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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나의 죄명은 휴재
작가 : 야쿠레투르
작품등록일 : 2018.12.12

모든 사람들에게 존재하는 자신만의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가 수명인 세계 - [포르테스]

현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불사'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목이 잘려도, 심장이 꿰뚫려도, 사지가 찢겨져도, 사람들은 죽지 않는다.
다만, 고통스러워 할 뿐.

그러나 '불사' 이되, '불멸'은 아니다.
이야기 속의 '나' 가 죽으면, 현실의 '나' 또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때문에 사람들은 연재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일정기간 이상의 휴재(休載)는 중죄(重罪)다.

왜 이런 얘기를 하냐고?
그야...
[나의 죄명은 휴재]
니까.

 
샹그릴라 - 스캐빈저 아리아 (1)
작성일 : 19-03-14 07:07     조회 : 263     추천 : 1     분량 : 4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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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로스가 의식을 잃은지 얼마나 지났을까?

 처음 이곳에 떨어졌을 때는 밝았던 하늘이, 어느새 어둑어둑하게 변한 것을 보니, 못해도 수시간은 지난 것 같다.

 하지만 내게는, 고작 수시간에 불과할 시간이, 억만큼의 시간으로 다가왔었다.

 진짜로 죽은 듯이 미동조차 하지 않는 제로스와 절로 오한이 들 정도로 시린 주변의 분위기.

 들리는 것이라곤 공장 같은 것이 가동되는 소리와, 검은 깃을 가지고 있는 새들의 불길하기 짝이 없는 울음 소리 뿐이었다.

 그런 환경 속에서, 나는 꼼짝도 못하고 있었다.

 이곳에 쓰러져 있는 몸이 내 것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가 없었다.

 그러한 사실이, 나를 더 힘들게 만들었다.

 

 현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 거의 모르다 시피하기에, 나는 어쩌면 제로스가 진짜로 죽었을 수도 있다는 가정을 전제로, 암울한 생각까지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초반까지만이었다.

 중반부터는 최대한 긍정적인 쪽으로 생각을 이어갔다.

 제로스가 정말로 죽은 것이라면, 청각이나 시각 따위가 제대로 정보들을 받아들이지 못할 것 아닌가.

 반쯤 열린 눈을 통해 시각 정보를 얻고, 열린 귀를 통해 청각 정보를 얻었다.

 그러한 점을 통해 제로스가 아직 살아있다고 생각했다.

 아니, 그렇게 믿었다.

 비록 몸 안에 갇혀, 실제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라지만, 간절히 비는 정도는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끊임 없이 '제로스는 살아 있다.' 라 되뇌며, 좀처럼 흘러가지 않는 시간이, 어서 빨리 흘러가길 기다렸다.

 시간이 흘러서 제로스가 깨어나길 바라고, 또 바랐다.

 

 [... 어쩌다 이렇게 됐냐.... 공삼아...]

 

 하지만 믿음 하나만으로 버티기엔, 주변 환경이 너무나도 차가웠다.

 세상을 밝게 비춰주고 있던 하늘의 빛이 사라지니, 세상은 어둠으로 물들어 갔고, 그러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나는, 그나마 남아있던 희망의 불꽃이 빠르게 꺼져가고 있는 것을 느꼈다.

 어둠이 깔리는 것과 동시에, 안그래도 제한적이던 시야는 더욱 답답해져갔고, 시야가 제한되니 작은 소리에도 흠칫흠칫 놀라게 되었다.

 낮부터 들려온 공장 돌아가는 소리가, 괜히 무섭게 다가왔다.

 밤이 왔는데도 지치지 않는 것인지, 새들은 불길한 울음 소리를 어둠 속에 흩뿌렸다.

 

 콰르르!

 

 새들의 울음 소리가 어둠을 가로지를 때면, 언제나 크고 작은 소음이 들려왔다.

 금속 더미에 앉아있던 새가 날아가면, 균형이 무너져 와르르 쏟아지는 금속 쓰레기들.

 밝은 대낮엔 그런 광경을 몇번 목격했기에, 시야 바깥에서 그런 소리가 들려와도 전혀 그런게 없었다.

 하지만 어둠이 짙게 깔린 지금은 아니었다.

 금속 더미가 무너질 때마다 두려움이 물씬 들었다.

 고작해야 금속 파편 몇개가 굴러다니는 소음이, 어찌나 과장되게 들려오는지...

