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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여배우 월화의 생애
작가 : 한계령
작품등록일 : 2016.9.18

조선 최초 스크린의 여배우인 이월화의 일생 입니다.
척박한 조선 연극계와 영화계을 거치며 질곡의 삶을 산 그녀의 비극적인 생을 조감 합니다.

 
제3장 여배우의 길 (18)해의 비곡
작성일 : 16-09-27 10:58     조회 : 499     추천 : 0     분량 : 12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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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장 여배우의 길 (18) 해의 비곡

 

 월화는 부산역에 도착했다. 은은한 핑크빛의 어깨가 살짝 들어나는 투피스에 코발트색 망사 숙녀모을 쓴 월화는 달랑 은색 구슬 핸드백과 작은 트렁크 하나를 들고 기차에서 내리자 바닷내음이 콱 코를 찔러 온다. 비로소 항도 부산에 온 실감이 난다. 부산역에 마중을 나온 종화는 반가움에 그 순진한 미소가 번진다. 언제 준비 했는지 한 아름 라일락 꽃다발도 뒤춤에 숨겼다고 수줍게 건네준다.

 

 “여행은 즐거웠어?”

 

 연인처럼 정답게 묻는다.

 

 “응...”

 

 월화도 꽃다발을 받아 들고 반가움에 함빡 웃음 짓는다.

 

 “내가 월화를 처음 만난 곳이 이곳 부산이지?”

 

 “그래..정말 그렇구나.. 우리가 만난 지 몇 년이나 되었지?”

 

 “벌써 햇수로 삼년이야.”

 

 “어머! 벌써 그렇게 되었나?”

 

 월화는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마음속으로 해를 세어 본다. 그 삼년의 세월이 후딱 지난 것 같지만 그 동안 변화도 많고 사건도 많았다.

 

 종화는 부산역 광장에 대기해 논 자동차에 월화를 모시듯 태운다. 이렇게 자동차 까지 대령해 그녀를 반길 줄은 몰랐다. 월화는 결코 낯설지 않은 도시의 풍경을 차창으로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이곳 부산은 내게 행운을 가져다 준 도시이다. 이곳에서 백남 선생님을 만났고 함께 평생 친구 종화도 만났다. 그들 덕분에 연극무대의 스타로 빛났고 조선최초의 은막의 여배우가 되었다. 이제 이곳 부산에서 다시 태어나는 이월화가 되어야 한다. 꼭 그렇게 될 것이다.

 

 본정통에 있는 상점가 모퉁이에 <나데 총포상>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고 종화는 자동차차에서 내린 월화를 총포상 옆에 있는 이층 계단으로 안내 한다. 사무실 입구에는 <조선키네마 영화주식회사>라는 간판이 걸려 있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자 촬영준비로 온 직원들이 분주 해 있었다. 월화가 들어오자 직원들은 작업을 중단 한 채 모두 박수와 환호를 보낸다. 특히 사무실 벽에는 급히 만들어 쓴 것 같은

 

 “축! 환영 스타 이월화 양”

 

 벽보가 붙어 있었다. 월화는 종화의 소개로 감독과 제작자 등을 소개 받는다.

 

 “조선키네마 사의 대표이며 제작자이신 나데 사장님 이십니다”

 

 “반갑소! 나데 오도이찌요.”

 

 월화는 당당하고 자신 있게 목례를 하며

 

 “이월화 예요.”

 

 “이번에 메가폰을 잡은 왕필렬 감독입니다”

 

 옆에 박박 머리의 사내를 인사 시키자 왕필렬은 정중히 고개를 숙이며.

 

 “반갑습니다. 왕필렬입니다.”

 

 “이분은 촬영기사 이십니다.”

 

 “오시느라 수고 했소 나 사이또요.”

 

 “이쪽은 조감독입니다.”

 

 “연출보를 맡은 이경손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월화는 손을 내밀어 일일이 그들과 악수 했다. 누가 제작자고 감독이고 조감독인지 전혀 기억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 한 것은 그들은 황송하고도 영광스런 표정으로 악수의 손을 내밀고 월화를 존경하고 환영하는 모습만은 역역 했다. 그날은 감독이 직접 석 달이나 걸려 썼다는 대본만 받고 임시 숙소인 동래 온천지대의 한 일본식 여관에 여장을 풀었다.

