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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나의 죄명은 휴재
작가 : 야쿠레투르
작품등록일 : 2018.12.12

모든 사람들에게 존재하는 자신만의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가 수명인 세계 - [포르테스]

현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불사'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목이 잘려도, 심장이 꿰뚫려도, 사지가 찢겨져도, 사람들은 죽지 않는다.
다만, 고통스러워 할 뿐.

그러나 '불사' 이되, '불멸'은 아니다.
이야기 속의 '나' 가 죽으면, 현실의 '나' 또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때문에 사람들은 연재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일정기간 이상의 휴재(休載)는 중죄(重罪)다.

왜 이런 얘기를 하냐고?
그야...
[나의 죄명은 휴재]
니까.

 
샹그릴라 - 엡실론 (4)
작성일 : 19-03-05 06:08     조회 : 277     추천 : 1     분량 : 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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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엡실론]

 

 어느 점령 행성의 허수 차원에 반쯤 걸쳐놓은 전함으로, 그 크기는 물경 해당 행성의 반이나 된다.

 점령한 행성의 상공에 항상 존재하고 있는 이 거대한 전함은, 테라포밍(Terraforming) 용으로 만들어졌다.

 허수 차원을 이용해 그 행성의 하늘을 점령했으며, 그를 통해 지상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서 빛을 앗아갔다.

 점령지의 사람들은 어둠 속에서 살아가야만 했다.

 빛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고작해야 불 따위로 밝히는 수준에 불과했다.

 사람들은 여러 운동을 통해 엡실론을, 나아가 점령된 자신들의 행성을 탈환하려 했다.

 하지만 애초에 점령된 이유가, 그들이 약해서 아니었나.

 당연하게도 모든 시도는 실패했고, 그렇게 그들은 영원히 어둠 속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것 같았다.

 바로 그때!

 하늘을 가리고 있는 엡실론에서 부터 밝은 빛이 쏟아져 내렸다.

 그 빛은 가히 태양의 그것과 맞먹는다고 말 할 수 있을 정도로 환했다.

 계속되는 어둠에 심신이 지쳐가던 사람들은, 그 빛에 환호했고, 엡실론을 찬양하기 시작했다.

 엡실론에서 쏟아지는 빛이 있는 시간은 낮, 그 외의 시간은 밤으로 정하고, 사람들은 보다 편하게 생활해나갔다.

 

 그때 까지만 해도, 엡실론에 대해 불만을 가지는 사람은 적지 않게 있었다.

 애초에 빛을 앗아가지 않았으면 되지 않았냐는 생각을 하며, 그들은 모성을 탈환하기 위해 암암리에 노력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엡실론은 여러 편의를 봐주는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고, 탈환을 꿈꾸던 이들 대부분은 보다 발전해가는 환경에, 그 꿈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민심이 엡실론에 긍정적인 쪽으로 흘러가니, 엡실론에서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거대한 탑 형태의 회사를 각 나라의 수도에 건설하고,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었다.

 무장 경찰들을 세계 곳곳에 배치해, 치안도 바로 잡고, 힘들고 위험한 노동이 필요한 일엔 기계들을 투입해 사람들의 안전과 쾌적함을 꾀했다.

 사람들은 엡실론을 찬양했으며, 엡실론 또한 미소로 화답했다.

 

 이게, 이곳 행성.

 [샹그릴라] 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역사다.

 그 역사의 이면에 끔찍한 사실이 있다는 것도 모른채, 샹그릴라 인들은 행복한 일상을 보냈다.

 하늘에서 내리쬐고 있는 빛이, 어째서 친숙한 느낌인지.

 순찰하고 있는 무장 경찰들이, 어째서 샹그릴라 인들의 고유한 특성인 '마나'를 사용하고 있는 것인지.

 어째서 마나를 이용한 상품들이 나오는지.

 어째서.

 그들이 장례식을 대신 치러 주는 것인지.

 알지 못한 채.

 

 -

 

 [근데, 그게 '제로스'가 온다는 거랑 무슨 상관이에요?]

 "...사람이란 똑같은 사람이 없기 마련이다. 당연하게도 우리... 아니, 그들을 지금까지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이들도 다수 존재한다."

 [...그렇다면.... 그 사람들을... 처리하기 위해서...?]

 "아니, 그건 겸사 겸사 처리한 일이다. 본래 목적은 신 무기를 테스트 해보기 위함이다."

 

 하긴, 단순히 반동분자들을 처치하기 위해서 제로스를 '사용'하진 않았을 거다.

 제로스가 이곳의 무기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단순히 무력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는 증거다.

 

 [...근데, '제로스'가 올지 안올지는 어떻게 아는 거죠?]

 "혹시나 해서 입력해본 관리자 코드가 인식되지 않았나."

 [...네? 잠시만요. 혹시나 해서? 그럼... 만약 인식이 안됐으면...]

 

 이족 보행 로봇은 기동 정지에 들어갈 것이 확실했다. 하지만 다른 로봇들은?

 동료 하나가 전투 불능 상태가 되었으니, 경계심을 높인 상태에서 계속 추적해오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거의 무조건 적으로 죽거나 붙잡혀서 기계 인간화 되었을 거다.

 제로스가 어찌어찌해서 탈출할 가능성도 있긴 했지만...

 

 [어휴... 상상만 해도 끔찍하네요.]

 "음."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는 제로스의 뒤통수를 한대 갈겨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지금 이 머리는 내 머리다.

 ...그래도 한대 정돈 괜찮지 않을까? 어차피 지금의 나는 고통도 못느끼는데...

 아니지! 그래도 그건 아니지!

 

 [자! 빨리 다음으로 넘어가죠!]

