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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공작님이 싫습니다
작가 : 귤감이
작품등록일 : 2019.6.8

『”안돼요. 그러지 말고 나랑 놀아요. 역시 인간은 비명을 지를 때가 가장 아름다운 거 같아요. 그 봐주기 힘든 역겨운 얼굴들도 지금은 정말 아름다워요.”』

셋 중 가장 어린 하나가 주저앉아 엉엉 울어댔다. 치열을 보이며 웃는 내 말을 듣곤 시큼한 냄새를 뿜어대는 노오란 물이 치마와 바닥에 흥건히 스며들었다. 눈살이 절로 찌푸려지는 장면이지만 아주 통쾌하고 고소했다. 나의 그녀를 건드리면 그 누구도 그냥 넘어가진 않을 것이며, 그녀가 고통을 받은 만큼의 10배, 아니 딱 100배만 그대로 돌려줄 것이다.


「신」 의 단순 흥미로 인해 뒤틀린 운명의 삶을 살게 된 불운한 여자의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첫만남
작성일 : 19-06-08 00:24     조회 : 348     추천 : 0     분량 : 4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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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Prologue.

 

 

 신이 있다면 당장 물어보고 싶었다.

 

 

 이 빌어먹을 세상에 왜 나를 태어나게 했고 왜 그와 만나게 했는지,

 

 

 지난 몇 년간 그와 함께했던 나날을 떠올리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혹시라도 그가 울고 있는 나를 볼까 두려워 손을 덜덜 떨며 흐느끼고 입을 틀어막았다.

 

 

 그때였다.

 

 

 눈앞에 있는 메시지가 빨리 결정하라는 듯 깜빡거리다가 이내 또 다른 메시지가 나타났다.

 

 

 

  띠링

 

 

 “60초···?”

 

 

  【이동하시겠습니까?

  남은 시간: 60초 】

 

  YES NO

 

 

 어이가 없었다.

 

 

 신이 내린 벌인지, 아니면 단순 재미인지 나를 농락하려는 듯한 이 상황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

 

 

 60

 

 

 59

 

 

 58

 

 

 57

 

 

 야속하게도 시간은 생각하고 있을 때 또한 기다려주지 않고 계속 줄어들고 있었다.

 

 

 무서웠다.

 

 

 만약 이 메시지를 거절한다면 나는 어떻게 되는지,

 

 

 죽는 걸까? 아니면···.

 

 

 그를 다시는 마주 하고 싶지 않았다.

 

 

 그를 다시 마주하더라도 예전처럼 다정한 눈빛으로 사랑한다고 더는 말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왜 그는 나를 죽이지 않았을까? 그저 단순 흥미였던 걸까?

 

 

 그가 죽이지 않고 살려둔 이유를 알고 싶었지만 지금 당장 나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그래 해보자 이거야. 신이 있다면, 정말로 신이 있다면 이런 장난에 얼마든지 어울려 주겠어.”

 

 

 29

 

 

 28

 

 

 27

 

 

 26

 

 

 달달 떨리는 손으로 깜빡거리며 빛나고 있는 YES를 향해 손을 뻗었다.

 

 

 

  【YES】

 

 

 

 

 「신」 의 단순 흥미로 인해 뒤틀린 운명dml 삶을 살게 된 불운한 여자의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 * *

 

 

 

 

 

 사회 초년생, 어중간한 대학을 나와 어중간한 중소기업에 겨우 들어가서 어디에서나 있을법한 진상 진상 개진상 상사의 강요로 어쩔 수 없이 교회에 끌려오게 됐다.

 

 

 나는 신을 믿지 않는다. 신? 그게 뭔데? 내가 살아가는 데 돈을 주기를 해. 기도하면 로또 번호를 알려주기를 해.

 

 

 뭐만 하면 카드값 내랴. 학자금 빚 갚으랴. 보험료 내랴.

 

 

 지나치게 가벼운 내 통장에 한 푼이라도 꽂아주면 조금은 믿을 마음이 생길지도 모르지만 그럴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마냥 가볍게만 생각한다면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기 힘들 것이다. 모두 허무맹랑한 소리지.

 

 

 게다가 이 휘황찬란한 교회는 뭔데? 나 혼자 살아가기도 팍팍한데 이곳에 돈을 낼 여유는 없단 말이야. 좋겠다. 돈 많은 사람은. 통장 잔고에 돈이 얼마나 들었나 걱정할 필요 없이 마구 긁을 수 있어서.

