 “치워!”

 

 파란 아이는 벨의 복부를 힘껏 걷어찼다. 너무나도 가벼웠던 벨은 큰소리와 함께 오두막 벽에 부딪혀 쓰러졌다.

 

 “컥”

 

 벨은 거친 숨소리를 내뱉으며 목을 움켜 지었다. 숨이 쉬어지지 않는 것인지 입가에 침이 흐르고 있었다.

 

 파란 아이는 이해할 수 없었다. 무자비하게 벨을 짓밟은 아이를 감싸주는 것을.

 

 “그···러게 왜 말렸어···!”

 

 시끄러운 분위기 속에서 소년은 미간을 찌푸리고 눈썹을 추켜세웠다.

 손으로 이마를 짚고 참아보려 했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오랫동안 잠을 자지 못해 피곤함이 극도로 치달아 있던 소년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야.”

 

 소년이 냉랭한 분위기로 한마디 하자 아이들 얼굴이 모두 사색이 됐다.

 

 ‘쟤 이제 죽겠네.’

 ‘시끄럽게 진짜.’

 ‘그러게 왜 그 난리를 피웠니.’

 

 “야 너네.”

 

 소년은 파란 아이를 한 번 흘끗 보다가 고개를 돌리고, 방관하고 있던 아이들을 대충 훑어보았다.

 

 “안 말리고 뭐 하냐?”

 

 소년은 경멸 섞인 눈으로 아이들을 보았다.

 아이들은 흠칫하며 고개를 떨구고, 그 누구도 반박하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이 상황을 어떻게 빠져나갈지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잠 좀 자게 조용히 하자.”

 

 소년은 이 말을 끝으로 더는 터치하지 않고 자리를 펴고 벌러덩 드러누웠다.

 혼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파란 아이는 주먹을 부르르 쥐고 있었다.

 

 낡은 오두막의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조용했다. 소년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단지 모두를 한 번 쓰윽 흘겨봤을 뿐이었다.

 

 아이들은 모두 살기 어린 냉랭한 분위기에 입을 떼지 못했다. 저 옆에 들려오는 괴로워 하는 미약한 벨의 숨소리만 들려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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