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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나의 죄명은 휴재
작가 : 야쿠레투르
작품등록일 : 2018.12.12

모든 사람들에게 존재하는 자신만의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가 수명인 세계 - [포르테스]

현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불사'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목이 잘려도, 심장이 꿰뚫려도, 사지가 찢겨져도, 사람들은 죽지 않는다.
다만, 고통스러워 할 뿐.

그러나 '불사' 이되, '불멸'은 아니다.
이야기 속의 '나' 가 죽으면, 현실의 '나' 또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때문에 사람들은 연재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일정기간 이상의 휴재(休載)는 중죄(重罪)다.

왜 이런 얘기를 하냐고?
그야...
[나의 죄명은 휴재]
니까.

 
샹그릴라 - 엡실론 (1)
작성일 : 19-02-27 06:33     조회 : 252     추천 : 1     분량 : 4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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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다닥-

 

 맨 발바닥이 바닥을 밀어내는 소리가 연달아 들려온다.

 좀 많이 늦은감이 없잖아 있었지만, 그래도 최악의 상황에 이르기 전, 세입자는 몸을 돌려 달아나기 시작했다.

 휙휙 돌아가는 시야가 어지럽기는 하다만, 그래도 주변을 대충이나마 살펴보는데엔 도움이 되었다.

 

 쿠궁! 쿠궁! 쿠궁!

 

 그리고 그 덕분에 내 가슴 속에 쌓여가는 답답함의 무게는, 초단위로 늘어나고 있었다.

 시선을 돌릴 때마다 보였다.

 사방을 비추고 있는 경고등과 같은 뻘건 빛이. 정확히는 그 뻘건 빛이 쏘아져 나오고 있는 기계 대가리가,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많았다.

 

 [달려! 달려!]

 

 바로 뒤에서 쫓아오고 있는 이족 보행형 로봇이 있는가 하면, 벽을 타고 달려드는 로봇들도 있었다.

 그 외에도 각양각색의 로봇들이,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나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로봇들이 활개칠 만큼이나, 이 공장(?)은 넓었다.

 그것도 더럽게 넓었다.

 세입자가 뭣빠져라 달리고 있었지만, 러닝머신 위에서 달리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쿵! 쿵! 쿵!

 

 주변을 둘러보아도 변하는 것이라곤 로봇들과의 거리 뿐이라는 생각이 뇌리를 지배할 즈음.

 세입자의 뜀박질이 달라졌다.

 

 탓! 탓! 타핫!

 

 도움닫기를 통해 점프력을 높인 세입자가, 유일하게 움직이는 오른손으로 코앞에 보이는 사다리를 붙잡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녹아내린 손바닥 때문에 금방 미끌리고 말았다.

 

 "흡!"

 

 보는 내가 다 아플 정도로, 미끌어지는 손바닥에선 피가 배어나고 있었다.

 세입자는 짧은 기합을 내뱉고는, 손등에 핏줄이 툭 불거져 나올 정도로 손에 힘을 주었다.

 

 터더덩!

 

 한 5~6개 정도를 지나치고 나서야, 간신히 붙잡은 손잡이.

 이제보니, 지금 잡고 있는 것이 마지막 손잡이였다.

 하지만 지금 잡고 있는 손잡이도, 얼마 안가 놓쳐버릴 것 같았다.

 그 정도로 손에서 배어나오고 있는 피의 양이 상당했다.

 그것을 세입자도 잘 알고 있는 것인지, 곧바로 다음 행동을 보여주었다.

 

 [어어?]

 

 반동으로 인해 이리저리 흔들리는 몸을, 피와 살점으로 인해 질척질척 해진 오른손을 갈고리 삼아, 사다리 뒤쪽으로 끌어올렸다.

 그리고는 핏자국 묻은 손잡이보다, 훨씬 높은 곳에 있는 손잡이에 발등을 텅! 하고 걸쳤다.

 이와중에 새삼스럽지만, 나는 다리 사이에 달린 그것(?)을 보고 이 몸이 내것이라는 보다 강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끄흡!"

 

 높은 곳에 발등을 걸친 세입자는, 발을 비롯한 전신에 힘을 주며, 아래를 보고 있던 상체를 끌어올렸다.

 그리고는 그 반동을 이용해, 오른손으로 보다 위에 있는 손잡이를 잡아갔다.

 

 꾸욱

 

 짧은 헛손질 끝에, 간신히 손잡이를 붙잡은 세입자가, 나직이 한숨을 토했다.

