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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나의 죄명은 휴재
작가 : 야쿠레투르
작품등록일 : 2018.12.12

모든 사람들에게 존재하는 자신만의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가 수명인 세계 - [포르테스]

현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불사'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목이 잘려도, 심장이 꿰뚫려도, 사지가 찢겨져도, 사람들은 죽지 않는다.
다만, 고통스러워 할 뿐.

그러나 '불사' 이되, '불멸'은 아니다.
이야기 속의 '나' 가 죽으면, 현실의 '나' 또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때문에 사람들은 연재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일정기간 이상의 휴재(休載)는 중죄(重罪)다.

왜 이런 얘기를 하냐고?
그야...
[나의 죄명은 휴재]
니까.

 
샹그릴라 - 탈출 (4)
작성일 : 19-03-11 06:57     조회 : 249     추천 : 1     분량 : 4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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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콱! 콱! 콱!

 

 내 몸을 소중히 다뤄주겠다는 제로스는 지금, 오른손을 땅바닥에 내리찍고 있는 중이다.

 알겠다고 대답한지 정확히 5초가 지난 뒤였다.

 

 [야!!! 소중히 다뤄준다며!]

 "충분히 소중히 하고 있다."

 [어딜봐서! 지금 내 손이 울고 있는거 안보여?]

 "...음?"

 

 의문을 표하면서도 바닥을 내려찍는 움직임엔 변함이 없었다.

 

 "혹시, 신체 곳곳에 인격체가 깃들어 있는건가? 그렇다면 미안하군."

 [뭔 소리야! ]

 "방금 손이 울고 있다고 하지 않았나?"

 [하.... 말이 그렇다는 거지!]

 "....음."

 

 지이익- 지익

 

 마나 블레이드에 눌러붙어 있던 살점들이 떨어져나가는 소리가 들려온다.

 사방에서 크고작은 소음이 울려오고 있음에도, 살점들이 떨어져나가는 소리는 그 어떤 소리보다 크게 다가왔다.

 그 소리를 듣고 보니, 소중히 다루고 있다는 제로스의 말이 이해가 안가는 것도 아니었다.

 제로스는 손을 바닥에 패대기 쳐대고 있던게 아니었다.

 마나 블레이드의 근간이 되는 금속 통.

 그 중, 폼멜 역할을 하고 있는 부분을 계속 찍어대고 있던 거다.

 본래는 툭 튀어나와 있던 폼멜 부분이, 계속되는 내려찍기로 손바닥 안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물론, 금속 통과 내 손바닥은 거의 혼연일체 수준이었기에.

 금속 통이 움직인 만큼 내 손바닥의 살점... 아니, 살점 이상의 것들이 뜯겨나갔다.

 

 [하아....]

 

 피와 살점으로 얼룩진 금속 통을 보며, 나는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었다.

 금속 통은 이제 달랑거리는 수준으로, 손바닥에 간신히 끼어있는 상태가 되었다.

 

 지. 지- 지잉-

 

 이러저런 사정에 의해 상태가 좋지 못했던 마나 블레이드는, 약빨이 다 되어가는 형광등마냥 깜빡 거렸다.

 금방이라도 꺼질 것 같은 푸른빛의 검신을 보며, 고개를 끄덕인 제로스가 조심스레 자리를 옮겨갔다.

 기계 인간들이 대거 자리잡고 있을 거라 짐작되는 통로의 바로 옆까지 다가간 제로스.

 제로스가 입구를 가로지르고 있는 수십개의 줄의 틈새에 눈을 가져다 댄다.

 ...사실 수십개의 줄이 입구를 가로막고 있다고는 해도, 그 사이사이의 틈은 머리를 집어 넣을 수 있을 정도로 넓었다.

 그만큼 줄의 굵기에 비해 통로의 높이가 높았다.

 어쨌든, 그렇게 해서 안쪽을 살펴본 결과.

 예상했던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어후, 생각보다 힘들어 보이는데?]

 "...."

 

 통로에 가까워지니, 제로스의 입은 굳게 닫힌 채, 열리지 않았다.

 혹여나 놈들에게 들키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그러는 거겠지만... 그렇게 치면, 좀 전에 바닥 내려찍는 소리도 내면 안되는거 아니었나?

 ...아니면, 그냥 집중하기 위해서 입을 다문건가? 그런...거겠지?

