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그러니까 우리는
작가 : 장선
작품등록일 : 2019.1.10

그렇게 괜찮지 못한 우리는 언젠가 괜찮아질거라고 믿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이 시간들이 그 '언젠가' 나에게 힘이 되어줄것을 기대해봅니다.

 
24.다시 만나다.
작성일 : 19-04-02 00:00     조회 : 269     추천 : 0     분량 : 296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영채는 한참을 바라봤다. 진짜 태호였다. 낮에 기사로 본 태호가 지금 눈앞에 서 있었다. 좀 전에 그렇게 궁금했던 태호가 이렇게 눈앞에 있었다. 너무 놀라웠고, 그래서 당황했고, 눈물이 날만큼 반가웠다.

 “어... 여기, 아니 오랜만이에요...”

 영채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자신의 입에서 나온 말이 뭔지 깨닫지도 못했다. 이상한 타이밍에 눈물이 나올까봐 그것에 신경 써야 했다.

 태호는 영채의 모습에, 이제야 제대로 보게 된 영채의 모습에 웃었다. 먼저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던 태호가 영채보다 더 많이 여유로웠다. 혼자 열심히 그렸던 이 장면을 드디어 영채와 함께 할 수 있게 되었다. 하루 종일 망설이고 마음 졸였던, 혼자만의 생각에서 벗어나자 생각보다 편했다. 가끔 실전은 상상보다 단순했다. 그걸 깨닫자 태호는 자신의 오늘 하루가 오래 된 드라마속 내용처럼 느껴졌다.

 “잘 지냈어요? 우리 정말 오랜만이죠?”

 태호는 혼자서 수십 번 연습했던 것을 제대로 실행하고 있었다. 여유로운 웃음에, 표정까지 더할 수 있는 자신이 신기했다. 자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없어 확신할 순 없지만, 지금 자신의 앞에서 당황해하고, 놀라워하는 영채를 본 순간 자신의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영채는 서서히 이성을 찾을 수 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장면이 눈앞에 벌어졌지만, 그래도 영채는 예상보다 빨리 현실로 돌아왔다. 그래서 더 열심히 태호를 바라봤다. 아주 가끔 그리고 너무 간절히 그렇게도 그리웠던 태호였다. 그런 자신을 깨닫자, 최대한 어색하지 않게 시선을 살짝 돌렸다. 너무 태호를 빤히 본 것 같아 민망해졌다.

 “여긴 어떻게, 아니...”

 사실 영채는 지금 여기 서 있는 태호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만약 여기 영채가 있는 걸 알았다면 아까 인사를 나눠도 되는 거였다. 그때의 그 여자와 아이와 함께. 그런데, 지금 태호가 영채를 기다린 듯이 나타났다. 그래서 영채는 어떻게, 무엇을 물어야 할지 몰랐다. 먼저 묻는게 이상하게 싫었다. 끝까지 모른 척 하고 싶었다. 아니, 모든 게 아니길, 그 순간 간절히 바라고 싶었다. 그런데 좀 전에 봤기에, 다시 서서히 좌절하고 있었다.

 “알고 왔어요.”

 태호는 아무렇지 않은 척 그렇게 말했지만 심장이 터질 뻔했다. 태호는 바랐다. 혼자 기다리고 있었던, 이 봄의 밤을 느끼고 있던 시간 동안 그렇게 바랐다. 된다면, 괜찮다면 다시 시작해보고 싶다고. 아니 ‘다시’라는 말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대로 시작한 적도 없었으니까.

 인연이라는 단어에 영채와 태호는 맞을 것 같았다. 인연이라는 진부함에 묶고 싶은 생각은 굳이 없었지만 인연이 아니라면 그때 그렇게 비오는 밤, 서로의 슬픔 속에 만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용기를 주었다. 그리고 지금 태호 앞에 영채의 얼굴을, 놀란 표정을, 그리고 영채의 그 단단한 눈빛을 다시 보고 있다는 건 그 진부함 말고는 설명이 어려웠다.

 태호는 그래도 순간 망설였다. 걱정이 되었다. 영채에게 자신은 어떤 존재일까 싶어 걱정이 되었다. 영채의 얼굴 위로 미소가 보였다.

 “반가워요. 정말.”

 영채의 표정이 태호에게 희망을 주었다.

 “나도 정말 반가워요. 그리고...”

 태호는 말하고 싶었다. 보고 싶었다고. 그런데, 그렇게도 연습한 그 말은 아직 준비가 안 된 듯 입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태호를 바라보고 있던 영채는 태호 말의 여백을 짐작할 수 있었다. 혼자 오해한 것일 수도 있었지만, 그 말 말고는 어떤 말도 어울리지 않았다.

 ‘보고 싶었어요...’

 영채는 그냥 웃었다. 문득 생각했다. 오늘 하루 이상했다고. 태호를 그렇게 기사로 읽고, 처음으로 태호의 이름을 듣고, 그리고 이렇게 태호를 만나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오늘 하루 만에 일어난 일이라는 게 영채는 신기했다.

 “아까, 여기서 저녁 먹었어요.”

 다시 영채는 지금으로 돌아왔다.

