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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공작님이 싫습니다
작가 : 귤감이
작품등록일 : 2019.6.8

『”안돼요. 그러지 말고 나랑 놀아요. 역시 인간은 비명을 지를 때가 가장 아름다운 거 같아요. 그 봐주기 힘든 역겨운 얼굴들도 지금은 정말 아름다워요.”』

셋 중 가장 어린 하나가 주저앉아 엉엉 울어댔다. 치열을 보이며 웃는 내 말을 듣곤 시큼한 냄새를 뿜어대는 노오란 물이 치마와 바닥에 흥건히 스며들었다. 눈살이 절로 찌푸려지는 장면이지만 아주 통쾌하고 고소했다. 나의 그녀를 건드리면 그 누구도 그냥 넘어가진 않을 것이며, 그녀가 고통을 받은 만큼의 10배, 아니 딱 100배만 그대로 돌려줄 것이다.


「신」 의 단순 흥미로 인해 뒤틀린 운명의 삶을 살게 된 불운한 여자의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이별
작성일 : 19-06-09 20:15     조회 : 199     추천 : 0     분량 : 4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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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푹

 푹푹푹푹푹

  

 이상한 소리. 아론인가···?

 

 이 넓은 숲속에서 마주치다니! 역시 우린 운명인가 봐.

 감탄하며 아론을 놀래켜주기 위해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살금살금 걸어갔다.

  

 “아로ㄴ···!”

  

 믿을 수 없었다. 지금 내 눈 앞에 펼쳐진 이 광경이. 뭐야 이거? 거짓말이지···?

  

 붉은 피가 여기저기 흩어져 토막 난 팔과 다리, 얼굴이 나뭇가지에 여기저기 걸려있었다. 내 눈앞에 비친 것은 틀림없는 사람의 일부다.

  

 말도 안 돼···.

  

 나를 향해 늘 달콤한 미소를 지어주며 사랑을 속삭이던 그가,

 언제나 다정하기만 했던 그가,

  

 사람을 찌르며 웃고 있다는 것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악마···

 내 앞에 있는 흡사 광기 어린 악마와도 같은 아론을 보며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그러자 들고 있던 가방이 풀썩 떨어지더니 아론을 위해 손수 준비한 붉은빛을 띠는 사과가 굴러 떨어졌다.

  

 데구르르

  

 사과는 피 칠갑 되어있는 땅바닥 여기저기를 굴러다닌 탓에 피가 묻어 더욱더 붉은 빛을 띠었고, 다리는 누군지도 모를 사람의 피로 흠뻑 젖어 공포심을 부추겼다.

  

 푹푹푹푹푹

  

 소리가 날 때마다 절로 인상을 쓰이게 만드는 비릿한 피 냄새가 강해져 코를 찔러댔다.

  

 도저히 입을 다물지 못했다.

  

 여전히 피가 뚝뚝 떨어지는 돌을 내리치고, 입가에 맺혀 있는 피를 보고 확신했다. 아아··· 그렇구나. 이게 「신」 이 내린 가르침···.

  

 믿었던 그가 배신했다는 생각에 가슴 깊은 곳은 증오와 절망, 질책, 분노로 가득 메워졌다.

  

 그러면서 속 안은 매스꺼웠고, 지금 당장 그가 준 고기가 올라오는 기분이었다.

 배 속에 역겨운 무언가가 들어있는 것이 무서웠다.

 내가 지금껏 먹어왔던 것들은 대체 뭐지···.

  

 너무나도 고통스러워 견딜 수 없었다. 눈물이 앞을 가려 아론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았다.

  

  

 띠링

  

  

 익숙하지 않은 소리가 귀를 스쳐 지나갔다.

 낯선 곳에 홀로 남겨졌을 때 보았던 알 수 없는 메시지가 눈앞에 다시 한번 나타났다.

  

 그 후로 보지 못했던 정체불명의 메시지가 하필 지금 나타난 것이다.

  

  

 【미션 완료】

 

 띠링

 

 【이동하시겠습니까? 】

  

 YES        NO

  

  

 신이 있다면 당장 물어보고 싶었다.

  

 이 빌어먹을 세상에 왜 나를 태어나게 했고

 그리고 왜 그와 만나게 했는지,

  

 지난 몇 년간 아론과 함께했던 나날을 떠올리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혹시라도 아론이 울고 있는 나를 볼까 두려워 손을 덜덜 떨며 흐느끼고 있는 입을 틀어막았다.

  

 그때였다.

  

 눈앞에 있는 메시지가 빨리 결정하라는 듯 깜빡거리다가 이내 또 다른 메시지가 나타났다.

  

  

 띠링

  

 “60초···?”