 

 저녁에 나데 사장이 환송 식사를 대접한다는 연락을 보내 왔지만 월화는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환송연을 정중히 사양 했다. 대신 여관에서 주는 생선초밥이 곁들인 복어 튀김 우동을 간단히 먹고 객실에 딸린 개인 독탕의 뜨거운 온천수에 온몸을 담그고 이마에 땀이 총총 매친 채 시나리오를 읽었다. 솔직히 대본의 좋고 나쁨을 월화가 따질 겨를이 아니었다.

 

 다음 날, 사무실에서는 계약이 이루어졌다. 월화가 파격적인 금액으로 촬영 계약서에 도장을 찍자 감독인 왕필렬이 그제야 안도하는 얼굴이 된다. 혹시나 계약이 파기되어 월화가 경성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노심초사 한 모양이었다.

 다음 날 부터 촬영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촬영은 초여름에 시작되어 가을이 오기 전 끝내 전국 극장 개봉에 붙질 예정이었다. 그들은 제주도까지 가서 풍광 좋은 곳을 찾아다니며 활동사진을 찍었다. 오늘은 서귀포에 있는 바닷가에서 로케이션 촬영이 있는 날이다.

 

 감독인 왕필렬과 일본인 촬영기사 사이또(薺蕂)는 좋은 앵글을 잡으려고 바닷가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설치고 다닌다.

 월화는 파라솔이 쳐진 간이의자에 앉아 분장사에게 얼굴을 맡기고 있다. 분장이 끝나자

 연출보 이경손이 월화를 향해 소리를 치며 부른다.

 

 “월화 씨! 촬영 준비 다 됐습니다.”

 

 그 사이 불란서 제 최신 카메라인 바르보 카메라의 위치가 정해지고 곧 촬영이 시작될 모양이다. 월화는 급히 사인을 해주고 카메라가 설치 된 백사장으로 향한다. 그런 그녀의 곁에는 분장과 의상 담당이 따르며 마무리 손질을 해준다.

 

 이번 장면은 산에 사는 화전민 처녀가 꾸는 꿈으로 바다를 동경하여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백사장을 힘차게 달려가는 모습을 찍는 것이다.

 

 그러기에 월화는 하늘거리는 마치 선녀 같은 흰 길고 늘어진 날개 의상을 입었다. 감독인 왕필렬이 유독 큰 메가폰을 들고 "레디 액션!”을 외친다.

 

 월화가 백사장을 달려간다. 바람이 불어오며 그녀의 천사의 날개 같은 흰 옷 자락이 바람에 휘달린다. 돌연, 카메라의 크랭크를 돌리던 촬영기사 사이또가 루뻬에서 눈을 띠며 컷! 을 외친다. 그러자 감독인 왕필렬이 의심스러운 표정이 되며

 

 “사이또 기사! 무슨 일이요?”

 

 “배우가 프레임에서 빠져 버렸어요”

 

 “음..그래도 컷은 감독만이 할 수 있는거요. 다음부턴 나한테 먼 저 알리시오.”

 

 거만한 말투로 의시된다. 그러자 사이또는 아니꼽다는 듯

 

 “그럼 공연히 생필름을 돌리란 말이요?”

 

 “그래도 컷이라 말 할 수 있는 건 감독이요!”

 

 “허..더러워서... 나도 감독이나 해야지.”

 

 “지금 뭐라고 했소? 뭐 더럽다고...”

 

 두 사람의 싸움으로 촬영이 중단된다. 그야말로 아무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서로 다투는 것이다. 그만큼 현장에서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걸 서로 강조하다보니 쓸데없는 자존심을 내 새우게 되고 이런 일은 곧잘 일어난다. 감독과 촬영기사가 다투자 당황하는 건 스태프 들이다. 경손은 감독을 구석으로 데리고 가서

 

 “감독님이 참으시죠...감독은 예술가입니다. 왜 기술자에 지나지 않는 하찮은 촬영기사와 다투십니까?”

 

 종화도 사이또를 달랜다.

 

 “감독이 신인감독이라 아무것도 몰라서 일어난 일이예요. 카메라에 배우가 빠지면 당연히 컷을 해야죠!”

 

 두 사람이 나서서 겨우 달래자 마지못한 표정으로 촬영이 다시 시작된다.

