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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독버섯
작가 : 대방
작품등록일 : 2019.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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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의 끝을 달리던 남자, 하루 만에 엄청난 부자가 되다.

엄청난 부 앞에서 착실하게 살던 그는 과연 전과 같은 삶을 살 수 있을지.

욕심과 욕망 사이에서 이성의 끈을 유지하려 노력하는 주인공의 처절함.

 
13화.
작성일 : 19-03-03 14:57     조회 : 195     추천 : 0     분량 : 3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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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다이.”

 

 벌써 몇 번째 기현은 좋은 패가 들어와도 이어가지 않고 게임을 포기했다.

 머릿속이 혼란스러워 전혀 게임을 할 기분이 아니었다.

 

 믿음에 생긴 작은 금은 나무뿌리 줄기처럼 뻗어 나가 깨트려버렸다.

 의욕 없이 멍하니 패를 쥐고 있는 모습이 탁경은 걱정되었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결국 그에게까지 전염이 돼 흥미를 잃어 탁경은 기현에게 신호를 줘 일찌감치 자리를 떴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아니 그냥 좀….”

 

 기현은 대충 얼버무리고 입을 닫았다. 왠지 이 차 안이 너무 어색하다고 기현은 느껴졌다.

 그와 대화를 나누고 싶은 마음도 사라졌다.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본능적으로 그는 탁경을 경계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탁경의 얘기를 귀담아듣지 않았고, 그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굳은 얼굴에 억지로 웃음을 보여주었다.

 

 “조심히 들어가고 푹 자. 피곤해 보인다.”

 

 “알았어. 들어가.”

 

 번뜩 생각이 난 기현은 탁경을 불러 세웠다.

 

 “며칠 시골에 부모님 좀 뵙고 올 거야. 내가 연락할게.”

 

 탁경은 알았다는 듯 손을 흔들고는 다시 가던 길을 걸어갔다.

 

 

 “하….”

 

 기현은 머리를 쥐어 싸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돈이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절대.

 일단 그는 남자에게 들은 얘기를 최대한 떠오르지 않으려 했다.

 

 그에게 직접적으로 피해가 온 것도 아니고 그 사람이 정말 믿을 만한 사람인지도 미지수였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받은 명함은 버리지 않았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

 

 그는 정말로 간절하게 남자의 말이 그저 이간질하려는 것에 불과하기를 바랐다.

 지금 이 믿음이 흔들리는 게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났으면 했다.

 

 처음 사귄 친구가 사람 마음으로 장난치는 사기꾼이라면 그는 스스로 감당하기 힘들 것 같다고 생각했다.

 지금 외롭고 괴로운 마음에 쌓인 스트레스를 그와 만나며 조금씩 풀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어린이집에 언제 간다고 했었더라?”

 

 누운 지 십 분쯤 되었을까. 탁경은 아내가 잠을 자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고 요즘 계속 생각하던 것을 말하려 일단 다른 얘기를 꺼내었다.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그의 아내가 몸을 돌려 그를 쳐다보았다.

 아내는 그럼 그렇지 라는 식으로 한숨을 푹 내쉬었다.

 

 “벌써 잊었어? 나흘 뒤잖아.”

 

 “아 맞다 그랬지….”

 

 그는 잊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잊어버릴까 봐 휴대폰 달력에 저장까지 해놨을 정도였다. 그런 그가 정작 꺼낼 말은 꺼내지 못하고 소모적인 대화로 주변을 빙 돌뿐이었다.

 

 “나한테 뭐 할 말 있어?”

 

 말꼬리를 흘리며 안절부절못하는 모습과 평상시와 조금 다른 모습이 그녀에게는 어두운 곳에서도 또렷이 보였다. 그는 어려운 이야기라도 하는 듯 선뜻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다.

 

 “우리 이사 갈까?”

 

 “갑자기 왜?”

 

 “그냥… 애도 벌써 어린이집 가고… 금방금방 크잖아? 따로 방도 있어야 하고….”

 

 어째서인지 그는 아내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더 좋은 데로 가면 나야 좋지. 근데 좀 그렇잖아. 당신 회사 사정도 그렇고….”

 

 아내는 요즘 부쩍 힘들어하는 그의 모습을 떠올리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그가 예상하던 답이었다. 그는 준비해 두었던 말을 헷갈리지 않게 천천히 부드럽게 말했다.

 

 “아니야. 다시 좋아지고 있어. 그래서 저번에도 밀린 돈 받아왔잖아. 요즘은 또 일이 많아졌어. 그리고….”

 

 그는 말을 잠시 끊고 미소를 지으며 그의 아내를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조만간 더 좋은 자리로 갈 것 같아.”

 

 “…….”

 

 아내는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간 말 못 할 고생들과 결혼을 반대해 힘들었던 시절 모두 한 번에 떠올라 단단해졌으리라 믿었던 마음을 녹여버렸다.

