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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영웅전설(英雄傳說) - 아포칼립스
작가 : 롱녕이
작품등록일 : 2018.11.19

세상이 변했다. 전설, 민담, 전승으로만이어지던 옛 이야기는 실화가 되었고, 아득한 신화 속에 웅크려 있던 괴수가 출현하여 세상은 공포로 뒤덮였다.
세계의 도시는 부서지고, 혼란만 가득한 세상엔 영웅이 필요로 했다. 그 아포칼립소에서 영웅이....

 
#5 《도주(逃走)》
작성일 : 19-04-04 23:24     조회 : 124     추천 : 0     분량 : 7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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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신은 멀찍이 물러났다. 예전 남화노선(南華老仙)을 상대할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초월한 무력은 감당할 수 없으면 근처에 얼씬도 하면 안 된다. 길가의 개미처럼 그저 그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로 죽을 뿐이었다. 유신은 짝귀의 말대로 혹시나 모를 사람들을 이끌기 위해 물러났다. 그러면서도 뒤돌아보며 짝귀를 흘겨보았다.

  짝귀.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겠으나 엄청난 무력을 지녔다는 것에는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상대가 너무 안 좋았다. 안 좋아도 너무 안 좋았다. 고관대면은 그 특이성 때문이라도 신중을 거듭해서 상대해야 했다. 파오나 구미호(九美狐), 사풍흑호(砂風黑虎), 이무기, 경강적룡(京江赤龍) 등의 특급으로 분류하는 괴수는 그 모습대로 짐승에 가까운 모습이나 고관대면은 인(人)과 귀(鬼)에 가까운 모습에 상대하기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었다. 그렇다고 괴인과 같은 경우도 아니지만 A급 무인들도 상대하길 꺼려하는 면이 강했다.

 

 -쾅쾅. 쿵. 퍼퍼펑.

 

  천지개벽(天地開闢). 까진 아니더라도 상당한 풍파(風波)를 만들어 내며 짝귀는 고관대면과 결투를 벌였다. 일격을 중시하는 듯한 공격들. 단타로 끊어 치며 스트레이트로 한방 한방을 노리는 공격법은 흡사 권투와 같았다. 하지만 권법만 쓰는 것이 아닌, 간간히 들어가는 퇴법(腿法)은 굵직하게 들어가는 공격뿐만 아니라 휘어지며 들어가는 각법(脚法)은 예측을 불허한 공격을 했다. 화랑의 무예와는 전혀 다른 무공이었다. 상하가 공략법이 달라 상대하기 까다로워 보였다. 그런 짝귀에 맞서 싸우는 고관대면도 괴수라 불리지만 싸우는 방법은 마치 무인과 같았다. 어디서 배운 무공인지 모르지만 상당 수준 높은 무공으로 짝귀와 대결했다. 단순히 보고만 있으면 괴수(怪獸)라기보다는 괴인(怪人)이라 불려도 상관없어 보였다.

  정심한 투로와 심오한 내공, 그런 고관대면과 상대하는 짝귀는 그 자체만으로 대단하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상대가 너무 나빴다. 하늘을 꿰뚫을 것 같이 치솟아 오르는 방대한 살기와 그것과 뒤섞인 무지막지한 내공.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품어내는 기공(氣功)들. 손짓을 휘저을 때마다 단번에 땅이 파이고 건물이 부서졌다. 짝귀는 그러한 일격을 힘겹게 피해내며 싸우기 바빴다. 무엇보다 짝귀를 힘들게 하는 것은 간간히 들어오는 염력(念力). 무형기(無形氣)라고 일컫기도 한 이 힘은 짝귀를 더욱 힘들게 했다. 부딪치며 싸우는 고관대면의 가면 속의 눈에서는 녹색 안광이 뿜어져 나와 점차 타오르는 불꽃의 형태를 띠며 그것이 커져갈수록 고관대면의 힘 또한 한 없이 커져가는 듯 했다.

