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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완결)난,설헌
작가 : 아리곶
작품등록일 : 2016.7.22

조선 중기 최고이자 최초였던 여성 문학가 허난설헌.

그 시대와 이 시대의 '허초희'가 만나는 타입슬립 역사소설 <난,설헌>

※ 소설이므로 대부분의 내용은 픽션이며, 사실과 같은 이름이 등장할 수 있습니다.
인용되는 시 구절은 모두 사실이며 출저는 네이버 입니다.^^

 
25화. 곡 자
작성일 : 16-09-27 17:25     조회 : 506     추천 : 0     분량 : 4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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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헌의 노력으로 성립과 초희의 관계는 한층 나아지는 듯 했다.

 그 사이, 약속대로 오빠 허 봉이 초희를 보러 왔다.

 

 마침, 성립도 집에 있던 때라 허 봉은 사랑채를 찾았다.

 

 "형님 오셨습니까."

 "그래, 오랜만일세. 과거에 급제했다고? 축하하네."

 "감사합니다. 하하"

 

 초희의 결혼 후 두 번째로 만나는 두 사람이었다.

 허 봉은 초희에게 급히 전할 말이 많다며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처음으로 오셨는데, 저희 집에서 하룻밤 머물다 가시지요."

 "아닐세. 일이 바쁠텐데 내게 신경 쓰게 만들수는 없지.초희만 서둘러 보고 다시 올라가야하네."

 "예..."

 

 성립도 흘러가는 소리로 초희 집안의 소식을 들은 적이 있다.

 아직 아버지께 얹혀사는 주제에 자신이 감히 끼어들어 초희집안을 도와주자 할 수도 없었다. 그저 아버지의 분부만 기다리고 있는데 이렇게 급박한 허 봉을 보자 성립도 어렴풋이 상황의 흐름을 알 수 있었다.

 

 "어! 저..저 분이 작은 마님 친 오라..버니?"

 

 부엌을 나와 초희의 안방으로 가던 설헌은 반듯한 선비 한 명이 안채로 들어오는 것을 보며 소리쳤다.

 그 옆에 있던 다른 여종도 그 선비를 보았다.

 

 "그런가벼. 풍기는 기풍이 딱 작은 마님을 닮았네,그랴."

 

 이 말을 툭 내뱉은 여종은 그냥 제 할일 하기에 바빠 지나쳐갔지만 설헌은 그 자리에 서 허 봉이 자신에게 오기만을 기다렸다. 자신이 초희의 몸종이라고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더 가까이에서 허 봉을 보고 싶었다.

 설헌의 예상대로 허 봉이 설헌에게 왔다.

 

 "작은 마님이 계신 곳이 어딘가?"

 "예, 이쪽입니다. 저는 작은 마님의 몸종 설..아니 꽃순이라 하옵니다."

 "아, 시집에서 생겼다는 몸종이 너였나보구나."

 "예, 마님께서 기다리고 계시니 들어가 보시죠."

 

 허 봉을 방으로 안내한 설헌은 봉이 방으로 들어가자 다시 부엌으로 들어가 다과상을 준비했다.

 그 사이, 허 봉은 오랜만에 만난 초희와 감격의 재회를 하고 있었다.

 

 "참, 많이 야위었구나, 초희야."

 "그렇습니까? 저는 거울을 안 보고 산 지 오래되어 모르고 있었는데..."

 "조카딸 혜연이의 소식은 들었다. 아버지, 어머니도 모두 슬퍼하셨어.."

 "이제 완전히 마음 속에 묻은 자식입니다. 전 괜찮아요."

 

 다과상을 갖고 온 설헌이 방문앞에서 인기척을 냈다.

 

 "다과상을 준비해 왔습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들어오너라."

 

 설헌이 방으로 들어오자 허 봉은 빤히 설헌을 보고 있었다.

 

 "참... 닮은 아이구나."

 "그렇죠?"

 

 누구를 닮았다는 소린가 했더니 초희가 친정에서 데려오려던 몸종 예분과 자신이 닮았다는 얘기였다.

 설헌은 그저 듣고만 있었다. 그때, 허 봉이 설헌을 보며 말했다.

 

 "이 곳에서 우리 초희를 잘 보필해주거라. 부탁한다."

 "아이고, 당연한 말씀을요!"

 

 허 봉은 초희와 같이 묵직하고 든든해 보이는 인상이었다. 초희의 오라버니다운 모습이었다.

 허 봉을 보며 신기해 하고 있을 무렵 초희가 뭐 하냐는 눈빛으로 설헌을 불렀다.

 이만 나가봐야 할 때였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설헌을 부랴 부랴 인사를 하고 방을 나왔다.

 무슨 얘기들을 할 지 궁금해졌다.

 

 "....집안의 기세가..."

