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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WIND, 너를 부르는 소리
작가 : 파샾
작품등록일 : 2016.9.8

열여덟, 순수했던 우리들의 달콤쌉싸름한 첫 사랑. 순정만화 느낌의 사랑 이야기.

 
06. 비밀연애
작성일 : 16-09-27 09:52     조회 : 526     추천 : 1     분량 : 3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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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쏭지』

 

 『송지윤』

 

 

 씻고 나온 동안에 와 있는 메시지를 보자 지윤은 심장이 다시 두근두근 거리기 시작했다. 이젠 답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자판을 누르는 손은 여전히 조금 떨린다. 뭐라고 답을 해야 하나 싶어서 머뭇머뭇 거리고 있는 사이 화면에 다시 메시지가 떠오른다.

 

 

 『지윤아』

 

 

 눈에 들어오는 세 글자에 쿵, 심장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채팅창에 뜬 이름이 꼭 귀 옆에서 나직하게 불리는 것 같았다. 너무 평범하고 뻔하다 생각한 이름이 이렇게 새롭게 느껴질 수도 있구나. 흔하디 흔한 이름이라 그리 좋아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내가 송지윤이어서, 지윤아, 하고 불릴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왜애』

 

 

 뭐라 답을 해야 하나 고민하던 게 쓸모없을 정도로 아주 간단한 말만을 건넬 수 있었다. 고작 이 두 글자를 창에 올려 보냈으면서 심장은 세상을 뒤흔들 정도로 요란스럽다. 문득 너무 퉁명스럽게 대답한 것 같단 생각이 들어 뭐라도 덧붙여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사이, 슉- 메신저가 새로 뜨는 소리가 들린다.

 

 

 『잘 자라고』

 

 

 자꾸만 올라가려는 입가를 붙잡듯 지윤이 입술을 꼭 맞붙인다. 그럼에도 하늘로 향하는 끝을 다 잡을 수는 없었다.

 

 

 『너도』

 

 

 웃느라 잠시 텀을 둔 지윤이 또 다시 두 글자를 보내고는 이번에 바로 자판을 누르기 시작했다.

 

 

 『내일 봐』

 

 

 잠시 후에 그 아래로 뜨는 이불을 쓰고 잠드는 귀여운 캐릭터를 보고 지윤이 이번엔 소리 내서 웃고 말았다. 어떡해, 진짜 귀여워. 다른 애들보다 키도 크고 오토바이도 타고 어른 같은데 이런 모습은 영락없는 남자애 같다.

 

 

 이준에 대한 생각을 이어가던 지윤이 갑자기 무언가 생각나는지 얼굴이 화르륵, 달아오른다. 문득 독서실 앞에서 있었던 일이 기억이 나 민망함이 몰아닥쳤다.

 

 

 자신을 안아 달래주던 품은 생각보다 더 크고 단단했다. 맡은 기억이 없던 체취까지 코에서 아른거리자 입에서는 으어억- 부끄러움을 떨치는 소리가 나온다.

 

 

 “어떡해. 나 미쳤나봐.”

 

 

 아까는 속상함과 서러움에 우느라 생각을 못했는데 나 굉장한 짓을 한 것 같아. 얼굴이 잔뜩 붉어져 손부채를 부치던 지윤이 빠르게 책상에 둔 노트를 찾기 시작했다. 오늘 하루를 정리하는 그림을 그리는 얼굴은 붉은기가 다 가시지 않아 꼭 반들반들 빨간 사과가 웃고 있는 것 같았다.

 

 

 눈을 감았다 뜨면 아침이었으면 좋겠다. 침대에 누워서도 입술은 아래로 떨어질 걸 잊은 것 같았다. 설레는 향기를 잔뜩 묻힌 미소는 새벽이 다 되어서야 간신히 잠 속으로 사라질 수 있었다.