  유신은 그 대결에 뒤로, 뒤로 물러나며 지켜봤다. 유신은 눈은 심층히 깊어져만 갔다. 유신의 두 주먹에는 힘줄이 도드라져만 갔다. 짝귀는 조만간 그 힘을 다할 것이다. 무한해 보이는 그 힘은 절대 지속될 수 없는 것이었다. 고관대면이란 괴수를 상대로 저만큼이나 버틴 것만 해도 짝귀는 찬탄(贊嘆)을 받아야 했다. 무엇보다 유신은 짝귀를 보며 협(俠)이란 것을 조금은 알 수 있었다. 희생(犧牲). 어릴 적, 만면부인인 어머니께 배웠던 교육 중 하나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점차 자신의 테두리를 만들어 전진만 할 뿐인 자신에게 처음으로 직접적으로 삶의 하나를 깨우쳐 주는 사람이었다.

  유신은 남화노선 때를 떠올렸다. 이대로 가면 아무것도 안 될 것이기에 다시 한번 그 기적을 믿기로 했다. 하지만 당장의 문제는 저 대결 속에 어떻게 가는 가다. 충격파만으로 땅이 뒤집히고 대기가 떨려왔다. 풍압만으로도 움직임이 쉽지 않았다. 안타깝게 발만 동동 구르는 그때 기회는 찾아왔다. 기회라기보다는 상황 종료라 불려야 했다. -펑. 결국 일격을 얻어맞은 짝귀는 뒤로 붕 뜨며 날아갔다. -우오오오오오. 고관대면은 그 일격에 자신의 승리를 자축하며 고함을 내질렀다. 그리고 유신은 짝귀를 받기 위해 자리를 박찼다. 전속력으로. 낙하의 방법이 워낙 좋지 않아 그대로 떨어질 경우 경추에 손상을 입어 그대로 사망할 수 있었다. 유신은 힘껏 달려갔다. 아슬했다. 짝귀가 땅에 머리부터 떨어지기 일보직전, 유신은 빠르게 슬라이딩을 해 간신히 짝귀를 받아 안을 수 있었다. -쭈빗쭈빗. 오싹한 살기가 느껴졌다. 난입한 인간이 거슬려서 일까. 고관대면은 분노에 찬 기운을 거칠게 내품으며 다가왔다. 두 손 높이, 하늘을 향해 두 손 높이 든 고관대면의 한 손에는 거대한 기운이 모여들었다. -웅웅웅... -휙. 고관대면의 거대한 기 덩어리가 유신을 향해 다가갔다. -두두두두. 땅을 가르며 다가오는 거대한 구체를 보며 유신은 온갖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 유신은 자신의 목걸이를 꺼내어 앞으로 내밀었다. 제발 다시 한번 기적이 일어나길. -번쩍! 구체와 목걸이가 부딪치는 순간, 그 때의 휘영찬란한 빛이 뿜어져 나오며 고관대면의 기가 점차 사라졌다. 그리고 세상천지를 밝힐 것 같은 빛은 고관대면도 심대한 타격을 입혔다. -쩌저적. 고관대면의 가면이 빛의 힘을 못 이겨 사정없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우오오오오오오오. 고관대면는 점차 녹색 연기가 나며 점차 사라졌다.

  유신은 풀썩 주저앉았다. 황량한 적막감. 간간히 타는 듯한 소리만 불릴 뿐, 오직 짝귀와 유신만 있었다. 유신은 부들거리는 다리를 억지로 일어나고 짝귀를 들쳐 매어 길을 걸었다.

  가는 길은 생각보다 순탄했다. 정보상의 정보는 생각보다 큰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괴수나 군대, 파벌 등을 단 한 번도 만나지 않고 유유자적하게 편히 길을 갔기 때문이었다. 다만 짝귀의 부상이 생각보다 심한지 상태가 좋질 않았다. 또한 장소가 장소인지라 간간히 나아가기도 쉬기도 뭐해서 제대로 쉬지 못하고 길을 걸었다. 하지만 꾸준히 가다보니 가장 위험한 지역을 지나, 나주 근교에 도착하면서 짝귀는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으음... 여긴 어디인가?”