 "집안에 대한 소식은 걱정말고, 마음을 서둘러 추스르고 다음 아이를 준비하거라."

 "하지만, 오라버니..."

 "우리 가족은 아직 괜찮다. 최근에 들어 상황이 급박해 지긴 했으나 아직 기울 정도는 아니야.

 주위에선 우리 집안의 가세가 기울었다 아니다 말들이 많다만 너무 염려말거라."

 "오라버니."

 "아버지와 어머니도 널 무척이나 보고 싶어 하셨는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널 친정으로 데려 갈 수가 없구나.

 그래도 이 오라비가 열심히 방도를 찾아 볼테니, 그 땐 친정에 한 번 오렴."

 "...오늘은 예서 머물다 가실거죠?"

 

 오랜만에 보는 오빠가 하룻밤 정도는 자신과 함께 같은 곳에서 보내주길 바랬다.

 하지만, 허 봉은 단호했다.

 

 "아니다. 밤낮없이 일 때문에 뛰어다니고 있어. 내가 집안을 살려야 하지 않겠니.

 시간이 없어 네게 이 얘기만 전해주고, 얼굴 한 번 보고 떠나야 할 것 같다."

 "....."

 

 초희는 슬픔을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잘못된 시국때문에 급박해진 집안 상황을 보자 한편으론 오라버니가 열심을 내는 모습이 고마웠다. 또한,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 허탈했다.

 

 ***

 오라버니 허 봉이 다녀간 뒤로 초희의 몸이 예전 같지 않았다.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고 종종 체기마저 찾아왔다.

 설헌의 노력은 성립을 안방으로 부르는 경사를 불러온 것만 아니라, 또 다시 좋은 소식이 들려오는 겹경사를 불러왔다. 초희가 다시 아이를 잉태한 것이다. 이번만큼은 송씨도 사내아이길 바라며 초희 뒷바라지에 힘을 쏟았다.

 초희도 집안 걱정을 잠시 점어두고 아이의 태교에 집중했다.

 

 "오늘은 태동이 어떻소?"

 

 성립도 아이의 잉태 소식에 초희를 자주 찾아 안부를 물었다.

 

 "복중의 아기가 아주 활발합니다. 서방님을 닮아 쾌활한 것 같습니다."

 "어허, 나를 닮으면 속을 아주 많이 썩일텐데..하하하"

 

 덕분에 웃음 소리가 끊겼던 안채에서도 웃음 소리가 넘쳤다.

 시아버지 김첨도, 시어머니 송씨도 성립도 그리고 설헌까지 모두가 초희의 순산을 바랬다.

 

 시간은 빨리도 흘러 어느새 산일이 되었다.

 

 "아휴~ 축하드려요. 잘생긴 도련님입니다!"

 

 드디어 초희는 송씨가 고대하던 아들을 낳았다.

 기쁨에 겨운 김 첨은 아이가 태어나는 그 순간 아이의 이름을 바로 지었다.

 초희와 성립의 둘째 아이이자, 첫 아들인 아이의 이름은 청웅이었다.

 

 "청웅아~청웅아~"

 

 청웅을 바라보며 젖을 물리던 초희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몇번이고 청웅의 이름을 불렀다.

 남자다운 이름이 마음에 들었기도 했지만 아들인데다가 두 번째 아이라 소중했다.

 두고 두고 바라봐도 웃음짓게 만드는 아기였다.

 

 "우리 청웅이가 부쩍이나 빨리 자라는 것 같소! 벌써 다리 힘이 더 세졌는걸?"

 

 성립도 아들을 무척이나 예뻐했다. 비록 혜연은 옆에서 잘 돌봐주지 못했지만 이번 아이만큼은

 정성을 다해 돌보며 옆에 있어주고 싶었다. 그렇게 해서, 이 아이는 절대 잃고 싶지 않았다.

 

 "어찌나 배고픔이 빨리 찾아 오는지 모릅니다. 하루에 대여섯번은 젖을 물린답니다."

 

 초희가 자랑스레 성립에게 말했다. 청웅의 탄생으로 초희와 성립의 사이는 그 날 밤 보다 더욱 가까워졌다.

 서로를 마주보고 웃는 시간이 늘어났다.

 

 "청웅아~ 빨리 커서 이 어미의 희망이 되어다오. 우리 예쁜 아기, 고맙다~"

 

 젖을 물릴 때면 초희는 청웅에게 항상 이 말을 내뱉었다.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항상 눈가에 눈물이 고이던 설헌이었다.

 어머니의 사랑이 저런데, 과연 자신의 친 엄마는 어디 있을까, 어떤 분일까.

 설헌은 초희의 모습을 보며 항상 이런 생각을 되뇌었다.

 

 청웅이 태어난지 여덟달이 조금 지났을까. 초희에게는 또 한 번 좋은 소식이 들렸다.

