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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수상한 재회
작가 : 치오
작품등록일 : 2016.9.25

몇년 전 대학 졸업과 함께 헤어진 구남친을 다시 대학에서 만났다. 그런데 이번엔 동기가 아니라 교수와 스무살 새내기로의 재회다. 사십대가 된 구남친과 스무살이 된 가영. 비밀요원들의 은밀하고 섹시한 컴퍼스 이야기!

 
수상한 재회
작성일 : 16-09-27 13:15     조회 : 619     추천 : 0     분량 : 5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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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가영아, 너는 그럼 미국에서 계속살았던거야?”

 “응. 어릴 때 이민갔거든.”

 “와, 뭔가 신기하다! 그런데 한국어를 엄청 잘하네?”

 

 그 동안의 가영은 혼란스러움 그 자체였다. 입학식에서 산을 만난 이후 바로 사무실로 달려가 모든 것을 동원해 산을 검색해보려했으나 걸리는 것이, 알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분명, 그 애가 맞는데. 40대 교수라니? 황당한 것은 그 뿐만이 아니었다. 그 애 자체도 검색이 되질 않았다. 김 산. 대한민국의 평범한 시민이던 그 애 자체가 사라지고 없었던 것이다. 가영은 몇년간의 기억을 더듬어가며 모든 키워드를 동원해 그 애를 찾으려했지만 실패하고말았다. 그러니 지금 자신을 향해 눈을 빛내며 질문 폭탄을 던져대는 이 어린양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귀에 들어올리가 없었다. 가영은 부모님의 뜻이 그러했다며 한국어를 잘 하는 이유를 거짓으로 둘러댄 뒤 화장실로 자리를 옮겼다. 오늘같이 구린 기분에 맑은 하늘이라니. 이렇게 아이러니 할 수가 있나. 한숨이 몰려오는 것을 느끼며 강의 시작 직전에야 착석한 가영은 오티라는 명목하에 대충 자기소개나 하는 교수를 바라보며 다시금 산을 떠올렸다. 아니, 정확히는 산의 얼굴을 한 40대의 애까지 딸린 그 교수를. 황당함으로 치자면 처음 작전에서 길을 잃어 어이없이 작전을 망쳤을 때의 그 허무감과 비슷할 수준이었다. 재미없는 이야기나 읊어대는 교수를 바라보며 마른 웃음을 내뱉는 가영을 이상하게 쳐다보는 아이들을 알고있었지만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그 애를 떠올리면 자꾸만 헛웃음이 터져나왔다. 몇년 전 유학을 핑계로 주변의 모든 관계를 끊어야 했던 가영은 그에게 아주 매몰찬 이별을 선고했었다. 산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그 날 남자가 생겼다는 가영의 말에 산 또한 이리 헛웃음만 내뱉었지. 대답없는 산을 바라만 보던 가영이 서둘러 사무실로 들어오라는 호출에 겨우 엉덩이를 떼는 순간에도 그 애는 이리 웃으며 그저 앉아있었다.

 

 “가영아, 대답해야지!”

 “..응? 아, 네!”

 

 아, 정신차려야지. 어느새 출석을 부르며 다음 수업에는 반드시 교재를 가져와야 한다는 교수의 말과 동시에 수업이 끝났다. 점심을 먹자며 근처의 식당을 알아 온 동기 하나에 의해 끌려가는 도중에도 가영의 기분은 나아지지 못했다. 갑작스럽게 오버랩된 옛 기억 때문이었다. 맛있는 음식도 위로가 되지는 못했으나 가영은 지금 그런 감상에나 빠져있을 때가 아니라는 것을 음식점을 빠져나오며 바로 깨닫고말았다. 지잉 하고 울리는 국장에게서 온 진동이 정신을 깨운 덕이었다. 가영은 아쉬워하는 아이들에게 내일 보자며 손을 흔들고 문자에 찍힌 주소로 차를 몰았다. 아마도 두 가지의 정보가 도착해있으리라. 한가지는 이번 작전에 중요한 정보일테고 나머지 하나는 그 애에 관한 것. 주차를 깔끔히 마친 가영은 빠른 걸음으로 도착한 카페의 구석자리로 향했다. 비어있는 자리 위로 누런 봉투 하나가 놓여져있는 것이 보였다. 빠르게 봉투를 낚아 챈 가영이 다시 차 안으로 다시 돌아가자마자 서둘러 봉투를 뜯었다.

 

 “김진현, 26세.”