 

 

 ***

 

 

 내일 보자고 한 말이 무색하게 오늘 따라 이상할 정도로 이준을 보지 못했다. 어제까지는 안 보려고 그렇게 노력해도 자꾸만 눈에 들어와서 힘들었는데.

 

 

 막상 보고 싶어지니까 누가 꽁꽁 숨겨 논 것처럼 안 보이는 건 뭐야. 실제로 하지 못하는 투덜거림이 마음에 가득 차 지윤은 수업 시간 내내 입이 앞으로 툭툭 튀어나왔다.

 

 

 혹시 학교에 안 온 건가 싶어 이준의 교실이 있는 3층에 가보고 싶었지만 마땅한 이유가 없었다. 3학년 여자반과 2학년 남자반이 중앙교무실, 중앙계단, 3학년 학년 교무실을 사이에 두고 함께 있는 층이었기 때문에 3층은 좀 어려웠다.

 

 

 괜히 자꾸만 시선이 복도로만 향하고 갈 필요도 없는 매점도 몇 번이나 다녀왔다. 평소엔 얌전히 앉아만 있는 쉬는 시간도 화장실을 가는 척 교실 밖에서 서성였지만 만나지를 못했다.

 

 

 점심시간에는 어떻게든 봐야겠다고 생각하며 사물함에서 다음 시간 교과서를 찾고 있던 지윤이 문득 손을 멈칫한다. 잠시 무언갈 생각하더니 주변을 조금 둘러보곤 손에 잡고 있는 문학책을 사물함 뒤로 밀어버렸다.

 

 

 “어디가? 좀 있으면 종칠 것 같은데.”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문을 나가던 지윤의 뒤를 윤진이가 잡는다.

 

 

 “어? 아, 나 문학책 집에 두고 왔나봐. 좀 빌려오게.”

 

 “같이 갈까?”

 

 “어? 아니, 아니. 괜찮아. 혼자 빨리 갔다 올게.”

 

 

 윤진이의 답을 다시 듣기도 전에 재빨리 교실을 뛰어 나왔다. 어쩐지 등 뒤가 간질거리는 느낌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음을 빨리하기만 했다. 급하게 뛰어 내려간 발은 3층 계단에 서선 조금 머뭇거린다.

 

 

 크게 심호흡을 내뱉고는 지윤이 천천히 나무 복도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뛰어다니며 부산스러운 남자아이들 사이를 지나면서 지윤은 또 눈이 옆으로 옮겨 간 것만 같았다. 관심 없는 듯, 침착한 걸음으로 3반을 스쳐지나가며 알고 있는 자리를 설핏 봤지만 비어 있었다.

 

 

 조금 더 자세히 보고 싶은데 쿵쾅거리는 심장 때문에 행동이 자꾸 어색해진다. 그럴 리가 없는데도 괜스레 복도의 눈들이 온통 자기에게로 쏠리는 것도 같아 지윤은 다시 한 번 눈을 돌리지 못했다.

 

 

 느리고 느린 걸음으로도 결국 3반을 모두 지나고 말았다. 푸우-. 누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지윤은 실망과 짜증에 입풍선만 크게 터뜨렸다.

 

 

 “어! 지윤아. 여기서 뭐해?”

 

 

 4반 뒷문에 서서 멍하니 있는데 누군가 등을 가볍게 치며 말을 건다. 정신을 차린 지윤이 뒤를 돌아보자 여기까지 내려오기 위해 애써 생각해 낸 핑계의 주인공이 서 있다.

 

 

 “산호야. 나 문학책 좀 빌려줘.”

 

 

 아쉬움을 지우고 지윤이 웃으며 말하자 산호가 고개를 끄덕인다. 책을 받기 위해 서 있으면서도 계속 시선은 3반 앞문 안으로 몰래몰래 들어간다.

 

 

 “여기. 근데 5층에서 여기까지 내려온 거야? 여자애들은 책 없어?”

 

 “아-, 어, 너네랑 우리랑 선생님이 똑같잖아. 그리고 6반도 문학인 것 같더라고.”