 셋째 아이가 들어선 것이다. 그동안의 고생의 기억이 싹 사라지고 이젠 행복만이 가득할 것 같은 초희였다.

 ***

 하지만, 초희에게 행복은 오랜시간 허락되지 않았다. 다시 초희의 삶에 짙은 어둠이 드리운 것이다.

 혜연을 잃었을 때 처럼, 청웅도 알 수 없는 병에 걸렸던 것이다다.

 하루 하루 앓느라 약해지는 청웅의 모습을 보며초희는 다시 슬픔과 두려움에 잠겼다.

 

 "경과가 어떠한가?"

 "그것이... 대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대부분의 아기들이 첫 돌이 되기 전 맞이하는 병같은데.."

 

 의원도 그 이유를 몰라 말하기를 민망해했다.

 초희는 의원의 말을 듣고 손과 발의 힘이 쭉 빠지는 것 같았다.

 이 기분은 마치 혜연을 보던 의원의 말을 듣고난 후와 같았다.

 

 "알겠네. 그래도 힘 써주게..."

 

 이 말도 겨우 내뱉은 초희가 자리에 누웠다. 아들 청웅은 날이 갈 수록 상태가 나빠졌고 초희의 기력도 점점 쇠해졌다. 그런 모습을 보며 하루가 다르게 가슴 졸이는 설헌이었다.

 

 "마님, 미음입니다. 이거라도 좀 잡숫고...."

 "아니다. 아이가 아픈데 어찌 입으로 먹을 것이 넘어가누. 그만 내 가거라."

 

 초희의 식음 전폐는 성립에게까지 들렸다. 성립은 이러다 초희까지 잃을 까 싶어 서둘러 안채를 찾았다.

 미음을 준비해오라는 말도 빼먹지 않았다. 성립의 말 대로 설헌은 다시 미음을 준비했다.

 

 "부인."

 "오셨습니까. 죄송합니다. 제가 이런 모습이라..."

 

 힘이 없는 초희의 모습을 보니 성립도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우선 초희에게 뭐라도 먹여야겠다는 생각이 컸다.

 

 "식음을 전폐하다니, 아이가 아플수록 어미가 힘을 내야지요. 뱃속에 아이도 생각해야하고."

 "....."

 "나도 힘을 내기 위해 조금씩은 먹어두고 있소. 아이에겐 어머니가 가장 중요한 존재 아니겠소.

 자, 그러지 말고 미음이라도 한 숟가락 하세요."

 

 예전과 달리 성립은 부쩍이나 초희를 챙겼다. 조금은 어리숙할지 몰라도 부인을 살뜰히 챙기는 여느 남편과 다를 바 없었다. 이런 일도 익숙해 지고 나면 더 잘 할 수 있을 성립이었다.

 

 "감사합니다...."

 

 성립까지 찾아와서 미음을 먹이는데 더 이상 안먹는다고 버틸 순 없었다.

 성립의 말대로 자신이 힘을 내야 청웅이 다시 힘을 낼 것 같았다.

 무엇보다 자신은 지금 또 다른 아이를 뱃속에 잉태하고 있었다.

 초희는 겨우 몸을 일으켜 성립이 가져온 미음을 한 숟갈, 두 숟갈 떴다.

 이번 만큼은 아이를 잃지 않으리라는 다짐으로 눈빛이 강해졌다.

 

 그러나 초희의 다짐과는 상관없이, 청웅은 결국 태어난 지 1년도 못 되어 죽고말았다.

 다시 한번 아이를 잃은 슬픔에 초희는 그 자리에서 슬픔을 가누지 못한 채 실신했다.

 

 "아이고, 마님~. 아이고, 도련님~"

 

 초희와 청웅이 있던 안채에는 두 사람의 이름을 외치는 종들과 식구들의 소리만 가득했다.

 

 ***

 "작년에 사랑하는 딸을 잃고

 올해 사랑하는 아들을 여의었네

 슬프다 광릉 땅에

 두 무덤이 마주 섰네

 백양나문에 바람 쓸쓸히 불고

 소나무 숲에 도깨비불은 밝으니

 지전으로 혼을 부르고

 무덤에 술 한 잔 올리네

 아노라, 오누이 혼이

 밤마다 서로 만나는 것을

 배 안에 또 아이 있으나

 어찌 장성하기를 바라랴

 이제 황대사를 읊고

 피나게 울어 슬픔을 머금노라."

 

 초희는 겨우 차린 정신으로 시를 가장 먼저 읊었다.

 정신이야 겨우 차린것이지 그녀의 모습은 반 쯤 혼이 나간 사람이었다.

 슬픔을 이기다 못해 눈물은 더 이상 나오지도 않았다.

 아름답고 고운 아가씨 같던 초희의 얼굴은 더 이상 23살의 얼굴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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