 

 국장이 알면 까무러칠 생각이지만 사실 가영의 머릿속은 두번째 정보로 잔뜩 쏠려있었다. 이번 작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금의 출처인 김성학 국회의원의 차남 김진현에게서 정보를 얻는 일이었으나 그는 아직 한국에 들어오지 않은 상태였다. 정보에 의하면 오늘 밤 입국해 작은 파티를 연다고. 그러니 오늘까지는 할 일이 없는 상태였다. 그러니 가영의 정신은 온통 산에게 돌아가있을 수 밖에 없었다. 아니, 애초에 작전의 가장 큰 방해물이 될 수도 있는 일이었다. 가영은 가영이 아닌 상태로 작전에 투입된 상태인데 그런 가영을 아는 사람이 나타난 것이었다. 물론, 그 아는 사람도 수상한 것은 매한가지이기 때문에 위기감같은 것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신경을 써야하는 것은 맞았다.

 

 가영은 자꾸만 들어차는 이상한 생각에 고개를 휘휘 저으며 부탁했던 산의 정보가 있을 종이를 집어들었다. 그리고 곧 좌절했다.

 

 -NOT

 

 그저 이 단어가 전부라니. 그래, 검색이 되지 않는 것이 없다는 정보원의 사무실에서 조차 찾는 것을 실패했던 정보였다. 한국에서 사람찾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일지라도 실패는 당연한 것일지도 몰랐다. 아니,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까지 깨끗하게 지워질수가 있나? 서로 반대되는 생각이 자꾸만 맞물렸다. 가영은 다시 핸들을 돌렸다. 쓸데없는 생각을 지우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차가 향하는 곳은 학교가 되었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 하나 더 있기는 있었기에 서둘러 주차를 마친 뒤 정보를 태웠다. 연기를 휘휘 저으며 가영이 향한 곳은 동아리 건물이었다. 건물의 가장 높은 층으로 오른 가영은 살짝 열려있던 문을 열고 들어서며 문을 조심히 닫았다. 모두가 빠져나간 동아리실은 습하고 어두웠다. 시야에 방해가 될 정도로 어두웠지만 가영은 아랑곳하지 않으며 동아리원들이 사용하는 사물함으로 걸음을 천천히 옮겼다. 그리고는 핸드폰 불빛을 이용해 사물함을 살피기 시작했다. 소음을 내지 않기 위해 팔을 움직이는 것 조차 조심스러웠다. 느리지만 정확하게 이름표가 붙어있는 곳만 불빛으로 살피던 가영은 곧 원하는 이름을 찾아내었다.

 

 -김진현

 

 끼익 거리는 쇠소리가 듣기싫게 동아리실을 울렸다. 혹여나 들킬까 고개를 휘휘 저으며 주변을 살피던 가영은 반쯤 열린 사물함 틈으로 고개를 집어넣고 난장판인 책들 사이를 뒤지기 시작했다. 자꾸만 쏠리는 생각을 없애기 위해 더욱 집중했다. 덕분인지 곧, 가영의 손에 비닐 하나가 잡혀들어왔다. 어둡기 때문에 내용을 정확히는 알 수 없었으나 가루가 담긴 작은 비닐이었다. 역시. 가영은 작은 감탄사를 내며 촉 하나만으로 그 자리까지 올랐다는 국장에 속으로 찬사를 보내며 동아리실을 빠져나왔다. 물론 만졌던 물건들은 전부 제자리로 돌려놓은 후였다. 복도를 걸으면서 제 손의 감촉을 잊지못하며 손가락을 쓸던 가영이 저 멀리 자신쪽으로 걸어오는 한 남자를 보고 화들짝 놀라며 가장 가까운 동아리실 문을 열고 몸을 숨겼다.

 

 “뭐지?”

 

 다행히 비어있던 동아리실이라 민망한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 가영은 문을 살짝 열고 지나가는 남자를 조용히 주시했다. 그리고는 의아함에 고개를 까딱거릴 수 밖에 없었다.

 

 “아무도 없어요. 확실해요.”

 

 산이었다. 복도를 걸어오던 남자는 김산이었고 그가 서 있는 곳은 방금 가영이 빠져나온 김진현의 동아실이었다. 주변을 살피는 산에 숨어있던 동아리실의 문을 닫은 가영이 문에 기대며 생각에 빠졌다. 설마가 사람을 잡았다. 와, 설마 진짜 김 산도? 이별의 그 날을 다시 한 번 떠올리던 가영은 순간 그 날이 평범한 이별은 아니었다 생각되었다. 김 산의 성격상 분명 취조아닌 취조로 가영의 혼을 쏙 빼놓았을것인데. 그러고보니 그렇구나. 그날 되게 조용히 자신을 보냈었구나. 헛웃음이 다시 한 번 터져나왔다. 가영은 조용히 문을 열고 복도로 섰다. 그리고는 곧 김진현의 동아리실을 빠져나오는 산과 마주했다. 놀란 산이 어깨를 흠칫 떨었다. 가영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그리곤 익숙한 번호로 전화를 걸며 그대로 걸어들어왔던 복도를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곧 통화 연결음이 끊기고 전화가 연결되었다. 아무도 없는 복도를 가영이 앞서 걸었고 그 뒤를 산이 따른 채였다. 두 사람은 몇 걸음을 두고 아무말 없이 핸드폰으로 서로의 숨소리만 듣고있었다. 그 때, 학생 몇이 동아리 실에서 빠져나오며 소란스럽게 두 사람을 지나쳐갔다. 소음들은 두 사람의 귓전에 이중으로 꽂혀들었다. 가영은 헛웃음이 터져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으로 복도 끝에 섰다. 커다란 전신 거울이 두 사람을 비췄다.