 

 

 얼버무리듯 만들어낸 핑계가 제법 그럴 듯 했다. 산호가 납득이 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지윤은 조용히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아직도 비어 있는 자리가 자꾸만 발을 잡아 산호에게 이미 다 해 놓은 학원 숙제를 물어보며 시간을 끌었지만 학교를 울리는 종소리에 결국 발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한이준. 또 교무실 갔다 온 거? 그러게 학주 시간엔 작작 좀 자.”

 

 

 터덜터덜 걷는 지윤의 뒷덜미로 산호의 말이 꽂혔다. 다른 사람 눈을 신경 쓸 새도 없이 몸이 반사적으로 뒤로 돈다. 산호의 말에 짧게 뭐라 대답을 하면서도 이준의 눈은 지윤에게로 쏠린다.

 

 

 인사라도 하고 싶은데 뭔가 지금 하기에는 타이밍이 아닌 것 같다. 뒷걸음질을 천천히 치면서도 지윤은 눈은 이준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끊없이 이준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는 산호를 한 번 본 지윤은 자기도 모르게 답답함이 실린 숨을 쉬게 된다. 류산호가 이렇게 눈치 없는 애였나.

 

 

 “거기 너네 뭐해. 종쳤어. 들어가-”

 

 

 교무실에서 나와 수업에 들어가는 선생님들 말에 산호가 아직도 남아 보이는 말을 억지로 끝맺고는 교실로 들어간다. 산호가 사라지자 조금씩이라도 걷던 지윤의 걸음은 복도에 붙은 것처럼 정지했다. 어쩌면 교실에 선생님이 이미 들어 오셨을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지윤의 발은 움직일 생각이 없어보였다.

 

 

 들고 있던 문학책 옆으로 손을 조금 빼 어설프게 흔들었다. 보고 싶었던 마음이 바람이 가득 찬 풍선처럼 가득했는데 막상 보게 되자 몸을 베베 꼬고 싶기만 하다. 부끄러운 건지 좋은 건지 설레는 건지, 감정이 온통 뒤섞여 그저 자꾸만 웃게만 된다.

 

 

 “한이준. 교실 안 들어가고 뭐해!”

 

 

 지윤에게 성큼 다가오던 걸음이 수업에 들어가는 수학 선생님께 잡혔다. 교실 앞에 서서 이준을 지켜보는 선생님께 지윤도 꾸벅 인사를 했다.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이 정도에서 만족해야겠다 생각하며 지윤이 멈춰 있던 걸음을 뒤로 했다. 어쨌든 봤으니까.

 

 

 톡-. 3반 뒷문을 지나 2반 앞으로 가고 있는데 머리 위로 가볍게 손이 닿는 게 느껴졌다. 지윤이 놀라 몸을 다시 뒤로 하자 교실로 막 발을 들이는 이준이 보였다. 슬며시 옆을 보는 얼굴엔 지윤과 똑같은 꾹 참고 있는 미소가 보인다. 교실로 다 들어가서도 머리를 두드린 손을 몸보다 뒤로 빼 아까 지윤의 인사에 답을 하듯 잠시 흔든다.

 

 

 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 교실로 돌아가는 지윤은 귀 옆에서 울리는 심장이 세상 모든 소리를 지운 것처럼 느껴졌다. 계단을 오르는 발이 둥동동 떠다니는 것만 같다.

 

 

 교실에 들어가며 늦어서 죄송하다고 인사를 하는데도 자꾸만 웃음이 나와 고개를 푹 숙이게 된다. 책을 보면서도 수업을 들으면서도 이준의 손이 잠시 닿았던 머리만 신경이 쓰였다.

 

 

 머리가 혹이 난 것처럼 부풀어 오르는 기분이야. 어떡해. 두근거림이 멈추지 않아. 지금이라면 심장 위로 나비가 날갯짓만 해도 태풍보다 더 크게 느껴질 것만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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