 “아. 깨어나셨습니까? 나주 근교에 버려진 건물 안 입니다. 상태는 어떠십니까?”

 “쿨럭 쿨럭. 좋진 않네. 죽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군.”

 “다행입니다. 고관대면과 그 정도로 싸우다니. 대단하십니다.”

 “대단할 것까지야... 죽을 각오로 발악한 것뿐인데.”

 “아닙니다. 그 무력은 제가 본 사람들 중에서도 손꼽입니다.”

 “허허허. 기분 좋구만. 쿨럭쿨럭. 미안허이... 조금만 더 쉬어도 되겠나?”

 

  짝귀는 안색이 안 좋아 보였다. 유신이 챙겨온 LED랜턴에 비친 모습은 호흡이 거칠고 내상이 큰지 눈 밑에는 다크서클이 짙게 베어 나왔다. 그마나 다행인건 창백한 얼굴이 더 이상 나빠지지는 않는 것이었다. 심오한 내공 덕뿐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간 깨어난 시점 부근부터는 더 이상 안색이 나빠지지는 않았다.

 

 “좀 더 쉬십시오.”

 “허허허. 그럼 조금만 쉬..것...네...”

 

  짝귀는 감기는 눈을 주체 못하고 그대로 잠에 빠져들었다. -쉬익쉬익. 1초도 안되어 깊게 잠에 든 모습을 보며 유신은 자신이 입은 겉옷을 벗어 짝귀한테 덮어 주었다. 그리고 자신은 앞으로의 행보를 생각하고는 LED랜턴을 미등으로 바꾸고 자신도 잠에 빠져들었다.

 

 -찌르르. 찌르르.

 

  풀벌레 소리가 울리는 깊은 밤. 무엇인가 밤을 타고 움직였다. 민첩한 움직임. 그 한번의 움직임만으로도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화백특무암살부대(和白特務暗殺部隊). 흑거미. 일명 BLCAKSPIDER. 정부의 무력집단 중 하나로 어느 정도 상당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무력부대다. 물론 황실수비대 중 수호황룡단(守護黃龍團)나 고려특활부대 ‘삼족오(三足烏)’ 등이나 전방의 특수부대 등에 비해 무력은 한참이나 밀지만 특수성 면에서는 오히려 딴 무력단체와 그것을 달리한다. 바로 암살(暗殺). 명성이 자자한 만큼 그 이름은 노출되어 있지만 암살이라는 이름과 그 집요함 때문에 악명도 자자하다.

  흑거미 3조 조장. 등급 A. 그는 부대 중 유일하게 혼자 파견 된 인물이다. 정보만 봤을 때는 그는 내심 불만이 많았다. 학교생이라면 잘해야 C급. 그에 비해 자신은 무려 A급이다. 현재 제국 내 A급의 위치는 상당한 직급을 나타낸다. 그런데 그런 고급 인력이 고작 학생이나 잡는 일을 하기에는 무척 자존심이 상했다. 하지만, 고작 졸업생이라는 타이틀이 붙는데 움직임이 생각보다 너무 민활(敏活)했다. 천리안을 대동하지 않았다면 그 자신도 추적하다 놓칠 뻔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용병들도 나름 한가닥하는 인간들이었는데 추적에 실패했다. 그 때문인지 무력은 잘 모르겠지만 쫓아가는 재미가 은근히 쏠쏠했다. 그러다 이제야 그 재미의 막을 내릴 때가 되었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 달빛조차 구름에 사라져 버려 오직 어둠만이 존재했다. -스으으윽. 천장부터 실타래를 타고 내려오는 한 인형이 있었다. 그 아래에는 두 명의 사람이 곤히 잠을 자고 있었다. 선래불선(先來不善)이라던가. 그림자의 의도는 좋질 않아 보였다. -번쩍. 그림자의 눈가가 빛나는 순간 그림자의 손에는 가느다란 실이 유신을 향해 쏘아졌다. 유신은 그 사실을 모른 체 잠을 자고 있을 뿐이었다. 고작 4M에서 쏘아지는 실은 곧에 뻗어 나가 미등의 빛을 뚫고 유신의 미간을 뚫을 듯 했다. 하지만...