  

 

 【이동하시겠습니까?

   남은 시간: 60초 】

  

 YES        NO

  

 어이가 없었다.

  

 신이 내린 벌인지, 단순 재미인지 나를 농락하려는 듯한 이 상황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

  

 60

  

 59

  

 58

  

 57

  

 야속하게도 시간은 망설이고 있는 나를 기다려주지 않고 계속 줄어들고 있었다.

  

 무서웠다.

 이 메시지를 거절한다면 나는 어떻게 되는지,

 죽는 걸까? 아니면···.

  

 아론을 다시는 마주 하고 싶지 않았다.

  

 설사 다시 마주하더라도 예전처럼 다정한 눈빛으로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나는 확신했다.

 

 “아론은 날 사랑하지 않아···.”

 

 그렇지 않고서야 나에게 이럴 리 없었다.

 왜 나를 죽이지 않았을까? 그저 단순 흥미였던 걸까?

  

 죽이지 않고 날 살려둔 이유를 알고 싶었지만 지금 당장 닥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그래 해보자 이거야. 신이 있다면, 정말로 신이 있다면 이런 장난에 얼마든지 어울려 주겠어.”

  

 29

  

 28

  

 27

  

 26

  

 달달 떨리는 손으로 깜빡거리며 빛나고 있는 YES를 향해 손을 뻗었다.

  

  

         【YES】

  

 * * *

  

  

 아론은 아침 일찍 일어나 졸린 눈으로 자신을 배웅해준 그녀를 떠올리며 숲속 깊은 곳으로 향했다.

 

 잘 다듬어진 돌칼과 그녀가 정성스레 싸준 도시락을 쥐고 빠른 걸음으로 거닐었다.

 

 길 양옆으로 늘어선 나무들은 완연한 가을 기운 탓인지 어느덧 잎들을 다 떨어뜨리고 맨몸으로 서 있었다. 서늘한 바람이 세게 불어와 흙먼지가 휘날려 아론은 눈을 찡그리면서도 꿋꿋하게 앞으로 향했다.

 

 오랜 시간을 홀로 숲속을 거닌 아론은 지친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고, 오히려 어린아이같이 밝게 보였다.

 

 저 멀리 큰 나무로 빼곡한 곳이 보였다. 목적지에 도착한 것인지 아론은 바삐 걷던 걸음을 멈추고 숨을 들이마셨다.

  

 “좋은 냄새.”

 

 피비린내가 코를 찌르듯 진동하고, 바닥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새빨갛던 피는 며칠 사이에 굳어 검은빛을 띠고 있었다.

  

 굳은 피를 아무렇지 않게 밟고 지나갔다. 한 발 한 발 내디디딜 때마다 발에 피가 들러붙어 찐득한 소리가 들려왔다.

 

 아론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나무가 무성하게 진 수풀 속으로 들어갔다. 그때였다.

 

 “살려줘···!”

 

 척 봐도 단단한 넝쿨에 묶인 남자가 공포에 질린 얼굴을 하며 아론에게 애원하고 있었다. 여기저기 맞은 것인지 시퍼런 멍이 들어 있었고, 얼굴은 해골같이 수척하였으며 고급스럽게 보이는 옷은 해져 있었다.

 

 “닥쳐.”

 

 아론은 땅바닥에 묶인 채로 널브러져 있는 남자의 얼굴을 툭 차며 인상을 찌푸렸다.

 

 “제발···살려···줘. ”

 

 남자는 발에 치여 눈물을 호소 하면서 계속 애원했다. 아론은 남자의 얼굴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보고 실소를 내뱉었다.

 

 “지금 당장 그 눈을 파버리기 전에 그쳐.”

 

 “내가··· 어떻게 해주면 되는 거야? 돈? 명예? 전부 줄 수 있어···! 제발 목숨만은···!”

 

 “필요 없어. 당신네들이 한 짓을 벌써 잊은 거야?”

 

 아론은 혀를 쯧 차며 남자의 복부를 힘껏 찼다.

  

 눈물로 범벅이 된 남자는 가쁜 숨을 내며 몸을 웅크리는 기색을 보였다.

 

 “제···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남자를 보자 아론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아론은 무릎을 굽혀 누워있는 남자와 눈을 맞췄다.

 

 “그거 알아? 늘 더러운 것을 품고 있던 당신 눈, 지금은 정말 아름다워.”

 

 아론은 그 말을 끝으로 손에 들린 돌칼을 남자의 얼굴에 쓰윽 문질렀다.

 남자의 눈동자는 두려움이 투영돼 버둥거리며 몸부림쳤다.

 

 “첫 번째는 다리.”

 

 아론은 팔을 들어 남자의 다리를 향해 칼을 휘둘렀다.