 바로 지근거리에서 그런 소리가 들려올 때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곤 했다.

 혹시나 지금 제로스가 있는 동산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제로스의 몸... 아니, 내 몸에 무슨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닌지.

 그 문제 때문에 안그래도 좋지 못했던 내 몸이 더 악화되는 것은 아닌지.

 별의 별 걱정이 내 머릿속을 헤집고 다녔다.

 낮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것들이, 이렇게 사람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줄 알았겠는가?

 

 까악 까악 까-악-

 

 독방에 있었을 때는, 빛 한줌 없는 어둠만이 시야의 전부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방의 어둠은, 두려움은 커녕 편안함을 제공해주었다.

 독방의 어둠과 이곳의 어둠. 두 어둠 사이의 차이점이라곤 단 하나다.

 내 상태.

 독방 때의 나는, 온전한 의지를 가지고 신체를 움직일 수 있었다.

 지금의 나는, 아무리 기를 써봐도 움직이는 것이라곤, 시곗바늘 뿐.

 내 몸은 내 의지에서 벗어나버렸다.

 이러한 차이에서 오는 두려움이, 주변에까지 적용되어 돌아오는 것 같다.

 내 몸 하나 움직일 수 없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사소한 것에 까지 두려움을 느끼게 만드는 거대한 존재가 되어, 금방이라도 나를 집어 삼킬 것만 같았다.

 

 [...그러고 보니, 차이점이 하나 더 있네.]

 

 엄습해오는 두려움을 떨쳐내고자, 생각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그러자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독방을 뒤덮고 있던 짙은 어둠.

 그런 어둠 속에서도 오롯이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던 단 하나가 있었으니.

 바로 휴재라 적혀 있는 [낙인] 이었다.

 

 [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

 나는 낙인 생각이 떠오르자마자 낙인을 불러온다는 생각을 했고, 그 생각이 끝남과 동시에 눈 앞에 휴재라는 두 글자가 떡 하니 박혀들어왔다.

 다이브 때와 마찬가지인 결과였다.

 비록 확인해본 것은 한번 뿐이지만, 다이브 도중엔 낙인을 마음대로 없앨 수 있었다.

 당연히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터.

 그리고 그러한 점들은 다이브만이 아닌, 보이드 안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 같았다.

 

 [...음.]

 

 반가움에, 낙인을 껐다 켰다 하길 한참.

 문득, 한가지 의문이 들었다.

 다이브와 보이드, 이 두가지에 대한 의문.

 다이브와 보이드는 유사한 점이 상당히 많았다.

 ...보이드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게 많다고 하니, 섣불리 장담하긴 힘들지만.

 어쩌면.

 [보이드] 라는 것은...

 

 까악! 까악! 까악!

 

 그때, 지금까지와는 사뭇 분위기가 다른, 새들의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날카로운 소리에,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가는 것 같다.

 그럴리가 없을 텐데도, 식은땀이 관자놀이를 타고 흘러내리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뭐야? 뭔 상황인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그나마 있던 불빛마저 다 꺼진 상황.

 남은 빛이라고 해봤자, 주변에 있는 건물들이 만들어내는 미약한 불빛 뿐이었다.

 거의 한밤중에 비치는 등불 수준의 빛.

 하지만 그런 미약한 빛 조차도, 지근거리에 존재하는 것이 아닌, 시야 저편에서 견과류만하게 어른거릴 뿐이었다.

 다른 말로, 여기 금속 쓰레기장(?) 내부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두 눈으로 보기엔, 광량이 부족하단 말이다.

 

 소곤소곤소곤

 

 청각에 온 집중을 다하니, 어떠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것은 여지껏 쓰레기장에서 발생한 소음들과는 차원이 다른 소리였다.

 

 [꿀꺽]

 

 일부러 침 삼키는 소리를 내어, 치밀어오는 두려움을 살짝 밀어낸다.

 이어, 다시 소리에 집중해, 소리가 뜻하는 바를 파악하고자 노력했다.

 그 노력 덕분인지, 새로운 소리 하나를 잡아낼 수 있었다.

 

 저벅 저벅 저벅

 

 그것은 누군가의 발소리였다.

 발소리로 추측해보건데, 지금 이곳에 있는 존재는 이족 보행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리고 신고 있는 신발은... 무거운 편으로 짐작된다.

