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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무제
작가 : 조세핀D
작품등록일 : 2019.6.1

 
1.혼란
작성일 : 19-06-04 15:07     조회 : 257     추천 : 1     분량 : 5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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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장. 혼란3

 

 태무황자의 성에는 ‘마라’라는 상단이 있었다. 성에서 제일 큰 상단이었다.

 낮에는 물건을 팔고, 밤에는 몸을 판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돈 되는 것들은 모두 팔아치운다는 무시무시한 상단이었다.

 

 “황자님 마라에 꽤 쓸 만한 물건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황자의 시선이 세림에게 쏠렸다. 그 시선을 받으며 한껏 즐겁게 말했다.

 

 “려국이 망하면서 들어온 물건인데 왕족의 물건이라고 합니다. 왕족의 물건이면 뭐, 말 다했지 않습니까?”

 

 왼쪽에 있던 양명이 받아쳤다.

 

 “호오, 혹시 압니까? 왕족의 것이면 엄청 예쁜 여인이라던가, 창기라던가...”

 

 세림이 양명의 머리를 세게 쳤다.

 

 “이놈은 그저 여인 생각만 하지. 저번 조공에서 바치치 않은 것들이 나오지 않겠나 이 말이다.”

 

 “그러니까 내말이! 왕이면 숨겨놓은 여인들이 있을 것 아닙니까. 황자님은 남이 품었던 여인은 싫으실 테니 나라도 가서 맘껏 품어 보는게...”

 

 뒤에서 투닥거리며 다투는 호위무사들을 내버려둔 채 황자는 술병을 입으로 가져갔다.

 

 “쓸 만한 물건이라... 혹 숨겨놓은 무기가 있을지 모르겠군.”

 

 황자는 잔인한 눈을 빛냈다.

 

 

  려국에서 버려지듯 자신과 함께 온 주아는 눈물이 많지만 꽤 강단 있는 시종이었다. 환국에서의 그 끔찍했던 밤이 지나고 자신을 데리러 왔을 때, 커다란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을 참으며 인혜에게 자신의 겉옷을 덮어 씌웠었다.

 그리고는 아무 말 없이 인혜를 꼭 안아주었다.

 

 “괜찮아요, 공주님. 다 지나갔어요.”

 

 넋이 나가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인혜를 조심히 일으켜 세워, 이 전각으로 이끌었던 것도 주아였다.

 둘 다 그 밤의 일은 입에 담지도 않았다. 다만 그로부터 지금까지 가끔, 악몽에 시달리는 인혜의 기척을 느끼면 말없이 곁에 다가와서 손을 잡아주었다.

 인혜보다 2살이나 어렸지만, 려국의 평민으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주아는, 힘없는 사람들의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을 매우 빨리 깨달아버린, 경험자였던 것이다.

 

 오늘도 주아만 바빴다. 말이 안 통하는 인혜는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가만히 주아가 구해오는 음식만 기다렸다. 인혜가 혹여나 굶을까봐 사방으로 뛰어다니며, 여기저기서 먹을 것들을 구해왔다.

 자신을 버리고 도망갈 법 한데도, 기어코 자신의 손을 놓지 않았다.

 

 “공주님, 여기 계셨군요. 옆의 전각에서 먹을 것을 좀 얻어왔어요.”

 

 손짓으로 먹는 시늉을 하며 손에 든 그릇을 내보였다. 오늘밤은 굶지는 않겠구나.

 내일아침은 같이 가서 구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며 인혜는 주아에게 다가 갔다.

 

 인혜는 눈앞에서 열심히 음식을 씹어 삼키는 주아를 보았다. 그리고는 자신에게 가끔가다가 음식을 밀어주는 것도 잊지않았다. 인혜는 주아에게 사심없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 미소를 본 주아도 먹다가 마주 미소를 보내왔다.

 둘은 그렇게 웃고 웃다가 큰소리로 웃어버렸다. 입안에 있던 음식물이 튀는 건 어쩔수 없지만.

 

 그렇게 인혜가 주아와 함께 한창 먹고 있을 때, 뒤에서 어떤 기척이 들렸다.

 

 “....”

 

 “<주아야, 무슨 소리 못 들었어?>”

 

 주아에게 뒤를 가리키며 물었다. 주아는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지 알아듣지 못하다가 어떤 기척이 들리자 안 그래도 커다란 눈이 더 커졌다.

 풀이 스치는 소리가 점점 커졌다.

 우리는 귀를 기울이며 말없이 음식을 목구멍으로 넘기고 있었다. 이제는 음식을 씹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주아는 무서운 눈치였다.

 풀이 스치는 소리가 더 크게 났다.

 그림자가 가까이 오고 있었다.

 우리는 손까지 떨며 서로를 마주보았다.

 둘의 눈 속에 공포가 스쳤다.

 

 “끄으어어어”

 

 “<꺄아아악>” “꺄아아아악”

 

 여차하면 밖으로 나가려고 문으로 달라붙었다. 그런데 얼핏 보니 사람형체가 아닌가.