 

 “레디 액션!”

 

 월화가 다시 백사장을 달리기 시작한다. 이번엔 감독이 “컷!”을 외치며 엔지를 낸다.

 

 “어? 난 좋은데 왜 그러실까?”

 

 은근히 약 올리는 사이또 이다.

 

 “얼굴 표정이 안 좋았소. 다시 갑시다!”

 

 “허..롱숏이라 얼굴 표정까지는 안 보일 텐데?”

 

 “다시 가라면 가지 뭘 그래 말이 많소?”

 

 “좋소! 뭐? 내 돈으로 필름 값 내는 거 아니니까?”

 

 다시 카메라가 돌아간다. 몇 번의 반복 끝에 겨우 촬영이 끝난다.

 

 월화는 헉헉 숨이 차 죽을 지경이다. 감독이 오케이! 을 외치자 월화는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진행요원이 달려와 얼음에 재운 수건으로 월화의 얼굴과 어깨에 대주며 열기를 식혀준다. 스태프 모두 더위에 지친 표정이지만 만족한 표정을 짓고 있다. 분명 좋은 화면이 나오리라 월화는 생각하니 숨찬 것도 곧 가라앉으며 기분이 좋아 진다. 오늘의 촬영 분량은 이것으로 끝났다.

 

 “월화 상! 아주 수고가 많았어요.”

 

 감독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자 촬영기사도 엄지손을 내 보이며

 

 “월화 상은 역시 최고예요.”

 

 감독에 지지 않겠다는 듯 칭찬을 아끼지 앉는다. 감독인 왕필렬를 비롯하여 촬영기사와 조명기사, 조감독 등 모든 스태프들은 촬영장에서는 물론 촬영장 외에서 까지 정중히 월화를 대한다. 이미 활동사진 스타로써 이름을 떨친 여배우 이월화에 대한 존경과 예우이다. 특히 남주인공인 종화가 월화에게 보여 주는 우정은 실로 극진하다. 평소 단둘이 있을 때는 월화에게 반말을 하지만 스태프들이 모여 있는 장소에서는

 

 “월화 씨! 식사는 하셨습니까?”

 “월화 씨! 어디 불편한데는 없으십니까?”

 

 깍듯이 존대어를 썼다. 이제 월화는 그 어둡던 추문과 사랑의 악몽에서 깨어나 빠르게 치유되었다. 또한 몸가짐도 바르게 했다. 절대 그 어느 사내에게도 흐트러진 눈길을 주지 않았고 마치 청신녀처럼 자신의 몸과 마음을 청결히 했다. 그것은 자신을 구렁텅이로 빠트리려는 조 씨가 곁에 없기에 더욱 가능한 일이었다. 대신 출연료를 전부 조 씨에게 보내고 당분간의 절연을 선언 했다. 그러기에 촬영 작업은 즐겁고 보람찬 나날이었다.

 

 그런데 여기서도 적수가 나타난다. 그 적수는 늘 여자다. 그것도 같은 여배우 끼리 문제가 생긴다. 특히 여배우란 늘 존망의 대상이 되다 보니 그런 직업병이 돌출하여 늘 자신이 디바이고 프리마돈나 이어야 한다는 착각에 늘 다른 여배우들을 경쟁과 라이벌 의식으로 대하게 된다. 월화는 이미 극단생활을 통해 그런 걸 경험 했다. 여명극단에서 유리가 그렇고 설희 역시 그런 갈등의 관계를 갖고 있었다. 이번엔 역시 남주인공 종화의 약혼자 역활로 나오는 이채전이 문제 이었다.

 

 그 첫 싸움은 촬영장도 아닌 바닷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중에 일어났다.

 오늘은 남자 배우들로 촬영 일정이 잡힌 날이라 월화는 수영이나 하겠다며 숙소 앞에 있는 바닷가로 나갔다. 한적한 백사장에는 긴 비치의자가 놓여 있었다. 월화는 빈 의자를 보고 잘 됐구나 하며 그 의자에 길게 누어 밀짚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태양 욕을 즐기며 솔솔 낮잠에 빠지려는데 누군가 날카로운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비켜요! 이건 내 의자예요.”

 

 “........?”