 

 탁

 

 고막이 따가울 정도로 앙칼진 황구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남자의 다리를 있는 힘껏 가격한 탓인지 칼은 힘없이 부서졌다.

 

 “아, 부러졌네.”

 

 아론은 남자의 다리에 박힌 조각난 칼을 움켜쥐고, 이리저리 심하게 휘저었다. 살갗이 표피를 한 꺼풀 벗겨낸 것처럼 붉은 피가 흘러나와 발을 흠뻑 적셨다.

 

 “시끄러워.”

 

 어김없이 비명을 횡사하고 있는 남자는 당장이라도 정신을 잃을 것 같아 보였다. 하지만 그것을 내버려두지 않는 아론은 남자의 뺨을 사정없이 쳤다.

 

 “내···가···잘못···했어···.”

 

 “다음은 두 번째.”

 

 간곡하게 애원하는 남자의 말에도 불구하고 아론은 그저 이 행위 자체를 즐기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

 남자의 다리는 제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너덜너덜해져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었다.

 

 아론의 행위는 더욱더 거세졌다.

 

 남자의 우람한 팔뚝을 잡았다. 그리고는 힘을 들여 천천히, 천천히 비틀었다. 언뜻 봐도 통나무같이 굵은 팔뚝은 허무할 정도로 너무나 쉽게 부러졌다.

 

 애처롭게 울부짖는 남자의 비명소리는 지금 당장 죽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눈살이 파르르 떨리고, 살점이 완전히 떨어져 나간 다리는 끊임없이 떨리고 있었다.

 

 눈물, 콧물로 범벅이 된 남자는 버티고 버티다 붉은 피가 강을 이루는 한 가운데서 정신을 잃고 말았다.

 

 “재미없어.”

 

 아론은 더는 움직이지 않는 남자를 발로 걷어차 구석으로 치웠다. 남자가 있던 자리는 피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소름 끼치게 처참한 광경을 이루었다.

 

 아론은 칼을 하나 더 들고 왔다. 그리고는 미약한 숨을 쉬고 있는 남자의 목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찔렀다.

 

 푹푹푹푹

 

 이리저리 찢겨서 벌어진 상처마다 붉은 피가 뿜어져 나와 아론의 두 손에 피가 주르르 흘러내렸다.

 

 “어머니··· 제가 해냈어요···.”

 

 아론은 처참하게 죽어버린 남자를 바라보며 내내 띠고 있던 웃음기를 지웠다. 어째서인지 아론의 두 눈은 눈물이 흥건히 고여 있었다.

 

 아론은 시체를 커다란 돌이 있는 곳으로 옮겼다. 주변은 빼곡하게 나무가 둘러싸여 거무스름한 그늘이 서늘한 느낌을 주었다.

  

 푹푹푹푹

  

 탁

  

 탁

  

 아론은 돌칼을 아주 능숙하게 다루었다.

  

 시퍼렇게 멍이 든 피부 가죽을 뜯어내고, 눌러 붙어있는 뼈를 일일이 해체했다.

  

 “역시 좋은 냄새”

  

 아론은 비릿한 피 냄새에 코를 파묻고 이 순간을 즐기며 손은 바쁘게 움직였다.

 

 목부터 시작해서, 어깨, 배, 다리, 발···

 

 시체는 점차 조그맣게 조각나 손바닥만 한 크기로 이루어졌다. 해체하는 작업이 여간 까다로웠던 터라 입가에 피가 묻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흐으음”

 

 아론은 작업을 모두 끝내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몸에서 풍기는 비릿한 피 냄새를 씻어냈다.

 

 서늘한 가을바람이 스르르 불어 오늘따라 강물이 더욱더 차갑게 느껴졌지만, 온몸 구석구석을 씻어 몸에 묻은 피를 흘려보냈다.

  

 붉은 피가 강물을 따라 흘러 내려가는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었다.

  

 아론은 온몸을 깨끗하게 씻은 후에 고이 개어 소중히 보관해 둔 옷을 가지러 작업장으로 향했다. 그녀가 열심히 만들어 준 옷은 그 어느 것보다 소중해 피가 묻으면 곤란했기 때문이다.

  

 “응?”

  

 툭

  

 발끝에 사과가 부딪혀 데구르르 굴러갔다.

  

 “이게 뭐지?”

  

 이곳은 아론이 지칠 때마다 와 쉬어가는 일종의 비밀장소였다. 어릴 때부터 지내온 피난처이자 안식처나 마찬가지였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애착을 가지고, 누군가 오지는 않았는지, 달라진 것이 있지 않은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런데 수년간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일이 하필 지금 일어나고야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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