 그 형체는 우리가 먹던 음식에 코를 박고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먹다가 얼굴을 들었는데 여기 저기 검댕이가 묻고 머리가 산발인 여자아이였다.

 그것도 왜소한.

 

 “....”

 “<....>”

 

 인혜와 주아는 서로 마주보다가 다가와 앉았다. 한참을 허겁지겁 먹던 여자아이는 어느 정도 배가 부른 듯, 이제는 약간은 미안한 얼굴로 우리를 쳐다보았다.

 

 “꺼억”

 

 얼굴이 빨개졌다.

 

 한창 서로 보며 당황하고 있을 때, 여기저기서 누군가를 부르는 소리가 났다.

 

 “사라사 공주니임~” “사라사 공주님 어디계세요~”

 

 그러자 이 사람형체가 고개를 들며 소리가 난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혹시 사라사 공주님?”

 

 주아가 묻는 듯 했다. 그랬더니 이 사람형체가 고개를 끄덕거리는 것이 아닌가.

 그러더니 전각 밖으로 뛰어나갔다.

 

 “나 여기 있어!”

 

 “아이고 공주님! 여기까지 오시다니요.”

 

 우리는 뒤따라 나갔다. 대여섯 명의 시녀들이 모여 들고 있었다. 그러면서 사라사라고 불린 어린 공주를 여기저기 살피면서 얼굴을 닦아주고 머리를 손으로 정리해 주고 있었다.

 그러다가 뒤에 멍청히 서 있는 우리를 경계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한 시녀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너희는 누구냐!”

 

 주아가 나를 봤다가 다시 시녀를 보며 대답했다.

 

 “저희는 달의 전각에 사는 여인들입니다. 실레지만 누구신지...?”

 

 한 시녀가 우리를 위 아래로 훑어보며 생각하는 듯하더니, 표정을 살짝 찡그리며 잘 못 걸렸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려국에서 온 분들이시군요. 저희는 아니타국에서 왔습니다.”

 

 그리고는 빠르게 공주를 살피고며 공주의 입에 묻는 음식물 보았다.

 

 “저희 공주님이 실수를 하신 모양입니다. 보상해드리겠습니다.”

 

 주아의 표정이 굳어졌다. 시녀의 말투나 표정이 딱딱했기 때문이다. 사적인 일로는 엮이고 싶지 않다는 의미 같았다.

 

 그러던 중 어린 공주의 눈과 마주쳤다. 맑은 눈동자였다. 이렇게나 맑으니 아랫사람들이 경계하는 게 당연한 것 같았다. 더욱이 려국에서 온 나 같은 사람과는 엮이고 싶지 않겠지. 그런데 순간적으로 그 눈을 보고 있다가 어지러워졌다.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잠시 멍해졌지만 곧바로 정신을 차렸다. 옆에서는 주아가 열심히 변명하고 있는데 자신만 졸은것 같아서 주아에게 미안했다.

 

 그때, 어린 공주의 눈동자가 잠시 이채를 띄는 듯 했다.

 

 계속 나를 쳐다보고 있던 공주를 끌다시피 데리고 전각에서 나간 후, 주아는 어두운 얼굴로 나에게 설명하려고 했다.

 

 “소문에 따르면 아니타국에서 온 저 공주님은 성인이 되자마자 이곳으로 왔대요. 너무 어려서 아직 태무황자의 침실로 불려가지는 않았지만.”

 

 주아는 누가 들을 새라 주변을 잠시 살피고는 작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아니타국이 부유한 나라인 만큼 강력한 왕비 후보래요. 그런데 침실로 불려가지 않은 이유가 너무 어려서가 아니라 밤마다 잠을 안자고 돌아다니는 병이 있대요.”

 

 천천히 얘기하는 주아의 말 속에서 내가 알아들은 건 ‘소문, 아니타국, 태무황자의 침실, 왕비후보, 밤, 병’ 정도였다.

 

 주아를 보며 다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을 짓자 주아는 한숨을 푸욱 쉬며 말했다.

 

 “그 공주님이랑 엮이지 않으면 되죠 뭐. 설마 그럴 일이 있겠어요?”

 

 말하고는 다시 음식을 가지러 나갔다. 아까 마주쳤던 공주의 눈동자가 떠올랐다. 아주 맑았던. 왠지 다시 만날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마라의 밤은 낮보다 더 빛났다. 여기저기서 물건을 파는 소리가 들렸다.

 특별한 것은 간혹 특이한 물건이나 동물도 있었고, 사람도 팔렸다.

 손과 발이 묶인 그들은 하나같이 미인들만 있었다. 포기한 얼굴도 있었지만 살려고 버둥대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 사람들은 머리나 얼굴을 세차게 맞았다. 그러면 잠잠해지고는 했다.