 

 

 뒷머리가 시원하게까진 목사가 시끄럽게 연설을 토로하고 있을 때도 나는 여전히 내적 쌍욕을 내뱉으며 세상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 한참을 욕했더니 속이 한결 후련해진 것일까.

 

 

 옆을 흘끔 보니 목사의 얼토당토않은 말에 감동한 것인지 상사는 촌스러운 녹색 손수건을 눈가에 갖다 대며 홀로 흐느끼고 있었다.

 

 

 빌어먹을 상사, 내가 왜 당신 우는 걸 봐야 하는 거냐고!

 

 

 목사가 손을 높이 치켜들고 정열적으로 연설을 하는 와중에도 내 표정은 똥이라도 씹은 것처럼 점점 썩어들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상사가 손수건을 부여잡고 흐느끼고 있는 이 상황에서 아무런 액션도 취하지 않는다면 한 달간 내리 갈굼 확정이기 때문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우는 시늉이라도 해야 했다. 더러운 세상, 이렇게라도 먹고 살아야지.

 

 

 그렇게 1시간 내내 쫑알거리던 목사의 연설이 끝난 것인지 하염없이 단상을 바라보고 있던 시선들이 모두 아래로 향하는 듯했다.

 

 

 환한 조명에 의해 시원하게까진 뒷머리가 반짝 빛나더니 목사가 목을 가다듬었다.

 

 

 크흠

 

 

 짧지만 굵은 소리와 함께 사람들은 미리 입이라도 맞춘 것처럼 모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아 시선을 더욱더 아래로 향하게 했다. 옆에 흐느끼고 있던 상사도 언제 울었냐는 듯 숙연한 분위기로 눈을 감고 경청하는 자세를 취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가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

 

 

 “어?”

 

 

 마이크에 입을 바짝 갖다 대고 말하던 가래 낀 목소리가 더는 들리지 않았다. 마치 시간이라도 멈춘 것처럼.

 

 

 

 얼마 전에 본 1000만 관객을 달성한 영화 <나만 빼고 다 멈추었다>의 한 장면이 문득 떠올랐다.

 

 

 

 오 맙소사. 제발.

 

 

 

 귀에 살짝 거슬리던 에어컨의 엔진소리와 귓가 주변을 한참 날아다니던 모깃소리, 드넓은 공간에 사람들로 꽉 차 있어 가끔 들리던 헛기침 소리, 그리고 목사가 우렁차게 기도문을 외는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지금 당장 고개를 들어 이게 어떻게 된 상황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이럴 때 영화 속 여자주인공은 당당하게 이 상황을 헤쳐나가는데, 말이 쉽지. 여긴 영화 속이 아니라 팍팍한 현실 속이란 말이야.

 

 

 

 눈을 질끈 감고 떨리는 두 손을 꽉 부여잡으며 얼마 전에 엄마가 알려준 478호흡법으로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켰다.

 

 

 

 후우

 

 

 

 코로 4초간, 7초간 숨을 참고, 입으로 8초간 내쉬고..

 

 

 

 조용히 숨을 내쉬며 심호흡을 가다듬다가 뒷말에 엄마가 알려준 말이 문득 생각났다.

 

 

 

 아, 잠깐만 이건 불면증에 효과적인 숙면법인데? 이 상황에서 자려고 하면 어쩌자는 거야. 내가 드디어 정신이 나갔구나.

 

 

 

 이럴 줄 알았으면 아침밥이라도 먹고 나오는 건데.

 

 

 

 끝나고 근사한 점심을 사주겠다던 상사에 말에 혹해 엄마가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며 먹고 가라는 구수한 된장찌개를 기어코 마다하고 나왔다.

 

 

 

 지갑을 몽땅 털어주겠다는 의지로 왔지만 결국 아무것도 얻어먹지 못하게 될까 봐 괜히 분했다.

 

 

 

 그때였다.

 

 

 

 [너는 왜 나를 부정하지]

 

 

 

 쓸데없는 생각으로 가득 차 지금의 상황을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때, 사람의 말이라고 볼 수 없는 둔탁하고도 기분 나쁜 기계음의 목소리가 귓가를 스쳐 지나갔다.

 

 

 

 이대로 죽는 건가.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할 수 있는데, 이대로 죽게 된다니.

 

 

 

 [대답하라]

 

 

 

 눈을 뜨고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말도 안 돼. 도저히 현실이라고 생각될 수 없는 정지화면 같은 모습, 그리고 기분 나쁜 목소리, 내가 미친 것이 분명했다. 그것도 단단히.