 

 돌아보니 자주색 원피스 수영복에 검은 선 그라스를 쓴 채전이 태양을 등지고 노려보고 서 있다. 한 손에는 여성잡지, 다른 한 손에는 과일 주스가 빨대가 꽂힌 유리컵이 들고 있는 것이 그런 걸 가지러 다녀온 모양이다. 월화는 미안 한 듯 의자에서 일어났다.

 

 “어? 난 그냥 빈 의자가 놓여 있기에..임자가 없는 줄 알고?.”

 

 채전은 홱 잡지를 모래위에 집어 던지더니 방금 전 월화가 앉았던 천으로 된 비치 의자를 확 뒤집으며

 

 “누군가 임자가 있으니까 갖다 놨을 거 아녜요? 원 재수 없을래니까 별 여자가 남의 의자에 다 앉고?”

 

 마치 무슨 불결한 거라도 묻은 듯 천을 툭! 툭! 털어 낸다. 그런 채전의 태도에 월화도 은근히 화가 나서

 

 “그렇담 미안 한데요? 하지만 재수가 없다뇨?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닌가요?”

 

 “흥...이거 스타라고 재는 거야 뭐야?”

 

 마치 반응을 기다렸다는 듯 확 돌아서 월화를 식식대고 노려본다.

 

 이건 완전 계획적인 시비조이다. 그런 태도에 월화는 어의가 없어 멍하다. 그러나 채전 그녀 입장에서 보면 늘 자신 보다 스태프들에게 대접을 먼저 받는 월화가 부럽기도 하고 질투가 났던 모양이다. 두 여자는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정오의 백사장에서 그렇게 한참을 노려보고 서 있었다. 이후, 촬영이 계속 되는 현장에서도 월화와 그녀의 은근한 눈싸움은 계속 됐다.

 

 그러던 어느 날, 촬영장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다. 바로 촬영기사인 사이토가 채전을 희롱한 사건이 일어 난 것이다. 촬영 중 장소이동을 하려고 한라산 산길을 가던 중 으슥한 곳에서 사이또가 채전을 껴안은 모양이다. 채전은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그러나 사이또는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난 그냥 채전 상이 힘들어 하는 것 같아서 부축을 한것 뿐이요”

 

 난색을 표하며 난처한 변명을 늘어놓는다.

 

 “젖가슴 안으로 손이 들어 온 것이 부축이람 말이예요?”

 

 채전은 더욱 울며 소리를 지른다. 그런 채전의 억울함에도 감독을 비롯한 스태프들은 그냥 곤란한 표정으로 바라 본 뿐이다. 종화와 경손이 그런 채전에게 달래지만 그건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니 이해를 하고 어서 촬영이나 하자는 설득에 지나지 않는다.

 

 이때, 월화가 발끈하며 나섰다. 가득이나 일본인 촬영기사에게 포한이 많은 월화가 아니던가?

 

 “이런 일은 절대 묵과 할 수 없어요. 당장 촬영기사를 바꾸세요? 그렇지 않으면 나도 촬영을 거부 하겠어요”

 

 아니? 이런 사소한 일로 촬영기사를 바꾸다니? 더욱이 일본인 촬영기사를 일본으로 돌려보내고 또 다시 일본인 촬영기사가 온다면 그건 너무 시간낭비고 엄청난 제작비의 낭비이다. 그런 약점을 잡은 사이또는 거만한 미소를 띠며

 

 “허..여배우 시아까시(희롱) 좀 했다고 너무 하는 거 아니요?”

 

 그래 내가 희롱 좀 했다 어쩔 테냐 라는 뱃장으로 월화를 째려본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일본에서는 촬영기사가 여배우를 데리고 희롱하는 것 은 다반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조선의 정서로는 도무지 이해와 용서가 되지 않은 대목이었다.

 

 “그래요! 그럼 난 서울로 돌아가겠어요.

 

 월화는 냉정하게 돌아서 숙소로 와서 짐을 꾸렸다. 결국 사이또는 그런 월화와 채전 앞에 머리를 땅 끝 까지 숙이며 사과를 했다. 그래도 월화의 화는 풀리지 않았다. 결국 촬영은 중단되고 결국 사이토는 일본으로 돌아가고 또 다른 일본인 촬영기사 스또오(濟藤)라는 사람으로 교체되어 다시 촬영은 속개 되었다. 이런 일이 있은 후 채전은 월화에게 사과한다.