 “혹시나 했어요. 이름을 듣고. 바빠서 확인은 못했지만...”

 영채는 좀 전의 자신의 모습이 떠올라 살짝 민망해졌다. 그런데 사실대로 말할 수 없었다. 정신없이 태호를 향해 걸었던 자신을 말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때의 그 여자가 다시 떠올랐다.

 “가족하고 같이 온 거 아니에요?”

 영채는 아무렇지 않은 듯 물었다. 드디어 진실을 알게 될까봐 두려웠지만, 자신의 예상이 사실이라면 축하해주는 게 맞았다.

 “아, 선배 형이 오늘 은퇴해서, 그래서 형 가족하고 같이 왔어요. 그리고 형 가족은 갔구요.”

 ‘그럼... 그 여자는...’

 영채는 묻고 싶었다. 그때 그 여자는 그럼 오늘 여기 왜 있었냐고...

 “나, 영채씨 기다렸어요. 영채씨 만나려고요.”

 영채는 궁금한 생각을 멈출 수 있었다. 태호의 떨리는 목소리가 영채에게 신경 쓰지 말라고, 안 해도 된다고 말하고 있었다.

 “영채씨, 정말 많이 보고 싶었어요.”

 영채는 가슴이 떨려, 태호의 얼굴만 바라보았다. 태호의 눈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 반짝임이 영채의 눈으로 옮겨지고 있었다. 영채도 말하고 싶었다.

 ‘정말...보고 싶었어요...’

 밤이라 고요했지만, 그 밤을 즐기는 연인들 속에서, 밤의 빛이 만들어주는 분위기를 벚꽃은 다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래서 그 밤을 걷는 다른 연인들은... 그 순간을 행복하게 누리고 있었다.

 영채와 태호는 말없이 걸었다. 좀 전의 감동은 살짝 사라졌고, 어색함이 둘의 주위에 가득했다. 영채는 그 사실을 깨닫고 웃었다. 영채의 작은 웃음소리에 태호는 영채를 바라봤다.

 “왜요?”

 영채는 지금 너무 행복했다. 이상하게 벅차올랐다.

 “우리 지금 진짜 촌스러운거 알아요? 완전 어색하게.”

 태호는 웃으며 고개만 끄덕였다. 태호는 지금 그 어떤 순간보다도 행복했다. 행복이 뭔지 정확하게 말할 순 없지만 지금이라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봄이네요...”

 태호는 영채에게 말했다. 이 봄, 다시 영채랑 길 위에 섰다. 이 봄, 영채랑 함께 있다. 그러니까 우리는... 다시 만났다. 그때의 기억이 다시 이 새로운 길 위에 연결되고 있었다.

 “혹시 내일 아침에 뭐해요? 바빠요? 우리 꽃구경 갈래요? 그때처럼...”

 태호는 영채의 제안에 고개를 끄덕였다. 영채는 기분 좋은 바람을 느꼈다. 이 봄, 그렇게 다시 왔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5 25.시작 (마지막 이야기) 2019 / 4 / 5 271 0 3305   
24 24.다시 만나다. 2019 / 4 / 2 270 0 2969   
23 23.우연의 절묘함 2019 / 3 / 29 263 0 4303   
22 22.태호의 봄 2019 / 3 / 26 276 0 2712   
21 21.시간은 흘렀다. 2019 / 3 / 22 256 0 5010   
20 20.잊기 위해... 잊지 못해... 2019 / 3 / 19 264 0 5011   
19 19.엄마... 2019 / 3 / 15 247 0 3929   
18 18.인생은 혼자가 아니야... 2019 / 3 / 12 271 0 3330   
17 17.아무것도 아니었다. 2019 / 3 / 8 287 0 2892   
16 16.미처 알지 못했다. 2019 / 3 / 5 276 0 3500   
15 15.웃으며, 자연스럽게 2019 / 2 / 28 291 0 3863   
14 14.현실이었다. 2019 / 2 / 26 286 0 3405   
13 13.예감 2019 / 2 / 22 272 0 3594   
12 12.다시 마주하다. 2019 / 2 / 19 260 0 3378   
11 11.가능하다면... 2019 / 2 / 15 282 0 3553   
10 10.마음이 가는대로 2019 / 2 / 12 307 0 5764   
9 9.함께 울어줘서 고마워요. 2019 / 2 / 8 291 0 3560   
8 8.과거는 지나왔기에 2019 / 2 / 5 261 0 4329   
7 7.그때는 몰랐던, 지금은 알기를 2019 / 2 / 1 260 0 3515   
6 6.완벽한 추억 2019 / 1 / 29 277 0 3207   
5 5.그렇게... 봄이 다가오다. 2019 / 1 / 25 276 0 4290   
4 4.아직도 기억은 아프다 2019 / 1 / 22 320 0 4987   
3 3.다시 시작해보자 2019 / 1 / 18 294 0 4021   
2 2.오늘은 울기 좋은날... 2019 / 1 / 15 274 0 4276   
1 1.희망이라는게 존재한다면 (1) 2019 / 1 / 11 487 1 4530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기억합니다.
장선
사랑하는 너에게
장선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