 

 그 풍경이 익숙한 듯 평복차림의 남자 셋이 마라 상단의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분을 바른 여인들이 지나가던 그들을 유혹했다. 가끔 왼쪽에 있던 남자가 아쉬운 표정으로 여인들을 돌아보고는 했다.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특이한 냄새가 짙어졌다. 그 냄새에 취한 여인에게 달려드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는 남자들끼리도 서로 달려들었다.

 

 셋은 더 더 안쪽으로 들어갔다. 한창 경매가 이뤄지고 있었다.

 앞에 무대가 있고 두 세명이 나와서 물건에 대해 소개를 했다. 무대 반대편으로는 의자가 있었는데 옆은 서로 막혀있고 앞만 보이는 형태였다. 그 앞도 무대 쪽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는데, 이는 보안을 위해서 설계된 구조인 듯 싶었다.

 

 남자 셋은 익숙한 듯 어느 한 자리에 가서 앉았다. 무대에는 어느 요염한 여인이 들어가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팔린 듯 했다. 계속해서 요염한, 때로는 어린 여인들이 나왔다가 들어갔다.

 

 “형님, 찾으시던 물건은 찾으셨습니까?”

 

 오른쪽에 있던 가면 쓴 남자가 가운데에 있는 남자에게 물었다.

 

 “형님, 여인을 살거면 제게 주시는 겁니다?”

 

 왼쪽에 있는 남자가 성급하게 말했다. 그러나 가운데 있는 남자는 앞을 주시할 뿐이었다.

 그때 무대에서 진행자가 큰소리로 말했다. 남자는 자신없는 얼굴로 무늬가 없는 작은 검을 들며 말했다.

 

 “자, 마지막입니다. 려국에서 넘어온 검 입니다. 왕실에서 썼다고 알려진 소검으로 날카로움이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알려졌습니다. 사용자에 따라서는 풀도 베어버린다고 하는데...뭐 모양이 반달을 닮았다고 해서 반달검으로 불립니다만...”

 

 몇몇 사람들이 손을 들다가 곧 내렸다. 무늬도 없이 단순한 모양의 소검이 성에 차지 않는 눈치였다.

 

 “저 검으로 하지.”

 

 가운데 남자의 말에 오늘쪽 남자가 잠시 머뭇거리기도 했지만 손을 들었다.

 더 볼게 없다는 듯 형님이라고 불리는 남자가 일어났다.

 

 “엥, 형님. 이대로 가시는 겁니까? 여인이 더 나올지도 모릅니다. 잠시만 더 있다 가시지요...”

 

 애원하는 말투로 왼쪽에 있는 남자가 말했지만 가운데에 있는 형님이라는 남자는 바로 일어났다.

 

 “에이 둘째 형님이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왔구만요. 쓸 만한 물건은 무슨...”

 

 구시렁거리며 왼쪽에 있는 남자가 일어나 익숙한 걸음으로 사라졌다.

 

 “무기는 없던 모양입니다. 형님. 쓸 만한 물건이라는 게 모조리 왕의 창기들이었다니... 려국도 별거 없었던 모양입니다.”

 오른쪽에 선 남자의 말을 들으며 가운데에 있던 남자가 걸음을 옮겼다.

 잠시 후 사라졌던 남자가 나타났다.

 

 “여기 형님이 사셨던 검입니다. 그리고 미안했던지 이것을 줍디다.”

 

 검을 가져오더니, 여인이 할 법한 장신구도 건냈다.

 

 “.... 막내야, 이게 형님한테 어울릴 것 같냐?”

 “아니, 형님. 그래도 주는데 안 받아올 수 있나요, 큰 형님의 애첩에게라도 주시면 될거 같아서요.”

 

 보기보다 섬세한 남자가 거들먹거리며 말했다.

 

 “그러니까 둘째 형님이 여인이 없는 겁니다. 여인들은 보통 이런 장신구를 좋아하지요. 자, 잘 보십시오. 금이 별로 함유된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세공이 아주 뛰어납디다. 그래서 가져왔지요.”

 

 막내라고 불린 남자의 말에 따라 그 장신구는 무겁지는 않지만 세공이 섬세했다.

 

 “큰형님, 우리 불쌍한 둘째 형님에게 이 장신구를 주는 게 어떻겠습니까? 언젠가, 나중에라도 생길 여인에게 이것을 선물하라구요.”

 

 남자는 키득거리며 큰형님이라고 불린 남자에게 물었다. 그는 알아서 하라는 듯 비웃음을 날리며 돌아섰다.

 

 그러자 남자는 웃으며 얼굴이 울그락 붉그락 해져 있는 둘째 형님에게 그것을 건냈다. 얼굴이 빨개진 남자는 그 장신구를 손으로 꽉 쥐며 말했다.

 

 “두고 보자, 막내야. 내가 이것을 어떻게 쓰는지”

 

 장신구를 낚아채듯이 주먹을 들어보였다.

 그때 장신구 안쪽으로 얼핏 I&H 라는 문양이 보이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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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dream 19-06-24 18:36
 
* 비밀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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