 

 “어떻게 된거야?”

 

 가영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거울속 산은 아무런 표정도 짖지 않고있었다. 점점 다가오는 산은 싸늘할 정도로 무표정했다. 가영은 산의 그런 얼굴을 잘 알고있었으나 애써 모른 척 하며 눈을 피하지 않았다. 그러나 산은 아무런 대답도 없이 가영의 옆을 스쳐지나갈 뿐이었다. 그리고 곧 두 사람의 연결고리던 통화가 끊겼다. 그러나 가영에겐 그런 산을 뒤 쫒아갈 용기가 없었다. 그저 건물에서 빠져나가는 산의 뒷모습을 눈으로 쫒는 것이 전부였다. 속에서 천불이 올라왔으나 해결할 방도는 없었다. 가영은 많은 감정들이 속에서 휘몰아침을 느꼈다. 물론 산 또한 그랬음을 잘 알고있기도 했다.

 

 

 

 #

 

 

 

 클럽 안은 진현의 환영파티로 난장판이었다. 있는 집 자식들의 파티라 할 것 같으면 고급 레스토랑에서 느릿한 칼질이 전부일 것 같지만 이들에겐 그런 것들은 고리타분한 일들 중 하나 일 뿐이었다. 온더락잔에 얼음도 없이 양주를 콸콸 들이부은 성호가 진현의 앞으로 잔을 옮겼다. 그리곤 뭐라뭐라 떠들며 진현에게 박수를 보내자 열댓명의 사람들이 환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진현은 그들이 원하는 것이 이 양주잔이 깨끗하게 비워져 파티의 흥을 돋구는 것임을 모르지 않았다. 그래서, 진현은 잔 대신 제 몸을 일으키며 이들의 얼굴이 구겨지는 쪽을 택했다. 진현에겐 그 쪽이 더 즐거웠기 때문이었다. 더욱 더 이것이 코미디인 이유는 구겨지는 이들의 얼굴이 진현의 시선이 닿는 즉시 오뚜기마냥 되돌아오는 슬랩스틱같이 느껴지기 때문이었다. 입국파티를 위해 모였던 이들은 룸에서 진현이 빠져나간 즉시 뒷말을 시작했다. 진현 또한 그들이 그럴 것이라는 것을 잘 알았고, 신경쓰지 않았다. 어차피 그들은 진현이 신경쓸만한 일들의 범위가 아니었다. 담배를 입술에 걸치며 시끄러운 스테이지가 한 눈에 보이는 난간에 선 진현이 불을 붙였다. 그리곤 미친듯이 몸을 흔들며 저마다의 목적을 가진 이들을 내려다보았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지루할 뿐이었다. 그 때 주머니에서 울리는 진동에 핸드폰을 꺼내 든 진현이 메세지를 읽으며 몸을 돌렸다. 그리곤 바에 앉아 있는 여자를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느릿하지만 긴 다리로 빠르게 다가간 진현은 여자의 옆에 착석 한 뒤 들고있던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여자는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 진현을 향해 흰 가루가 들어있는 작은 비닐을 건네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복도 끝으로 사라졌다. 그리고는 진현 또한 반대편 복도에서 걸어오던 여자에게 눈짓을 보내며 그대로 클럽을 빠져나갔다. 덕분에 바의 구석에 자리에 앉아있던 가영이 작은 욕설을 내뱉으며 서둘러 두 남녀의 뒤를 따라붙었다. 그러나 진현과 여자가 향한 곳이 호텔임을 깨닫고 귀속에 박아두었던 이어폰을 꺼내 보조석으로 던졌다. 아마도 침대 어딘가로 떨어져있을 도청장치는 현장을 생생하게 담아낼터였다. 옆 차량에서도 귓속에서 무언가를 빼내는 남자가 있었다. 산 또한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은 밤새 호텔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 진현을 기다리며 각자의 차에서 말 없는 밤을 보내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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