 

 “언니! 전엔 내가 미안했어.”

 

 이제 채전은 ‘언니! 언니!’ 하며 더욱 살갑게 월화를 대한다. 촬영을 끝내고 숙소인 여관으로 돌아오면 한 방을 쓰며 마치 자매처럼 지낸다.

 

 오늘도 촬영이 끝난 저녁, 월화와 채전은 한라산 성널 오름에 오른다. 두 여자가 계곡물 사이에서 홀딱 벗고 미역도 감고 물장난도 쳤다. 오늘도 한라산에는 밝은 보름달이 높게 떴다. 월화는 둥근달을 보며 상심에 젖는다.

 

 “지금 경성에도 저 보름달이 떠 있겠지? 백남 선생도 저 달을 보고 게실까?”

 

 채전이 월화의 표정을 보더니

 

 “언니는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구나?”

 

 “아이 애두.. 그런 사람이 어딧다고 그래”

 

 “괜히 멀리 있는 사람 때문에 가까이 있는 사람 놓치지 말이요.”

 

 “가까이 있는 사람이라니?”

 

 “아이... 안 선생님 말이예요.”

 

 “안 선생님? 아! 종화 씨”

 

 “안 선생님이 언니를 대하는걸 보면 나도 은근히 질투가 나는걸”

 

 “종화 씨와 나는 친구야.”

 

 “에이 거짓말! 남녀 사이에 망측하게 무슨 친구?”

 

 채전은 고개를 가웃 하더니 그럴 수 있다는 듯 부러워한다.

 

 “언니 감독보인 이경손씨 어떻게 생각하우?”

 

 “아! 그 미남자?”

 

 “언니도 미남이라고 생각해?”

 

 “생기기야 여기 모인 그 어떤 남정네 보다 잘 생겼지”

 

 “홋호....”

 

  그 말에 채전은 얼굴이 발그래 달아오른다.

 

 “함께 극단에 있었다며?”

 

 “언니..나 고백할게 있는데 내가 배우가 된 건 그 사람 이경손 씨 때문이야..”

 

 “어쩐지? 네가 이경손 씨를 보는 눈이 다르더라.”

 

 “그게 아니고..”

 

 채전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조심스럽게 말을 한다.

 

 “이건 비밀인데 나의 아버지는 독립운동을 하시는 분이야”

 

 “뭐 독립운동?”

 

 월화도 공연히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실은 나도 가끔 아버지를 도와 함께 행동하기도 했어.”

 

 “순하고 약해 보이는 네가 독립운동을 한다고?”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고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동지들에게 밀서를 전하기도 하고 때론 독립자금을 받아오기도 해.”

 

 “그런 일 정도면 못 할 것도 없지.”

 

 “한번은 무기를 옮겨 본 적도 있어”

 

 “아니..애가 점점 사람을 놀라키네.”

 

 “어느 날, 아버지 지령을 받고 동지를 만나고 오는 길에 그만 왜놈 형사가 따라 붙었지 뭐야.”

 

 “뭐 왜놈형사?”

 

 월화는 꼴깍 숨이 막힌다. 그러나 채전은 태연하게 말을 이어 간다.

 

 “거기가 종로통이었는데 난 그 형사를 피해 어느 극장 안으로 숨어들어 가버렸어. 그런데 거기서 연극을 하는 이경손 씨를 만났지 뭐야. 내가 쫒기는 모습인걸 알고 날 소폼 상자 안에 감취 주었어. 덕분에 난 잡혀 가지 않게 되었고 그 이후부터 극단 식구가 되어 결국 배우까지 된 거야.”

 

 채전은 우연히 왜놈형사를 피해 숨어 들어간 극단에서 연극배우가 되었다. 결국 이경손을 따라 극예술 연구회의 단원으로 지방 공연에 따라 나서게 되었고 부산공연을 하는 중 흥행에 실패하고 단원들은 뿔뿔이 헤어진다. 그런 와중에도 채전은 경손을 따라 부산에 남았다. 다행히 종화는 남은 단원들을 모두 불러 모아 영화에 투입 시켰고 채전은 졸지에 영화배우가 된 것이다.

 

 “그럼 넌 다시 아버지를 찾아가서 독립운동을 계속 하겠구나”

 

 “아니.. 아버지는 의거를 일으키시다 결국 놈들의 통탄에 돌아가셨어.”

