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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독버섯
작가 : 대방
작품등록일 : 2019.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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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의 끝을 달리던 남자, 하루 만에 엄청난 부자가 되다.

엄청난 부 앞에서 착실하게 살던 그는 과연 전과 같은 삶을 살 수 있을지.

욕심과 욕망 사이에서 이성의 끈을 유지하려 노력하는 주인공의 처절함.

 
18화.
작성일 : 19-03-08 19:18     조회 : 178     추천 : 0     분량 :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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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오후의 회사 풍경은 아마 모두 같으리라.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작업들과 점심을 먹은 후의 피곤함.

 열심히 하는 말단은 상사들에게 욕을 먹으며 스트레스를 받고 상사들은 자신의 상사들에게 자신과 후임을 비교하며 쪽을 받을 것이다.

 

 모두가 뛰어다니는 가운데 한 명만이 걷고 있었다.

 혹시 합성이라 말할 정도로 다른 사람들과 그는 어긋나 보였다.

 그는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짐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명예퇴직.

 그들은 마지막 호의라도 베풀 듯 그렇게 포장해주었다.

 한평생 이 회사에 몸 바쳐 일한 자신에게 돌아오는 거라고는 고작 이것뿐이었다.

 난 잘못한 게 없다.

 

 어릴 적부터 말 잘 듣는 아이였다. 하기 싫은 공부도 부모님이 하라면 했다.

 4남매를 부모님이 전부 돌보기엔 벅찼고, 부모가 처음이었기에 서툴렀다.

 돈을 벌기에 급급했고, 장남인 그 자신으로서는 일종의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부모님이 일터에 나가셨을 때 자신이 부모의 역할을 자처했다.

 

 장남이었기에 부모님의 기대와 지원은 시샘을 받을 정도로 받았었다.

 하지만, 모른 체 그걸 받고만 살지는 않았다. 그는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해 어린 동생들에게 용돈을 쥐여주었다.

 

 어찌 된 일인지 그 모습이 들킬 때면 자신의 아버지는 불같이 화를 내고 매질을 아끼지 않으셨다.

 그럴 때면 늘 마루에 앉혀놓고 시작되는 똑같은 설교.

 

 ‘넌 너무 물러 터졌어.’

 

 어디 가서 누구에게 등쳐 먹히지는 않을까. 그의 아버지는 그렇게 생각하셨었나 보다.

 그래서 그런지 늘 아버지는 그에게 자신의 생각을 집어넣었다.

 

 그의 아버지는 그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무너지고 핑핑 도는 세상을 아득바득 부여잡으며 그는 남은 학창시절을 마무리했다.

 

 운 좋게도 꽤 좋은 회사에 취직하게 되었고, 그날은 집안에서 축제였다.

 자신의 어머니가 그렇게 기뻐하실 줄 아는 걸 그는 그때 처음 알았다.

 

 회사를 위해 목숨 바쳐 일했고, 남들의 눈물을 보며 올라갔다.

 아버지가 걱정하시지 않게 그는 잔인해졌다. 비열해졌고, 기회주의자가 되었다.

 

 가난한 집안에서 그는 이사라는 직책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해고당할 걱정은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는 부모님의 자랑이 되었고 동생들의 모범이 되었다.

 

 그런데 그는 지금 자신의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

 이럴 수는 없었다. 인생의 절반 넘게 회사에 바쳤고, 개가 되는 것을 꺼려하지 않았다.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근데 왜? 왜 어째서 자신을 해고시킬 수 있는 건가.

 어제까지만 해도 웃으며 술잔을 기울이던 상사들이.

 자신의 자식들이 곧 대학교에 들어가는 것을 뻔히 아는 사람들이 어떻게… 어떻게 이럴 수 있는 것인가.

 

 그는 감정이 북받쳐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니지, 아니야.

 숨을 고르며 진정시킨 그는 바싹 말라버린 입술로 소리 없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눈앞이 캄캄했다.

 애들 학원비에 곧 들어갈 대학 등록금. 생활비는 또 어찌하나.

 아내에겐 뭐라 말해야 할까.

 

 탁- 하고 상자를 덮은 그는 천천히 자신의 자리를 하나하나 눈에 담아두며 손으로 쓸어보았다. 조심스럽고 또 조심스럽게.

 

 이제 자리를 비켜줘야 했다.

 근데… 근데 왜 발이 떨어지지 않을까. 왜...

 내가 뭘 그리 잘못했다고.

 하필 왜… 왜 나일까.

 왜….

 

 

 “아빠 왔다.”

 

 “.....”

 

 “.....”

 

 닫힌 방문들에서는 아무 말도 들려오지 않았다. 늘 이런 식이었다.

 아버지가 밖에서 얼마나 뼈 빠지게 자식들을 위해 노력을 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인생의 회의감과 동시에 짜증이 났다.

 

 “너는 아버지가 왔는데 쳐다보지도 않아?”

 

 문을 여니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아들놈이 보였다. 또 그놈의 게임이었다.

 

 “너 게임 작작하랬지. 지금 시간이 몇 시야? 빨리 자!”

 

 “네...”

 

 그는 풀죽은 아들 모습 뒤에 짜증을 보았지만, 더는 힘이 없어 그냥 안방으로 들어갔다.

 뒤에서 방문을 다시 닫는 소리가 들려왔다. 외로웠다.

 

 “왜 오자마자 애한테 화를 내고 그래요.”

 

 언제부턴가 그의 아내는 자신의 편에 서주질 않았다. 그게 그를 더 힘겹게 만들었다.

 

 “.....”

 

 쏴아- 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몸에서 긴장이 빠져나갔다.

 그는 차라리 이 물이 되어 같이 하수구로 빠져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가슴이 턱 막힌 듯 너무나도 답답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지금까지 앞만 보고 일해 온 걸까. 대체 무엇을 위해.

 

 아내에게 말해야 할까. 괜히 걱정만 시킬 것 같은데.

 아니지. 남자가 자존심이 있지.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말 못해.

 

 순간 돌아가신 부모님이 너무도 보고 싶어졌다.

 당신들은 이럴 때 어떻게 했나요. 어머니, 아버지. 저 너무… 너무도 힘에 부칩니다.

 정말로….

 그는 입을 막은 채 끅끅거리며 샤워기 소리에 자신의 눈물 소리를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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