 

 -찹.

 

  짝귀가 어느새 깨어나 쏘아지는 실을 잡아챘다. 깜짝 놀란 그림자는 실을 잡아 당겼지만 실만 팽팽해 졌다.

 

 “이 친구의 과거가 참 궁금해진단 말이지. 위의 친구는 뭐하는 친구인지도 참 궁금하고, 응?”

 

  짝귀는 고개를 들어올려 그림자를 쳐다봤다. 어둠 속의 그림자는 작은 안광만이 뿜어 낼 뿐이었다.

  유신은 갑작스런 소리에 눈을 떴다. 그리고 자신 코앞에 짝귀의 손을 보고 놀랐지만 이리저리 훑어보면서 상황 파악을 했다. 그리고 눈빛이 깊어졌다.

  반면 흑거미는 미친 듯 놀랐다. 자신의 공격이 이리 깔끔히 막힐 줄 생각도 못했다. 게다가 실에서 느껴지는 힘이 보통이 아니었다. 그러나 흑거미는 자신만만했다. 상대는 맨몸에다가 지금 상대가 잡은 이 실은 그냥 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유혼사(柔魂絲). 또는 FLEXIDLE DEADTH THEAD. 현재 중앙개발부에서 개발 중인 무기로 신축성이 뛰어나며 사용하기에 따라 모든 걸 베어버리는 무기로도 쓰인다. 워낙 난이도가 높아 몇몇에 제외한 인물밖에 쓰질 못하지만 자신은 각고의 노력 끝에 이 무기를 쓸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은 이 무기를 찰떡같이 믿었다. 이 실은 사신의 낫이 되어 상대를 갈갈이 찢겨 버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팽팽한 유혼사를 느슨하게 풀었다. 그리고 유혼사를 가볍게 흔들어 뱄다.

 

 -흠짓.

 

  짝귀는 손아귀에서 유혼사가 느슨해지자 상대방이 힘을 푼 것이라 착각했지만 갑작스러운 손아귀 통증에 손을 놨다. -쉬이익. 유혼사는 흑거미의 손에 빨려 들어갔고 짝귀는 자신이 손바닥을 쳐다보았다. 조금만 늦었어도 손이 잘려나갈 법한 상처였다.

 

 -휘리릭. 착.

 

  흑거미은 암살에 실패했지만 정공법으로 나가자는 생각에 공중제비를 하며 착지했다. 유신은 잠시 뒤로 물러나 있었다.

 

 “허허... 아직 몸이 그렇지만 한번 해보지. 친구 적당히 하자고 알겠지? 허허 ”

 

  짝귀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웃었다. 흑거미는 시덥지 않은 농담을 무시하며 가만히 짝귀를 응시 했다. 1초, 2초, 3초... 시간이 어둠에 먹혀 고요함이 무겁게 짓누를 때쯤 흑거미의 손은 갑작스럽게 움직였다. 소리 없이 공기를 가르며 날아오는 유혼사를 보며 짝귀는 가볍게 몸을 비틀어 피했다. -서걱. 유혼사의 끝부분에 옷 앞부분이 잠깐 스쳤는데 지나친 부분이 잘려나갔다. 짝귀는 가볍게 생각하다 눈빛이 가라앉았다. 흑거미는 본격적으로 유혼사를 흔들기 시작했다. -서걱. 서걱. 유혼사는 가느다란 실로 건물 안의 모든 기물을 잘라냈다. 하다못해 바닥까지 베이며 움직였다.