 아니면 신발을 신고 있는 사람의 무게가 좀 나가거나.

 

 철그럭 철그럭

 

 점점 소리가 가까워짐에 따라, 더 많은 소리가 들려왔다.

 자잘하게 들려오는 금속 마찰음이, 발소리 위로 깔려 귓가를 간질인다.

 저 소리로 짐작해보건데, 후자 쪽이 맞는 것 같았다.

 사람의 무게가 많이 나가는 것 같다는 얘기다.

 

 턱-

 

 "음... 어디가 어딘지 헷갈리네... 야간 투시경으로 봐서 그런가?"

 

 사람 목소리다!

 ...그런데... 뭔가 목소리가 어색한 느낌인데?

 뭐랄까... 안맞는 목소리를 억지로 쥐어 짜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음... 혹시 목소리 변조?

 무슨 이유에서? 이런 쓰레기장에 오는데 목소리 변조를 해야할 이유가 있나?

 

 [그냥 내 착각인가...?]

 

 그래, 착각이든 뭐든 뭔 상관이야?

 지금 이곳에 사람이 왔다는게 중요하지.

 저 사람은 무슨 목적으로 이곳에 온 걸까?

 

 "티티, 날 좀 도와주지 않겠니? 네가 발견 했다는 그거. 어디 있는지 정확히 알려줄 수 있어?"

 까악- 까악-

 "고마워, 티티야."

 

 뭐야, 저 새 울음 소리는?

 내가 계속 들어왔던 새 소리잖아?

 근데 왜.... 저 사람이랑 대화하는 것 같지?

 

 까악! 까악!

 

 "거기구나! 좋았어!"

 

 새 울음 소리가 바로 뒤에서 들려오는 것 같은데... 내 착각이겠지?

 

 [새야, 혹시 내 말이 들리면 얼굴쪽으로 한번 와주지 않겠니?]

 

 혹시나 하는 생각에 새에게 부탁을 해보았지만.

 

 까악!

 

 내 말이 들릴리가 있나!

 아니, 나도 쟤 말 못알아먹기는 마찬가지니... 가 아니지!

 야! 꺼져! 저리 꺼지라고!

 

 [훠이! 훠이! 딴 곳으로 날아가라! 훠이!]

 

 철그럭 철그럭

 

 내 모든 신경이, 뒤통수 근처에 있을 거라 짐작되는 새에게로 향해 있을 때.

 어느새 가까워진 소리가, 순식간에 나의 이목을 빼앗아갔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미약한 등불을 제외하곤 어둠 뿐이던 내 시야에, 그 사람이 나타났으니까.

 그 사람이 들고 있는 단말기.

 거기에서 흘러나오는 빛이, 사람의 형태를 대충이나마 보여주고 있었다.

 

 "오~ 오오오~! 진짜 대발견이다!"

 

 저 사람은, 내 짐작대로 많이 무거워보였다.

 등에 지고 있는 짐덩어리가 어찌나 무거워 보이는지... 저런 걸 용케도 들고 다니는 것 같다.

 짐에 비해 사람은 왜소해 보였다.

 작업복으로 보이는 옷의 옷주름이, 가로로 구겨져 있는 것 같은데, 그게 저 사람을 더욱 더 작게 보이게끔 만드는 것 같았다.

 

 [....]

 

 아, 근데.... 왜 나랑... 눈 마주친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이거... 기분이 쎄- 한데?

 나랑 눈 마주친 거... 아니겠지? 응, 아닐거야.

 

 "? 뭐지? 뭔가 오싹한 기분이 드는데..."

 

 오싹하면 돌아가던가!

 왜 이쪽을 계속 쳐다보는 건데!

 

 "흐음...?"

 

 얘 뭐야! 오싹하다면서 왜 다가오는 거지?

 머리에 나사가 하나 빠진 건가?

 

 콰르르- 철그럭 촤르르- 철그럭

 

 금속 쓰레기가 밟혀 굴러 떨어지는 소리와 저 사람이 지고 있는 짐덩어리에서 나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고개를 이리 갸웃? 저리 갸웃? 하면서 다가오는 사람.

 마침내 그 사람이 내 바로 코앞까지 도달했다.

 그리고는 나에게 손을 뻗어왔다.

 

 [이거 거짓말이지? 거짓말이라고 해줘! 제발!]

 

 나사 하나 빠진 사람한테, 내 몸 맡기는건 안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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