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트란몰트의 계략 <번외편>
멀리서 다가오는 소떼들의 발소리!!
식사시간이다!!
어린트란몰트는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다. 다리가 8개라 곳곳이 펴대느라 오래 걸린다.
웅크리고 있다 일어 날때 제대로 펴주지 않으면 적재적소에 제대로 움직여 지지 않는다고 엄마가 항상 말하셨다.
독립을 하다보니 엄마의 가르침을 하나하나 새기며 그만의 것으로 만드는 중이다.
소를 놓쳐도 굶지는 않지만… 매일매일 잡아 놓지 않으면 불안하다.
그리고 항상 엄마가 그랬다. 먹이가 매번 찾아 오는 것은 아니라고 그러니 있을때 잘 보관해놨다가 먹어야 한다.
몸집이 커질수록 먹는 양도 많아 져서 별생각없이 먹다가 먹이가 똑 떨어져 배고파 죽을 뻔도 했다.
그때 이후로 생긴 버릇이기도 했다. 먹이가 쌓여있어도 꼭 잡아 저장을 해놓는다.
어린트란몰트는 8개 다리에 수북히 올라온 털들까지 펼기세로 꼼꼼히 구석구석 쭉쭉 편후
자신만의 잠복장소로 이동한다.
멀리서 몰려 오는 소떼를 보며 흐믓하게 웃는다.
먹이들이 몰려 오는 광경이 정말 장관이다.
생각 같아선 모두 싸그리 잡아서 저장 하고 싶지만…
엄마가 너무 욕심을 부리면 화를 당한다 하셨다.
적당히 잡아 저장 해야 한다.
그리고 요즘 살고 있는 숲이 작아지는 느낌이라 살짝 성장조절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조금 먹을것을 줄여 성장을 더디게 해야 할 것 같기도 하다.
소떼가 잠복지를 지나기 시작 했다.
선두에 선 놈들은 잡으면 안된다. 그럼 소떼의 대형을 흐트려뜨려 난장판이 된다.
그것만이 아니라 선두있는 우두머리가 위험함을 감지하는 순간 당분간 이곳을 그들의 노선에서 빼는 것 같다.
이곳에 첨 왔을 때가 생각난다.
멋도 모르고 소떼들 앞을 덮쳤다가 석달이 넘게 소떼 그림자도 못봤더랬다.
물론 그땐 생각 없이 잡히는데로 다 잡아 크게 굶은 적은 없지만… 식량이 줄어 들수록 덮쳐 오는 불안감이란!! 그역시 다시 격고 싶지 않은 감정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소떼들앞에 뭔가가 붙어 있다.
콩알 만한게 되게 맛있어 보인다.
어린트란몰트는 습관적으로 소떼의 마지막 무리에서 두마리를 채 거미줄을 감아 뒤에 매달았다.
작업을 하면서도 맛있어 보이는 콩알이들이 사라진 곳을 응시하고 있다.
저장고로 향하면서도 맛있어 보이는 콩알이들이 눈에 밟힌다.
식량을 안전하게 저장하고 나오는데 땅을울리는 발소리가 다시들린다.
이번울림은 … 두어마리쯤??
서둘러 울림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맛있는 콩알이길 바라며..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두마리 말 그리고 그위에 있는 콩알 엄청 맛있어 보인다.
그들을 쫓아 숲을 가르며 속도를 낸다.
크크크크크….
다가갈수록 진하게 전해지는 맛있는 냄새에 흥분한 어린트란몰트는 엉덩이를 부르르 떤다.
이번엔 절대 놓치지 않을테다!!!
어린트란몰트의 발들이 서둘러 숲을 빠져 나가 그들을 덮친다.
“아!! 아프다!”
어린트란몰트가 한 콩알이의 팔에 이를 박는다.
뭐지… 당황스럽다. 트란몰트의 이가 콩알이의 팔에서 자꾸 미끄러진다.
앞다리로 콩알이놈을 굴려가며 여기저기 물어 봤지만… 전혀 이가 박히지 않는다.
이를 박고 독을 넣어야 마비가 오는데…
아! 이런 콩알이는 또 처음이다.