 

 그간에 설움에 북받쳐 펑펑 울고 싶었지만, 아이가 깰까 봐 그녀는 억지로 숨죽이며 눈물을 흘렸다. 그 마음을 아는지 탁경은 더 세게 끌어안으며 등을 토닥여주었다.

 

 “고생 많았어. 정말로.”

 

 

 헤어진 다음 날과 그 이튿날도 기현은 탁경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그 이틀 동안 기현은 마치 우울증이 온 것 마냥 무기력한 채로 하루 종일 집안에 틀어박혀 있었다. 입맛도 없었고 배도 고파오지 않아 잘 먹지도 않았다.

 

 그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무슨 방법으로 탁경의 마음이 진심인지 아닌지를 알아낼 방도가 없었던 것이다.

 물론 그의 마음 과반수는 그를 믿고 있다. 하지만 도박장에서 만난 그 남자.

 그 남자의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의 말은 고작 작은 점이었지만 점들이 늘어가 결국 작은 선이 되어버렸다.

 

 남자는 그저 쫓아내려고 그런 말을 했을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이틀 동안 집 안에서 틀어박혀 생각해 본 결과 쫓아내려 했다면 그렇게 간접적으로 이야기하거나 행동하지 않았을 거라는 게 그가 생각해낸 결과다.

 

 사실 그가 예전과 같았더라면 그저 연락을 끊어버리고 만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타지에 와서 혼자 그것도 생명의 은인과도 같은 여자 친구를 자신이 버리고 온 것에 대한 자책과 후회, 자괴감에 빠져 있는 상태에서 환기를 돌려주는 것은 탁경과 도박.

 그게 전부였다.

 

 그래서 그는 괴로웠다. 정신적 스트레스를 한 곳에서만 받는 것도 벅찬 상태에서 다른 쪽도 신호를 울리니 과부하가 걸려버린 셈이었다.

 

 결국은 어쨌든 만나야 한다는 것이었다. 혼자 머리 싸매고 있어 봐야 망상만 늘어날 걸 그는 알았다.

 설령 그가 기현에게 수작을 부려 당한다 해도 괜찮았다.

 아니 오히려 그편이 자신의 입장에서는 마음 홀가분할 수 있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의 실체를 알면 그간의 정이나 감정은 자기 손으로 찢어버릴 수 있기에.

 만약 그렇게 되면 멀쩡히 돌려보내지는 않으리.

 

 “어, 그래. 내가 거기로 갈게.”

 

 유난히도 오늘 밤공기는 차다고 기현은 생각했다. 여름 날씨에 맞지 않게 쌀쌀했다.

 시계를 한 번 쳐다보더니 그는 해가 길어지긴 길어진 것 같다고 생각하며 차에 타 시동을 걸었다.

 

 그가 있는 곳으로 다다라갈 무렵 그는 조금 초조한 마음을 느꼈다.

 평소에 내가 무슨 인사말을 건넸었지? 첫마디를 뭐라고 해야 할까. 지금 내 표정은 괜찮나? 어색해 보이지는 않으려나. 핸들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망상들이 그의 시야를 가릴 무렵 바로 앞에서 탁경의 모습이 보였다.

 

 “부모님 댁은 잘 다녀왔어?”

 

 잘렸던 과거가 어느새 다시 이어진 기분이 들었다. 그 말 한마디에 낯설고 어색했으며 행동들과 말투가 기억이 안 났던 것이 한 번에 돌아왔다.

 

 정신이 마음을 지배한다. 그는 어디선가 들어봤던 말이 떠올랐다.

 그래 내가 의심하려 하니 점점 그쪽으로 옮겨지는 거야. 믿어야지. 믿어야 해.

 

 “말도 마. 결혼은 언제 하냐는 말만 듣고 왔네. 내가 몇 살이나 먹었다고….”

 

 농담 식으로 쾌활하게 그는 말하며 은근슬쩍 탁경의 눈치를 살폈다. 공감의 대답을 바랐던 그의 예상은 빗나갔다.

 

 “에이, 나이가 무슨 상관이야. 너만 좋으면 됐지.”

 

 벌써 대화 주제가 방향을 틀 것 같아 기현은 한번 떠보기로 작정했다.

 

 “그런 말 하기에는 형은 너무 늦은 거 아니야? 언제 결혼하려고.”

 

 그의 작은 손짓, 숨소리, 의자 시트가 내는 소리들이 그는 귀 바로 앞에서 들려오는 것 같았다. 순간적으로 모든 것이 천천히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대답이 들려오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린 것처럼 그는 느껴졌다.

 

 찰나의 순간 그는 대화를 다시 되새겨보았다. 문장에서 시작해 어절.

 심지어 음절까지 하나하나 어딘가 어색하거나 의심을 살만한 게 있는지 생각해보았다.

 동시에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내가 알아서 잘해. 걱정 끄시지. 아 참….”

 

 탁경은 웃음과 특유의 능구렁이 같은 말투로 그 말을 뱉은 후,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말을 이으며 대화 주제를 바꿨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더 이상 할 이야기는 기현에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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