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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이사하는 날
작가 : 설은아
작품등록일 : 2019.5.21
이사하는 날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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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3학년에 이사라고! 아 정말 이런 촌구석에 어떻게 지내라는 거지...
이사하는 날 기분이 너무 안 좋은 해지,
어릴 적 부모님이 살던 곳으로 오게 된 해지는 생각지도 못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사하는 날 2회
작성일 : 19-05-23 15:37     조회 : 189     추천 : 0     분량 :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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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회

 

 야옹

 고양이 울음소리가 났다.

 그때 느닷없이 작고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났다. 귀부터 꼬리까지 새카만 고양이였다.

 "와~ 나 검은 고양이 처음 보는데..."

 해지는 고양이를 만져 볼려고 가까이 다가갔다.

 "안녕? 이리와 봐, 고양아."

 고양이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등을 돌려 꼬리를 흔들며 다시 해지를 보았다. 마치 따라오라는 신호 같았다.

 의외의 반응에 정원에 두었던 슬리퍼를 신고는 고양이를 따라갔다. 고양이는 길에서 벗어나 오솔길을 지나 숲 쪽으로 들어갔다. 고양이는 중간 중간 멈추어 기다려 주었다. 해지는 살짝 불안했지만 별일이야 있겠냐는 생각을 했지만 어느 순간 안개가 잔뜩 끼면서 앞이 보이지 않게 됐다. 그러다 발을 헛디뎌 넘어지고 말았다.

 한참 뒤 해지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검은 고양이는 어디로 갔는지 사라지고 집의 변화를 느꼈다.

 해지는 뭔가 이상한 느낌에 뒷문을 통해 집으로 들어갔다.

 "너, 지금 여기서 뭐하는 거야!"

 뒤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큰소리로 들렸다. 놀란 해지가 뒤를 돌아보자 원피스를 입고 비녀를 한 중년의 여자가 해지를 째려보고 있었다.

 "저기... 저한테 말씀하신 건가요?"

 해지는 겁을 먹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여기 너 말고 누가 있니, 지금이 몇 신데 학교도 안가고 집에 들어와! 그리고 그 꼴은 뭐야, 교복도 안 입었어?"

 화가 잔뜩 난 여자는 해지의 손을 잡고 집 안으로 들어와 2층으로 올라갔다.

 '뭐지? 어떻게 된 거야.'

 머릿속에 물음표만 가득 찬 해지는 여자의 손에 이끌려 수수께끼의 방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방에 들어간 순간 알 수 있었다. 그 방은 원래 이사 온 해지의 방이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방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 집의 뭔지 모를 위화감

 '나 설마 과거로 온 건가.'

 해지가 정신이 빠져있을 동안 옆에 있던 여자는 옷장에서 교복을 꺼내주며 당장 입으라고 했다. 해지도 당장 거절하고 싶었지만 여자의 눈은 정말 무서웠다.

 "이제 절대 땡땡이 치지마."

 여자는 해지를 무섭게 노려보며 말했다.

 '설마 할머니는 아니겠지? 그렇지만 닮은 것 같기도 하고 할머니가 이렇게 무서웠나? 아니야 설마가 사람 잡는 뎄는데.'

 그렇게 정신을 부여잡는데 어느 샌가 학교 앞까지 오게 되었다.

 "이렇게 사전답사를 하게 될 줄은....."

 해지는 땅이 꺼지도록 한숨을 내 쉬었다. 학교로 들어갈까 망설이는데 누군가 해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정확히는 해지가 아닌 해주였다. 계속 해지 쪽으로 목소리가 들리자 두리번거리는 해지가 스탠드 쪽에서 남학생 한 명이 자신을 향해 뛰어 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

 "너 부르는데 대답을 왜 안 해?"

 남학생은 바로 앞까지 달려왔다.

 "그래도 오늘은 와서 다행이네, 쉬는 시간이라서 다행이지. 조금 있으면 3교시 시작이야."

 이해할 수 없는 말에 잠시 대답을 못하고 멍하니 있는데 남학생의 이름표가 눈에 들어왔다. 남기준 분명 아빠의 이름이었다. 이제야 정확히 이해가 되었다. 해지는 검은 고양이를 따라 숲으로 들어가 나오면서 과거로 오게 되었고 엄마, 아빠가 고등학생 때인 시대로 와버린 것이다.

 '그럼 아빠는 날 엄마로 착각하고 있는 거야? 똑같다고는 했는데 이건 좀 오버 아닌가.'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빨리 가자, 이러다 종 치겠어!"

 아빠는 해지의 손을 잡고 학교 교실로 뛰었다.

 "잠깐."

 '오늘 손 많이 잡히는 것 같네.'

 교실로 끌려온 해지는 엄마자리에 앉았다. 교실은 해지가 생각하는 것 보다 그렇게 낡아보이진 않았다. 어떨 결에 엄마 대신 수업을 듣게 된 해지는 이게 당최 무슨 상황인지 황당하기도 하고 이러다 엄마가 문을 열고 들어오면 어떡하나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렇게 아무 죄 없이 담임선생님께 지각한 잔소리를 듣고 무료로 급식까지 먹게 되었다.

 "이게 무슨 꼴이니~"

 해지는 음악 선생님의 심부름으로 음악실로 가면서 어깨를 축 늘어트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이왕 과거로 왔는데 엄마도 못 보고 근데 수업에 선생님들 잔소리, 심부름까지 엄마도 어릴 때 진짜 놀았구나."

 해지는 음악 자료를 들고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음악실에 자료를 가져다 놓고는 종례를 하기 위해 교실로 향하는데 아빠가 계단을 올라오며 할 말이 있는 듯 했다.

 "저기 내가 줄게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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