 

 “뭐 돌아 가셨다고?”

 

 “응! ”

 

 채전의 눈에는 가득 논물이 고였다.

 

 “그런 넌 이제 뭐 할 거니?”

 

 그 말에 채전은 눈물이 아롱진 검은 눈동자를 빛내며 말한다.

 

 “난 .내 신분을 감출 수만 있다면 나도 배우가 되고 싶어. 언니처럼 유명한 스타가 될 테야.”

 

 채전은 자신을 위기에서 구해주고 배우로 만들어 준 이경손을 흠모하고 있었다. 그런 이경손의 곁에 오래 있고 싶은 그녀의 염원이 여배우를 더욱 동경하게 된 것이다.

 

 그러자 월화는 따끔한 충고가 이어진다.

 

 “여배우란 가장 아름답고 향기 좋은 꽃 중에 꽃이야. 그러기에 대중들은 그 꽃을 존경하고 애정을 보내면서도 그 꽃이 시들거나 아니면 꺾기는 걸 은근히 바라고 있지. 그럴 땐 그 꽃은 영원히 향기를 잃고 대중들에게 잊혀 가는 거란다.”

 

 자신의 경험을 비추어 하는 뼈아픈 말이다.

 

 “언니! 언니가 더 유명한 스타가 되고 내가 혹시 배우가 못 될 지라도 우리 영원히 언니 동생해요.”

 

 “그러자구나.”

 

 두 여자는 달빛아래 손을 잡는다. 또 다른 월하의 맹서이다.

 

 다음 날도 촬영을 계속 되었다. 오늘도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7월 염천 무더위의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오늘부터 한라산 중턱에 오픈 세트로 지은 촬영용 움막에서 촬영이 시작된다. 이 곳 움막은 영화 내용상으로 어미와 딸의 2대가 사는 곳이다. 월화는 나무꾼의 딸과 그 어미의 1인 2역을 맡았고 종화도 아버지와 아들 대의 2대를 연기하는 배역을 맡고 있다.

 

 현제 이 움막에는 어미는 죽고 어미가 난 그 딸은 늙은 나무꾼 아버지와 함께 산다. 하루는 아버지가 나무를 하러 가서 절벽에 실족한 한 젊은이를 부축해 집으로 데리고 온다.

 

 “아버지 웬 사람이예요?”

 

 “저쪽 노루 오름에 나무를 하러 갔더니만 절벽 아래 이 청년 이 쓰러져 있더구나.”

 

 “그런다고 이런 누추한 집으로 데리고 오면 어떡해요?”

 

 “그럼 목숨이 붙어 있는데 그냥 죽게 내 버려둘까... 행색을 보 니 대학생인 모양인데 그래도 명이 길어 아직 죽을 때는 안 된 것 같구나”

 

 나무꾼과 처녀는 의식을 잃은 청년을 움막으로 옮겨진다. 그후 며칠 동안 처녀는 그 젊은이를 성심껏 간호한다. 청년이 깨어나자 아름다운 처녀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어머! 깨어 나셨네요?”

 

 “어? 여기가 어딥니까?”

 

 “저의 아버지가 노루 오름에서 피를 흘리고 신음하는 댁을 들 쳐 없고 저희들이 사는 이 움막으로 데려 오셨답니다.”

 

 “저의 생명의 은인이올시다. 정말 고맙습니다.”

 

 청년은 상반신을 일으키나 고통에 괴로워 한다.

 

 “아..아야..”

 

 그런 청년을 얼른 처녀가 부축하며

 

 “아... 아직은 무리예요 그냥 누어 계세요.”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청년은 다시 자리에 눕는다. 자리에 누워 처녀의 얼굴을 보니 너무도 아름답다.

 

 당시의 신파 애정 극이 그렇듯 그 대학생 청년과 처녀는 사랑을 하게 된다. 어디서 많이 본 설정이고 시추에이션이다. 그러나 드라마의 복선이 있다. 청년의 목에는 목걸이가 걸려 있었다. 이 목걸이는 자신의 아버지가 죽기 전 자신에게 준 귀한 목걸이 이었다. 그러나 그와 똑 같은 목걸이가 처녀의 목에도 걸려 있다. 이런 설정이라면 눈치 빠른 관객은 아! 그렇구나! 금방 알아챈다.