 본의 아니게(?) 사다리를 끼고 등배 운동을 한 탓에 힘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한숨을 내쉬는 것도 잠시.

 사다리에 등을 붙이고 잠시 체력을 회복한 세입자가, 불편한 자세로 아직 사다리에 걸쳐져 있는 두 발을 꺼냈다.

 그동안엔 오로지 오른손에만 체중을 의지해야 했기에, 안그래도 좋지 않은 오른손에 많은 부담이 가게 되었다.

 

 주르륵

 

 위에서 떨어진 피가, 머리카락을 타고 흘러내려, 눈 앞에서 떨어져 내린다.

 그것이 콧등에 떨어져, 붉은 흔적을 남기며 아래로 아래로 내려갔다.

 입술까지 내려온 그것을, 세입자는 혓바닥으로 훑어 그 맛을 음미했다.

 

 "이런 피 맛은 오랜만이군."

 

 저런 헛소리가 나오는 것을 보니, 많이 힘들긴 한가보다.

 어쨌든, 두 발을 빼낸 세입자는, 뒷꿈치만을 손잡이에 걸친채, 오른손을 당기며 똑바로 일어섰다.

 이어, 오른손과 오른발이 만들어낸 축을 중심으로, 왼발이 딛고 있던 손잡이를 강하게 밀고 나가며, 몸을 회전시켰다.

 

 휘익!

 

 몸이 돌아가면서 축으로 삼고 있던 오른발까지 제자리에서 회전을 하게 되었고, 사다리 밖으로 삐져나간 왼쪽 발이, 사다리의 앞쪽에 성공적으로 도달했다.

 두 다리를 이용해 사다리의 옆면에 매달린 세입자는, 힘들게 손잡이를 붙들고 있던 오른손을, 사다리의 앞쪽으로 이동시켰다.

 

 쿠웅! 쿠웅! 쿠웅!

 

 몸을 돌리는 와중에, 거의 코앞까지 다가온 이족 보행 로봇이 보였지만, 세입자는 차분하게 다음 행동을 이어갔다.

 아직 사다리의 뒤쪽에 있던 오른발을 마저 앞쪽으로 가져온 뒤.

 본격적으로 사다리를 오르기 시작했다.

 

 텅 터덩

 

 차분하게, 균형을 유지하면서 한계단 한계단 올라갔다.

 두 다리로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동안, 오른손을 보다 위쪽에 있는 손잡이로 이동시켰고, 손이 몸을 지탱하고 있을 땐 두 다리를 끌어올려 다음 계단을 밟아갔다.

 중간서부턴 사다리를 둘러싸고 있는 철망 덕분에, 보다 편하게 균형을 유지하며 올라갈 수 있었다.

 그렇게 올라가기를 한참.

 마침내 그 끝에 다다를 수 있었다.

 

 "후욱! 후욱!"

 

 근처에 있는 철봉 따위를 붙잡으며 간신히 몸을 끌어올린 세입자가, 채 숨을 다 고르기도 전에 벌떡 일어섰다.

 

 쿵!

 

 아래를 보니, 거대한 이족 보행 로봇이 이쪽을 향해 붉은 빛을 쏘아대고 있었다.

 아니, 딱히 아래라고 할 것도 없었다.

 지금 높이와 로봇의 체고가 거의 비슷했으니까.

 

 [....]

 

 그런데 여기 올라와서 보니까, 뭐랄까... 세입자가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분명 로봇들보다 느린 몸일텐데, 저렇게 많은 로봇들을 따돌리고 여기 위로 올라올 시간까지 벌었다.

 도대체 어떻게? 라는 의문이 드는 것도 당연할 정도.

 하지만 이곳에서 주변을 둘러보니, 어떻게 해서 로봇들을 따돌릴 수 있었는지 대충이나마 깨달을 수 있었다.

 그래서 더 대단하게 느껴졌다.

 

 이곳의 로봇들은 분명 나를 잡는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목적으로 가지고 있다 뿐이지, 최우선 사항은 아닌 것 같았다.

 그도 그럴게, 이놈들이 주변에 있는 구조물들을 다 때려부수고 달려왔으면, 처음에 도망치지도 못하고 곧바로 붙잡혔을테니까.

 아니지, 처음엔 무슨 스캔인지 뭔지 하는 동안에 빠져나올 수 있었던 거니까.