 "지금도 빠른 편이다. 여기서 속도를 높혔다간, 금세 주의를 끌고 말겠지."

 

 지금 우리는 이족 보행 로봇을 탑승한 채로, 탈출을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제로스가 말하길, 이 로봇을 탑승한 채로 갈 수 있는 데 까지 간 뒤, 걸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어디로 갈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이 거대 전함.

 엡실론을 탈출하는 곳이라는 것은 확실했다.

 

 [아니, 제 말은 대화 말하는 거예요. 대화.]

 "대화를 빨리 하자는 게, 무슨 뜻이지?"

 [네? 그냥.... 다음 주제로 넘어가자는....]

 "....내 말을 듣기 싫다는 건가?"

 

 아니!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는 건데!

 

 [그런 뜻이 아니라...]

 

 결과적으론 좋게 넘어갈 수 있었다.

 제로스가 날, 실험 때문에 정신이 이상해진 놈으로 생각하고 있는 덕분에,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길 수 있었다.

 ... 그렇게 없는 내 자존심을 팔아서 들은 이야기는, 생각보다 충격적이진 않았다.

 어째서 관리자 코드 앞에 '임시'라는 수식어가 앞에 붙은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아주 간단했다.

 아직 이곳에 도착하지 않아서 '임시'라는 딱지가 붙어 있는 거라고 했다.

 '제로스'가 도착한 뒤, 몇몇 과정을 거쳐야지만 해당 코드가 임시가 아니라 정식으로 발급된다고 한다.

 그리고 어째서 이곳이 '이미 사라진' 공간이냐에 대한 대답은.

 

 "내가 엡실론을 직접 박살냈다."

 

 본격적으로 용병 생활에 뛰어들기 전, 제로스의 모성과 연관되어 있는 실험장들을 하나씩 찾아가 모조리 박살냈다고 한다.

 엡실론 또한 그 과정에서 먼지로 화했다고.

 

 "엡실론을 없애는 동안, 내가 본 이 행성의 모습은... 그야말로 지옥이 따로 없었다."

 

 제로스가 알고 있는 유일한 지옥이란, 태어난지 얼마 안된 어린 아이들마저 한낱 실험체로 전락해버린 공간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이 샹그릴라 행성이, 하나의 거대한 실험장이 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나는, 행성을 파괴할 만큼 대단한 존재가 아니었다. 그런 내가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거라곤... 고통을 덜어주는 것 뿐."

 

 제로스는 엡실론을 파괴한 뒤, 실험에 성공한 객체들을 제외한 모든 존재들의 숨을 거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샹그릴라의 땅을 밟고 있는 지성체 중.

 제로스를 제외한 모든 지성체들이 사라져버렸다.

 모두, 제로스의 눈 앞에서 자살을 해버렸다.

 자살을 하지 않은 존재는, 백치가 된 이들 뿐.

 제로스는 자기가 구해낸 이들이 하나둘씩 스러져가는 것을 보며, 가슴이 아팠다고 한다.

 결국에는 백치가 된 이들마저, 제로스의 손에 하직하고 말았다.

 

 [....]

 "이미 지난 일이다. 네가 신경 쓸 것은 하나도 없다."

 

 제로스는 정말 담담한 말투로 자신의 상처를 읊었다.

 이미 지나간 일인데, 무에 신경이 쓰이냐는 듯한 느낌으로.

 지금 거울 같은 것이 없는 탓에, 제로스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식사 후에 사탕을 빨고 있을 때... 그때의 표정을 하고 있지 않나... 하고 짐작할 수 있었-

 

 [-다?!]

 "음?"

 

 사탕! 그러고 보니, 내 첫번째 친구 사탕이가 어디간거지?

 설마... 아직도 '거기'에 들어가 있는 건 아니겠지?

 에이.... 설마.... 있으면 제로스가 알아챘겠지.... 음.... 모를 수도 있나?

 자기 몸이 아니니까, 알아채지 못할 수도 있겠네...

 

 [음...]

 "....음?"

 

 이걸 말해 말어?

 말한다 치면... 뭐라고 말하지?

 저기... 당신 X구멍에 사탕 들어 있으니, 그거 빼서 빨아보세요?

 ....이거 완전 미친 놈이잖아!

 그럼, 말하지 말까?

 ....그러다 제로스가 발견하면 어떡하지?

 '엉덩이에 이런걸 넣고 다니다니... 역시 머리가 이상한게 분명하군. 음? 잠깐, 이건? 사탕인가? 핥-'

 아냐! 핥지마! 핥아서 확인하지 마!

 

 [...아으... 이걸 어쩌지?]

 "걱정 마라."

 [...네?]

 "이제 부터 걸어가면 된다."

 

 휴, 난 또 내 생각을 읽고 있는 줄...

 잠깐-

 

 [뭐라구요?]

 "마나 블레이드 하나만 있으면, 충분하다."

 

 잠깐 딴 생각을 하는 사이.

 로봇을 타고는 더이상 진행할 수 없는 지점에 다다른 것 같다.

 그런데, 그 지점의 상황이 조금 묘했다.

 정면의 투명한 스크린을 통해 보이는 바깥의 광경이, '단순히 걸어가기만 해서는 안될 거야' 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철컥 철컥 철컥

 

 금속제 발이, 바닥과 맞닿으며 나는 소리가, 겹겹이 들려온다.

 그 소리를 들으며, 제로스는 따로 떼어낸 냉각 기기를 들어, 왼쪽의 기계팔의 틈새에 욱여 넣는다.

 그리고는 미리 빼둔 마나 블레이드를 다시 쥐고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로봇을 조작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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