“무현! 그놈 네가 맘에 드나 본데?”
“그런가봐!”
콩알이 놈들이 대화를 한다. 어쩐지 신난것 같기도 하다.
아무래도 잘 못 걸린 것 같은 이 느낌적인 느낌은…
불길하다…
빨리 이놈들한테 벗어 나야 한다.
그러고 보니 전에 엄마가 어렴풋이 했던 말이 기억이 난다.
콩알이 중 조심해야 할 것들이 있다고 하신 것 같은…
어무니… 저 그놈들한테 걸린 것 같은데요!
콩알이는 여전히 자신의 앞다리에서 구르며 실실 웃고 있다.
이미 엉덩이는 숲으로 많이 밀어 넣었다. 슬쩍슬쩍 뒤를 돌아 보며 실을 던져 감을 곳을 찾아 본다.
좀더 멀리 던져야 순식간에 그들앞에서 사라질 수 있다.
“장난 그만 치고 그놈 좀 잡아봐!!”
“그냥 태워 주는데?”
잡혔다. 앞다리에 있는 놈이 갑자기 올라 타는 바람에 조준을 제대로 못했다.
떨어지는 잎사귀를 맞고.. 실은 다시 엉덩이로 돌아 왔다. 잎사귀를 달고 엉덩이에 매달린 잎사귀가 어린트란몰트의 허무함을 대신한다.
올라탄 콩알이가 더듬이를 잡는다.
히이이이잉… 맥을 못추고 그가 바라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자신의 비운에 절망한다.
지랄 잡히고 말았다!! 아… 뭔가 행동은 많이 비어 보이는 놈인데 전혀 빈틈이 없다.
이런 절망적인 순간이 본인에게 닥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트몰이가 날 좋아해!”
저놈이 쓰다듬는다. 아씨!! 기분 좋다.
엄마랑 헤어진 후 처음 느껴보는 포근함이다.
짱나… 는데… 조으다!!
트몰이는 본인이 이런 괴상한 상황에 놓인 것이 맘에 안들지만…
저절로 받아들여졌다.
본인을 일순간 이렇게 굴복시키다니 위에 탄 콩은 왠지 비범하고 위험한 콩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절대 이럴 수는 없을 것이다.
자신이 절대 약하거나 뭐 그래서 굴복하거나 그런건 절대 아니다.
왠지 본인과 잘… 맞을 것 같기도 하고 …
스스로 위안 삼기 위해 하는 말은 절대 아니다.
왠지 밥도 잘 줄것 같기도 하고…
아 그러고 보니 저장고에 있는 본인의 식량들과 점점 멀어진다.
힘들게 모아둔 것을 두고 가야 하나??
아니 뭐 일단 당분간 상할 것 같지는 않지만 …
저장고의 시원함이 식량들의 신선도를 오랫 동안 지켜 줄것이다.
트몰이는 훌륭한 저장고를 발견한 본인의 안목을 스스로 칭찬 한다.
더듬이로 본인 머리를 쓰담쓰담 하다 딱 눈이 마주친 트몰과 무현!!
그 순간!! 둘은 알 수 없는 공감대가 형성된다.
본능적인 직감으로 둘이 동류라는 강한 느낌을 받는다.
고수는 고수를 알아 보는 법!!
또다시 무현의 눈빛을 트몰이는 본인의 시각으로 해석한다.
나무 그늘 밑
트몰이와 랑이는 눈을 감고 쉬는 중이다.
바람도 시원하고 햇볕도 적당하고 참 잠자기 좋은 날이다.
숲속에서 부터 들려오는 새들의 노랫소리도 자장가 같다.
갑자기 옆에 있던 랑이 고개를 들고 한참을 무언가 귀기울이는 것 같더니 벌떡 일어나 숲속으로 사라진다.
트몰이는 어리둥절 하며 덩달아 쫓아 가보지만…
랑이를 쫓기엔 역부족이다.
숲 한가운데 주저 앉아 랑이가 사라진 곳을 한참을 바라보다.
저장고로 향한다.
랑이에게 추적용 거미줄을 붙여 놨으니 따라 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