 

 스윽-

 

 잡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제로스가 움직였다.

 덜렁거리는 금속 통을 조심스레 줄과 줄 사이의 틈새에 집어 넣는 제로스.

 그렇게 줄과 줄 사이로 들어가는 금속 통엔, 언제 사라졌는지 푸른빛의 검신이 보이질 않았다.

 깜빡거리던 게, 영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는데, 기어이 문제가 된 모양이다.

 

 [.....음?]

 

 잠깐, 뭔가 이상한데?

 이 금속 통이 원래 이런 모양이었던가?

 살점이 붙어서 이렇게 보이는 건가? 뭔가 버섯 같네...

 

 [버섯?]

 

 아무리 살점이 붙었다지만, 버섯은 아니지.

 버섯은 아니라고! 실시간으로 부풀어 오르는데! 그게 살점 때문일리는 없잖아!

 

 툭-

 

 대가리가 잔뜩 부풀어오른 금속 통이, 손을 떠나 줄 너머로 떨어졌다.

 

 "아-"

 

 제로스의 입에서 나온 저 멍청한 한마디에,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을뻔 했다.

 하지만 내 목숨이 달렸기에 그런 것인지, 나는 초인적인 인내심을 발휘해 최대한 이성적인 말을 내뱉을 수 있었다.

 

 [빨랑 튀어! 개XX야!]

 

 제로스도 바보는 아니었는지, 내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몸을 돌려 달아나고 있었다.

 하지만 발 병신이 어딜 가겠는가.

 조심스럽게 걸어가도 모자를 판에 대뜸 뛰어가니, 오른손 보단 약간 나은 수준이었던 두 발이 제멋대로 날뛰기 시작했다.

 한번 균형을 잃으니, 빨간 구두를 신은 것도 아닌데 몸을 제대로 가누질 못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미친 재능의 소유자인 제로스가, 상체 컨트롤을 겁나게 잘한다는 것이었다.

 그 덕분에, 두 발이 따로 놈에도 불구하고 어찌어찌 통로 입구에서 멀어질 수 있었다.

 그래봤자 30m 정도지만!

 

 철퍼덕!

 

 아무리 상체 컨트롤을 잘한다지만, 땅을 딛는 발이 제멋대로 노니, 언젠가는 한번 넘어질 운명이었다.

 보다 멀리 갔으면 하는 바램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이런 상태로 이정도 거리를 불과 10초 안팎만에 왔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

 대각선 방향에 있는 통로를, 바닥에 반쯤 파묻은 얼굴로 바라보는 제로스.

 폭풍전야라는게 이런걸까?

 아직도 귓가엔 각종 소음들이 들려왔지만, 나는 그 소리들이 페이드 아웃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제로스가 무언가를 감지했는지, 통로를 바라보고 있던 시선을 거두며, 바닥에 얼굴을 아주 제대로 처박았다.

 이어, 손으로 귀를 막았는지, 기분이 아니라 실제 들려오는 음량이 상당히 줄어들었다.

 내 오른손의 흐느낌이 귓가를 파고들어올 즈음.

 

 ----!

 

 날카로운 이명이 뇌리를 헤집었다.

 이곳이 통로-폭주 로봇이 지나간 곳-라는 폐쇄적인 공간이라 그런지, 통로-샛길-쪽을 향하고 있는 오른쪽 귀를 막았음에도 불구하고 왼쪽 귀를 통해 수 많은 소리가 파고들어왔다.

 나는 빙의 상태였기에, 그 소리들을 여과없이 제대로 전달받을 수 있었다.

 

 우르릉!

 

 이명 뒤에 들려온 것은 대지가 울음을 토하는 소리였다.

 

 콰과과과광!

 

 그 뒤엔 아마도 유폭으로 짐작되는 굉음들이 뒤를 이었다.

 그 폭발하는 것들은 기계 인간들...혹은 그에 준하는 무언가들 일 것으로 짐작된다.

 폭발음과 함께 들려온 소리도 있었다.

 

 쌔애액- 쌔액-

 

 폭발에 의해 피해를 입은 줄들이, 폭주 로봇이 만들어내는 장력을 버텨내지 못하고 끊어지는 소리들.