 

 세월은 이십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역시 한 젊은이가 절벽에서 실족하고 이 움막에 찾아 든다. 그때도 처녀와 똑 닮은 처녀의 간호를 받게 되고 그 처녀와 사랑을 약속하고 정을 통한다. 젊은이는 완쾌되어 서울로 돌아가며 자신의 목에 건 목걸이를 꺼내 처녀에게 준다. 그 처녀가 딸을 낳아 길렀다.

 

 그 딸은 죽기 전 어머니에게서 받은 목걸이를 신주 모시듯 목에 걸었다. 그런데 처녀가 몸과 마음을 바쳐 사랑한 청년이 자신과 또 같은 목걸이를 하고 있다. 변사의 구성진 표현을 빌리자면

 

 “아! 이 기구하고 얄궂은 운명을 어이 하람 말이냐? 하늘이 알고 땅이 알았을 것인가? 이 들 청춘남녀는 바로 이복 남매였던 것이었다아-”

 

 처녀는 너무도 비통하고 애절하여 절벽에 올라가 떨어져 목숨을 끊고 만다. 죽은 처녀의 시신을 잡고 오열하는 젊은이는 하늘을 향해 울부짖는다.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입니까? 이런 인생사를 운명이라 만들어 놓고 유유자작 하신다면 그건 신으로써 직무유기 입니다. 제발 이런 비극의 소용돌이 에서 깨어나 한낮에 꾼 허튼 꿈으로 이 잔혹한 현실의 시계바늘을 돌려 주십시요. 이게 진실이라면 너무 허망하고 비참한 것 아닙니까 흑흑..”

 

 이 장면을 촬영하며 청년 호범으로 분한 종화가 펑펑 눈물을 쏟아 내었다. 그러자 감독도 울고 모든 스태프들도 엉엉 울었다. 종화의 품에 죽은 채 하며 안겨 있던 월화도 눈물이 나와 죽을 지경이었다. 이 장면을 마지막으로 모든 촬영이 끝났다.

 

 “수고 하셨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배우와 스태프들은 서로 껴안고 악수하며 촬영이 무사히 끝난 것을 자축한다. 제일로 기뻐하는 사람은 감독인 왕필렬이다. 처음으로 경험하는 촬영 현장에서 그는 많이 헷갈렸고 그만큼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이 여름의 폭염 속에 고생들을 많이 했다. 금방 그 보복이 돌아 왔다. 스태프 중 하나가 마지막 테이크를 확인하고 돌아서는 왕 감독에게 미리 준비한 구정물을 끼얹은 것이다.

 

 왕감독은 졸지에 구정물 세례를 받고도 싱글 벙글 이다. 그러나 구정물 통은 하나가 아니었다. 촬영기사도 구정물 통을 뒤 집어 써야 했고 월화에게도 스태프 한명이 구정물 통을 들고 달려든다. 월화는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고 쫓고 쫓기고 모두 박장대소 웃고 웃는다.

 

 다음날, 이들 촬영팀은 제주도를 떠나 부산으로 돌아왔다. 이제 영화는 현상과 편집, 그리고 자막 작업이 남아 있다. 대본도 수정해 극장에서 변사가 감동적으로 낭송 할 수 있게끔 윤문하는 작업이 남았다. 그 일은 감독과 조감독 그리고 스태프들, 또한 마지막까지 자본을 대는 제작자인 나데의 몫이다.

 공식적으로 배우의 역할은 보충촬영이 없는 한 마무리가 된 것이다.

 

 월화는 촬영이 끝났음에도 서울로 돌아가지 않고 부산에 남았다. 그동안 영화는 후반작업을 마치고 완성되어 그해 11월 18일 서울 조선극장에서 개봉 되었다. 관객들은 이월화를 보겠다며 극장으로 몰려들고 흥행은 대성공이었다. 그러나 이복 남매의 금기된 사랑의 내용이 문제가 되어 신문지상에 비판이 터져 나왔다.

 

 “우리 영화계를 무시해도 분수가 있지..그것도 소위 영화극이라는 미명을 붙이 다니.. 일본식 저속취미... 일부 추악한 청춘남녀의 추악한 치정기분을 조성 시켰을 뿐..”