 넉넉히 1분 정도는 도망갈 수 있었겠다.

 여하튼, 바로 뒤에서 쫓아오던 이족 보행 로봇은, 이리저리 돌아오느라 많이 늦었던 것 같다.

 땅을 기면서 오는 뱀 같이 생긴 놈은, 덩치가 큰 로봇들을 이용해서 막았던 것 같다.

 좁은 길도 잘 따라오는 뱀 로봇이라지만, 그 길 앞을 덩치 큰 로봇이 미리 막고 있으면, 돌아가든 덩치를 비키게 해서 오든 시간이 걸릴 것 아닌가?

 가장 문제는 천장이나 벽을 타고 오는 놈들이었는데...

 벽은 여기서도 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지금까지는 딱히 직접적인 위협은 없었다.

 천장은... 생각보다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것들이 많이 달려 있는 것 같았다.

 이 모든 것을... 세입자는 예상하고 있던 것일까?

 ....그러고 보니, 로봇이 까꿍! 하기 전, 세입자가 이곳이 어딘지 알 것 같다고 말한 것 같기도 하다.

 여기서 일하던 사람이었던 걸까?

 

 타탓!

 

 그렇게 생각에 빠져있을 때.

 돌연 세입자가 몸을 날렸다.

 그 몸을 날리는 곳이, 이족 보행 로봇의 몸통 위라는 것을 깨달았을 땐.

 진짜 뭔짓을 하는 거지? 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 행동 또한 계산된 것이라 생각하고는 급히 입을 다물었다.

 

 쿵!

 

 실제로 방금 전까지 있던 곳에서, 정체불명의 굉음이 들려왔다.

 아마도 이족 보행 로봇이든, 어느새 가까이 다가온 다른 로봇이든, 무언가의 공격이 있었으리라.

 최대한 구조물이 상하지 않을 정도의 공격이었겠지만, 그 조차 지금의 몸에겐 필사(必死)급의 공격이었겠지.

 

 텅!

 

 이족 보행 로봇의 상단부에 성공적으로 달라붙은 세입자가, 몸을 찰싹 붙인 채로 오른손만 움직여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불길한 기계음이 가까워져갈 즈음.

 그런 손으로도 용케 찾던 것을 찾았는지, 더듬 거리던 손이 멈칫한다.

 그리고는 보다 빠른 손놀림으로 어떤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인식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이물질을 제거 후, 다시 시도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때, 예의 그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그때와는 달리, 이번 것은 무언가 친절함이 묻어나는 말투였다.

 그 친절한 말투의 말은, 연속해서 4번이나 더 들려왔다.

 

 -인식 실패가 총 5회 누적되었습니다. 앞으로 30초 이내에 관리자 코드를 입력하지 않을 시, 해당 기체는 기동 중지 상태로 전환됩니다.

 

 5번이나 친절한 말투를 들려줬으면 되었다 싶었는지, 마지막의 경고문은 꽤나 공격적인 말투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그저 신기해할 뿐이었다.

 이렇게 해서 로봇 하나를 무력화 시키다니.

 만약, 이런 방식으로 다른 로봇들 마저 무력화 시킨다면, 생존 가능성이 높아질 거다.

 하지만 지금도 간당간당한 체력을 고려해봤을 때, 앞으로 잘해봐야 한 기체 정도? 만 무력화 '시도'를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관리자 코드 음성 인식 모드."

 

 하지만 이어서 들려온 말에, 나는 내 우려가 단순히 우려로 끝날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그도 그럴게.

 

 -관리자 코드 음성 인식 모드로 전환합니다.

 

 전환했다는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세입자가 입을 열었고,

 

 "003/ASDWASD123"

 

 라는 소리가 세입자의 입에서 튀어나오자,

 

 -관리자 코드 입력 완료. 해당 코드 인식 중... 임시 관리자 자격을 확인했습니다.

 

 라는 말이 로봇에게서 튀어나왔고,

 

 -임시 관리자 003님. 환영합니다.

 

 마지막으로 엄청나게 친철한 말투와 함께.

 

 지잉- 차칵 차칵 차칵

 

 로봇의 대가리의 표면에 있는 투명한 막이 사라지더니, 그 안에서 카메라 렌즈와 같은 형태의 입구가 나타났다.

 입구는 차례대로 문을 열었고, 그렇게 해서 드러난 공간에 세입자는 망설임 없이 몸을 집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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