  유신은 멀찍이 떨어져 흑거미의 유혼사를 보며 신기해했다. 유신의 생각 선에서는 이해가 되질 않았기 때문이었다. 가느다란 실로 채찍을 휘두르는 듯 움직이는데 마치 어느정도 무게가 있어 보이기도 했다. 빠르게 채찍처럼 휘어져 들어오는 유혼사를 피하는 짝귀도 대단해 보였다. 빛이라고는 유신이 뒤쪽에서 비추는 LED랜턴의 빛밖에 없었다. 밤에다 건물 내부라 빛이라곤 한 점 찾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신이 있는 곳은 강당 같은 넓은 곳이라 멀리 떨어져 랜턴을 들고 있었기 때문에 흑거미의 모습은 어둠에 가려져 실루엣만 보였기에 그 손에 있는 유혼사를 본다는 건 상당한 안력(眼力)이 있지 않으면 불가능해 보였다.

  짝귀는 유혼사를 상대하면서 유혼사의 움직임에 큰 관심을 보였다. 아까 전 유혼사를 잡았을 때는 부드러운 실과 같았는데 지금은 날카로운 편검(編劍)과 같았다. 부딪칠 엄두가 나질 않았다. 게다가 몸상태도 아직 많이 부족했기에 시간을 끌면 끌수록 불리할 뿐이었다. 다행히 흑거미는 접근전을 자제하며 오로지 유혼사를 이용해 상대했다.

  어찌해야 할까? 짝귀는 불행히도 보법은 잘하진 않았다. 다만 승부사 기질을 나타냈다. 한번 피하고 두 번 피하고, 유혼사가 흑거미의 손으로 들어갈 때, 짝귀는 자리를 박찼다. 흑거미는 다급히 유혼사를 휘둘렀지만 짝귀는 손아귀에 있는 내공을 다 불어넣어 유혼사를 쳐냈다. -촤악. 유혼사는 짝귀의 손에 튕겨지고 그것은 곧 짝귀한테 기회로 다가왔다. 흑거미는 당황했는지 한 발자국 물러날 뿐이었다. 짝귀는 있는 힘껏 주먹을 내질렀다. 그러나 흑거미는 팔뚝으로 얼굴을 가리며 방어 했다. 그리고 팔뚝에는 유혼사가 한 줄기가 지나가고 있었다.

 

 -쑤욱. 툭.

 -?!

 

  있는 힘껏 내지른 주먹은 유혼사가 충격을 다 흡수해서 흑거미의 팔뚝을 가볍게 톡 쳤다.

 이해할 수 없는 현상에 어리둥절했는데 흑거미는 등허리 춤에서 소도를 꺼내들며 역수검으로 자세를 낮추고 짝귀의 배를 그으려 했다. 하지만 그것이 흑거미의 패착이었다. 짝귀의 다른 한손은 주먹을 불끈 쥐고 흑거미의 역수검을 쥔 손을 빠르게 내려쳤다.

 

 -쾅.

 -우드득.

 -쨍그랑.

 

  손과 손이 부딪치는데 대포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흑거미는 엄청난 충격에 소도를 떨어트리고 다급하게 물러났다. 흑거미의 손은 아작이 났는지 손이 축 늘어져 있었다. 흑거미는 유혼사를 걷어 들이고는 짝귀를 검지 손가락으로 꼭 집고는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후욱후욱.”

 “괜찮으세요?”

 “아아. 괜찮네. 조금 힘들긴 하지만 쉬면 나아질 걸세.”

 “조금 더 쉬시겠습니까? 보아하니 간 것 같은데.”

 “음... 그렇게 하게나. 일단 운기초식부터 빠르게 끝내고 자리를 뜨는 게 좋겠네. 호법 좀 서줄 수 있는가?”

 “당연하지요.”

 

  유신은 랜턴의 빛을 최대한 강하게 하곤 짝귀의 앞에 섰다. 짝귀는 유신은 흐뭇하게 바라보고는 운기초식에 몰입했다. 10분, 20분, 30분이 지나 한 시간이 지나갈 때쯤 짝귀는 눈을 떴다.

 

 “자. 이제 움직이게나.”

 “알겠습니다.”

 

  유신은 새벽이 오기 한참 전인, 한밤 중 자리를 털고 일어나 목적지인 부여로 부지런히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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