 

 

 

 세차게 날갯짓을 하고 있던 모기가 공중에 멈춰 서 있고, 한 치의 미동도 없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손을 곧추 모아 고개를 떨구고 있는 목사의 뒤 거대한 예수 석상으로부터 느껴지는 따가운 시선, 이것은 분명한 현실이었다.

 

 

 

 눈살을 찌푸리며 소리의 정체가 무엇인지 잠깐 생각했다. 몰카? 꿈?

 

 

 사실 답은 이미 나와 있었지만 저것이 사람들이 칭송하는 「신」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애써 부정하고 있었다.

 

 

 

 “당신 누구야.”

 

 

 

 목 끝까지 차오르는 욕을 겨우 삼키고 떨리는 목소리로 묻자 저것은 나를 조롱이라도 하는 것처럼 끈적하고도 느끼한 소리로 대답했다.

 

 

 

 [이미 알고 있을 텐데. 다시 한번 더 묻지. 너는 왜 나를 부정하는 거지]

 

 

 

 끈질겨. 저것이 정말 「신」 이라면 인간 세상에 이렇게 사사로이 개입해도 되는 거야? 믿지 않을 수도 있지. 이런 암울한 현실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나 혼자 건사하기 힘든데, 너 같은 걸 믿으면서 내 지갑을 갖다 바치라고?

 

 

 

 “당신을 믿으면 내게 득이 있는 거야?”

 

 

 

 [여전히 오만방자하구나. 내 직접 나서서 너에게 가르침을 주려 했거늘]

 

 

 

 헛웃음이 절로 나오는 어이없는 말이었다. 어쩜 저런 부끄러운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것인지. 몸을 부르르 떨며 목 끝까지 차오르는 웃음을 막기 위해 있는 힘껏 입을 틀어막았다.

 

 

 

 그러나 손의 자그마한 틈새로 나오는 작은소리는 「신」 이란 것의 심기를 건들기는 아주 충분했다.

 

 

 

 [좋다. 내 너에게 또 한 번의 가르침을 주마]

 

 

 

 또 한 번? 잠깐만. 우리 어디서 만난 적이 있었어?

 

 

 

 기분 나쁜 목소리가 끝나기가 무섭게 빛이 눈 앞을 가리더니 정체불명의 메시지가 눈 앞에 나타났다.

 

 

 

 

 

 《주어진 미션을 완료하시오.》

 

 

 

 “뭐?”

 

 

 

 무슨 상황인지 알 턱이 없는 나는 어이가 없어 실소를 내뱉었다.

 

 설명 하나 없는 불친절한 메시지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입을 꾹 다물고 앞을 향해 손을 휘휘 내저었다.

 

 

 

 알 수 없는 이 메시지는 만져지지 않고 허공을 향해 손짓하는 듯 통과되어 지나갔다.

 

 

 

 눈앞에 나타난 장난 같은 광경에 도저히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조금 전 있었던 일이 마치 꿈만 같이 느껴졌지만 생생하게 보이는 이것이 진짜 현실이라는 것을 믿을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말도 안 돼···.”

 

 

 

 오한이 느껴지는 나무가 빼곡한 숲속, 기분 나쁜 소리로 울어대는 새소리, 그리고 얼굴을 스치고 지나간 차가 우고도 매서운 바람에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주저앉았다.

 

 

 

 생생하게 느껴지는 풀의 감촉, 이건 확실히 어딘지도 모를 곳으로 이동됐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주변을 둘러보며 떨리는 다리를 겨우 일으켜 세우려던 찰나 문득 수풀 너머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어둠 속에서 모습을 숨기고 바스락 바스락 소리를 내며 점점 빠르게 다가오는 것이 사람인 것 같았다.

 

 

 

 그때였다. 묵직하면서도 안심이 되는 듯한 따뜻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야.”

 

 

 

 “살려···.”

 

 

 

 말을 건네 도움을 요청해보려 했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졸음이 몰려오고, 무언가에 턱 막히기라도 한 것처럼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487 호흡법의 효과가 이제서야 나타날 일이 없다는 것을 아는 나는 확신했다.

 

 

 

 틀림없는 신의 장난.

 

 

 

 빌어먹을 신, 여기서 날 기절시켜? 언젠가는 그 높은 콧대를 반드시 꺾어주겠어.

 

 

 

 결국 수풀 너머에서 들려오는 소리의 정체를 확인하지 못하고 서서히 몰려오는 졸음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나의 불운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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