 제로스가 왼팔에 붙은 줄들과 폭주 로봇의 꽁무니에 붙어 있던 줄들을 잘라냈을 때, 들려왔던 소리들과 같았다.

 그러고 보니, 그때는 그냥 넘겼는데.... 이 소리도 굉장히 위협적으로 다가왔다.

 팽팽하게 당겨진 줄이 끊어지면, 그 줄은 본래의 형태로 돌아가기 위해 움직인다.

 고무줄을 생각하면 간단하다.

 팽팽하게 당겨진 고무줄이 끊어 진다면? 그리고 돌아오는 고무줄에 맞으면?

 당연히 아프다.

 그런데 거기서 고무줄 대신 굵은 줄을 사용한다면? 그리고 당겨진 거리가 엄청나다면?

 맞으면 그냥 아프다고 말할 수준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런 줄을 자르고 들어갈 생각을 했다.

 

 쌔애액- 콰과광!

 

 새삼스럽지만, 지금 내 몸을 컨트롤 하고 있는게 제로스라서 정말 다행이라 생각한다.

 만약 내가 컨트롤러였다면, 급박하게 변해가는 상황을 제대로 맞이하지 못하고 바로 죽어버렸을 거다.

 생각하는 데엔 시간이라는게 필요하니 말이다.

 

 우르릉!

 

 끊어질 줄들은 전부 끊어졌는지, 날카로운 파공성은 더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폭발음 또한 간헐적으로 들려왔다.

 그런 소리들로 미루어 보아, 폭풍을 무사히 넘긴 것 같다.

 아직도 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보면, 적어도 머리가 잘리거나 박살나거나 하지는 않았다는 거니까.

 

 "...."

 

 제로스도 그 낌새를 알아차렸는지, 얼굴을 들어 감았던 두 눈을 떴다.

 눈을 뜨고 제일 먼저 본 것은 자욱한 먼지 구름이었다.

 

 [...여기는 통로도 환기 잘 시키나 보네.]

 

 반어법이 아니다.

 솔직히 이 정도 먼지면 분진 폭발이 일어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추가적인 폭발이 없다는 것은, 여기 시설이 환기를 아주 잘 시키고 있다는 뜻.

 실제로 눈을 뜨고 먼지 구름을 본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시야가 깨끗해져 가고 있었다.

 

 "음. 환기는 중요하지."

 

 생각해보면 폭주 로봇이 만들어낸 먼지들도 한가득이었을 텐데도, 나름 깨끗한 편이긴 했다.

 

 [...몸은 좀 어때요?]

 "살아는 있는 것 같다."

 [...어휴... 말은 잘해요. 잘해!]

 "고맙군."

 

 폭발이 일어났던 통로는,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무너져 내린 파편들이, 걸어갈 길을 복잡하게 만들었고, 마나 핵의 폭발에 의해 녹아내린 부분들은, 사방에 구멍을 뚫어 안그래도 복잡한 길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가장 큰 방해 요소인 기계 인간들은 전멸한 것 같으니, 비상용 무기 하나 없는 우리에겐 다행인 일이었다.

 

 지이이이-

 

 반쯤 무너져 내린 통로를 향해 걸음을 옮겨가고 있을 때.

 어디선가 기이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점점 가까워지는 그 소리는, 폭주 로봇이 향한 곳과는 정 반대의 곳에서 들려왔다.

 한마디로 우리가 왔던 길로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

 나와 제로스는 긴장을 잔뜩 끌어올린 채, 보다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파편 무더기에 거의 다다랐을 즈음.

 

 지이이이-

 

 소리를 내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불법 침입자 확인

 -불법 침입자 확인

 -불법 침입자의 신체 구속을 위해...

 

 3인의 기계 인간들이, 저마다 두세개씩의 줄에 의해 질질 끌려가는 모습을.

 놈들은 이쪽을 보며 붉은 안광을 번뜩여댔지만.

 정작 할 수 있는 것은 바닥에 깊은 고랑을 만들어내는 것 뿐이었다.

 

 [....]

 "...."

 

 놈들은 역시 기계라는 것인지, 목을 180도 가까이 돌리면서 계속 뭐라 뭐라 했지만.

 그 이상의 행동은 할 수 없어보였다.

 그렇게 바닥에 깊은 고랑만을 남겨둔 채, 놈들은 사라져 버렸다.

 

 [....이제 그만 가죠.]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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