 

 당시 매일신보의 영화평 기사이다. 그러자 그렇게 시끄럽게 떠드는 이유가 뭔고? 하며 관객을 더욱 모여 들었다. 이런 흥행몰이와 세인의 관심이 촉발되는 이때에도 월화는 극장에도 가지 않았다. 혹시 무대인사라도 기대했던 월화의 팬들은 실망해서 극장에 유리창을 깨는 행패를 부리기도 했다. 또한 유언비어가 난무하기도 했다.

 

 “부산에서 월화가 재벌남자를 만나 살림을 차렸다더라.”

 

 “그게 아니고 중병이 걸려 다 죽게 되었다더라.”

 

 하다못해 이런 소문도 났다.

 

 “재벌남자에게 버림받고 오륙도 바닷물에 빠져 죽었다더라.”

 

 그런 소문에도 아랑곳없이 월화는 부산 영도다리 근처의 주택가에 한 왜식가옥 하숙집 이층에 세를 내고 손수 밥을 해 먹으며 한가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어떻게 주소를 알았는지 서울의 조 씨로 부터 편지가 쇄도 했다.

 

 “네가 없으니 육친의 정이 그리워 눈물로 밤을 지세 우는구나.”

 

 “남들은 모녀지간에 다정도 하다만 우리 모녀는 어찌 이리 되 었는지...다 내가 부덕한 탓이다”

 

 “진심으로 후회하니 서울로 돌아 오거라.”

 

 “몸이 아파 수발을 도울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 편지는 월화의 무소식에 점점 악의적인 내용으로 변한다.

 

 “네 이년! 친딸도 아닌 네년을 내가 어떻게 길렸는데?..”

 

 “정 이리 의절해 살꺼면 차라리 호적을 파가라 ”

 

 “네 년만 호의호식하고 날 의붓어미라고 굶겨 죽일 참이냐”

 

 다행히 개봉의 성공으로 월화에게 제법 고액의 특별 보너스가 지급 되었다. 또한 아직 작품도 정해지지 않은 제2회 작품에 출연료도 선불로 받았다. 월화는 최소한의 생활비만 남기고 그 돈을 모두 조 씨에게 보냈다. 돈을 보내자 하루가 멀다고 배달되었던 편지가 딱 그치고 말았다. 사실 월화도 서울이 궁금하다. 날 구렁텅이로 빠트린 엄마지만 애증을 떠나 보고도 싶다. 그러나 왠지 모를 지금 것 풀지 못한 문제가 이곳 부산에서 풀릴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것은 백남과의 만남이다. 이곳 부산에서 우연히 처음 백남 선생님을 만난 것처럼 분명 그렇게 또 다시 이곳 부산에서 다시 만날 것이라는 예감 때문이다.

 

 월화는 갈매기가 나르는 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다. 돌연 이상한 냄새에 킁킁- 코를 실룩여 본다. 부엌에서 밥이 타는 냄새이다. 부엌이라고 해봤자 옷장 곁에 작은 공간에 전기 곤로를 하나같다 논 것이 전부다.

 

 “어머! 채전아 밥 타잖아?”

 

 소리치며 방안으로 달려 들어가니 채전은 잡지책을 얼굴에 올려놓고 낮잠에 빠져 있다. 월화는 서둘러 곤로 위에 올려 논 냄비의 손잡이를 잡는다.

 

 “앗 뜨거!”

 

 뜨거운 냄비를 놓치며 얼른 손으로 귀를 잡는다. 그런 소란에 그제야 채전은 하품을 하며 깨어난다.

 

 “야! 이 잠꾸러기야! 내가 밥 타나 잘 보랬지?”

 

 월화는 채전을 싫지 않은 듯 꾸짖는다.

 

 “나 일부러 태운거야 누른 밥 먹을 려고?”

 

 채전은 말도 되지 않는 소리를 한다. 그러더니 미안한 듯 배시시 웃으며

 

 “언니! 그럼 우리 가락국수 시켜 먹을까?”

 

 “왜...누른 밥 좋아 한다며?”

 

 “나야 좋지만... 허긴 맨날 눌은밥 먹으니 좀 그렇긴 하다.”

 

 월하는 그만 웃고 만다. 살갑고 귀여운 채전이다. 이렇게 채전과 함께 한솥밥을 해 먹으며 자취를 한지도 서너 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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